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등급제.. 2004/10/08 18:09

 

대학 이름을 없애지 않는 한, 입시제도 백날 바꿔봐야 소용없다.

 

고대, 연대, 이대 등 몇 대학이 고교 차별을 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어느 대학 나왔는지가 힘이 되는 세상에서 대학도, 학부모, 학생도 그런 것이 문제된다고 생각하지 않을 게다. 특히 돈많고 힘을 가진 사람들이야 그런 것을 당연시 여길 게다.

 

그러나, 적어도 한국처럼 좋은 대학, 어려운 시험 통과로 돈과 권력에 접근하도록 하는 그런 제도 때문에 더 나은 사회가 되었거나 될 수 있다고 볼 사회적 근거는 없다.  만약 그런 근거가 있다면 한번 보고 싶다.

 

모든 사람은 평등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 부와 권력을 더 가졌다고 해서 기회의 양과 질이 달라져서는 안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것을 100% 기대할 수는 없다는 것은 안다. 그렇더라도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최선의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학 이름을 없애자. 고교학력평가를 통과한 학생은 가까운 지역의 대학으로 가게 하자. 그리고, 대학 교육을 내실화하자. 대학을 언제까지 다닐 것인지 졸업을 할 것인지는 그의 자유다. 사회는 어느 지역에서 대학을 나왔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내실있는 교육을 받았는지만을 가지고 그를 평가하면 그만이다.

 

고교학력평가 결과는 오로지 두가지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하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기초 실력을 갖추었는지를 평가하는 기준. 다른 하나는, 낮은 학력으로 평가된 지역에 어느 정도 국가에서 지원할 것인지를 정하는 기준이다.

(한국은 돈이 많아 더 기회가 많은 지역에 더 투자를 하는 어처구니 없는 나라다. 프랑스는 바칼로레아(대학입학자격시험) 합격률을 발표하여, 학력이 떨어지는 지역을 우선교육지구로 정하고, 재정지원, 학급당 인원수 감축, 우수 교사 배치 등의 자료로 쓴다고 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대학이름을 없애지 않고는 입시제도는 늘 일희일비, 조삼모사, 그 나물에 그밥이고, 입시지옥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게 모두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자.  그리고, 난 그런 제도를 갖춘 나라가 한국보다 못하다는 소릴 듣지 못했다.

 

자기 돈 들여 배운 기술이라면 주로 어디에 쓰일까 ?
법의학을 전공하려는 의학도가 이제는 없단다. 외과도 그렇단다. 그러나 성형외과, 치과는 넘쳐난단다. 노동판에 뛰어들어 함께 살아가는 변호사도 거의 없단다.

 

왜 그럴까 ? 자기 돈 들여 배운 기술, 되찾고 더 크게 만드려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그들을 강제할 수가 없다. 공익적이고 고도의 도덕성을 그들에게 요구할 수도 없다. 요구할 근거도 희박하다. 공익성, 도덕성은 선언적인 단어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와 반대라면 ?

 

복잡할수록 단순하게 생각하면 답은 쉽게 보인다.  
사회가 돌봐주고 그렇게 배우고 익힌 기술과 능력, 지식과 지혜는 어디로 돌아갈까 ? 그들에게 공익성과 도덕성을 요구할 근거도 마련 되었으며, 그런 것을 요구하지 않더라도 어쩌면 당연히 더불어 함께 사는 그 사회로 돌아가지 않을까 ? 

 

우리는 지금 과감한 선택을 해야 할 때다.

이대로 둘 것인가 ? 완전히 바꾸어 버릴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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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4-10-09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제가 하고 싶었던 말......

LAYLA 2004-10-11 0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프네요..한국의 현실이..

숨은아이 2004-10-11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 라일라님, 이렇게 간단한 해법이 있는데 왜 시행을 못 하는지 안타깝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