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눈물 글라이더 문고 3
서동애 지음, 김유진 그림 / 글라이더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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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대기업 미쓰비시가 통째로 사서 탄광사업을 운영했던 곳이 바닷속 탄광이 있던 하시마섬이었다. 검은 다이아몬드라고 불리우는양질의 석탄은 지하 1천 미터 아래까지 내려가야지만 캘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모진 곳에 조선인들을 강제로 잡아 와 일을 시켰던 곳이 하시마섬이었고 섬의 모양이 군함처럼 생겼다고 해서 군함도로 불리웠다. 

 

우리가 잘 아는 바와같이 일본은 노동력을 얻기 위해 조선의 젊은 청년과 심지어 어린 학생들까지 강제로 잡아다가 징용을 시켰다. 어떤 동의로 없이 강제로 말이다. 영문도 없이 끌려와 힘든 일을 매질을 당하면서까지 해야 했던 조선인들은 먹을 거리조차 얻어 먹지 못하고 어두컴컴한 지하 갱도에 내려가 자신의 몸보다도 큰 곡갱이를 들고 석탄 가루를 마시면서 일을 해야 했다. 

 

하루의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며 갱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는 악랄한 일도 서슴치 않았다. 그 뿐인가. 잠도 바닷물이 스며드는 반 지하방 좁은 칸에 수십명씩 집어 넣고 가축 대하듯이 몰아 넣었다. 많은 조선인들이 견디다 못해 죽거나 탈출하다가 잡혀 비참한 죽음을 당했다고 한다. 

 

<검은 눈물>은 저자의 아버지 이야기다. 등장 인물 모두 실존 인물이며 이름도 실제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지면서 그 고된 중노동이 끝날 수 있었으며 저자의 아버지는 가까스로 부산항 배를 타고 탈출할 수 있었으며 부산에서 고흥 나로도까지 걸어서 고향집에 다다를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여전히 일본은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고 있다. 강제 징용도 없던 일처럼 깡그리 거짓으로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조선인들의 땀과 피가 서린 하시마섬이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하니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반성은 고사하고 역사의 아픔이 담긴 곳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자랑할 만한 곳으로 내세우다니.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 죄를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해서는 안 된다. 일본을 용서하지 못할 것은 없다. 다만 역사를 왜곡하며 반성하지 않는 죄를 잊어서는 안 될 것 같다. 군함도의 비극적 역사를 오래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이와 비슷한 일이 앞으로 일어나지 않기 위함이며 인간이라는 존재가 이처럼 악랄할 수 있음을 알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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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달인 최건우 달마중 23
이수용 지음, 홍그림 그림 / 별숲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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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3학년 최건우 학생이 달인에 도전한다!

 

자기 소개하는 시간, 다른 친구들과 달리 잘 하는 것이 없다고 생각한 건우는 집에 와서 곰곰히 생각하다가 달인에 도전하기로 마음 먹는다. 옷 빨리 갈아 입기, 아이스크림 빨리 먹기, 아몬드 20개 집기, 철봉에 매달려 3가지 빨리 하기(옷 갈아입고, 아이스크림 먹고, 아몬드 집기) 에 도전한다. 초등학생들의 특별한 달인 되기 유튜브에 출연하게 된 건우는 사소한 것이라도 도전하게 되면 언젠가는 달인이 될 수 있다는 꿈을 가지게 된다. 

 

어른들도 한 번쯤이면 이런 고민이 하지 않았을까 싶다. 

 

내가 남보다 잘 하는 것이 뭐지? 나의 장기가 뭘까? 

 

달인은 고사하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잘 하는 것 한 두가지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1만 시간의 법칙인가, 어떤 한 분야에 1만 시간을 쏟으면 누구든지 최고의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하는 그 법칙 말이다. 1만 시간이면 대략 10년이 될 것 같다. 10년 동안 같은 일을 꾸준히 하게 되면 누구나 달인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분야의 달인일까? 10년 동안 꾸준히 해 오고 있는 일이 있다. 책 읽고 글쓰기. 정말 거짓말 하나 붙이지 않고 10년 동안 꾸준히 읽고 쓰고 있다. 그랬더니 다른 사람들에게 나를 소개할 때 이야기거리가 생기게 되었다. '책에 미친 사람' 이라는 별칭 말이다.

 

현직 교감이면서 책을 즐겨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책에 미친 교감' 이라는 별칭을 CBS 영동 최진성 아나운서가 붙여 준 적이 있다. 책에 미친 교감을 나는 '독감'으로 다시 줄였다. 강연의 자리에 가면 첫 시간에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이 있는데 어김없이 '독감'으로 소개한다. 프리젠테이션 자료에도 '독감' 이라고 한 귀퉁이에다가 표기한다. 나 뿐만 아니라 누구든지 10년 동안 책 읽고 글쓰는 일에 시간을 투자하게 되면 책의 달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열살 달인 최건우처럼, 우리도 한 번 달인에 도전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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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쓰다가 - 기후환경 기자의 기쁨과 슬픔
최우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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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한 개, 자원은 한계

 

기후위기를 맞이한 우리들에게 한겨레 환경기자인 저자가 그동안 환경을 주제로 쓴 기사를 토대로 앞으로 지구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과 본인 스스로 노력한 점, 환경 운동가들이 느끼는 딜레마, 환경과 경제가 서로 유기적으로 함께 갈 수 있는 대안들을 쉽게 풀어 썼다. 

 

책 제목처럼 우리는 한 개밖에 없는 지구를 마음껏 쓰고 있다. 탄소배출량을 감소해야 지구의 한계치를 넘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이야기가 있음에도 현재 우리의 소비 습관을 바꾸기란 좀처럼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해야 되고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일회용품을 가급적 쓰지 않는 방향으로 가야 된다는 사실을 지식으로는 알고 있으나 생활 속 실천까지 이끌어내는데에는 개인적인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저자의 말대로 환경은 정치와 함께 맞물려 돌아가는 복잡한 관계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마존 강에 살고 있는 돌고래를 취재한 기자의 글을 읽으며 바다가 아닌 곳에 돌고래가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아마존이 파괴되고 있어 멸종의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인간의 개발 욕심으로 수 많은 동식물들이 죽어가는 현실 앞에 우리의 행동을 촉구하며 불편한 진실이지만 환경이 파괴되면 결국 인류가 파괴됨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도 강조하고 있다. 

 

따뜻한 봄과 함께 찾아온 불청객 미세먼지는 이제 우리의 일상 생활과 밀접한 관련으로 연결되어 있다. 2013년부터 환경부가 초미세먼지 대가환경 기준 설정을 발표하고 미세먼지 예보제를 시행했다고 하니 거의 10년이 넘어가는 이 시점에서 미세먼지는 다른 천재지변과 맞먹을 정도로 우리의 일상을 통제하고 있다. 미세먼지 경보라도 예보되면 사실 상 야외 활동은 축소될 수 밖에 없다. 학교에 근무하다보니 민감하게 신경을 쓰는 분야가 미세먼지다. 미세먼지의 상황에 따라 학교 행사까지 변경해야 할 정도니 말이다. 

 

"환경과 관련 없어 보이거나 배타적으로 보이는 인권, 노동, 사회정의와 불평등, 세대 갈등 등의 문제들은 실은 환경 문제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109쪽)

 

앞으로 모든 정책을 빨아들이는 블랙홀과 같은 존재가 환경이 아닐까 싶다. 지금은 자연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캠페인과 환경 교육으로 나름 심각성을 알리고 있지만 앞으로는 지식은 부차적이며 과연 얼마만큼 실천에 옮기고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 환경이 더 망가지기 전에 환경 정책에 좀 더 많은 관심과 협조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당장 불편함이 있더라도 훗날을 위해 불편함을 참는 인내심이 필요한 시기다. 저자가 지적했듯이 진작 환경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저소득층, 소외계층들은 환경의 피해를 직접적으로 받고 있지만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환경 마저도 빈부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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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날아 차 - 작심삼일 다이어터에서 중년의 핵주먹으로! 20년 차 심리학자의 태권도 수련기
고선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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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앞뒤 안 가리고 욕구대로 뛰어들기에는 체력과 지력이 점점 쇠퇴하는 나이라는 걸 처절하게 깨달을 때" (97쪽)

 

저자의 이 말에 공감한다.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기에는 마음만 앞 설뿐 이제는 해 놓은 것을 추스리에게도 벅찬 나이에 새로운 영역을 도전해 가는 저자의 용기에 먼저 박수를 보내드린다. 사람마다 체질이 있다고 하더라도 건강과 다이어트에 대한 고민은 누구나 가지고 있고 도전하고 노력한다. 그럼에도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아 좌절하고 포기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에 의외의 영역에 다시 시도해 보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 속에서 50대를 살아가고 있는 중년의 모든 분들께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평범하기 그지 없는 자녀의 엄마이자 심리학을 전공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거려 주고 있는 워킹맘인 저자는  책 표지를 보더라도 알겠지만 태권도를 시작하게 된다. 가족들의 우려 속에서도 저자는 수련생 최고령의 신기록을 세워간다. 태권도를 시작하면서 하루 하루 일어난 일들과 마음의 태도들을 기록해 간다. 어렸을 때부터 움직이는 것보다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타인의 사연 듣기를 좋아했던 저자답게 글을 쓰는 필력이 예사롭지 않다. 

 

평범하게 일어난 일들도 코믹하게 그리고 진솔하게 독자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읽을 수 있도록 글을 써 내려갔다. 차 멀미보다 사람 멀미가 더 심한 저자가 생소한 장소에서 처음보는 이들과 태권도 운동을 함께 해 가는 과정이 쉽지 않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본인은 타고날 때부터 힘이 셌다고 하지만 태권도가 힘으로만 하는 운동이 아닌지라 처음에는 인내하며 버텨내지 않았을까 싶다. 시간이 지날수록 태권도의 매력에 빠져 가는 저자의 기록을 읽으면서 아마도 독자들 중에 건강에 대해, 다이어트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들이 태권도 도장으로 등록하러 갈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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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 - 휠체어 위의 유튜-바, 구르님의 유쾌하고 뾰족한 말 걸기
김지우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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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는 이겨내는 것이기보다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_124쪽

 

작년 이맘 때 쯤인가. 장애인의 날 어간에 특수 선생님들의 고충이 담긴 책 <선생님하고 나는 친하니까> 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특수학교에 다니는 장애 아동들을 담임하고 있는 선생님의 이야기였다. 선생님의 고충 뿐만 아니라 장애를 지닌 학생들의 학교 생활을 그려냈다. 장애를 지니고 학교 생활 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같은 비장애인의 한계점이다. 

 

저자는 뇌성마비 장애인이다. 걷지 못하고 휠체어를 활용하여 이동한다. 뇌성마비를 지닌 사람이 걷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저자는 이런 예를 든다. 보통 사람들이 몸이 뻐근할 때나 잠자리에서 막 일어날 때 기지개를 한다. 몸이 펴지라고. 순간은 개운하고 편할 수 있지만 기지개 동작이 오랫동안 지속된다고 생각해 보라. 몸에서 느끼는 충격이 작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뇌성마비를 지닌 사람들이 몸이 경직될 때 이런 느낌이라고 한다. 주변에서 가끔 뇌성마비를 지닌 분들을 본다. 얼굴 근육이 심하게 뒤틀린 분도 있고 걸음을 걸을 때 힘들어하는 분들도 있다. 

 

장애인의 날 쯤 되면 방송사에서 미담 사례로 장애를 지닌 사람이 불편함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방송해 주는 경우가 있다. 장애를 이기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시청자들은 감동을 받으며 박수를 보낸다. 그런데 저자도 지적했듯이 그런 감동은 오래 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잠시 잠깐 장애를 지닌 사람들의 어려움을 본다고 해서 사람들의 장애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도 마찬가지다. 나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오래 간직하다보면 실망이 커지고 자신의 정체성이 흔들 때가 많다. 

 

그래서 저자는 장애를 지닌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다른 이들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사람으로 비춰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보통 사람과 같이 사람들에게 비춰지기를 바란다. 

 

장애는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익숙해 지는 것이라는 말 한마디에 우리 사회가 가진 장애에 대한 편견을 어떻게 깨뜨려야 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또한 장애 여성이라고 띄워 쓰는 대신  '장애여성'으로 같이 붙여서 쓰자라고 강조한다. 장애와 여성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장애여성처럼 한 몸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장애와 여성을 분리할 때 마치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  여성의 역할을 할 수 없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다는 점이다.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은 그 사람의 시선을 배워가는 것이다" _129쪽

 

비장애인의 시선으로 장애인을 도우려하다보면 마치 힘 있는 사람이 약한 사람을 돕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이나 똑같은 인격체로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서는 그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걸을 수 없는 사람들의 입장에 서기 위해서는 앉아 있는 사람의 시선을 맞춰가야 한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거나 아래에서 위로 쳐다볼 때 서로의 시선 차가 달라진다. 도움을 받아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살아갈 존재다. 

 

장애인에게 주어지는 혜택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분위기도 장애인의 어깨를 짓누르는 하나의 이유다. 장애인에게는 혜택이 아니라 공정한 출발선에서 시작할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다. 장애인들은 일시적인 혜택보다는 함께 어울려 지내기를 원한다. 기적처럼 장애를 치료한 사례가 아니라 장애를 지니고 이웃들과 함께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사례가 우리들이 살아가는 진실한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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