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을 앞두고 클레어씨와 잠시 메신저 토크. 이름을 대면 알 만한 모 작가가 이번에 인세를 얼마를 받았다더라, 하는 얘길 주고받다가 대화는 흘러 흘러.....(다음은 우리의 메신저 대화를 그대로 복사해온 것이다.)
클레어: 네꼬씨도 빨리 동시집 내서 돈 벌어야지
클레어: "소고기와 나" 제목으로 어때?
클레어: 한편 지어줘
네꼬: 감정이 과해져서 안돼. 예술은 냉정해야 하거든.
클레어: 네가 미쳤다 해도, 너를 사랑해 / 꽃을 꽂았다 해도, 너를 사랑해
네꼬: 클레어씨가 써.
클레어: 알레고리가 느껴지지 안슴?
클레어: 나도 동시의 세계로...
클레어: 그럼 난 "달걀과 나"로 할래
네꼬: 이상한 동시.
클레어: 계란아 계란아 넌 뭘 해도 예쁘구나
네꼬: 하하하하하.
네꼬: 말이도 예쁘고 찜도 예쁘고
클레어: 우리 식품 동시와 동화의 세계를 열어보자
네꼬: 후라이도 보기에 참 좋구나
네꼬: (운율이 중요해)
클레어: 어멋 재치 만점
클레어: 응 그러취
네꼬: 그래 식품의 세계로..
네꼬: 먹을거리는 온국민의 초미의 관심사.
클레어: 냉면에 들어간 너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어
네꼬: 정말 절절하다.
클레어: 에이아이도 무섭지 않아__시국도 반영하는.
네꼬: 그래. 꼭 클레어씨가 낭독해야 됨.
클레어: 응. 눈물 그렁그렁해서.
네꼬: 닭들아 고맙다, 로 마무리 어때?
클레어: 닭들아, 사... 사... 좋아합니다
네꼬: 하하하하.
클레어: 아... 하하 보고 싶다 T.T
클레어: (이 뜬금없는 마무리)
-
나와 클레어씨는 정말 알 수 없는 관계. 하우스 박사님과 윌슨의 관계.(물론 하우스 박사님이 클레어씨고, 나는 착하고 불쌍한 윌슨이다.) 옷을 주고받는 관계. 서로의 집에서 밥을 먹는 관계. 영화관람- 명동칼국수-롯데백화점-크리스피 크림 도넛을 공유하는 관계. 잘 놀다가도 무한도전 시작하기 전엔 부랴부랴 헤어지는 관계. 그러다가 촛불도 같이 드는 관계. 토요일 광장에 나란히 앉아서 '씨, 오늘 무한도전 재밌을 것 같던데'라고 함께 투덜대는 관계. 뜨끈한 관계. 하지만 서로의 약점을 가장 잘 아는 관계. 그래서 정말 위험한 관계.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정말 헤어질 수 없는 관계. 들뜬 목소리가 설렘인지 과장인지 초음파 수준으로 가려내는 관계. 웃기 시작하면 눈물을 빼는 관계. 울 때도 그런 관계. 글쎄, 하여간 내가 동료 운이 있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