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시간 - 바다에서 이루어진 역사적 순간들, 바다가 결정지을 우리의 미래
자크 아탈리 지음, 전경훈 옮김 / 책과함께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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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에게 필요불가결한 발견과 혁신이 일어난 곳 또한 바다였다. 역동적인 문명일수록 더욱 열렬히 바다를 대면했다. 주요 도시를 해안에 건설한 나라만이 강대국이 되었다." (206)

 

예나 지금이나 바다의 중요성이 컸나보다. 프랑스의 지성 자크 아탈리는 세계 역사의 변곡점에 '바다'를 누가 지배했느냐에 달려 있었다고 서술하고 있다. 대제국 로마가 그러했고 대영제국이 있기까지는 프랑스와의 해전에서의 승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영국이 패권을 잡기 전에는 잠깐 '네덜란드'가 유럽을 호령하던 때가 있었다. 네덜란드의 패권에도 바다의 지배권을 장악했기 때문이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식민지를 개척할 수 있었던 것도 바다를 장악할 능력이 탁월했기 때문이다. 1000년 이상 유럽을 압도한 문명을 지녔던 중국도 명나라 전까지만 하더라도 바다를 자유자재로 이용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중국이 침체되었을 때는 무엇보다 해군이 없었고, 몇 세기 동안 다른 나라와 무역을 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다. 해군력이 강했던 시기 신라, 고려 시대까지만 하더라도 왕성한 무역이 이루어졌던 반면에 구한말 쇄국정책을 국가의 기조로 삼았을 때는 제국 열강의 횡포에 끌려 다녀야만 했다. <바다의 시간>을 통해 바다를 초점으로 역사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바다가 없고, 배가 없고, 이베리아 모로코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캅카스이베리아 크림반도 스페인 페르시아만의 항구들 사이에서 상품과 함께 메시지를 전달하던 상인들이 없었다면, 유대민족은 예루살렘의 제2성전이 파괴된 뒤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 지중해가 유대교가 계속 유지되는 데 크게 기여했음에 틀림없다"(78)

 

유대교를 포함한 기독교의 전파에도 바다(지중해)가 큰 영향력을 끼쳤음을 확인할 수 있다.

 

"쿠빌라이 칸의 죽음 이후 중국에서 완전히 쇠락해버린 몽골은 크림반도 내 제노바의 교역 거점인 카파를 공격했다가 패배했다. 하지만 이때 흑사병 바이러스가 몽골인들을 통해 제노바 선박들에 전해 졌고, 이 선박들이 본국으로 돌아오자 지중해 모든 항구에 전염병이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갔다"(90)

 

바다는 전염병을 실어나르는 창구 역할을 하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프랑스는 이 재앙과도 같은 조약에 의해 핵심적인 것들을 잃었다. 특히 바다를 지배할 수 있었던 기회를 또다시 놓치고 말았다"(120)

 

수에즈 운하의 첫 삽을 뜬 나라는 프랑스였다. 유럽과 아시아를 관통하는 수에즈 운하를 통해 경제적 이익 뿐만 아니라 바다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하지만 영국의 간섭에 이어 미국의 개입으로 수에즈 운하의 지배권을 확보할 수 없었다. 파나마 운하 또한 그렇다. 프랑스 사업가가 최초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미국의 정치적 개입으로 파나마라는 신생국을 탄생시켰고 미국의 지배권 아래 놓이게 되었다. 미국이 처음으로 바다를 장악한 사건이었다. 프랑스의 바다를 향한 지배력이 생각만큼 이루어지지 않은 예다. 반면 영국은 나폴레옹 제국의 전리품을 나누었을 때 유럽 대륙의 어떠한 영토도 요구하지 않았다. 영국은 계속해서 바다를 지배하기를 원했다.

 

우리나라의 운명을 가르는 중요한 전쟁이었던 러일전쟁엥서 일본이 러시아 함대를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영국의 작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자크 아탈리는 분석한다. 발트해에서 출발한 러시아 함대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지 못하도록 차단함으로써 일본열도 근해의 전장에 합류하는 것을 방해했다. 러시아 함대가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돌아 전장에 합류하는데에는 무려 8개월이나 걸렸다. 전쟁이 끝난 후에야 도착할 수 있었기에 러일전쟁은 일본의 승리로 돌아갔다. 일본의 거침없는 조선에 대한 야욕은 러일전쟁 직후에 일어나기 시작했다.

 

프랑스와 영국과의 백년전쟁은 사실 바다전쟁이었다고 봐야 한다. 미국의 독립전쟁 또한 그 중간에 개입한 프랑스와 영국과의 바다전쟁이었다. 특히 미국의 남북 전쟁 때 남부연합으로 들어오던 1차 필수품의 해상 운송로가 모두 차단되었고 곧이어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 은행들이 파산되고 말에게 먹이는 데 꼭 필요한 소금마저 구할 길이 없었다고 한다. 결국 마지막 육상 전투에서도 남부연합은 패하고 말았다. 프랑스는 최종적으로 승리한 전투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바다를 놓쳐기에 기대 이하의 성과에 머무르고 말았다.

 

"잘 알려진 이야기와 반대로, 시간의 여명 이래 거의 모든 전쟁이 그러했듯이 프랑스 대혁명 역시 바다에서 펼쳐졌다" (128)

 

자크 아탈리는 프랑스의 엘리트 코스를 밟은 대표적인 지식인이다. 그는 <바다의 시간>을 통해 자국 프랑스가 얼마나 바다를 얻기 위해 노력했는지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세계는 바다의 활용 가치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 국가에 영향력 아래 놓일 것으로 예측한다. 중국과 미국의 패권 전쟁의 중심에는 역시 바다를 점유하기 위한 셈법이 농후에게 깔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육상의 전쟁은 바다를 통한 물자 공급 없이는 불가능하다. 지금은 세계 각국은 바다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포위, 침공, 상륙 지연, 봉쇄, 무역, 해저 케이블, 해저 자원 전유 등 분쟁적 요소가 바다와 연관되어 있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끝으로, 바다를 전 인류의 공공재산으로 오랫동안 활용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공조가 필요함을 강조하며 글을 마무리하고 있다. 폐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 동식물의 어종 감소, 기온 상승으로 인한 해수면의 상승, 부족한 식수를 대체하기 위한 바닷물을 활용한 담수 개발, 탄소 배출량 감소를 위한 해양 광물 자원의 무분별한 개발 제한 등 인류의 대량절멸을 막기 위한 국제 사회의 협력이 긴급히 필요함을 강조한다.

 

<바다의 시간>은 언제든지 인간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바다의 시간>이 다 가기 전에 소중하게 바다를 지켜내야 하는 일이 인간에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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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어린이 종교 사전
제니퍼 글로솝 지음, 존 만사 그림, 강창훈 옮김 / 책과함께어린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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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종교사전답게 세계의 대표적인 종교가 총망라되어 있다.

인도에서 시작된 종교 - 힌두교, 불교, 시크교, 자이나교

중동에서 시작된 종교 -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조로아스터교, 바하이신앙

동아시아에서 시작된 종교 - 도교, 유교, 신도

다른 대륙에서 시작된 종교 - 아프리카, 북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의 종교

저자는 모든 종교의 공통 정신으로 '황금률'을 이야기한다. 즉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도와주어야 한다는 이 정신은 기독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가 추구하는 가치관이라고 강조한다. 지역마다 발생한 종교의 면면을 보면 사람마다 신의 존재를 갈망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죽음 이후의 세계를 갈망하며 현세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를 고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때로는 종교라는 이름으로 왜곡되게 폭력을 행사하고 반인륜적인 모습을 보이는 반종교적인 모습들이 언론에 보도되곤 한다. 종교의 본질을 떠난 종교의 겉모습만 지닌 잘못된 형태로 보여진다. 진정한 종교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정교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철저히 돌아본다.

<그림으로 보는 어린이 종교 사전>에는 어린이들이 각각의 종교에 대해 알기 쉽게 그림과 간단한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칫 과학이 발달하고 문명이 진보되어가는 현대 세계에서 종교를 신화처럼 생각하는 이들도 많아지는 것이 사실이나 종교의 숭고한 정신을 책을 통해 다시 깨닫게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종교를 통해 인간됨을 다시 살필 수 있다면 좀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람의 본성은 악하고 욕심으로 가득차 있다. 이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종교는 이 사실을 깨닫게 해 준다. 어린이들도 마찬가지다. 순진무구할 것같은 어린이들도 그 마음 중심에는 '죄'가 없다고 할 수 없다. '죄'의 속성을 깨닫게 해 주는 것도 종교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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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게 아니라 틀린 겁니다 - 괄호 안의 불의와 싸우는 법
위근우 지음 / 시대의창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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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 발화란 언제나 의미론이 아닌 화용론의 영역에 있다" 

"중요한 건 원론적으로 옳은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안에서 화용론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느냐는 것이다" 287~288쪽

 

어려운 책은 사람들과 함께 나눌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내가 이해하지 못한 것을 다른 이의 생각을 통해 정리되기도 한다. 사실 이 책은 개인적으로 참 불편한 책이다. 50을 바라보는 나이, 소위 말해서 사회의 기득권층, 남성, 병영 문화를 뼈속 깊이 받아들인 세대, 가부장적 문화에서 살아본 세대가 저자의 생각에 모두 다 받아들이기에 책장을 쉽게 넘길 수 없었다. 가령 페미니즘만 해도 그렇다. 여성과 남성의 관계를 살펴보고, 여성이 사회 제도및 관념에 따라 억압되고 차별받고 있다는 것을 밝혀내는 여러 가지 사회적, 정치적 운동과 이론을 가리키는 개념이라고 하지만, 수용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책의 말미에서도 저자가 말했듯이 화용론 측면에서 우리 사회 현상을 서술했다고 이야기한다. 

 

화용론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자. 

 

▶'화용론(話用論)'은 '언어 분야 전문 용어'로서 '말하는 이, 듣는 이, 시간, 장소 따위로 구성되는 맥락과 관련하여 문장의 의미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려는 의미론(意味論/여기서는 '단어와 문장의 뜻과 실제 상황에 나타나는 발화(發話/소리를 내어 말을 하는 현실적인 언어 행위. 또는 그에 의하여 산출된 일정한 음의 연쇄체.))의 뜻을 연구하는 학문')의 한 분야'입니다.

예를 들어 집 안에 환기가 필요한 경우, 직접 "창문을 열어 환기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집 안이 좀 답답하지 않아?", "창문을 좀 열었으면 좋겠는데."와 같이 문장을 단순히 글로만 보지 않고 여러 맥락 등을 통해 그 의미를 파악하는 것을 '화용론적('화용론'에 바탕을 둔. 또는 그런 것.) 접근'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 네이버 지식in-

 

즉, 맥락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공적으로 의사소통을 하게 될 경우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다른게 아니라 틀린 겁니다>의 책 내용을 보면 화용론보다 의미론에 치중하고 있다는 의견이 있다. 공적으로 주요 쟁점들을 다루고 있으면서 맥락에 치중하기보다 의미에 치우친 것은 아닌가라는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책의 내용 전부를 평가절하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읽은 내내 불편했다. 보통 우리는 이런 말을 많이 해 왔다.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고. 그런데 저자는 다른 것이 아니라 틀린 것이라고 외친다. 적당히 넘겨서는 안되며 반드시 틀린 것을 지적하고 고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혐오, 차별, 정체성 등 각계 각층에서 무의식적으로 틀리게 사용되어 온 언어라든지 사고 방식을 비판하고있다. 

 

한 문장의 길이가 제법 긴 편이다. 문해력이 초보이신 분을은 읽어내기 어려운 부분이 몇군데 있다. 짧게 이해하기 쉽도록 써 내려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용기있게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대중매체에서 불편한 진실을 독자들에게 고발한다. 그가 예로 든 사례들은 논거를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다. 논거 자체를 의심할 필요는 없을 듯 싶다. 다만, 독자들 중에는 저자와 생각의 대척점에 있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불편하더라도 저자의 생각을 외면하기보다 한 번 쯤 정독해서 읽어볼 것을 권한다. 다변화된 우리 사회에 나와 정반대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나도 읽는 내내 불편했던 것이 사실이다.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체 넘어간 부분도 있다. 한 번 더 정독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혼 전에는 남녀 차별에 대해 수긍하면서 결혼 후에 완전히 달라진 배우자의 모습을 보고 실망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결혼이라는 환경이 사람을 완전히 바꾸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결혼은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집안끼리의 연결이기 때문일 것이다. 결혼한 당사자의 생각도 중요하지만 그들을 지배하고 있는 집안의 문화방식과 가치관이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비판적 사고는 시간이 지날수록 갈등으로 증폭되거나 희석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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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교육과정 재구성 - 아홉 가지 수업 이야기
조호제 외 지음 / 박영스토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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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 재구성에 대한 논의가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학생에 눈높이 맞는 수업을 위해 교육과정 재구성은 필수다. 교과서 순서대로 수업하는 것과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수업하는 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전자는 호기심과 창의성에 있어서 둔감할 수 밖에 없다. 반면 후자는 교사도 능동적일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먼저 알아차린다.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창의성을 유도해 낼 수 있게 된다. 교과서 수업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단, 교사가 자신이 맡고 있는 학생들의 삶과 연관지어 좀 더 창의적인 수업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재구성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한다는 말이 무엇일까?

 

교육과정을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을 교육과정 문해력이라고 말한다. 국가에서 최소한 요구하는 성취기준 즉 학생이 도달해야 하는 기준이 있다. 성취기준을 이해하고 분석한 뒤 평가계획을 수립하고 평가에 적합한 학습 내용을 선택한 다음 학습 활동을 전개해 간다면 이것은 교육과정 재구성의 첫 단추를 끼웠다고 말해도 좋을 것 같다. 교과 안에서 영역 간 통합으로 재구성을 시도할 수 있다. 가장 쉬운 것은 아마도 교과서 내용 순서를 재배열하는 것일 수 있겠다. 내용 교과인 국어과 또는 사회과 교과 내용을 교사 수준에서 재배열하여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다. 교과간 연계하여 성취기준을 가져 온 뒤 주제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할 수 있겠다. <on 교육과정 재구성 아홉 가지 수업이야기>는 다야한 교육과정 재구성 수업 실천 사례가 담겨 있다. 나에게 맞는, 내가 가장 끌리는 재구성 방법부터 시도해 보면 좋을 듯 싶다. 반복해서 하다보면 나만의 재구성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교육과정 재구성은 학생을 위한 것일 수 있겠지만 어떻게 보면 제일은 교사를 위한 것이다. 교사가 적극적이고 흥미있어야 학생들의 자발성을 끌어낼 수 있다. 학교 공동체가 내 마음에 들 때 교사들은 각자 스스로 자발성을 발휘하여 소속감을 갖고 나만의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교사가 교육철학을 가지고 교육과정을 재구성한다는 것은 분명한 방향을 설정했다는 의미일게다. 교과서에 의존하기 보다 교사 개인의 교육철학을 우선 순위에 두고 교육과정을 읽고 분석한다는 의미이다. 우리 학급 1년 동안의 로드맵을 전체적으로 그리고 교과마다 제시하고 있는 성취기준을 재배열하여 1년의 교육 설계도를 가지고 있을 때 곧 교사 수준의 교육과정을 완성하는 것이다. 교사 교육과정의 시작은 교육과정 재구성에서 시작된다.

 

같은 교과 같은 성취기준이라도 평가 계획이 다를 수 있고 학습 내용이 다를 수 있다. 학습 활동은 학급마다 다양하게 전개될 것이다. 교과서 순서에 의해 진행되는 수업은 모든 학급이 같을 수 밖에 없다. 교육과정 재구성은 학급마다 빛깔을 돋보이게 한다. 성취기준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이 다양하다는 뜻이다. 목적지는 같다. 성취기준에 도달하는 목적지는 같더라도 올라가기 위한 경로가 제각각이다. 학생의 특성이 다르고 살아온 배경이 다르기에 학습 내용은 학생의 눈높이에 따라 다양하게 뽑아내야 한다. 교육과정 재구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이 학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설계할 수 있는 넉넉한 시간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학급 배정이 무엇보다 빠르게 진행되어져야 한다. 자신이 맡을 학년 학급이 빠르면 빠를수록 결정되어질 때 교육과정 재구성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행정적 지원도 빨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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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거기서 멈추면 안 되니까 - 학교가 이래도 되나, 삼영 샘의 엉뚱한 생각
강삼영 지음 / 양철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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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을 함께 가던 교감선생님 한 분께서 태워주셔서 고맙다며 책 한 권을 선물해 주셨다.  

 

『교육, 거기서 멈추면 안되니까』

 

나는 누군가로부터 책 선물을 받을 때 가장 기쁘다. 책 한 권을 받으면 어떻게든 읽어내고 나름 내 생각을 덧붙여 서평을 남긴다. 관심사 밖의 책도 읽어내려고 노력한다. 자꾸 읽다보면 어느새 적응해 간다. 책을 받은지 십여일이 지났다. 서재에 고이 모시고 있었는데 오늘에서야 책장을 펴게 되었다. 저자의 성함은 많이 들었다. 그러나 뵌 적은 한 번도 없다. 그의 책을 읽어보며 기록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저자는 초등학교 교사로, 도교육청 대변인으로, 특수학교 교장으로 지금은 도교육정책의 컨트롤타워격인 기획조정관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교육정책에 밝을 것이다. 저자의 초등학교 교사 시절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써 내려갔던 그만의 일기를 책에서 살짝 공개하고 있다. 그 기록이 없다면 기억을 소환하더라도 완벽하게 구현해 내지 못했을 것이다.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힘들고 기쁜 일들을 기록해 놓는 것이 무척 중요한 것 같다. 하루 하루 살아내기도 힘든 교사들에게 하루의 일과를 기록으로 남겨 보라는 얘기는 자칫 사치스러운 이야기가 될 수 있겠지만은 훗날 자신의 삶을 성찰해 보는데는 일기만한 것이 없을 듯 싶다. 

 

나도 올해부터 일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반 강제적으로 일기 쓰는 일이 숙제였기에 그날 그날 일기를 써 버릇했던 것 같다. 그 일기장은 남아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워낙 많이 이사를 다녔으니 말이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때는 전혀 쓰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군대 시절 쓴 일기장이 아직 남아 있다. 내가 보관하고 있는 일기장 중에 가장 오래된 국보급 존재물이다. 초임 교사 시절 뭔가 쓴 것 같은데 남아 있는 것이 없다. 자녀를 기르면서 몇 해 쓴 일기는 띄엄 띄엄 존재한다. 그러다가 한 동안 안 쓰다가 2021년 1월 1일부터 일기를 다시 쓴다. 한달 전의 일기를 읽어보면 오래 전 이야기처럼 느껴질 정도로 하루 하루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한다. 

 

『교육, 거기서 멈추면 안되니까』 는 저자의 30년 가까운 교육 일기라 여겨진다. 교육에 관한 남다른 소신을 굽히지 않고 실천하며 살아온 이력들이 글 속에 담겨 있다. 누군가는 동의할 내용이고 어떤 이들에게는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부분도 있을게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교육 철학을 소유하고 있고 그것을 멈추지 않기 위해 지금도 달려가고 있다. 교사라면 자신만의 교육 철학이 존재해야 한다. 바람따라 흔들리는 철학이 아닌 분명하고 확실한 철학이 바탕이 되어야지만 흔들리지 않고 오랫동안 교직을 수행할 수 있으리라.

 

나에게도 오래전부터 가진 교육철학이 있다. 학급을 맡았을 때에는 교실 뒷편 게시판에 꼭 이런 문구를 붙여 놓았다. 

 

"군사처럼, 농부처럼, 경기하는 자와 같이" 

 

상당히 전투적인 용어다. 구호에 담긴 의미를 간단히 말하자면 이렇다. 군사처럼, 목숨을 건다. 한 생명에게 목숨을 건다. 지면 죽는거다. 따라서 생명을 살리기 위해 군사처럼 살아가자는 내 자신을 향한 명령이다. 농부처럼, 땀을 흘려야 한다. 그래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 공짜는 없다. 흘린 땀만큼 정직하게 열매 맺는 삶을 살고 싶다. 경기하는 자와 같이, 교직을 마칠 때까지 끝까지 완주하는 삶이다. 내게 맡겨진 아이들도 이렇게 키우고 싶었다. 

 

교육의 성패는 교사에게 달려 있다. 아무리 그럴듯한 정책도 교사가 움직이지 않으면 빛 좋은 개살구가 된다. 교사의 자발성이 관건이다. 교사의 자발성은 철학의 유무에 달려 있다. 철학은 소신이다. 교육에 대한 소신 말이다. 교사도 사람인지라 완벽하지 않다. 스스로 부족함을 알아야 교만하지 않는다. 사람은 변질된다. 자신도 모르게 교만하게 된다. 성을 빼앗는 것보다 자신의 마음을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 매일 매일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서는 분명한 기준점이 있어야 한다. 사람의 목소리에 흔들리지 않는 척도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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