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맞을 뻔 ? 2004/08/23 16:07

그렇다고 엄청 엄한 이야기는 아니다..ㅎㅎ

 

내가 대학 2학년인가 3학년 때의 일인 것같다..(왜 이리 기억이 안나지 ? 10여년전 얘기일 뿐인데..기억력 하고는..ㅉㅉ)

 

학교 선후배, 동기들하고 낙산에 있는 학교 수련관으로 수련회를 갔다가, 밤에 낙산해수욕장을 지나, 의상대인가 ? 절벽 위에 서 있는 정자가 ? 암튼, 그곳으로 몇명이서 함께 갔는데, 가는 길에 철문이 있었다. 낮에는 출입이 가능한데 밤에는 막아 놓은 모양이다..이유 ? 나도 모르지..암튼, 그랬다..

 

그 철문을 넘어 절벽에 있는 정자까지 갔다..밤이니 아무도 없고 그저 파도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 저 멀리서 검은 옷을 입은 사람 두명이 이쪽을 향해서 걸어오고 있었다..그들의 손에는 뭔가가 들려 있었다..큰 몽둥이 같은 것이..

 

마침 나는 손에 얇고 짧은 쇠막대기가 있었는데, 이걸로 글쎄..그들은 둘이고, 이쪽은 그보다는 많으니까 어쩌면..

 

그들이 다가오면서 쇠마찰음이 들렸다..(나중에서야 그 소리가 소총의 노리쇠를 당기고 놓는 소리라는 것을 알았다..방아쇠를 당겨 실탄을 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절차다..)

 

그들은 경계근무를 하고 있는 군인이었다..그들은 수상한 무리를 발견하고 다가온 것이고, 소총을 우리쪽으로 돌린 것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어쩌면 그들은 경험으로 우리들이 포상휴가를 받기 위한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에, 우리를 향해 떠벅떠벅 걸어왔을 지도, 그리고 겁을 주기 위해서 소총을 그렇게 다루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진짜 총을 본 적도 없고, 더군다나 그런 데서 그들을 만날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했으며 게다가 밤에 돌아다니는 불량배쯤으로 여기는 겁을 상실한 나같은 사람이 손에 뭐라도 들고 있고 쪽수를 믿고 먼저 움직였다면...

 

혹시라도 그 군인들이 총기 탈취를 걱정하여 배운대로 대응을 했다면, 그러다가 고의가 아니더라도 오발이라도 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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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없는 이 안 2004-08-23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짧은 쇠막대기를 손에 들고 있었다는 부분, 저 어린시절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난다고 혼자서 방안에서 플라스틱 자 들고 있던 어느날 밤 상황이 생각나서 혼자 웃었습니다. 죄송. ^^

숨은아이 2004-08-24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스틱 자 들고 야구선수처럼 서셨더랬나요? 그 모습 생각하니 저도 웃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