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이들에게 2005/01/06 11:01

 

시멘트바닥 위에 천막이 서고, 비닐 한장이 칼바람을 막아 주었다.

 

스티로폴 한장 깔고 침낭 속에서 살았다.

 

생수와 소금이 먹을 거리의 전부였다.

 

어떤 때는 5시에 일어나고, 어떤 때는 6시, 늦어도 7시에 일어나서,

 

발을 동동 구르며 아스팔트 위에서 서너시간을 서서 보냈다.

 

또 스티로폴 한장 깔고 그 위에 앉아 밤늦게까지 몇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난, 겨우 9일을 보냈다.

 

나랑 함께 지낸 사람은 26일, 마로 아빠는 60일이었다.

 

사람들이 많이 다쳤다.

 

두려울 것 없는 의지는 있으나 몸이 지쳐 자그마한 충격에도 곧 쓰러졌다.

 

짝지 부모님께 새해에 첫인사 드리러 간다는 한 여성 동지는,

 

방패에 맞아 이마가 찢어져 병원에 가서 상처를 꿰매야 했다.

 

 

 

오랜 기간 몸을 혹사시키는 바람에 모두 지치고 힘들었지만,

 

국가보안법 폐지를 향한 의지 하나로 버티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 모두 모두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너무나 고맙다.

 

나 같은 사람도 낄 자리를 만들어 주어서..

 

상한 몸 잘 챙겨서 건강하게 다시 활동하시기를...

 

 

열린우리당에게 기대도 해보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도 외쳤지만,

 

그렇게 될 거라고 기대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우리는 우리대로 가야 한다는 것.

 

역사는 그렇게 그렇게 한발한발 나아간다는 것.

 

자, 그렇게 그리고 그런 생각으로 다시 계속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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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06 2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숨은아이 2005-01-07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이 글은 제 옆지기가 쓴 것입니다. 옆지기가 연말 국보법 폐지 촉구 단식단에 9일 동안 합류했거든요. 서재인들 많은 분이 아시고 격려해주셨기에 복귀 인사차 옮겨왔습니다. 제가 가끔 옆지기 글을 이 카테고리에 옮겨온답니다. 축복 고맙습니다. 따스해요. ^^ 님도 차근차근 정리하고 곧 안정되시기를... 그런데 왜 주소는 안 갈쳐주시는 거여요~

조선인 2005-01-07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cafe.daum.net/dansikdan

까페가 생겼어요. 단식 프로그램 짜신 분이 수시로 들어와 상담해주세요.

배가 많이 고플 경우 요플레나 두부를 간식으로 먹어도 된데요.

궁금하신 거 있으면 물어보세요.

2005-01-07 15: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숨은아이 2005-01-07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 고맙습니다. 가봐야겠군요! 그렇잖아도 많이 보채서 어제는 요플레 하나 먹게 했는데... 오늘 저녁부턴 정상 밥에 반찬 먹어도 되는 일차여요.
속삭이신 님, 알았슴다. 받아적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