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하룻밤의 지식여행 25
로런스 게인 지음, 윤길순 옮김 / 김영사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지식의 돈 후안.......그는 자신이 아는 것은 사랑하지 않지만, 자기에게 완전히 해로운 것을 제외하고는 사냥할 게 하나도 남지 않을 때까지 지식을 추구하고 지식의 음모를 즐기려는 강한 욕망이 있다. 그는 마지막에는 압생트(쓴 쑥으로 맛들인 독한 술)와 질산까지 마셔버리는 술고래와 같다. 그래서 그는 결국 지옥을 탐닉하고자 한다. 이것이 그를 유혹하는 마지막 지식이기에. 그러나 모든 지식과 마찬가지로 이것도 결국은 그를 환멸에 빠지게 할 것이다!........우주 전체에 이 굶주린 자에게 줄 것이 하나도 남지 않을테니까."

"그런데 우리 인간은 아무것도 의욕하지 않느니 차라리 허무라도 의욕하려고 할까?"

작고 가벼운 이 책의 독서기간은 무려 두달이 걸렸다.

한 줄 한 줄 나름 곱씹어야 할 유명한 니체의 대사가, 언뜻 조잡해 보이지만 대단히 포인트를 잘 집어준 것 같기도 한 삽화와 함께 오래 두고 먹어야 할 된장 같았기 때문에.

그런 내게 마지막 페이지의 저 문장들은 뒤통수를 근사하게 때린다.

요즘 말로 노마드의 인생을 살았던 것처럼 보이는 니체는, 우리같은 현대의 사람들에게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우화로써, 저런 식의 예언적인 말을 남겨놓았다고 하는데... 내가 두 달 씩이나 걸쳐 드문드문 읽은 주제에, 니체가 피를 토하면서 우려낸 지식에 대한 총체를 낼름 소화하려고 한데 대한 일침처럼 느껴져서 얼굴이 화끈하면서도 통쾌하다.

맨 뒤에 줄줄이 적어놓은 다른 니체 책들에 대한 짧은 코멘트들만 보더라도 이 책의 작가가 나름 얼마나 넓고 깊은 니체의 사상을 제대로 요약하려고 애썼는지, 얼마나 대중적으로 오해 없이 이해시키고 싶었는지, 그 애정을 가늠할 수 있다.

처음 책을 받아들었을 때의 낭패감은 다 읽고 난 뒤에는 잘 모셔두었다 가끔 꺼내보고 싶은 마음으로 바뀌었다. 어려울 수도 있지만, 아무 페이지나 펼쳐도 나름 잘 읽었다 싶은 페이지로 가득 차 있는 책. 사람이고 책이고, 겉만 보고 판단할 일이 아니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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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dan 2007-09-11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런 류의 시리즈에 대해 편견이 있어요.. 교양인인척 하고 싶은 허영심만 만족시키는 거 아닐까 싶어서요. 저같이 얄팍한 사람은 이런 책을 읽고나면, 니체는 단 한권도 읽지 않고 니체에 대해 제법 아는 척 할지도 몰라요. ㅜ.ㅜ

치니 2007-09-11 13:16   좋아요 0 | URL
요즘도 그러나 모르겠지만, 저 어렸을 때는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한 권쯤 옆구리에 끼고 다녀야 대학생 답다는 소리가 있을 정도로, 니체=높은 교양 내지는 어려움의 상징이었어요.
그래서 저같은 날라리 대학생은 당연히 ~ 안 읽었죠. ㅋㅋ
근데 이번에 이 책을 읽고나니, 제법 아는 척은 도저히 못하겠는 대신에, 다른 니체의 책도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칭찬한거죵, 헤헤

sudan 2007-09-11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치니님이 칭찬하시는 책은 꼭 사고 싶은거 있죠. 장바구니에 넣었어요. 헤헤.

치니 2007-09-11 13:17   좋아요 0 | URL
참 잘했어요 ~ :)
(이랬는데 재미 없다 그러심 어쩌지, 하지만 수단님은 그 삽화에 더 관심을 가지실지도 몰라요, 그림 잘 그리시니까...)

nada 2007-09-11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고병권 씨의 니체 책을 잼있게 읽었어요. 무엇보다 쉬워서 좋아요. ^-^
콧수염을 참 풍성하게도 그려놓았네요. ㅎㅎ 눈에 있는 건 뭐죠?
무슨 살인 용의자도 아니공. -.- 뭣보다 된장 같은 삽화가 궁금해져요~

치니 2007-09-11 15:54   좋아요 0 | URL
앗 쉽다고 하시니, 저도 언능 고병권씨의 그 책을 찾아보러갑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제 전반적인 감성은 니체 철학에 동감을 잘 하는 편인거 같아요.
삽화, ㅎㅎ 보시면 재미날 부분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치니 2007-09-11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꽃양배추님, 그런데 지금 가보니 고병권씨가 니체에 관한 두 가지 책을 내놓고 있네요.
어떤 책이 더 나을 지 ... 추천해주시면 감사.

nada 2007-09-12 15:33   좋아요 0 | URL
오잉..저도 약간 친 니체적 경향이 있는데. 힛.
전 두 개 다 읽어 보았는데요.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진짜 친절하게 풀어줘요. 너무 쉽게 느껴져서 살짝 건방져버릴 위험도 있어요.ㅋㅋ
<천 개의 눈, 천 개의 길>은 오래 전에 읽어서 잘 생각은 안 나는데 역시 이렇게 재밌다니! 했던 기억은 나요. 살짝 어려웠던 것 같기도 하고. 그땐 고병권 씨 책 자체가 처음이었거든요.

네꼬 2007-09-12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헤어진 남자친구가 <천 개의 눈, 천 개의 길>을 보물처럼 쓰다듬었던 기억이. (내 얼굴 쓰다듬을 때보다 더.) =3=3=3

치니 2007-09-13 08:58   좋아요 0 | URL
옷, 꽃양배추님이 <천 개의 눈...>은 살짝 어려웠던 것 같다 하셔서 <니체의 위험한 책...>만 보관함에 넣어두었는데, 이렇게 되믄 <천 개의 눈...>을 아니 읽어볼 수 없군요.
그나저나 그 남자친구, 흥, 잘 헤어졌어요, 여친보다 더한 보물이 세상에 어디 있다구! ㅋㅋㅋ
 
유리 성
저넷 월스 지음, 나선숙 옮김 / 이미지박스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아이를 어떤 방식으로 키우느냐, 가 순전히 부모만의 선택이 될 거라고 믿는다면 대부분의 이성애자들에게 자녀 출산은 정말 심각하게 고려될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세상은 부모들만의 방식으로 아이를 키우는 세상이 아닐 뿐더러, 그렇게 하려는 사람조차 거의 없다. 그런데 여기,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시대에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살고,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아이들을 키워 낸 철딱서니 없는 부모가 있다.

영국에서 지낼 때, 캠핑 카 같은 차를 타고 다니면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꽤 보았다. 아이가 다니던 학교에서도 보았고, 티비에서도 보았는데, 그곳 사람들은 그들의 삶을 신기해한다기보다 우려하거나 동경한 것 같다.
그들은 대체로 민폐를 주지는 않았으나, 고정된 자리에서 오래 지내지 못하고 떠돌아다니기 때문에 아이들을 제대로 된 시설에 보내지 않았다.
그들을 우려하는 사람들은, 제대로 키우지도 못할거면서 피임조차 안하고 생기는대로 아이들을 낳는 모습에 혀를 찼고, 그들을 동경하는 사람들은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는 얽매이지 않은 생활을 살짝 동경하면서 막상 자신에게는 없는 용기를 탓했다.
나는 어땠었나,
약간은 동경하는 쪽이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귀찮은 건 딱 질색인데 캠핑 카를 타고 다니는 일은 집에서 생활하는 것보다 훨씬 귀찮은 일로 생각 되었기 때문이다.
우려하는 사람들의 생각처럼 거기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위험하거나 잘못 될거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어차피 잘못될 아이들은 잘못되고, 잘 될 아이들은 잘된다 라는게 내 무대뽀적인 생각 중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기도 했다.
어른이 해주는 몫은 아이들이 아주 어릴때에나 영향을 미치는 것이고 커가면서 그 몫은 거의 사라지기가 일쑤인데도 우리가 너무 많은 간섭과 걱정을 한다고 생각하는 쪽이었다.

지금은, 이 책에 나오는 엄마 정도는 아니지만, 역시 꽤나 이기적이고 철이 없어서 아이로부터 정서적인 도움을 받는 뻔뻔함으로,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라고 자위하는 쪽.

개인사는 이쯤에서 각설하고,

이 책은 그런 우려와 동경 속에서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아이들의 입장을 대변한다.
우린 계속 캠핑카를 끌고 다니는 어른들의 사상을 곁눈질로 보아온게 다 였는데, 이 책이 직접 자신이 그 속에서 살아온 경험을 가지고 생생하게 르뽀 처럼 그 일련의 독특한 삶의 다른 방식을 기술하는데에서 보다 구체적인 실체를 접할 수 있다.
그 담담하고 잔잔한 기술 속에서, 사람들은 수만가지 생각을 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의 성공비결이고, 작가는 아버지가 평생 구라 아닌 구라로 우려먹었던 유리성을 현실로 만들었다.
작가라기보다는 기자 스러운 문체의 신선함과 자신의 생이 워낙 일반인들과 다르게 펼쳐져 왔기 때문에 이미 내용면에서도 독보적인 면을 갖추고 있는 이 책은, 이제 고고하게 하늘 아래 서서 작가의 아버지가 어려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 준 그녀만의 별을 띄워주고 있는 듯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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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9 12: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9-10 0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nada 2007-09-09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으으 캠핑카 로망이에요!
어바웃 어 슈미트에서 잭 니콜슨이 지붕 위에 올라가서 디비자던 그런 캠핑카!
저런 보헤미안 부모 밑에 태어나는 건 행운일 거 같은데.. 본인들 생각은 다를려나요.^^;;

치니 2007-09-10 09:14   좋아요 0 | URL
이 책을 보자면, 본인들 생각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만,
다른 아이들보다 자립심이 강하게 커서 결국엔 고마와할 거 같아요.
사실 캠핑카는 럭셔리에 속하고, 이 책에서처럼 그냥 거리의아이들처럼 떠돌 수도 있는거 같드라구요.
요즘 홍대에도 캠핑카가 왔다갔다 하는데, 엄청 비싸대요.

Fox in the snow 2007-09-10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길버트 그레이트에서 나오던 줄리엣 루이스가 생각나네요.할머니와 캠핑카에 사는 아이로 나왔는데, 묶여있는 길버트의 로망같은 삶을 사는 아이였는데..전 왠지 떠나지 못하는 아이나, 머물지 못하는 아이나 모두 슬퍼보이더라구요.

치니 2007-09-10 20:35   좋아요 0 | URL
길버트 그레이프, 거기서의 레오나르도는 정말 가능성 200%였는데...
줄리엣루이스도 어렴풋이 기억나네요.
그 영화를 떠올리면 사막같은 푸석함과 촉촉한 다정함이 동시에 떠오르는게, 그런 묶임과 풀림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공부론 / (3) 변덕이냐 변화냐
영리한 인간은 그 근본에서 ‘공부’를 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내가 조형해온 ‘현명한 인간’이란 이미, 그리고 ‘돌이킬 수 없이’ 공부의 결실을 맺고 있는 사람이다. 사과나무는 ‘돌이킬 수 없이’, 그리고 충실히 사과를 맺으며 그 시절인연을 소중히 하는 법이고, 가령 일단 소크라테스를 만난 사람은 ‘돌이킬 수 없이’ 그의 자장(磁場)에 휩쓸려 들 수밖에 없다. 나는 20대의 어느 순간 키르케고르를 ‘만나’※나는 그를 ‘읽지’ 않았다!※기성의 제도 기독교로부터 섭동(攝動)했는데, 아, 실로 그것은 돌이킬 수 없는 것이었다.

공부란 실로 돌이킬 수 없는 ‘변화’다. 이에 비하면 영리한 것은 ‘변화’가 아니거나 혹은 기껏 ‘변덕’이다. 아, 우리의 세속은 바잡거나 반지빠른 변덕의 세상이다! 물론 변덕은 몸이 아니라 생각이 주체일 경우에 가능한 삶의 태도인 것이다. 그러므로 공부가 변화의 비용이고 그것이 결국은 몸의 주체적 응답의 방식일 수밖에 없다면, 공부란 삶의 양식을 통한 충실성 속에 응결한 슬기와 근기일 수밖에 없다.


영리한 인간들은 학같이 긴 다리로 물가를 노닐면서 솜씨있게, 날름날름 물고기들을 쪼아먹는다. 학은 자신의 깃을 물에 적시지 않는다. 칸트를 비판하는 헤겔의 유명한 말을 임의로 차용하자면, 물에 들어가지 않고도 영법(泳法)을 배우는 사람은 참으로 영리한 인간인 셈이다. 말할 것도 없이, 우리의 세속인 자본제적 삶의 형식은 이처럼 영리한 인간들을 체계적으로 재생산한다. ‘대학(大學)’이라는 자못 무서운 이름을 붙인 곳마저 그 영리한 인간들이 자신의 영토로 점유하고 말았다. 그러나 우두커니 서거나 이드거니 걸으면서 현명한 인간, 혹은 공부하(려)는 인간은 물속에 몸을 잠근다. 그리고 너무 오래, 너무 깊이 잠근 탓으로 혹간 몸에는 지느러미가 돋고 아가미가 생기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과거의 생활로부터 ‘돌이킬 수 없이’ 단절하며, 마침내 ‘변덕’이 범접할 수 없는 지경으로 ‘변화’하고 마는 것이다.

“몸을 물에 담그지 않고 수영을 배우는, 즉 생각으로써 배우는 사람은 영리한 변덕쟁이일 뿐이다. 이들은 공부와 만나지 않고 다만 구경할 뿐이다. 반면 물에 들어가 몸으로써 배우는 현명한 사람은 그 공부에 사로잡혀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겪는다. 영리한 변덕이 판치는 시대를 돌아보며 ‘어떤 공부’의 죽음을 애도한다.”

영리한 인간들은 공부조차 상품으로 대하며, 값없이 냉소하는 가운데 그 필요한 부분을 발밭게 뽑아 먹는다. 그래서 공부를 ‘퀴즈화’시켜 벼락치기를 일삼는다. 임금의 호의도 무시한 채 스스로 과거시험을 피해 다니곤 했던 연암도 학술-문장-과거로 서열을 매긴 바 있고, 다산도 과거제의 폐해가 없는 일본을 한편 부러워하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실학자들은 과거를 아예 공부로 치지도 않는 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학의 안팎을 막론하고 온통 현대판 과거시험들로 북새통이다. 이 수험생들은 자신의 몸으로써 공부와 만나지 않는다. 자신의 생활양식으로써 공부를 뚫어내지 않는 것이다. 아니, ‘만날 때라야 배운다(It is when we meet someone that we learn something)’(서양 속담)지만, 이들에게는 ‘만남’ 그 자체가 송두리째 빠져 있는 것이다. 그래서 바디우(A. Badiou)의 말처럼, 만남이 아니기에 아무런 ‘사건’일 수도 없는 것! 이들은 선생도 만나지 않고 구경하며, 책도 만나지 않고 절취(截取)할 뿐이다.

공부가 나를 지배하지 않고 내가 공부를 지배하려 할 때 변덕은 변덕스럽게 기승을 부린다. (내 용어로 풀면, 앞의 것은 ‘하아얀 의욕’이고 뒷놈은 ‘박잡한 욕심’일 뿐이다.) 물론 그 변덕이 상업주의적 차이의 문화와 결탁하고 ‘결코 물리지 않도록 해야 하는 상품의 전략’(아도르노) 속으로 되먹임된다는 사실은 이제 상식이 되었다. 공부가 나를 지배하는 사건을 일러 변덕이 아닌 ‘변화’라고 부른다. 그것은 바울이 예수를 만난 사건, 엥겔스가 마르크스를 만난 사건, 조영래가 전태일을 만난 사건, 그리고 뉴턴이 사과를 만난 그 사건 속의 ‘돌이킬 수 없음’처럼, 그 만남 속에 개시된 공부의 물줄기는 돌이킬 수 없이 그 학생들을 휘어잡는다.
......(중략)

» 김영민 / 전주한일대 교수·철학

지금까지 공부 안하는걸 자랑으로 삼아왔는데, 이젠 어디 가서 함부로 그러지 말아야겠다. -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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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care 2007-09-04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어느 분이 쓰신 걸까요? 치니님의 글은 아닌 거 같은데.
영리조차도 못하면서 공부도 안하고 변덕스러운데다 게으른 인간은 어디 들어가야 하나..
음...그게 루저인가 싶기도 하구.

저 글 쓰신 분,제 생각엔 영리한 인간 아니었나 싶네요. 자기 호주머니를 까뒤집어 놓고 한심해하는 기색이 느껴지거든요.


치니 2007-09-04 16:46   좋아요 0 | URL
앗, 제가 저자의 이름을 적지 않았군요. ^-^;; 퍼온 글인데 이런 실수를.
저도 처음 보는 이름이었는데, 어디선가 글을 읽고 정신이 좀 퍼뜩 들더라구요. 얕은 지식으로 요령 피우는 자신이 싫을 때 읽으려고 퍼왔어요.
(영리하지도 못하고 공부도 안하고 게으른 인간, 흑 접니다. 변덕은 그다지 심하지 않은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그나저나 hanicare님 반가와요 ~

sudan 2007-09-04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어를 공부해볼까 아니면 영어학원을 끊을까 생각하던 차였는데, 에.. 여기서 말하는 공부는 그 공부가 아닌거죠? ^^;;;

치니 2007-09-05 11:27   좋아요 0 | URL
수단님은 늘 공부하시잖아요.
교양 쌓으신다고 두문불출 하실 때도 있고...
어려운 책들도 읽으시고...
게다가 일어 혹은 영어?
여기서 말하는건 그 공부가 아닌거 같긴 하지만, 부단히 궁리하는 건 암튼 살아있음이죠 ~ ^-^

nada 2007-09-05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은 절대 안 먹고 수영 배우려는 사람--> 바로 접니다. 흑흑.
공부에도 그런 얕은 수를 쓰고 있는 거 같아요. 반성..

치니 2007-09-05 11:29   좋아요 0 | URL
꽃양배추님, 수영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요 밑에 네꼬님과 저는 그 수영하셨다는 집 근처 계곡이 궁금하답니다! ㅎㅎ
아마 대개 다 그런 수를 쓰고 살겠죠. 사실 그런 수가 없이 일일히 진지하게 대하다가는 이 복잡한 세상, 어뜨케 살아요...
 

누구에게도 마음을 그대로 열어 제치지 말기.
누구에게도 내 마음과 똑같기를 바라지 말기.
나를 전적으로 응원하는 사람은 바로 나.

2007 여름이 가고 있다.
어저께 해준 ‘커피프린스1호점’ 스페셜에서 김창완씨는 “커피프린스는 뭐냐?”라는 질문에 “2007년 여름이다”라는 대답을 명쾌하게 했더랬는데,
그걸 보고 있자니, 스스로에게 거꾸로 “2007년 여름은 뭐냐?” 라는 질문을 문득 던져보게 되더라.
2007 여름은 다른 해의 여름과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했다.
여름이니 당연히 매 해 그랬듯이 더웠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더웠다는 것이 또 다르고,
여름이니 당연히 매 해 그랬듯이 더 지치곤 했지만, 이번에는 왠지 더 지쳐 했던 것 같고.
여름이니 당연히 가을을 몹시 기다리게 되지만, 이번에는 가을 이후 겨울까지 미리 기다리는 것 같다.
특별한 사건이 있었는가? 없었다.
달라진 게 있지만, 특별하다고까진 할만하지 않다.
아니 달라진 것은 그런 내 마음의 상태이다.
이제 웬만한 사건은 사건으로 다가오지 않고, 그저 살다보면 생겨나는 해프닝 쯤으로 여겨지는거다.
자 , 그럼 마지막 질문.
2007 여름 나는 조금이나마 성장했는가?
그렇다고 하고 싶다.
예전보다 덜 흔들리고, 덜 아파하고, 나 자신이 원하는 것에 더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니까.
그런데 … 덜 흔들리고, 덜 아파하고, 원하는 것을 얻고자 더 경주한다고 해서 성장하는 거 맞을까…미치도록 아파하면서 마구 흔들려야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조금이나마 성장하는 거 아닐까…
결국, 성장하는게 어른이 되는거 라는 명제가, 아마 그게 못내 싫은가보다.
그래서 뜬금없이 맨 위에 적은 세가지를 또 마음에 새겨보는 중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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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다예요 2007-08-29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제 성장하는 거 철드는 거에 미련 갖지 않으려고요. 김창완님이 언제 이런 말을 했다네요. 철드는 것보다 철 안 드는 게 더 어렵다고. 너무 일찍 크고, 철들다 보니 지치고, 어렵고, 복잡하고, 포기하고 그러네요. 조금 덜 컸더라면, 조금 덜 철들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저는 많이 해요. 남은 여름 그저 잘 하려고만 하지말고 철딱서니 없이 좀 저지르고 살고 싶어요. ^^

치니 2007-08-29 16:57   좋아요 0 | URL
네 , 철 안 들고 사는 것도 정말 소질이 있어야 된다 싶어요.
소질 뿐 아니라 어쩌면 주변 환경까지 받쳐줘야 되고...
그렇다고 제가 그런 소질이 있거나 환경이 받쳐주는건 아니지만,
작년 재작년, 거슬러 올라가서 몇년 전...을 떠올리면 그땐 참 철이 없었네, 라는 생각은 종종 들어요.
다예요 님은 저지르고 사시길 ~ ^-^ 그러다가 재미난 일이라도 생기면 꼭 알려주시기.

mooni 2007-08-29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커피 프린스가 뭔가요? :) 하고 쓰고보니, 검색을 해보면 된다는, 생각을 해버린, 뭐든지 스스로 하는 새나라의 네티즌 마하연. 옷. 티비 드라마군요... 재밌나요? +_+

mooni 2007-08-29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지금 검색한 거 읽어보니, 보지는 않았지만, 얘기는 알아요. -_- 신문기사 DB화 하는게 최근 업무중 하나거든요. 스포츠지에 한동안 그야말로 날이면 날마다, 인물소개, 드라마소개가 나와서 지겹다고 투덜거리도 했던 초인기 드라마...왜 까먹은 건지...벌써 치맨가...OTL 철도요, 캐고생해서, 애써 들고도, 철든거 잊어버린거면 어쩌죠...ㅜ.ㅜ

치니 2007-08-30 09:13   좋아요 0 | URL
ㅋㅋㅋ 마하연님, 귀여워요.
커피프린스는, 저도 다 보진 못했지만, 스페셜 시간에는 김창완씨가 자근자근 나레이션 해주는 게 좋아서 열심 봤죠.
오버라는 생각이 드는 씬들도 꽤 눈에 띄고, 억지 설정도 눈에 띄었지만, 그래도 그 모든것을 커버할만한 나름의 힘과 미덕이 돋보이는 드라마였어요.
피디 아줌마의 웃음이 엄청 카리스마 있더군요. 후후.

nada 2007-08-30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디 아줌마(?) 참 귀여워보이시더라구요. 그리고 부드러운 카리스마까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사람들에겐 그런 카리스마가 많든 적든 묻어나는 거 같아요.
최근 집 근처에 호젓이 수영할 수 있는 계곡을 발견했는데, 아 글쎄 여름이 다 가버렸잖아요. 털썩.
아쉬워서 오바하며 수영하다가 살짝 감기 기운까지 생겼어요. -.-
이래저래 보내기가 아쉬운 2007년 여름이어요.^^

치니 2007-08-30 12:41   좋아요 0 | URL
아 , 그러고보니 아줌마라고 한게 좀 걸리네요. 신변은 알지도 못하는데...^-^;;
배우들이 좀 잘했다 싶으면 크게 웃음을 터뜨려주는게 그 어떤 격려보다 더 큰 격려였을 거 같아요.
하고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사람에겐 그런 카리스마가 묻어난다는 말씀에, 흑 마음이 괜히 서글퍼집니다. 하고싶은 일...언제 하긴 하려나.
사실, 하고 싶은 일이 없어요, 뭘 하고 싶냐고 물으면 아무 일도 안하고 싶다고 대답하게 되요.
초가을 감기는 무서운데, 살짝 걱정되네요. 조리 잘하세요 ~

네꼬 2007-08-30 18:11   좋아요 0 | URL
응? 배추님 어디 사시는데 집근처에 그런 계곡이!! 부럽잖아요!!

치니 2007-08-31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핫, 예리한 네꼬님, 양배추님이 알려주시면 우리도 호젓한 그곳에 한번 놀러가죠. ㅋㅋ

nada 2007-09-05 18:58   좋아요 0 | URL
ㅋㅋ 제가 시골 살잖아요.
전원(?) 생활도 나름 매력이 있답니다.
제가 여기 아님 무슨 수로 전용 수영장 두고 살겠어욤~

치니 2007-09-06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 저두 정말 점점 전원생활 하고 싶어지니 큰일이에요.
전원생활도 다 밥줄이 해결되어야 하는것 아니겄습니까.
 
Flowers for Algernon (Mass Market Paperback) - 『엘저넌에게 꽃을』원서
다니엘 키스 지음 / Harcourt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 때 엄마의 잘못된 사랑으로 인해 오해하던 시절을 제외하면, 한번도 내 머리가 매우 좋다는 생각은 못해봤다. 한 때는 머리가 좋은 사람들이 부럽기도 했지만, 이제는 부럽다기보다는 안되었다는 쪽이다. 머리 좋으면 얼마나 피곤할까 하는 생각에…머리 좋은 사람들은 머리 나쁜 사람들보다 한 발 앞서 알고 있는 게 많기 때문에 그만큼 할 일도 많아진단 말이다. 크흐.
내가 아는 머리 좋은 사람들은 대개 남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 그 대상이 자기보다 머리가 나쁘다고 생각할 때, 특히 그렇다.
그들의 대화는 보통 이렇다.
머리 나쁜 A: ….해서 ….한데, ….하였더니, ….하고….하다고 생각하는데…
머리 좋은 B:....하고 ….하면 되겠네, 안그래? (이 대답조차도 상대의 말을 다 듣고 하는 경우보다는 도중에 가로 막고 하는 경우가 다반사)
머리가 좋으면 아무래도 다른 사람보다 현상에 대한 파악이 빠르고 그에 대한 대처도 빠르기는 하겠다만, 하지 않아도 될 생각도 많이 하는 것과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생각하는 데에 문제가 있다.
그 하지 않아도 되는 생각을 하고 무언가 판단을 하고나면, 예의 남의 말 안 듣기 습관까지 겹쳐서, 자신이 하는 생각이 가장 우선이고 자신이 내린 판단이 가장 올바르기 때문에 그것을 따르지 않거나 모르는 사람을 무시하게 되곤 한다.
머리가 좋은데, 왜 그런 오류를 모르냐고?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머리가 ‘좋기’때문이다.
하하.
(눈치 챘겠지만, 여기서 머리가 좋다는 말은 그냥 IQ가 숫자적으로 좋다는 말이지, 지혜롭다거나 현명하다는 것이랑은 별개다.)

알저넌이라는 생체실험용 쥐에게서 성공한 머리 좋아지는 수술을 받은 찰리 고든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아이큐가 좋은 것으로 인간이 행복감을 느끼는 영역은 생각보다 극히 제한적임에도 불구하고, 또 아이큐가 낮은 것으로 인간이 해를 입는 영역이 생각보다 극단적으로 많지는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릴 때 생긴 트라우마 때문인지 고든의 머리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다.
머리가 좋아졌기 때문에 잃은 그 모든 것들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난 뒤에 수술 부작용으로 저능아 고든으로 퇴화 되는 와중에도 읽고 쓰는 것만큼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아야 한다는 강박을 갖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어찌 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상상해보았음직한 마법인, ‘갑자기 머리가 엄청 좋아지기’가 소재인데다가 일반적인 지능의 사람들이 자기보다 조금 뇌 발달이 덜 되었을 뿐인 장애자들에게 행하는 몰이해와 무배려에 대해 생각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이미 성공을 보장 받고 있다. 이런 배경이 주는 보장과 더불어 주인공이 화자가 되어 전체를 기술하는 방식을 택한 것은 어찌 보면 매우 안전하기까지 하다. 뇌수술 그 자체에 대한 도덕적인 잣대나 실제 의학의 발달에 대한 집요한 탐구 없이도, 아무것도 모르는 저능 어른 찰리의 시선으로만 편안하게 맥락을 이어갈 수 있으니까.
이런 조금은 얄미운 책략(?)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감동적이기도 하고 알차기도 하다.
머리가 좋거나 나쁘거나, 의학의 힘을 빌어 마법을 썼거나 말았거나,
모든 인간이 느끼는 생에 대한 근원적인 불안과 이룰 수 없는 것에 대한 도전과 좌절, 가족이라는 딜레마, 사랑이라는 딜레마, 육체와 영혼 사이의 딜레마 … 등에 대한 묘사가 두루 상세하게 펼쳐져 있어서 자못 진지하게 재미를 느끼는 대목이 많다.

그나저나 번역본에 대한 신뢰가 없어서 영문판을 택했더니 1주 걸릴 책을 1달이나 걸려서 읽었다. 휴. 게다가 지금 알라딘에 와서 다른 리뷰를 보기 전까지는, 알저넌이 아니라 알거넌으로 발음하는 줄 알고 있었다. ㅋ 제목도 제대로 모르고 어디 가서 말했다간 쪽 팔릴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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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da 2007-08-23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빌리 밀리건 때문에 완전 감동 먹고 이 책도 찾아 읽었어요. *^^*
인간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엄청난 권리처럼 생각하는 것 같아요. 찰리한테 그런 짓을 할 권리를 누가 준 걸까요. 너무 끔찍하고 슬펐어요.

치니 2007-08-23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거의 동시기에 같은 책을 읽은거군요. 왠지 찌릿.
가만 생각해보면 인간의 지능이 동물보다 높다고 해도, 진화는 했을랑가 몰라도 진보는 그다지 안된거 같은데요, 그쵸? 뭐 잘났다고 이리들...이란 생각이 들어요.

rainer 2007-08-24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영문본이라니.. '_';
표지가 제것보다 예쁘군요.

치니 2007-08-24 11:15   좋아요 0 | URL
아, 레이니어님이다! 반가와라. ^-^
예전에 Fox in the snow님이 적었던 리뷰에, 번역본은 다 별루라고 하시고, 영어도 쉬운 영어라고 하셔서 과감히 질렀는데, 휴 1달이나 걸렸다니까요. ㅋㅋ
표지도 더 낫고 페이퍼백이라 가벼워서 읽기는 좋더라구요.

mooni 2007-08-24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저 A와 B의 대화는 반대로도 간혹. ^^ 이렇게저렇게그렇게 하면, 아 이거라고 하고 말짜르기 신공 전개. ㅋ 그리곤 머리나쁜 사람은 자기가 이해못하는 건 모르고, 상대가 말을 웃기게 한다고도 생각하잖아요. 다들 그러는 것같아요. 자기 이해력이 빠르다고 생각하고 그러잖아요. 다들 자기가 나름의 머리는 좋다고 생각해서 독불장군 천지.

나 머리 나쁘지, 하고 생각하는 머리 나쁜(?) 사람이 드물어요. 거의 보석같은 존재라는... ^-^ 그런 점에서 저도 보석의 일종. 후후훗. 머리 나쁜게 자랑은 아닌데요, 흠, 저도 머리 나쁘지만. 세상이 원체 엉망진창이라서요, 나쁜대로도 그럭저럭 살 수 있는 거같아요. ㅋ

치니 2007-08-24 17:24   좋아요 0 | URL
크하하, 맞아요. 정말...머리 나쁜 사람들이 대개 자기가 머리 나쁜지 알기는 어렵죠.
그리고 아이큐를 떠나서, 누군가의 말을 경청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은 갈수록 보기 힘들어요.
저도 연습하지만, 잘 안되구요.
마하연님이 머리 나쁘다고 하면 , 음, 좀 화날라고 하는데. ㅋㅋ

Fox in the snow 2007-08-24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니님 첫부분과 끝부분만 그렇다는 단서를 잊으신 건 아니겠지요? ..음..그나저나 저랑 영어실력이 비슷하시군요.저도 한달걸렸습니다.^^

치니 2007-08-24 17:26   좋아요 0 | URL
앗 , Fox in the snow님, 한달 걸렸어요? 은근 속으루 창피해하고 있던 중인데... 다행이다. 헤헤.
처음에는 꽤 만만하더라구요, 그래서 나도 좀 하는구나 우쭐했다가, 중간에 어려운 전문용어 엄청 나오니까...흑, 바루 좌절.
글타구 사전 찾아 읽을 정성도 없어서 대충 추측하면서 읽었어요.
차라리 번역본을 볼걸 그랬나...아무튼 덕분에 재미나게 잘 읽긴 했습니당.

2007-08-24 1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25 0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24 2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25 09: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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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5 10: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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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25 10: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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