“보람”이라고 하면 나는 사촌동생 보람이가 떠오른다. ^^ 보람이 언니는 아람이다. 알고 보니 토박이말로 이름 짓는 게 유행할 때 아기들 이름 중에는 아람이, 보람이가 아주 흔했다. 말도 예쁘고, 뜻도 튼실해서 그런가 보다. 흔히 “보람”이란 말은 어떤 일을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올 때 쓴다. “수고한 보람이 있었어”와 같이.
그런데 “보람”이란 말의 원래 뜻은 “드러나 보이는 표적, 다른 물건과 구별해두는 표시나 표지”라고 한다. 그러니까 원래는 “다른 것과 구별되어 드러나 보이는 것”이란 뜻인데, 어떤 일을 해서 그 결과가 드러나 보일 때 헛수고가 아니었다, 일한 표시가 난다는 뜻으로 “보람”이란 말을 쓰게 되지 않았을까.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에 따르면, 보람이란 말은 쓰임새가 많다. 양장본 책에 달린 긴 끈, 책갈피에 끼우는 그 끈을 그냥 책끈이라고들 하는데, 그 이름이 바로 보람줄이라고 한다. 책끈이면 책을 묶는 끈인지 책에 달린 끈인지 불분명한데, 이렇게 “보람줄”이라고 하면 뜻이 명확해진다. 보람줄은 국어사전에 나오는 표준말이다. 그리고 새 옷이나 가방에 붙은 라벨, 곧 상품의 규격과 재질, 값 등등을 써놓은 표를 우리말로 어찌해야 할지 난감했는데(꼬리표? 상표라는 말은 딱 들어맞지 않고...) 그걸 보람표라고 하면 된다. 보람줄, 보람표, 책갈피에 끼우는 살피처럼 기억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