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 - 세상을 바라보는 날카롭고 번뜩이는 이야기
다니에 꼬르네호 글.그림 / 쿵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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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을 살아왔지만 너무나 다른 세상을 살았음을 배웠다.
저자인 다니엘 꼬르네호가 살아온 세상,
그리고 내가 살아온 세상.
같지만 너무나 달랐다.

그의 짧은 글 속에 담긴 묵직함 들이
번개가 되어 내가 살아왔던 세상을 깬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책 제목이 이 책의 요약이란 것을 느끼게 된다.
"세상을 바라보는 날카롭고 번뜩이는 이야기 <번개>"
이 이상 이 책을 정의하기란 힘들 거란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고 나서 어떻게 소화하고 담아내야 할까 많은 고민이 되었다.
결국 그의 글에 내 생각을 담아 보기로 했다.
공감이 되는 수많은 페이지.
뭔가 더 말하고 싶은 페이지.
짧게 요약한 이야기 속에 형형할 수 없는 통찰.
그의 이야기 속에 내 경험, 내 시간을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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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시간을 돈으로 교환할 수 있지만
돈을 삶의 시간으로 교환할 수 없어.

돈과 삶의 상관관계,
언제나 내 시간을 돈으로 교환한다. 내가 가진 가치보다 더 저렴한 가치의 돈으로.
하지만 돈을 삶의 시간으로 교환할 순 없다. 시간으로 교환하기에는 돈이 너무 없기에.
'부자'라는 말은 돈을 삶의 시간으로 교환할 수 있는 사람들을 부르는 말 같다.

성취감이 삶을 되찾아 준다고 썼다.
추구할 가치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성취감이라며.
일속에서 성취감을 추구할 수 있을까?
이미 일의 부정의를 알아 버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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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시키는 대로 하고
노예도 시키는 대로 하고
로봇도 시키는 대로 하고

평범한 사람도 시키는 대로 하지.

그래, 난 내 의지를 가지고 내 선택으로 살아오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 행동이 그들이 시키는 것들이었다니!!
벗어날 수 있을까? 그 촘촘하고 넓게 펼쳐진 그물을?
깨어나라, 생각하라, 아무리 되뇌어도.

비밀을 알아차려도, 사회 구조라는 힘 앞에
초라해짐을 느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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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공약은 잊으세요.
제가 제일 귀여우니까 저를 뽑으시면 됩니다.

지난 8년 남짓이란 시간.
귀여워서 뽑았던 정치인들이 만들어온 세상은 정말 엄청났다.
뒤늦게 정신을 차렸기에 정말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탄핵 그 후 꼭 1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점차 잊히는 그날의 기억, 그날의 분노, 그날의 의미!!
우리가 감시해야 함을 잊지 말자는 다짐을 번개로 새겨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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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난한 사람들의 상황을 잘 알아.
나도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아주 배가 고프거든...

배가 고프면 빵을 먹으면 되지 않느냐는 말을 남긴 사람이 있었다.
결국 단두대 위에 올라 처참한 최후를 맞이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그들은 여전히 배가 고프면 빵을 먹으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운이 나빠 단두대에 오를까 말을 하지 않고 있을 뿐...

아침에 일어나서 배가 고픈 것과
종일 배고픔에 시달리는 것의 차이를 과연 느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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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역사를 공부한다지만,
그 실수 덕분에 이익을 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역사는 돌고 돈다.
평화를 원하지만 전쟁 물자를 준비하고 세계에 무기를 팔고 있다.
평화는 전쟁만큼 돈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말.
이보다 멋진 말은 없을 것 같다.
지구상 그 어딘가에 일어나던 전쟁이 끝난다면,
그땐 한반도에서 다시 한 번 전쟁이 발발하게 될 것만 같다.
우리의 평화를 위해 다른 곳의 평화가 늦춰졌으면 하는 마음.
나 역시 괴물이라 생각했던 그들과 같은 괴물이 되어 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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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사람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데
우리는 사람들을 먹이로 해서 경제를 살리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속으로 감추었던 말.
'경제성장'이란 말속에 담긴 뜻.
우린 누구를 위하여 일을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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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이 최고의 미덕인 세상에서
소비가 최고의 미덕인 세상으로 바뀌고 있다.
'나도 상품이니까 가는 걸지도 몰라'이 말이 왜 이렇게 아픈 걸까.
소비의 시대에는 '상품'이 최고의 미덕임을 이미 알고 있다.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은. 더 이상 '나'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겠지.
'상품'이란 것을 인정하게 되는 순간. '난' 사라진다. 세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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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들에게 자선을 베푸는 이는 훌륭한 사람이지만
그들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이는 위험한 혁명분자지.

오랫동안 잊고 있던,
세상을 살아가는 의미 하나가 떠올랐다.
'사회복지사'가 되기로 마음먹었던 그때.
모두가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웃음을 잃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찾아 주고 싶었다.
아니 내가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내가 웃으며 살고 싶었다.
그래서 사회복지사가 되기로 했었다.
이미 지나간 이야기, 사회복지사란 말, 그 뜻 속에도 여러 가지 방향이 있다는 것을 배워가며
웃음을 잃어 갔다. 다른 길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결국 남들처럼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다.
진짜 문제를 외면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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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붙인 종이만큼 많은 이야기들이 생각을 어지럽게 한다.
어쩌면 평생을 두고 고민해야 되는 일부터,
지금 당장 뭔가를 바꿔 볼 수 있을 것 같은 이야기까지.
정리되지 못한 생각만큼, 정리되지 못한 글이 되었다.
'번개'라는 말에 담긴 뜻을 생각해 본다.

누군가는 세상을 깨는 도끼라는 말을 했는데.
어쩌면 그보다 더한 충격을 주고서라도 깨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세상에 번개만큼 강력하고 충격적인 것은 또 없으므로.

책이 번개가 되어 내려친다.
그동안 알았던 세상을 처참히 부셨고 태웠다.
수 십 조각으로 깨어진 파편은 정리되지 못하고 세상을 부유한다.

앞으로의 삶은
조각난 파편들을 하나하나 꿰어 맞춰가는 생이 될 것 같다.
깨진 세상이 다시 맞춰지는 날이 오면 난 잘 살아왔다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먼 훗날 누군가 물어본다면,
어렸던 어느 날 번개를 만나 삶이 바뀌었다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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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잘 풀리는 철학적 사고술 - 니체가 알려주는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법 아우름 28
시라토리 하루히코 지음, 박재현 옮김 / 샘터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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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술술 잘 풀릴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하는 제목에 '철학적 사고술'이라고 하니.
생각하는 기술을 담은 것처럼 보였다.

책을 읽기 전 처음으로 저자를 먼저 살펴봤다.
시라토리 하루히코,
철학, 종교, 문학을 공부했다는 독특한 이력이 눈에 들어왔다.
책을 좋아했고 특히 니체에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내가 아는 책 중에서 '초역 니체의 말'의 저자이기도 했다.

니체가 알려주는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법이란 부제와 저자의 이력에
기본적으로 '니체'의 철학을 풀어 놨을 거란 짐작을 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니 읽으려 했다.

여는 글의 마지막 당부를 보는 순간 이 책 쉽지만은 않겠단 생각이 들었다.


 

문장은 올바른 속도로 읽을 때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
나의 문장은 모두 천천히 읽혀야 한다.

비트겐슈타인이 1947년 봄에 메모로 남긴 문장이라고 한다.
부디 천천히 읽어가야 된다는 저자의 당부.

150페이지의 짧은 책이 길면 얼마나 길까 싶기도 했지만
첫 장 '진정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부터 시간을 두고 하나하나 익혀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샘터사에서 물방울 서평단 활동으로 받은 책이라, 기간 내에 읽고 서평을 남겨야 했다.
천천히 읽으라는 당부에도 빠르게 읽어냈다.

책 읽기에도 속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꼈다.

이 책은 저자의 당부처럼 천천히 읽어야 하는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철학이란 것이 어려운 것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책의 시작은 '행복'이나 '성공'같은 관념에 현혹되지 않게 생각하는 법이다.
저자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최근 인기를 끌었던 노래 제목 '아모르파티'가 생각난다.
인터넷에 조금만 검색을 해보면 '운명을 사랑하라'라는 말로 번역되곤 하는데, '아모르파티'라는 말속에는 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구구 절절한 설명과 해석보다 어쩌면 김연자 씨의 노랫말을 다시 들여다보는 게 '아모르파티'라는 말을 이해하는데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모르파티 - 김연자 노래

산다는 게 다 그런 거지 누구나 빈손으로 와
소설 같은 한 편의 얘기들을 세상에 뿌리며 살지
자신에게 실망하지 마 모든 걸 잘할 순 없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면 돼
인생은 지금이야
아모르파티
아모르파티
인생이란 붓을 들고 서 무엇을 그려야 할지
고민하고 방황하던 시간이 없다면 거짓말이지
말해 뭐 해 쏜 화살처럼 사랑도 지나갔지만
그 추억들 눈이 부시면서도 슬프던 행복이여
나이는 숫자 마음이 진짜
가슴이 뛰는 대로 가면 돼
이제는 더 이상 슬픔이여 안녕
왔다 갈 한 번의 인생아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
가슴이 뛰는 대로 하면 돼
눈물은 이별의 거품일 뿐이야
다가올 사랑은 두렵지 않아
아모르파티
아모르파티
말해 뭐 해 쏜 화살처럼 사랑도 지나갔지만
그 추억들 눈이 부시면서도 슬프던 행복이여
나이는 숫자 마음이 진짜
가슴이 뛰는 대로 가면 돼
이제는 더 이상 슬픔이여 안녕
왔다 갈 한 번의 인생아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
가슴이 뛰는 대로 하면 돼
눈물은 이별의 거품일 뿐이야
다가올 사랑은 두렵지 않아
아모르파티
아모르파티
아모르파티

인생이란 지금 울고 웃으며 살아가는 것, 그 이상의 즐거움과 행복이 또 어디에 있을까.

저자는 살아가면서 쉽게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 막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생각할 시간을 준다.
방황하고, 고민하고, 울고, 웃고.
힘들다 투정도 해보고, 억울함에 소리도 질러 보고,
그럼에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것.
삶 속에 정답은 없지만 인생을 사랑하고, 나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
그것이 바로 니체의 철학을 저자만의 방법으로 풀어낸 철학적 사고술이다.

난 시간을 들여 이 책을 천천히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이 글은 샘터사에서 운영하는 물방울 서평단 11기 활동으로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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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없는 하소연
김민준 지음 / 자화상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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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유일한 친구, 그녀의 이름은 하소연이었다.
사랑과 존재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선물한다.
매일이라는 일상 속에서 사람을 살아가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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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지탱해줄 그 무엇은 '사랑'이란 기둥 같다.
그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빛을 보게 해주고,
절망 속에서도 살기 위해 움직일 수 있는 것.
'사랑'.
그 어떤 종류의 사랑도 상관없이.
사람을 빛나게 하고, 세상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는 것.
스스로를 '사랑'하라는 말을 많이 하고, 많이 듣지만 그만큼 어려운 일은 또 없는 것 같다.

가장 자유로울 권리를 가지고 있으면서 가장 부자연스럽게 행동하게 되는 이유!
그것 또한 '사랑'의 부재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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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글라오네마!
책 속에서 '나'를 사람들이 뭉뚱그려 말할 때 쓰는 이름이다.
몇 장 넘기지 않고, 식물의 정체를 알았을 때 떠오른 것은 이상하게도 마틸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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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방 한편 볕이 잘 드는 창가
작은 화분 속 아글라오네마, 마틸다.
창밖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하소연처럼 마틸다 역시 아글라오네마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꺼냈었을까?
오래된 기억은 순간의 장면들뿐이어서 잠시 책을 내려놓고 오래된 영화를 찾아 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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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이해할 수 없는 마음.
그렇기에 아글라오네마에게는 털어놓을 수 있었던 마음...
오해를 전제로 하는 이해, 어떤 오해든 이해할 수 있게 하는 힘
존재를 빛나게 하는 것. 여기서도 '사랑'을 찾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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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내 영혼의 채도에 비례할 뿐, 현실의 무게 속에 퇴색되지 않는다.
별이 빛나는 밤. 한동안 하늘을 올려다보며 생각에 잠기게 했던 문장.
세상에 나만의 색을 비춰 줄 수 있다는 것은 내면에 사랑으로 충만하기 때문이었단 생각을 했다.

그리고 지나온 몇 년의 시간들을 돌아봤다.
난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아가고 있을까?
사랑이란 이성을 만나 정의할 수 없는 오묘한 감정을 서로 교환하고, 끊임없이 확인하고 싶어 하는
그런 관계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어느 날 문득 혼자임을 느꼈지만
필요성?이라 할까? '사랑'... 아니 '이성'이 필요하진 않았다.

대한민국에서 특별한 능력 없이 살아가는 청년이라면...
사회에서 '돈'을 배워갈수록, 굳이 필요 없다고 느꼈던 것이 어쩌면 '사랑'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사람을 만날 기회를 피했고, 시간이 흘러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굳이'라는 생각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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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내가 쓰는 언어 속에서 점점 잊혀갔기에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사랑'이란 것이 잊혔던 것은 아니었을까.
정말로 쓸모 없어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갑자기 찾아왔다.
톨스토이도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 속에서 '사랑'이란 답을 찾기 위해
부단히도 고민했던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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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내 존재의 의미를 찾는 여행은 꽤 오래전부터였다.
군 복무 시절 너무나도 낯선 환경,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자유의 박탈,
명령에 따라 움직여야 하는 생활, 모든 것이 정해진 대로 맞춰져야 하는 곳.
간혹 주어진 자유라는 시간조차 완전한 자유일 수 없었던 그곳에 있던 어린 날의 난.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존재'와 '삶'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었다.
여전히 답을 찾지 못 했지만, 어쩌면 살아가고 있는 삶 그 자체가
나를 증명하는 것은 아닐까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물론 스스로를 사랑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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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하기에 아름답다는 말.
사람 또한 언젠가는 죽음이 찾아 오기에
살아가며 그렇게 '사랑'을 찾아 헤맨다.
닿을 수 없는 곳으로 떠나가 버리기 때문에 아름다운 '사랑'.
추억에 잠겨 아름다웠던 기억들에 살며시 웃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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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조금 더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능력.
이 문장을 보고 떠오른 사람이 하나 있다.
언젠가 함께 책을 읽으면서 했던 이야기 하나.
너무 진지하게만 살아가면 힘들지 않냐는 질문,
나름의 즐거움이 있다는 대답.
그 나름의 즐거움 중 하나가 가만히 당신을 바라보는 일이며,
바라만 봐도 절로 웃음이 나서 좋다는 대답.
함께라는 희망이 '나'라는 존재에게 빛이 되었던 순간, 그대라는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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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엇보다 당신이라는 안정제가 있어서 즐거웠던 그때.
존재의 의미에서 '사랑'이란 단어를 생각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지난날의 시간들이 다시 찾아온다.

사람은 경험으로 살아가고, 경험으로 삶을 증명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보단.
아름다웠지만 아팠던 이별만 경험했었기에.
더욱더 생각나는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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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길어 끝이 없는 길을 전력질주하는 삶이라는 마라톤.
아침부터 정신없이 시간에 끌려다니다가 자고 일어나 반복되는 마라톤 속에서
가장 필요했던 문장이었다.

비록, 지금은 활짝 핀 꽃이 아니더라도 고개 숙이지 말자.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곧 우리의 태도인 거니까.

내게도 지금 응원과 위로가 필요했었다는 것을.
누군가의 따뜻한 '사랑'의 표현이 필요했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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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 번 왈칵 비워내면
삶, 그 자체가 조금은 가벼워진다.

이 책을 여러 사람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문장 문장들 속에서 참 다양한 기억들이 마주하게 되는 경험.
문장이 전해주는 따뜻한 온기에 차가웠던 마음이 사르르 녹는 경험.
나에게도 '사랑'이 있었고, '존재'를 치열하게 고민했던 때가 있었다는 사실.
책을 읽는 짧은 순간, 지나온 시간들이 결코 헛되진 않았음을 느꼈기에.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면
오랜만에 영화 레옹을 찾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프로젝트 A 심궁 리뷰단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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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유물에 있다 - 고고학자, 시공을 넘어 인연을 발굴하는 사람들 아우름 27
강인욱 지음 / 샘터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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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
나에게 고고학이란 단어는 인디아나 존스부터 시작된
모험과 환상의 세계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쥐라기 공원 시리즈,
미라 시리즈, 다비치 코드, 그 외 다양한 영화들 속 고고학자들은 정말 대단한 영웅들이다.

세계에 숨겨진 비밀들을 찾아내고, 보물을 나쁘게 사용하려는 사람들로부터 지켜내고, 결국에는 세상에 평화를 찾는 것.
그렇게 고고학자는 내 마음속에 세계의 비밀을 수호하는 멋진 영웅으로 자리 잡았었다.

한때는 동경했던 고고학자의 이야기라니,
설렘 가득 안고 책을 펼쳐 들었다.
저자는 초등학교 때부터 고고학의 매력에 빠졌다고 한다.
책은 저자가 지난 1년간 샘터에 연재했던 글과 블로그에 남겼던 글을 정리해서 담았다.

"진실은 유물에 있다"라는 제목 속에 고고학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고학자가 발굴하는 유물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인연의 끈이라는 말...
유물 한 조각에 담긴 영혼을 불러오는 샤먼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알라딘의 램프를 문지르면 나타나는 요정 지니 같기도 하다.

유물이 간직한 기억 한 조각.
그 조각들을 모와 과거의 사람들을 현재에 불러내는 작업.
저마다의 삶과 생활이 다르기에, 개개인의 개성을 불러오진 못 하지만.
지나온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지난 시간이 담고 있는 숨결 하나.
장인의 손길로 깁고 이어 살려낸 찬란했던 시대의 모습.

비록 영화나 만화의 모습처럼.
화려한 모험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신비롭고 환상적이다.

고고학자의 실상은 맨땅에 몇 날 며칠이나 버텨가며
손으로 쓸고 닦아 하나하나 건져내는 단순 반복 잡업이 많은 시간을 쓴다지만.
그 노력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은 절로 감탄이 나온다.

책을 읽으며 바로잡은 사실 하나.
'고려장'에 대한 오해. 분면 초등학교 때 배우길
고려장이란 풍습은 고려 시대에 있던 부모를 산길에 버리고 오는 풍습이라고 배웠었는데.
그 어디에도 기록과 유물이 없는 조작? 된 이야기라는 것!!
세상에 '고려장'이 일제의 잔재라고 한다.

우리 역사 속에서 산사람을 버리는 그런 경우는 없었다는 것.
'고려장'이란 말이 더는 쓰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자는 고대 이래 전해오는 '빈장'이라는 풍습에서 잘못 왔을 거라 추측한다.
고대 삼국시대나 일본에선 귀족이 죽으면 1~3 년간 죽은 사람을 산사람처럼 모신 후에 무덤에 넣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죽은 사람을 마치 산사람처럼 모시다 보니 산사람을 버리고 왔다는 오해가 있을 수는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오해하지 말고 이해하자!
'고려장'은 없었다는 것. 아니 우리가 알던 '고려장'이 없다는 것!
'빈장'이란 풍습이 있었다는 것. 우리뿐만 일본에서도 있었다는 것!!

이글 하나만으로도 고고학의 매력에 푹 빠질 수밖에.
우리가 역사에서 배우는 많은 것들이 고고학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느껴본다.

국립 중앙 박물관에 가면 고조선부터 조선시대까지 전시된 유물들을 볼 수 있다.
지금 우리의 눈으로 보기엔 너무 단순해 보여서 휙~ 하고 지나가는 유물 한 점 한 점에 서린
학자들의 노력을 생각해 보면 반성하게 된다.

그 한 점의 유물이 걸어오던 말을 외면했던 지난 시간들을...
우리 국토에는 곳곳에 유물이 있다.
아니 사람이 살아온 모든 곳이 시간이 흘러 유물이 된다.

그 작은 물건들이 간직한 이야기가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어루만져 주고,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 주면,
유물들이 찬란한 보물이 되어 우리에게 다가올까?

*본 글은 샘터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샘터 물방울 리뷰단 11기 활동)


진실은 유물에 있다 - 강인욱.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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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 제8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39
이꽃님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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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열여섯.
그 맘 때 다 그런 걸 알지만
마음처럼 안되는 것이 많다.

그렇게 날세우지 않아도 되는데.
무엇이 두려웠던 걸까?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듯 딸도 딸로 살아가는 것은 처음이다.
아빠가 경험했던 열다섯과, 딸이 경험하는 열다섯은 분명 너무나 다른 세상이다.

말할 수 없어 비밀로 품고 있어야만 했던 진실.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꼭꼭 싸매어 품고 있어야 했던 고통.

잠깐은 동생이었고, 한때 친구였고, 때론 언니였던
세상에 단 하나뿐인 기적을 만나 세상이 변했다.
아니 '나'라는 세상에 드디어 '엄마'라는 세상이 들어와 왈콱 눈물이 난다.

'언니'가 남긴 마지막 편지, 아빠가 보낸 단 한 장의 편지.
기적이 완성되는 그 순간 또 하나의 기적이 시작됐다.

너무나 소중하기에 그 소중함을 잊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돌아 본다.
매일이 얼마나 기적 같은 하루 인지, 결핍을 겪지 않고 깨닫기엔 세상이 너무 단단 하다.
열다섯, 열여섯. 마법 같은 '중 2병'의 치료제는 기적 같은 '사랑'을 알게 되는 것 아닐까 싶다.

책을 읽고 나면 '편지'를 쓰고 싶어진다.

내 삶의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 내 전 부인 은유에게
아빤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 언제나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어.
준비 없이 찾아온 이별과 사랑이기에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어.
혼자서 처음인 모든 것들이 두려움으로 다가왔어.
내게 남은 마지막 '사랑'마저 잃을까 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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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이 기적이었다는 것을 우린 왜 몰랐을까?

나에겐 '은유'라는 기적이 있어 지끔 껏 살아 올 수 있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

 

안녕, 내 사랑.

안녕, 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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