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에 국립국어원과 동아일보에서 공동 운영하는 우리말 다듬기 사이트(www.malteo.net)에서 포스트잇을 대신할 우리말을 공모했다. 그 사이트에서 투표로 결정된 말들을 조선인님과 수암할아버지께서 서재에 열심히 옮겨 주신다.

포스트잇은 1. 붙임쪽지(종이나 벽에 붙일 수 있도록 만든 쪽지이므로)  2. 갈무리쪽(물건 따위를 잘 정리할 수 있도록 만든 작은 종잇조각이므로)  3. 알림쪽지(다른 사람에게 어떤 내용을 짤막하게 글로 적어서 알릴 때 쓰는 쪽지라서)  4. 색찌지(빛깔이 있는 작은 종이쪽지라서)  5. 찌지(적어서 붙이는 작은 종이쪽지라서. 찌지는 “표하거나 적어서 붙이는 작은 종이쪽지”라는 말이다. 국어사전에도 나오는 말이다) 중에서 “붙임쪽지”로 결정이 났다. 나는 이미 있는 찌지라는 말을 그냥 쓰면 되겠구만, 생각했다.

그런데 “포스트잇”이란 건 크기가 다양해, 좀 크거나 넓적한 것은 쪽지 삼아 뭔가를 적어 붙이는 데 쓰고, 작고 좁다란 것은 그냥 어떤 걸 표시하기 위해 붙이기만 한다.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에서 “살피”란 말을 보고, 붙임쪽지나 찌지보다 살피가 더 적당한 경우가 있겠네 싶었다.


살피 두 땅의 경계선을 나타낸 표. 물건과 물건의 사이를 구별 지은 표.
‘갈피’라는 말은 ‘책갈피’ 따위와 같이 일상적으로 쓰는 말이다. 갈피는 어떤 사물의 갈래가 구별되는 어름, 또는 겹친 물건의 사이를 뜻한다. 그리고 갈피를 알아보기 쉽도록 어떤 표를 해두거나, 그 표에 해당하는 물건을 바로 ‘살피’라고 한다. 즉 갈피는 추상적인 개념이고, 살피는 형태가 있는 구체적인 물건인 것이다. 예컨대 서점에서 책을 사면 책갈피에 꽂아주는 물건이 있는데 이를 ‘살피’라 한다.


살피라는(살펴보라는) 표시라서 살피인가? 우리가 흔히 책갈피, 책갈피표라고 하는 것도 바로 “살피”다. 참 간결하게 딱 떨어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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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룸 2005-03-11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저도 살피가 더 좋은데요...^^a

숨은아이 2005-03-11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그쵸? 발음도 편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