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어머니 여신 : 사라진 여신들의 역사 살림지식총서 11
장영란 지음 / 살림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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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무엇보다도 여기서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문제는 처음에는 단순히 비유적인 신의 이미지가 나중에는 특정한 종교 경전 속에 문자로 정착되면서 이데올로기화된다는 것이다. 가령 '하느님 아버지'라는 단순한 표현도 오랜 세월 동안 문자화되면서, 우리는 신 존재를 '남성적' 이미지로만 떠올리게 된 것이다. 또한 최초의 여성 '이브'에 대한 묘사가 인간 존재에 대한 비유적 설명으로 인식되지 않고 여성의 일반적 특징으로 왜곡되어 '여성은 열등한 존재'이거나 '여성은 악의 원천'이라는 인식이 이천 년 이상 팽배해왔다.-7쪽

종교가 신을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아버지로서 배타적으로 규정하며 문자의 힘을 또 하나의 절대적인 권력으로 맹신할 때 인간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폭력을 행사하면서도 쉽게 자신을 정당화시킬 수 있다. 왜, 신은 아버지여야만 하는가? 특히 그것이 유일신인 경우에는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다. 상징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자기 확장의 법칙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상징의 의미보다는 상징 자체가 가지는 형식적 틀이 인간의 의식을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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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4-11-23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도그마라는 영화를 보면 여자가(우린 아줌마라 부르는데 ^^;;) 하느님 역할을 하지요.

램브란트의 '돌아온 탕자' 그림을 보면 아들을 껴안는 아버지의 손이 하나는 아버지손으로 또 하나는 어머니 손으로 그려졌지요. 그 그림속의 아버지가 하느님의 이미지인데 여성성과 남성성을 지니신 하느님을 상징적으로 그린거라고....

생각나서 써봐요.. ^^

숨은아이 2004-11-23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최근 영화야 그렇다 치고, 렘브란트의 그림 이야기는 놀라운데요.

릴케 현상 2004-11-23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처음에는 신은 여성이었잖아요? 남성신은 애초에 없었다는 말도 있더군요.남녀 평등의 신이 아니라^^ 신의 속성을 여성에서 찾으니까요? 태초에 동물신들 혹은 자연신들의 신성은 생산성에 있었고, 인간으로서 그런 자연신의 생산성을 연상시킬 수 있는 건 여성밖에 없었던 거죠. 그러다가 남성이 남성신을 내세우게 될 무렵에 와서야 인격신이 등장하게 된다는 주장이 있더군요. 자연신이 인격신으로 변모하게 되는 과정^^ 지금에와서 신이 남자냐 여자냐 하는 것도 우습지요

숨은아이 2004-11-23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명한 산책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이 책은, 태초에 신은 남성성 여성성 나뉠 것 없이 그 자체로 신성했는데, 왜 오늘날의 우리는 "신"이라 하면 수염 달린 남성을 떠올리는지를 문제 제기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