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열심히 일하면서 글도 잘 쓴다는 사실을 알고 약간 초라해진 오후. 여전히 덥고 난 곧 외근이고, 한약은 썼고, 맥주는 먹고 싶고, 그래서 잠시 딴짓을 한다. 그것도 유치한 딴짓.

 

*

 

며칠 전 남편이 과자를 구웠다.

반죽하는 옆에서 알짱거리다가 나도 조금 얻어서 동참.

 

 

 

 

 

 

토끼, 불가사리, 세모, 지렁이, 외계인이 내 작품. 이렇게 비뚤어진 나 보란 듯, 남편은 스마일 과자를 만들었다. 물론 앉은자리에서 내가 홀랑 다 먹어 버렸지만.

 

 

크헛, 나 동화는 못 쓰지만 남편이랑 과자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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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8-06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그런거 완전 잘 느끼는데. 누군가는 일도 열심히 하면서 글도 잘 쓴다는걸 깨닫고 초라해지는 오후, 같은, 그런거. 그래서 방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풀죽어 있는 그런 기분, 완전 잘 아는데..

그런데 푸하하하 과자굽는 남편이라니, 옆에서 거드는 아내라니. 좋으네요. 저 안그래도 밑에 과자 보고 저건 설마 지렁이...입니까? 라고 물을라고 했는데 지렁이래. 아...네꼬님아 이러지마, 지렁이 과자를 만들지마, 나 슬퍼요. 흑흑. 과자가 징그러워, 과자가 징그럽다고. 흑흑 ㅜㅜ

다락방 2012-08-06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에 또 지렁이 같은거 만들면 추천 안할거에욧!!

네꼬 2012-08-06 16:08   좋아요 0 | URL
다락님아, 지렁이가 어때서? (추천 취소는 못하니까...) 과자인 지렁이는 물렁거리지도 않고 오도독... (아아 미안해요, 안 그럴게.)

지렁이는 안 만들게요. 대신 다음엔 공룡. ♡

레와 2012-08-06 16:17   좋아요 0 | URL
지렁이 과자라니..! 네꼬님은 정말 사랑스럽고 특별(?)한 고양이군요! ㅎㅎ

네꼬 2012-08-06 16:29   좋아요 0 | URL
응? 레와님, 지렁이보다 외계인이 더 자랑인데...=_= 헤헤, 나도 참... 주책이야.. ㅠ

웽스북스 2012-08-06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외계인 과자가 더 맘에 들어요. 저 표정 좋아요. 짝눈하며. ㅋㅋ

네꼬 2012-08-06 22:42   좋아요 0 | URL
오 역시 웬디양님 ㅎㅎ 처음부터 저렇게 못된 외계인을 만들려고 한 건 아닌데.. -_- 그만 눈 때문에... 근데 나도 만들고 넘 좋아했어요. ㅎㅎ

웽스북스 2012-08-06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마일 쟤는 착한척하지만 썩소짓는애임. ㅋㅋㅋㅋ

네꼬 2012-08-06 22:44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난 또 그걸 몰랐네! 예리한 웬디님.

구차달님, 저는 먹는 걸 좋아하고, 남편은 만드는 걸 좋아해서 참 다행이어요. ㅎㅎ 그리고 전 어수선한 거 엄청 좋아해요. 아까 구차달님 서재 갔더니 저처럼 어수선한 사람이 댓글 달면 안 될 것 같아서 뒷걸음질로 살살 나왔는걸요. ㅎㅎ

moonnight 2012-08-07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귀여워. 네꼬님. >.< 외계인이랑 지렁이 불가사리 다 너무 좋아요. ㅋㅋ. 남편분의 스마일도 깜찍하고요. ^^ 과자굽는 커플이라니. 너무 사랑스럽잖아욧. (왠지 버럭;;;)
다음의 공룡과자도 기대할께요!

그나저나, 일도 열심히 하고 글도 잘 쓰는 사람은 바로 네꼬님 아니신가요? ^^

네꼬 2012-08-09 11:22   좋아요 0 | URL
ㅎㅎㅎ 그 사람은 네꼬 씨 아니고요, 물론.

제 자랑 같아서 그렇지만, 사실 공룡과자는 제가 좀 자신이 있습니다. 네, 언제 기회가 되면 꼭 보여 드리지요. 공룡만두는 어떠신가요? (뭐래)

L.SHIN 2012-08-07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대로 지나칠 수가 없는 제목...에 와봤더니, 사랑스런 과자들이.

그래요,
누군가는 열심히 일하면서 글도 잘 쓴다는 사실을 알고 "나는 거의 매일 초라해지는 나날". "맥주는 왜 그런지 요즘 써서 먹고 싶지만 먹을 수가 없고",
"백만년 만에 이 시간에 서재질을 하고 있는 내 가슴은 벌렁벌렁거리며 '니가 지금 이럴 때야'라고 스스로 질책하면서도 댓글을 달고 있는 손은 멈춰지지도 않는 -
더운 오후".

네꼬 2012-08-09 11:23   좋아요 0 | URL
아이코, 외계인님 오래간만이에요! 으아, 그러게 엘신님이 드셔야 하는 과자로군요 ㅎㅎ 다음엔 몸통까지(응?) 만들어볼게요. 지금은 더운 오전. (그나저나 반가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