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적 생활교육으로 세우는 회복적 학교 - 서로 존중하는 학교 문화를 만드는 교육 패러다임
서동욱 지음 / 피스빌딩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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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교감 선생님들께 이 책을 먼저 추천한다. 일선 학교 현장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학교 안에서 만나는 사람이 교감 선생님들이다. 학교 안에 다양한 생각을 가지신 교직원들을 만난다.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다. 갈등이 늘 존재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학교다. 학교 밖 사람들과도 만난다. 대표적으로 학부모님들이다. 학교에 바라는 사항이 다양하다. 학교가 할 수 있는 일보다 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 그렇다 보니 갈등은 늘 주변을 맴돈다.

갈등이 없는 것이 평안한 학교가 아니라 갈등을 건설적으로 처리하는 학교, 회복적 학교에서 말하는 갈등을 전환하는 학교가 가장 바람직한 학교의 모습이다. 갈등을 애써 회피한다고 해서 잊히는 것이 아니다. 언제든지 더 크게 다가오게 마련이다. 평화적인 하부 구조를 탄탄히 만드는 일이 회복적 학교의 가장 큰 과제다. 평화적 해결을 위해 학교 안에서는 회복적 생활교육의 철학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학급을 세워간다.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되 책임지는 모습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 회복적 학교의 목표다.

회복적 학교는 일회적인 프로그램 운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긴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함께 하는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책임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회복적 학교다. 수직적 위계 조직에서는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수렴할 수 없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서클을 활용하고 회복적 질문을 던지는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앞서 이 책을 교감 선생님에게 꼭 읽어보아야 할 책으로 추천한 이유는 교감 선생님의 역할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지시하고 결재하는 역할을 넘어 조정하고 중재하는 회복적 역할이 이 시대에 교감 선생님들에게 필요한 역량이다. 갈등을 전환하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야 하고 들어야 한다. 좀 더 효율적으로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회복적 생활 교육의 철학이 밑바탕 되어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응보적 정의에서 회복적 정의로, 서로 존중의 약속으로, 공동체 의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덜 힘들지 않을까 싶다. 교감의 책무를 성실히 하다 보면 불필요한 오해를 사기 쉽다. 규정과 매뉴얼대로 한 것뿐인데 서운한 감정을 오로지 교감에게 투사하는 경우가 많다. 교직원들이 원하는 것은 경청해 달라는 것이고 자신을 믿어 달라는 것인데 초점이 응보적 렌즈에 갇혀 있다 보니 미움의 대상이 되고 만다.

오랫동안 기존의 패러다임에 갇혀 살아왔기 때문에 회복적 정의 패러다임의 옷으로 갈아입어도 예전 모습이 그대로 나타날 수 있다. 포기하고 싶지 않다. 그 이유는 예전의 방식대로는 사람들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 중에 지금까지 내가 찾은 최고의 방법은 회복적 정의에 입각한 철학이다. 사람은 짧은 대화 속에서도 그 사람의 진심을 금방 알아차린다. 회복적 질문을 던지고 존중하려는 자세가 언어에 묻어 전달될 때 스펀지처럼 받아들이는 것을 경험한다.

잊을 만하면 곁에 두고 밑줄 그은 문장들을 다시 되새김질하듯 읽는 것만으로도 힘이 될 것 같다. 일상생활에서 적용하면 사람과의 관계가 금방 달라질 것 같다. 특히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 형성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다소 책이 두꺼워서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철학을 이해해야 프로그램을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전반부를 철학적 이해에 많이 할애한 이유일 것 같다. 후반부는 학교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자세하게 설명을 해 놓았다. 누구든지 읽고 금방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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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설계
변영계 외 지음 / 학지사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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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란, 학습이 촉진되도록 학습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일련의 의도된 사건들을 말한다. 수업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의도적으로 계획된 활동이라는 점이다. 교육이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모든 경험이라면 다시 말하면 계획되지 않은 교육까지 포함하는 것이라면 수업은 학습목표 달성을 위한 계획된 경험이다. 즉 의도되지 않은 교수 활동은 수업에 포함될 수 없다.

교육이 가장 큰 개념이고, 교수는 계획되지 않은 교사의 가르치는 행위, 학습은 가르치는 행위 없이도 일어날 수 있는 영역이다.

체제적 접근의 수업 설계 연구 방법을 논한 책이다. 수업의 절차, 학습자의 집단 구성, 수업 장소, 공간 계획, 수업 매체의 활용 등에 대한 계획과 준비를 통한 수업 실행의 전반적인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똑같은 학습자라도 수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수업의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수업 설계의 가장 중요한 방향점은 '학습자는 무엇을 학습해야 하는지에 대한 수업 목표 설정'이다. 학습목표와 학습내용의 결정, 수업목표 달성을 위한 다양한 방법과 다양한 교수학습자료 선정, 평가 도구 결정은 수업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전제조건들이다.

수업 설계는 수업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가장 최적의 방법을 고안하는 것이다!

수업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수업 환경을 찾아내는 것이 수업 설계다. 객관주의적 입장과 달리 구성주의적 입장에서는 수업 목적이나 목표조차도 학습자에게 일반적으로 부과되는 것이 아니라 협상의 대상으로 말하고 있다. 그렇기에 순서나 간격을 의미하는 체계적 수업 설계 접근보다 학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고려하는 체제적 접근 수업 설계를 강조한다.

수업설계모형의 첫 번째 단계는 목표설정이다. 수업이 끝난 후 학습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규정하는 것이다. 수업 목표를 진술할 때에는 학습자가 수업을 받은 증거로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진술해야 한다. 구성주의에 따르면 수업목표가 너무 구체적일 필요는 없다. 수업목표와 학습목표를 구분하고 학습자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학습목표가 더 중요하다. 수업목표는 학습자의 변화를 규정한 것이다.

수업목표들 속에는 여러 시간의 학습을 착실하게 끝낸 후에야 그 학습의 결과로써 획득할 수 있는 목표가 있는가 하면, 한 시간의 학습 결과로써 획득될 수 있는 목표가 있다.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평가 활동의 큰 문제점 중 하나는 교육과정과 평가 활동을 서로 떼어서 생각하는 이원론적 사고와 실천이다.

두 번째 단계는 학습과제를 분석하고 선수학습능력을 진단하는 일, 특히 수업 계열을 결정할 때에는 학습의 전이를 고려해야 한다. 세 번째 단계는 학습자와 학습환경을 분석한다.

20년도 더 된 오래된 책이지만 수업에 대한 깊은 이론과 통찰을 주는 책이다. 수업 설계에 관한 큰 방향을 잡는데 손색이 없을 정도로 탄탄한 철학이 내재되어 있고 이후에 나온 수업 설계에 관한 연구도 이 책을 바탕으로 좀 더 발전시킨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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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를 삭제할까요? 도넛문고 10
김지숙 지음 / 다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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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아이를 삭제할까요?"

도넛 문고 홍보용 가제본을 두 번 읽었다. 제목도 스크린 되어 있고 이야기의 결말도 제공되지 않았다. 독자의 시각으로 제목과 뒷이야기를 맞춰가야 하는 입장이다. 제대로 잘 읽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짐작하는 작가의 의도는 이런 것 같다.

작가는 온실 속에 키우는 현재 부모의 양육 태도를 비판하고 있지 않나 싶다. 부모라면 누구나 내 자녀만큼은 잘 키우길 원한다. 여기서 잘 키운다는 말에는 부모의 양육관에 따라 다를 수 있겠다. 모험을 통해 스스로 자기의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아이로 키우길 원하는 부모라면 친구 간의 사소한 다툼 정도는 대수롭지 않게 넘길 것이지만 반면에 안전하고 좋은 친구들만 사귀기를 원하는 부모라면 분명히 내 자녀를 괴롭히는 친구를 그 공동체에서 '삭제' 하고 싶지 않을까 싶다.

작가는 내 자녀를 잘 키우길 원하는 부모들이 함께 모여사는 마을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마을의 이름은 '온새미로'이다. 하지만 이 마을의 아이들과 사람들이 부르는 마을 이름이 따로 있다. '파란 나라'.

모두가 자신이 원해서 이 마을에 들어왔고 마을의 규칙에 따라 생활한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도 만들고 아이들이 꼭 읽어야 하는 책들만 구성되어 있는 도서관도 꾸민다. 순전히 어른의 시각에서 구성된 마을이다. 그러다 보니 하나둘씩 눈엣가시처럼 보이는 이웃들이 생긴다. 내 자녀에게 나쁜 영향력을 미칠 이웃들이라고 생각된 나머지 마을 밖으로 쫓아내기로 한다. 이 마을에서는 '삭제' 시킨다는 말을 사용한다.

하루아침에 친한 친구를 잃은 아이들은 불합리한 마을의 규칙과 어른들의 행동을 못마땅해한다. 결국 뜻있는 몇몇 친구들이 사라진 친구를 찾기 위해,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비밀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이야기의 결말은 확실하게 알 수 없지만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을까. 어른들의 시각으로 꾸며진 마을이 아니라 아이들이 모험하며 즐겁게 자랄 수 있는 '파란 나라'를 자연스럽게 만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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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창으로 세상을 바라본 광주교육시민협치진흥원 김진구 원장님의 칼럼 모음집이다. 그는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화순 탄광지대에서 보았던 '흰눈세탁소'의 간판 이름처럼 명확하게 의미를 전달하는 문구를 본 적이 없다고 한다. 교육자의 길을 걸어가면서 교육에 관한 글을 쓰면서 전달력이 뛰어나고 호소력 있는 문장을 정선해서 썼지만 '흰눈세탁소'만큼 뛰어난 어휘를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겸손한 말씀이다.

그의 칼럼 하나하나는 분량은 짧지만 칼럼에 담긴 목소리는 그 어느 연설가보다도 명쾌하고 그 어느 지식인보다도 지성의 깊이가 느껴진다. 긴 장문의 무늬만 그럴듯한 글보다 '흰눈세탁소'처럼 짧지만 의미를 잘 담아낸 글이 정직하고 오래 감동을 준다고 강조한다. 이 시대에 진정한 어른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단언컨대 그의 칼럼집을 펴서 읽는 순간 나이 듦어감의 경외감, 성숙한 시민의 삶의 안목,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하는 자세. 나이가 들어서 어른이 아니라 그의 삶이 어른이요 선생이다.

칼럼에 쓴 문장 하나하나를 놓치고 싶지 않다. 밑줄을 긋고 색깔을 입힌다. 되새김질하듯이 잘근잘근 오랫동안 입안에 넣어 두고 싶다. 필요할 때 요긴하게 쓰고 싶은 욕심이 든다. 그러나 흉내는 낼 수 있어도 삶의 깊이는 결코 따라갈 수 없으리라.

3평 남짓 한 집을 손수 지어 노후의 검소한 삶을 지향하며 지금도 어르신을 만나기 위해 요양원을 찾아가서 그동안 갈고닦았던 하모니카 연주와 아코디언 연주를 위해 아낌없이 시간을 드리고 마음을 선물하고 계신다. 노년일수록 예체능에 시간을 쏟아야 한다고 삶의 지혜를 알려주신다. 승마도 수준급이다. 마치 사극 드라마 주인공을 보는 듯하다.

가끔 강연 요청을 받아 타 기관에 가게 되는 경우가 있다. 기관을 대표하는 기관장님께서 인사말을 하시고 대부분 강연장을 떠나신다. 아무래도 여러 개의 일정이 놓여 있기 때문일 거다. 그런데 오늘 나의 강연 시간 내내 맨 앞에서 자리를 뜨지도 않고 경청해 주시는 것도 모자라 강의 후에는 먼 길 가기 전에 차 한 잔 드시고 가라면서 원장실로 직접 안내해 주셨다. 더 놀라운 사실은 불편한 정장 차림을 벗고 가벼운 차림으로 환복하기 위해 화장실에 가는 나를 붙잡고 원장실에서 갈아입으라고 본인은 바깥에 나가 계셨다. 그리고 버스 정류장까지 손수 운전해서 태워주셨다. 감히 그의 발자취를 흉내 내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오늘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았다.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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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세대를 위한 평화통일 이야기 미래 세대를 위한 인문 교양 3
정주진 지음 / 철수와영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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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학을 전공했고 국내 1호 평화학 정주진 박사의 평화의 관점으로 본 통일 이야기다. 남북한 관계를 풀어가는 일은 정답이 없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북 정책도 그렇다.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통일에 관한 의식 조사도 상당히 많이 바뀌고 있다. 과연 통일이 필요한가에 대한 생각도 젊은 층에서부터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고 한다.

남한과 북한 사람들은 하나의 민족이라는 생각이 짙었던 시대에는 당연히 통일이 우리의 소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이미 다문화 다인종 국가로 접어든 지금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북한이 한민족이라는 생각부터 달리 생각해야 할 때라고 이야기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통일에 대한 생각이 다양한 것이 틀림이 없다. 이제는 현실적인 문제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분단 상태에서 지출되는 국방비 예산, 통일이 되었을 경우 국제적 위상의 상승과 경제적 효과, 전쟁 이후에 나타날 국가적 손실을 생각하며 남북한 모두 평화적 관계로 지내야 한다는 측면이 우세하다.

다만 북한을 보는 시각이 논리적이기보다 감정적인 면이 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실험 소식을 들을 때마다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는 통계 수치가 높아지고 북한은 늘 약속을 지키지 않는 국가라는 국민적 인식은 맞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감정적으로 접근한 측면이 더 높다.

미래 세대를 위해 평화 통일을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는 당연히 평화적 관계가 여러모로 보나 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해 대화의 채널을 열어 놓고 인내심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 이유도 평화를 위한 것이다.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힘으로 제압해야 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우리가 잘 알듯이 강대강 대립은 불안만 가속화시키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저자가 말하는 평화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대화의 필요성에 동의한다. 무슨 수가 있어도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 된다. 전쟁을 종식하고 영원한 평화가 자리 잡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북한과의 대화이며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 때로는 작은 손해라도 감수해야 한다. 폭력은 피해를 낳을 수밖에 없다.

저자는 차분하게 양쪽에서 주장하는 내용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평화적 통일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고 있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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