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과 마요네즈
나나난 키리코 지음, 문미영 옮김 / 하이북스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처음 보관함에 넣어둔 게 몇 년 전인지 기억도 안 납니다. 아마 처음 출간된 때였을 겁니다. 그러고 나서 이 책은 계속 보관함에만 있었습니다. 장바구니에 옮겼을 때는 이미 알라딘에 "절판" 표시가 뜬 뒤였어요. --; 알아보니 이 책은 닉스미디어에서 하이북스로 출판사 이름을 바꿔 달고는 오프라인에서 계속 팔리고 있었습니다. 닉스미디어가 하이북스로 이름을 바꿨는지, 아니면 한 회사가 이름을 2개 등록해놓고 경우에 따라 이름을 바꿔 쓰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네이버의 어느 블로그에서 보니 하이북스를 가리켜 매우 품질 높은(!) 해적판 출판사라는데... 정말 그렇다면 매우 놀라운 일입니다.

이 책을 구할 수 있는 만화전문서점 "한양TOONK"(www.toonk.com)가 가까운 곳에 있어, 벼르다 지난주에 다녀왔습니다. 원래는 온라인으로 주문하려 했는데, 배송비 아낄 요량으로 직접 갔더니, 단골이 아니라서 그런지 할인 폭이 별로... 게다가 카드로 사면 거의 할인을 안 해줍니다. 전에도 서너 번 가서 현금으로 10% 할인을 받았는데, 단골인 경우에는 할인폭이 더 큰 것으로 압니다. 홈페이지에 회원으로 등록해두고 적립금을 쌓든지 해야겠습니다. 사실은 알라딘에서 품절되기 전에 재빨리 사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데... 알라딘에서 만화가 빨리 품절되는 까닭, 정확히는 모르지만 만화 유통에 문제가 많기 때문에 알라딘의 잘못만은 아니리라는 짐작이 듭니다.

[호박과 마요네즈]는 한 권짜리 만화책입니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선과 꼭 필요한 것에만 쓰는 듯한 먹칠만으로 쓸쓸함과 고민과 열정과 즐거움을 인상 깊게 전해줍니다. 선의 표현이 너무 간략해서, 때로는 배경에 있는 저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긴 하나, 화려한 꾸밈 없이 대사와 연출, 그리고 사실적인 눈과 입 모양으로 이만큼 표현해낸 작가가 대단하다 생각됩니다. 그저 고개를 숙이고 두 손에 얼굴을 파묻은 자세만으로도 감정의 깊이가 느껴집니다.

제목이 왜 "호박과 마요네즈"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일본에서는 호박을 마요네즈에 찍어 먹기라도 하나요? --; 못생기고, 비싸거나 귀하지도 않은... "일상"을 가리키는 말일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불편했던 것 한 가지, 이 만화에 나오는, 20대 초반으로 짐작되는 여자, 츠치다는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 생활할 돈을 벌기 위해 무엇이든 하면서도, 집안일까지 전담합니다. 물론 착한 남자는 여자가 빨아 넌 빨래를 걷어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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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09-18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 느림님이 제일 좋아한다는 그 작가, 그 작품 같은데요.
제목이 끌려요. 홍대앞 골목에 있는 그 서점 말씀 하시는 거죠?
서울 나가는 날 꼭 사봐야겠네요.^^

숨은아이 2004-09-19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가요? 하긴 유명한 작품이니까... 한양TOONK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하실 수도 있어요.

내가없는 이 안 2004-09-19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한양 사이트 가봐야겠네요. 저도 이 책 사려고 계속 보고 있는데 좀처럼 품절 표시가 떼어질 날이 없네요. 결국 리뷰를 님보다 늦게 쓰게 되어 무척 부담감이 생긴다는. ^^ 참, 새로 바뀐 그림 아주 서늘합니다.

숨은아이 2004-09-19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쳇, 이안님께서 더 따스하고 깊이 있게 리뷰 쓰심시롱. / 새로 바꿔 단 그림의 파아란 색조가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