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꽃의 추억 - 이마 이치코 걸작 단편집 1
이마 이치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0년 10월
평점 :
절판


[그리운 꽃의 추억]은 이마 이치코의 초기 단편 10편을 묶은 책입니다. 끝에 단편집을 내면서 후기로 그린 만화 “그리운 망신의 추억”(^^)이 덧붙어 있습니다. 여러 가지 동인지와 잡지에 발표했던 것을 모아놓아 분량도 제각각, 주제도 제각각. 그런데 제각각인 작품들을 모아놓으니, 귀신 혹은 영혼 혹은 요마가 나오는 심령 스릴러에서 동성애 만화, 시대와 지역적인 배경이 불분명한 환상극까지, 오늘날 이마 이치코가 강세를 보이는 소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꽤 실한 뷔페 상 같은 느낌입니다. 뷔페는 먹을 게 많아 보여도 사실은 젓가락 갈 곳이 마땅치 않은, 흉내만 낸 잔칫상이 되기 쉬운데, 간혹 꽤 좋은 재료로 맛나게 차려놓은 뷔페도 있지요.

초기 단편답게 ‘느낌’에 매몰되어 다 읽고도 뭐가 뭔지 잘 모를 작품도 있지만, 그것도 꽤 매력 있습니다. “잠들기 전에 우유를”과 “밤의 눈물방울”이란 작품이 그래요.

그보다 더 마음에 든 것은 “그리운 꽃의 추억”과 “6월병”, “유디트의 귀환” 1, 2입니다. “그리운 꽃의 추억”과 같은 작품을 만들 줄 알았기에 [백귀야행]이 나올 수 있었겠지요. “6월병”은 따스한 동성애담입니다. “유디트의 귀환”에서는 주술사 유디트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비폭력적이라는 점이 인상 깊습니다. 이 작품은 귀여운 코미디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뷔페란 게, 음식이 꽤 좋더라도, 먹고 나오면 허전하잖아요. 초기 단편선답게, 이마 이치코 맛보기랄까.

일본에선 1998년 출간되고, 한국에선 대원씨아이에서 2000년 10월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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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5-01-20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보고 싶어요.

숨은아이 2005-01-20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이마 이치코의 만화를 좋아하신다면, 이 책도 볼만하답니다.

로드무비 2005-01-20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이 책 저 있어요.^^
숨은아이님, 며칠 전 <펫숍오브 호러스>를 중고로 샀는데
인심좋은 주인이 끼워보냈더라고요.^^

숨은아이 2005-01-20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부러워용.

내가없는 이 안 2005-01-26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요즘 이마 이치코에 푹 빠지신 것 같아요. ^^ 님이 그러시다니 저도 함 빠져볼까요? ^^

숨은아이 2005-01-26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우욱 빠졌다가 슬금슬금 빠져나오고 있답니다. "해변의 노래"는 강추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