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온갖 희로애락이 팃검불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은 때로 사회적인 약자의 존재를 당연시하게 만든다. -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 146쪽.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에서 우리말 낱말의 쓰임새를 본보기로 들어 보여주는 글은 대개 이 책을 엮은 박남일 선생이 창작한 것인데, 거의가 마치 어느 소설의 한 구절을 따온 듯한 문장이다. “달빛이 은은히 비낀 물결”인 “달물결”을 설명하면서 든 용례는 이렇다.

우리가 잔뜩 긴장하며 둔치 수풀 속에 몸을 숨기고 있을 때, 달물결 위로 거룻배 한 척이 소리 없이 다가오고 있었다. -23쪽

그래서 읽다 보면 좀 웃음이 나는데, 저 팃검불에 대한 보기글을 읽고는 좀 숙연해졌다. 그래, 어설프게 도통한 척하지 말아야지. 희로애락에 잘못 초탈하다가는 세상 속의 아픈 이들,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 대해서도 눈을 감게 된다.

검불은 “마른 풀, 낙엽, 짚 부스러기 따위처럼 마구 헝클어진 것의 총칭”이고, 팃검불은 “검불 가운데서도 자잘한 짚 부스러기나 흩어진 낱알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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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3-29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만 누르고 가니다

숨은아이 2005-03-29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됨미다, 만두님! 추천만 누르고 어딜 가신단 말씀이오~ (옷자락 물고늘어짐.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