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교육, 광장에 서다 - 검은 점들이 한목소리로 외치는 교육 개혁
실천교육교사모임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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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교육은 갈수록 교육보다 행정에 치중하고 있다. 교원의 증가율보다 교육청 일반직의 증가율이 높다는 통계만 보더라도 교육 당국은 교실보다는 교육청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나 싶다. 학생수의 감소로 교원의 수를 늘릴 수 어렵다는 논리라면 당연히 일반직의 수도 줄여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인데 말이다. 급격한 시대의 변화로 학생과 학부모의 기대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수십 명의 아이들을 한 교실에 몰아 놓고 가르치던 시대는 과거의 산물이다. 학생 수에 따라 교원 수급, 교육 재정을 끼워 맞추기보다 다양화된 사회에 걸맞게 새로운 시각으로 교육을 바라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열악한 교육 환경 속에서도 교육이 지탱해 왔던 것은 최소한의 교육에 대한 존중과 예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이를 불문하고 일선의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학교에 대한 존경심이 남아 있었던 때에는 콩나물시루와 같은 교실에서도 분명히 교육은 진행되어 왔었다. 학생을 맡아 수업과 생활지도를 하고 있는 교사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열정과 소신을 가지고 교육을 실천해 올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신뢰는 땅에 추락했고 교사를 상대로 고소와 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이유는 딱 하나다. 자신의 자녀가 손해를 보고 상처를 입었다는 극히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서 말이다. 부끄러운 사실은 우리나라 현재의 법도 교사의 손을 들어주기보다 터무니없이 주장만 내뱉은 소수의 몰지각한 학부모님이 악용하기 쉽게 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교사에게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라는 무언의 압박이 있다. 교사는 지금까지 학교의 현장의 소리를 부르짖지도 못했다. 사명감이라는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윤리적 책임으로 교단을 지켜왔다. 사회는 학교를 자신의 욕구를 대리 만족시켜 주는 장소로 생각한다. 교사는 언제라도 부르면 달려와주는 배달원 취급을 하고 있다. 수면 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수많은 교사들이 보호받지 못한 환경 속에서 교육을 해 오고 있다. 교사들이 검은 점들이 되어 광장에 모인 이유는 딱 하나다. 제대로 교육하고 싶다는 의지다. 소신껏 교육할 테니 최소한 법적 보호 장치를 마련해 달라는 얘기다.  

 

권리를 누림에 있어 반드시 병행해야 하는 일이 책임이다. 권리와 의무는 공존해야 빛을 발한다. 교사의 권리도 마찬가지다. 교육을 할 수 있는 권리와 함께 교사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교육의 한 주체라 불리는 학부모도 마찬가지다. 학교 구성원들은 각자 맡은 역할을 법적인 보호를 받으면서 권리와 의무를 함께 해 나가야 한다. 특히 나와 같은 학교 관리자는 시대적 변화에 발맞추어 리더십의 방향을 수정해 가야 한다. 지시와 통제는 형식적이며 일회적인 효과만 나타날 뿐이다. 자발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학교 내 분위기를 조성해 가야 하며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소통의 자리에 나서야 한다. 상명하달식 시스템에 의한 학교 운영이 아니라 교직원들과 논의와 소통을 통해 함께 운영해 가는 학교 시스템을 구축해 가야 한다.  

 

갈 길이 멀수록 한 발자국을 발을 떼는 것이 중요하다. 보이지 않는 길이라고 해서 멈춰서는 안 된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다. 실패를 통해 방법을 찾는다. 모두가 똑같을 수 없다. 생각이 다르다고 경멸해서도 안 된다.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 함께 할 때 교육이 변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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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부모의 탄생 - 공동체를 해치는 독이 든 사랑
김현수 지음 / 우리학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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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한민국 교육이 흔들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교육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교사가 존중받고 자존심이 짓밟히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모습은 정반대다. 학부모의 갑질은 도를 넘고 있다. 자기 자식을 위해서라면 뭐든 하고야 말겠다는 돌격대원이 된다. 자기 자식이 조금이라도 상처를 받으면 물불이 가리지 않고 학교로 쫓아오고 성질을 부린다. 그 학부모에게는 학교는 화풀이 대상이 되고 교사는 분풀이 대상이 된다. 사과를 받아야 직성이 풀린다. 자녀를 볼모 삼고 학교 위에 교사 위에 군림을 한다. 나는 현직 교감이다. 25년 이상 학교에 몸을 담고 있으면서 최근 몇 년 동안 괴물과 같은 학부모를 자주 접한다. 아쉽게도 괴물 같은 학부모를 제지할 수단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우리 법의 현실이다.  

 

교사들이 마음껏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괴물 부모의 습관적 이상 행동을 막는 법이 절실하다. 학교는 늘 죄인이다. 정당한 교육 활동임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라도 아이가 다치면 가슴을 쓸어내린다. 심지어 아이의 말만 듣고 교사가 잘못인양 다짜고짜 따지는 학부모들을 많이 본다. 교감이 죄송하다는 말을 연거푸해도 자기 하고 싶은 말을 해야 그제야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전화를 끊는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되면 다시는 가만두지 않는다는 엄포와 함께 말이다.  

 

이게 우리 학교의 모습이다. 사회학적으로 분석한 괴물 부모의 탄생은 오래전부터 예견되어 왔던 일이다. 일본과 홍콩에서는 이미 몇 해 전부터 학교 위에 군림하는 학부모들의 이상 행동들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다고 하니 새로운 일도 아니다. 우리도 이런 불행한 전철을 밟고 있다고 하니 가슴이 아프다. 괴물 부모를 막아내는 일은 학교만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다. 학교가 무슨 권한이 있길래 괴물 부모의 출현을 제지할 수 있을까. 온 국민이 함께 교육을 지켜내야 국가의 미래가 온전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학교를 지켜내고 교사를 수호해 주어야 한다.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괴물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학교에서 금방 드러난다. 혼자 무언가를 결정하지 못한다. 늘 어두운 모습을 지니고 있다. 부모의 강압된 양육으로 조용한 듯하나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산과도 같다. 괴물 부모가 만들어낸 불행한 결과다. 자녀는 부모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도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괴물 부모에게 있어 자녀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대리 만족 수단이다. 불행히도 괴물 부모의 출현 빈도는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경쟁 사회일수록 더더욱 그렇다고 한다. 학벌 사회는 부모의 괴물화를 가속화한다.  

 

나는 괴물 부모가 아니겠지라고 생각하는 부모가 있다면 정직하게 진단을 받아 볼 것을 권한다. 자녀의 문제 앞에 통제 불능해지는 것이 부모이기 때문이다. 괴물 부모는 누구든지 될 수 있다. 괴물 부모가 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방법에 달리 뾰족한 방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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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은 총을 부르고 꽃은 꽃을 부르고 - 열 편의 인권영화로 만나는 우리 안의 얼굴들
이다혜.이주현 지음, 국가인권위원회 기획 / 한겨레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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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을 생각한다는 건 이 험한 세상을 함께 아름답게 살아갈 방법을 고민하는 일이다" 

 

이 책의 서문에 나온 글이다. 인권은 소수를 위한 다수의 배려다. 인권은 더불어 함께 살아가기 위한 다수의 용기 있는 선택이다. 타인의 기본적인 권리를 존중하고 이해를 넘어 함께 하고자 함은 저항이며 자기 자신과의 끊임없는 싸움이다. 복종하는 일이 큰 무리가 없는 일이며 나만 불편하지 않으면 의도적으로 불편한 장면을 피하면 아주 쉽게 살아갈 수 있지만 조금이나마 그 불편함을 해소하고 개선하고자 한다면 불편함이 곧 나의 문제가 되고 만다. 인권이 어려운 과제인 이유다. 

 

시대에 따라 큰 이슈가 되는 인권들이 있다. 한국 사회에 대두되고 있는 인권의 문제들을 하나하나씩 짚어가며 평상시에 간과하고 넘어갔던 장면들을 다시 떠오르게 만든다. 사람의 관점에 따라 판단하는 바가 다르기에 인권의 문제는 항상 논쟁과 대립이 뒤따른다. 민주주의 사회는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되 논의를 통해 조정할 수 있는 사회라고 본다. 책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의 주제들도 다양한 논쟁을 피할 수 없다. 노인 인권, 장애인 인권,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관한 인권 등은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 모두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인권 인식 개선을 위해 인권 영화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이 책의 탄생 배경도 인권 영화에서 시작되었다. 단편 영화이긴 하지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불편한 마음으로 책을 읽겠지만 기존의 편견들을 재조정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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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날 678 읽기 독립 2
이은서 지음, 천유주 그림 / 책읽는곰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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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동화를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을 깨닫는다. 스스로를 보게 되고 가족들의 존재도 깨닫는다. 동화 속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고민도 해결한다. 동화 속에서 자신의 아픔을 알아주는 친구를 만난다.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혀야 하는 이유다. 아인슈타인은 훌륭한 과학자가 되려는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많이 읽으라고 했다.

 

동화를 가리켜 심리학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동화에는 사람 내면의 심리가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화를 치유의 심리학이라고 한다. 

 

동화 속 1학년 예원이의 심리 변화를 살펴보면 처음에는 아픈데 학교 가라고 하는 엄마의 태도에 원망과 서운함이 그려진다. 친구 미나의 도움을 받고 학교 보건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감정에 변화가 일어난다. 아픈 날 학교 가라고 하는 엄마의 태도를 이해하게 된다. 아픈 날 어쩔 수 없이 학교로 보내는 엄마의 마음을 느끼게 된다. 원망하고 서운한 마음에서 미안한 마음으로 바뀐다. 

 

어릴수록 자주 아프다. 겨울철이면 감기와 독감을 달고 산다. 아이들이 많이 모여 있는 교실에서는 한 사람이 감기 걸리면 어김없이 다른 친구들에게 전염된다. 아픈 날 집에서 푹 쉴 수 있는 아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아파도 학교에 가서 아파야 한다. 동화 속 예원이를 읽으면서 많은 아이들이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예원이를 자신과 동일시하며 위로를 얻고 그럴 수밖에 없는 부모의 모습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동화를 읽지 못하고 자란 아이들은 나이를 먹고 키가 크더라도 정서적인 발달이 느릴 수 있다. 타인을 공감하는 능력은 읽기를 통해 체득할 수 있다. 동화 속 수많은 등장인물을 떠올리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섭게만 생각했던 학교 보건실이 아픈 날 나를 따뜻하게 보호해 주는 장소임을 동화를 통해 선입견을 깨뜨려줄 것이며 아픈 주사를 놓아주는 보건 선생님이 아니라 감기 똑 떨어지게 따뜻한 유자차를 끓어주시는 분이 보건 선생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동화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마음 상처도 치료해 준다. 아픈 날 어른들도 몸과 마음을 위로받고 싶어 한다. 함께 아파해 줄 친구를 필요로 한다. 동화를 통해 어릴 적 추억을 돌아보며 나와 함께 해 주었던 소중한 친구들을 기억하게 해 준다. 

 

아이들이 아팠을 때 집에서 쉬게 해 주지 못하고 등 떠밀다시피 학교로 보내며 퇴근길에 애 셋 모두 데리고 늦게까지 진료하는 소아과병원을 순례했던 옛 기억이 '아픈 날' 동화를 읽으면서 마음은 아팠지만 그래도 아빠로서 열심히 살아냈던 그때 그 시절이 추억의 한 장면으로 다시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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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으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 일기 쓰는 세 여자의 오늘을 자세히 사랑하는 법
천선란.윤혜은.윤소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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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삶을 공개한다는 것은 무척 큰 용기가 필요하다. 남녀의 차이가 없겠지만 섬세하고 좀 더 개인 사생활을 보장받고 싶은 쪽은 여자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작가의 삶을 살고 있고 편집자의 삶을 살고 있는 공통점을 소유한 세 사람이 '일기'라는 공통분모로 함께 자신의 삶을 오픈한다는 것이 참신한 아이디어인 것 같다. 일기를 공유하고 삶을 나누는 사이라... 팟개스트는 나에게 친근한 채널은 아니지만 이미 '일기떨기'라는 방송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들이 책으로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태세다.  

 

힘들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젊은 독자들에게 위안이 되는 글들을 넌지시 던지고 있다. 글을 쓴 이들은 자신의 삶을 수다 떨듯이 내뱉은 말들이라고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공감으로, 위로로, 도전으로 받아들이지 않을까 싶다. 나도 저자들처럼 일기를 공개하고 있지만 최소한의 방어막을 치고 있다. 누군가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는 내용은 숨기거나 멀찍이 돌아서 쓴다. 그나마 공개된 곳에 글을 쓴다는 나름의 용기를 스스로 자랑하고 있지만 이 책의 저자들만큼은 과감성이 떨어진다. 

 

최근 일기로 글감으로 하는 책들이 쏠쏠하게 눈에 띈다. 김난희 작가의 스타벅스 일기로 비슷한 유형의 책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 역사에서 일기는 글의 단골 소재였다는 생각이 든다. 이순신의 난중일기, 조선 왕들의 은밀한 일기라 할 수 있는 승정원일기 등 일기는 극히 개인적인 글이지만 동시에 많은 독자들에게 관심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교사 시절 학급을 운영하면서 학급 일기를 함께 쓰도록 한 적이 있다. 한 권의 공책을 준비해서 학급이라는 공통 주제로 모든 아이들이 자유롭게 돌아가면서 쓰는 일기를 추구한 적이 있다. 지금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없지만 학급 일기를 통해 나름 공통분모를 만들고 학급 공동체를 만들어갔던 추억이 있다. 

 

우리도 저자들처럼 자신과 비슷한 취미를 가지고 있는 분들과 함께 일기 형식을 빌려와 함께 나눔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수다 떨듯이 일기를 함께 써 내려가면 나름의 힐링 포인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숨 막힐 정도로 폐쇄적인 삶을 살아가는 이 시대에 일기로 생각과 삶을 공유한다는 것은 아마도 혁신적인 아이디어일 것 같다. 일기를 함께 공유할 친구를 찾아보면 의외로 많지 않을까? 나처럼 교감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도 교감의 생활을 글로 적고 공유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함께 친구를 맺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다 보면 생각지도 못하는 성장을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책 제목처럼 엉망이지만 열심히 살고 있는 부분들을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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