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자치, 이렇게 해요! - 읽으면 즐겁고 곁에 두면 든든한 학생자치 길잡이
김영훈 외 지음 / 에듀니티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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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시골 초등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열정이 많으시고 젊으신 교장선생님께서 부임하셨다. 제일성으로 하신 말씀 중에 하나가 아직도 인상적이다. "학생이 기획하는 행사를 추진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자치라는 개념이 학교에 들어오지 않은 때였기에 교사들 모두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만하더라도 왠만한 학교 행사는 담당 교사가 기획하고 교장선생님의 결재를 받아 교내 교직원들에게 공유하고 추진했던 때라 과연 '학생이 기획하는 행사'를 추진한다는 것이 무엇일까? 과연 실현 가능한 일일까? 고민이 한 두가지 아니었다. 당시 나는 교무부장이었기에 더욱 고민이 되었다. 

 

지금은 보편화되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아침 조회 시간에 학생들이 사회를 보고, 학생들이 발표를 하며 교장선생님은 단지 특별한 날에 특별한 주제로 학생들 앞에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색적이었다. 학생 조회 뿐인가? 마을 잔치라고 할 수 있는 운동회, 학예회, 지역사회 행사 등 대부분을 학생들이 전면에 나서서 했으니 당시에는 파격적이었다. 

 

자치란, 스스로를 다스리는 경험이라고 한다!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스스로가 주인이 되어 행사를 주관하고 참여한다면 그것보다도 더 훌륭한 자치의 경험은 없을 것으로 본다. 대한민국 초중등교육법에 명시되어 있다시피 우리나라는 교육을 통해 학생들을 민주시민으로 자라게 하는 것이 교육의 목표로 되어 있다. 민주시민은 학습으로 되어지는 것보다 경험하면서 배우는 것이 효과가 더 크다고 한다. 초등학교에서부터 실수가 있겠지만 스스로 작은 것부터 경험한다면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면 성숙한 민주시민으로서 자질이 함양되지 않을까 싶다. 학생들 스스로 자치회를 꾸려 자신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들을 기획하고 예산을 활용하는 방법과 학생들을 참여시키는 방법들을 경험한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 민주시민교육이 어디에 있을까 싶다.

 

작은학교급에서 전교생이 다함께 모이는 다모임을 통해 학교의 크고 작은 일들을 학생의 눈으로 보고 참여할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해 내고 문제를 함께 해결해 가면 좋겠다. 학생수가 많은 학교급에서는 학생자치회를 구성하여 대의원들이 학급의 대표로 의견을 취합하여 대신 전달하고 학생자치회의 구성원들은 토론 과정을 거쳐 자치회가 해야 할 일들을 확정하고 이것을 토대로 활동을 전개하나간다면 그것이 바로 자치요, 민주시민으로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초등자치, 이렇게 해요!>에는 학생 자치회를 꾸리는 방법, 학생 자치회를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학생 자치회에 필요한 예산을 어떻게 신청하고 사용해야하는지에 대해 꼼꼼하게 사례를 들어 안내를 해 주고 있다. 교사의 역할은 조언자이자 설계를 도와주는 퍼실리테이터의 역할이다. 활동하는 것이 더디고 미숙하다고 해서 교사가 전면에 나서면 학생들은 교사를 의지하게 되고 수동적일 수 밖에 없게 된다. 교사는 인내심을 가지고 디딤돌의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 이 대목에서 교사의 수고가 클 수 있겠다. 학생자치회 업무를 맡은 교사의 혼자 일이 아니라 학교를 구성하는 구성원들이 다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고 도와준다면 더더욱 좋을 것 같다.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자치'를 경험하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학교의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 특정한 몇 명의 교사의 열정만으로는 오래가지 못한다. 교사들의 공감대를 얻어내는 일, 시행 초기 담당 교사의 헌신과 열정, 학교 운영자의 마인드가 함께 어울려져야 실천 가능할 수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학생자치회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고, 학생들을 시민으로 키우는 일에 참여하는 교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초등자치, 이렇게 해요!>가 좋은 길잡이가 되리라 생각된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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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 코인시장의 큰손, 블록체인의 미래를 만드는 7가지 에너지
김준형.레오 지음 / 학고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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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등학교 12년간 교과 과정에 '투자'가 빠진 것은 아쉬운 일이다. 학교에서 역사는 가르치면서 자본주의 발전과 인류의 생활방식을 변화시킨 기술의 발전, 기업의 역할에 대해서는 가르치지 않는다. 수학은 가르치면서 그 수학이 기업을 분석하는데 어떻게 쓰이고, 주식에 투자할 때에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해 가르쳐주지 않느다" (5쪽)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바꾼 나라가 있다. 엘살바도르.

소비자 물가지수를 알 수 있는 인플레이션 현황(2021년 7월 기준)을 보면 세계 최고로 소비자 물가지수가 높은 나라는 베네수엘라-아르헨티나-터기 순이다. 반면 가장 안정화된 수준을 보이는 나라로는 일본-스위스-홍콩-중국 순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2.6%로 중간 정도다. 엘살바도르가 법정 화폐를 비트코인으로 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국민의 70%가 은행계좌나 신용카드가 없으며 해외 거주 노동자들의 거둬들이는 수입이 국내 총생산량의 20%를 차지하고 있어 송금수수료를 무시못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이 모든 것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금융의 변화 속도를 보면 왜 비트코인이 디지털 자산으로 향후 탈중앙집권화를 막으며 새로운 화폐 대체제로 활용할 수 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금융 수단이 전 세계적으로 전파된 속도를 보면 주식회사는 296년, 증권거래소는 155년, 펀드 102년, 뮤추얼 펀드 74년, 사모펀드 59년, 주가지수 선물거래 14년 ETF 9년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디지털 자산의 전파 속도는 어떨까? 미국의 테크기업인 페이스북도 암호화폐로 연동하기 시작했고, 트위터도 조만간 암호화폐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기업으로 삼성과 한화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미 네이버와 카카오는 자체 암호화 화폐 링크를 운영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부의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나온 산물이자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지위에 대한 도전이다

 

그렇다면 디지털 자산이 화폐냐 아니냐의 여부가 중요한 관건이다. 지금까지 화폐의 진화를 보면 물물교환, 금, 동전, 지폐, 카드, 전자화폐 순으로 발전해 왔고 이제 암호화폐를 논할 때다. 처음에 지폐 대신 신용카드가 나왔을 때 사람들 사이에서 반응이 엇갈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과연 신용카드를 화폐를 봐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점을 제기한 이들이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은 지폐보다 신용카드가 더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듯이 암호화폐가 상용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다수 의견이다. 

 

앞으로 미래 핵심 콘텐츠 소비층인 Z세대를 중심으로 암호화폐를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암호화 폐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연령대가 Z세대라는 점이다. 단, 믿음만하고 건실한 암호화폐만이 앞으로 소비자의 선택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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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시티 Rome City - The Illustrated Story of Rome
이상록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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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책을 보면 가슴이 뛴다. 내용이 어떨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펼친다. 그리고 두 가지 반응이 나타난다. 정말 한 줄 한 줄 꼼꼼하게 읽어가야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 있고 이번 책은 약간 힘들게 읽어가야겠다, 대충 읽어도 되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 있다. 아무리 새 책이더라도 늘 가슴이 뛰는 것은 아니다. 어떤 책이라도 나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은 꼭 있다라는 생각을 가진다. 책을 읽고 서평이든 감상글이든 메모 요약이든 정리로 남기는 이유 중에 하나가 여기에 있다. 이번 책과함께 출판사에서 기획하여 야심차게 독자들에게 선보인 책은 다름아닌 여행책이듯 하면서도 역사책으로 분류해도 좋을 듯한 두 가지가 혼합된 책이다. 저자가 직접 그린 삽화는 명화를 빰치게 한다. 보통 여행 가이드책이든 역사책이든 그 지역의 생생한 생동감을 살려내기 위해 현실성 있는 사진들을 촬영하여 싣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번 책은 손수 저자가 그려낸 그림이 주를 이룬다. 

 

<로마 시티> ROME CITY는 우리가 다 잘 아는바처럼 작은 소도시에서 시작된 이름이다. 이탈리아 반도에는 도시국가들이 오밀조밀하게 서로를 견제하며 균형있게 발달하고 있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었다. 그런데 작은 도시 '로마'가 훗날 '로마제국'이 된 이유가 무엇인지 저자는 역사적 기록을 간단하면서도 핵심을 간파하여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기록이라도 서술된 용어가 어렵다거나 지나치게 길고 자세하게 나열되어 있으며 거부감부터 드는 것이 사실이다. 독자 한 사람이라도 더 끌어당기기 위해 서술하는 방식도 독자들이 친근감 있는 소재들을 던지며 시작한다. 현재 이탈리아 수도 로마를 여행하는 여행자의 시선으로 도시 자체를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수도 서울을 홍보하고 자랑하는 다양한 글들과 사진 속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것이 유물, 유적들이다. 5천년 역사 속에 수 많은 전쟁과 도굴을 통해 사실상 남아 있는 것이 많지 않은 상태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역사의 흔적들을 보기위해 많은 외국인들이 서울을 방문하고 있다. 이처럼 수 천년의 역사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로마는 걸어다니는 보도블럭, 발에 차이는 돌조각, 눈에 보이는 기둥 모두가 최소한 일이천년이 넘는 유적, 유물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로마라는 작은 도시국가가 왜 대제국이 되었는가? 라는 말을 하다가 갑자기 샛길로 빠진 것 같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면 로마는 권력이 철저하게 분립되어 있었다. 행정 책임자인 집정관, 국회처럼 행정 권력을 견제하는 귀족으로 이루어진 원로원, 시민들이 중심이 된 호민관이 각각 어느 1인이 권력을 독점하지 않도록 정치 시스템이 되어 있었다. 특히 행정 책임자인 집정관은 임기도 고작 1년뿐이었고, 집정관을 역임한 이는 누구나 할 것 없이 반드시 변방으로 나가 있어야했고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야 다시 집정관에 도전할 기회가 주어졌다. 로마가 추구한 정치 시스템을 '공화정'이라고 한다.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하고 주어진 역할에 따라 책임있는 시민으로 살아가도록 되어 있는 시스템이었다. 로마가 천 년 넘게 제국의 위용을 떨칠 수 있었던 것은 공화정 제도가 뒷받침하고 있었던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작은 도시국가 '로마'가 영역이 넓어지고 인구가 늘어나면서 제국을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제정'이라는 정치 시스템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황제라 칭하는 '카이사르'가 로마에서 시작되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카이사르는 최고 권력자들 칭하는 대명사가 되었다. 탁월한 정치 지도자가 카이사르가 되었을 경우에는 그야말로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었지만 악명 높은 이가 집권했을 경우에는 나락의 길로 치달을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제정 시대를 오래동안 끌어갈 수 있었던 것은 카이사르가 될 수 있는 조건이 누구에게나 문을 열려 있었다는 점이다. 로마제국의 카이사르 중에는 심지어 노예 출신도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이런 파격적인 신분 상승은 없었다. 

 

<로마시티>에는 이렇게 길고도 긴 로마제국의 역사가 정말 쉽게 쉽게 기술되어 있다. 로마사에 입문하는 독자가 있다면 여행하듯 역사와 함께 로마 도시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에도 로마에는 2천년 전에 설치된 수로가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 최초의 상하수도 체계를 설계한 이도 바로 로마제국이었고,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고 이야기하듯 군 보급품과 신속한 병력 이동을 위해 만들어 놓은 도로 포장길은 현재에도 사용할 정도로 과학적이고 기술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코로나-19 나 종식된다면 로마 시티에만 한 달 살기를 하면서 역사의 흔적들을 살펴보면 어떨까 행복한 상상을 해 본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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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리 포트만의 새로 쓴 우화
나탈리 포트만 지음, 재나 마티아 그림, 노지양 옮김 / 개암나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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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 아인슈타인은 생전에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많이 읽을 것을 권유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동화에는 사람들의 내면 심리가 녹아있기 때문이다. 재미로만 읽어도 좋지만 재미를 넘어 인간의 존재의 본질을 탐구할 수 있는 좋은 재료가 바로 동화이기 때문이다. <나탈리 포트만의 새로 쓴 우화>에는 3편의 동화 그 중에 우화가 담겨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우화들이다. '거북이와 토끼', '아기 돼지 삼 남매', '시골 쥐와 도시 쥐'. 이 이야기들을 모른다고 하면 정말 간첩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할 것이 다 아는 우화 중에 대표적 작품들이다. 언제 읽어도 새롭게 다가오는 것은 우화 속에는 캐도 캐도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시대를 초월하는 의미들을 발견하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머리만 커지는 지식만 먹어서는 안 된다. 마음도 커져야 한고 생각도 깊어져야 균형있게 자랄 수 있다. 우화는 마음 속 광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하는 좋은 재료다. <나탈리 포트만의 새로 쓴 우화: 거북이와 토끼>를 통해 세월이 지나고 과학문명이 발달하더라도 꾀보다는 성실함이 정답임을 깨닫게 해 준다. 스스로를 돌아보게 할 것이며 성실한 모습을 살아가는 가족들의 존재도 깨닫게 해 줄 것이다.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고민들도 거북이와 토끼라는 주인공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며 아픔을 알아주는 친구로 거북이와 토끼를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우화는 아이들에게 있어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마음 속 치유의 심리학이 될 것이다!

 

 

<나탈리 포트만의 새로 쓴 우화: 아기 돼지 삼 남매>는 꾀 부리다가는 한 방에 푹 갈 수 있다라는 충격적인 교훈을 넌지시 던져준다. 대충 대충 살다가는 정말 중요할 때 쥐도새도 모르게 파멸에 이를 수 있음을 귀여운 아기 돼지들의 모습을 통해 보게 될 것이다. 어른들이 백마디 잔소리 하는 것보다 우화 속 장면 이야기를 직접 읽거나 들려주는 것이 효과 만점이다. 우화 속 아기 돼지 삼 남매 나름대로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자신과 비슷한 캐릭터를 통해 아이들은 그들과 나름대로 자신의 생각을 나눌 수 있을테고 그렇게 살지 말라고 충고하면서도 동시에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게 되는 반사이익도 얻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우화의 이야기는 아이의 마음 속 우주를 출렁이게 한다. 정갈한 우화 한 편이 아이 마음 속 우주를 확장시키는 것이다. 아이들이 읽어낼 힘이 없다면 주위 어른들이 시간을 내서라도 직접 들려 주어야 한다. 결정적인 순간을 놓치면 나중에 들려주면 되겠지라고 생각할때면 이른 늦었다! 골든 타임이 기억하라! 어릴수록 귀에 들려주라!

 

<나탈리 포트만의 새로 쓴 우화: 시골 쥐와 도시 쥐>는 도시에 간 시골 쥐가 무서운 경험을 한 뒤로는 자신이 나고 자란 한적한 동네가 최고임을 깨닫는 우화다. 고양이가 끔찍하게 덤벼드는 장면도 우화를 통해 듣게 되니 그렇게 잔혹하게 들려지지 않는다. 우화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기도 하다. 시골 쥐와 도시 쥐의 이야기는 실제 아이들의 삶과 아주 깊은 관련이 있는 이야기다.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삶의 부익부 빈익빈이 갈수록 태산이 되는 세상 속에 물질문명의 대명사 도시와 쇠락해 가는 지역인 시골을 대비하는 이야기는 결코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라고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주는 듯 싶다. 우화를 통해 현실을 넘어 아이들이 꿈꾸는 세계도 그려보면 좋을 것 같다

 

우화는 사실의 이야기가 아닌 진실을 말하는 이야기다! 진실은 사실의 뒷편에 숨겨져 있다. 우화를 통해 아이들이 진실을 바라보는 안목이 깊어지리라!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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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필수 자신 있게 따라 쓰기
좋은친구 편집부 지음, 황명석 그림 / 좋은친구출판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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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의 바른 글씨 예찬론

 

나는 지금 현직 교감이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일이다. 강원도 산골 학교에서 5학년과 6학년을 한 교실에서 가르치던 시절이다. 일명 복식학급 담임교사였다. 학교 전교생 수가 30명 남짓했다. 교사는 딱 3명. 5학년과 6학년을 모두 모아 봤자 10명이 안 됐다. 학기 초 의욕적으로 담임교사인 내가 직접 학습지를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3월부터 12월까지 우리 반 아이들을 위해 나만의 학습지를 손수 제작했다. 그 학습지에는 <초등 필수 자신있게 따라쓰기> 처럼 바른 글씨체를 위해 따라 쓰기란을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따라 쓸 글자들은 학교 이름, 학교의 교목, 마을 이름 등 학생들과 친숙한 이름들을 따라 쓰도록 구성했다. 수학적 창의적을 길러 주기 위한 코너, 영어, 재미난 퍼즐 등 다양하게 학습지 한 쪽 지면을 빼곡히 채워 아침 활동거리로 내 주었다.

 

아이들 중에 특별하게 아직도 기억나는 학생이 있다. 당시 6학년 이었던 김*민, 고*현 학생이다. 기억이 생생하게 나는 이유는 정말 글씨체가 똑발랐다. 격자 정사각형 칸에 글자 한 자 한 자를 또박또박 써 냈다. 1년 내내 말이다. 뭉툭한 연필을 손에 꼭 쥐고 힘껏 눌러 쓴 흔적이 학습지에 고스란히 남았다. 약간 비뚤어진 글씨는 지우개로 지워 다시 고쳐 쓴 흔적까지 남길 정도로 정성껏 글씨를 썼던 학생들이다.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 분명 자신의 주어진 역할들을 성실하게 감당하며 살고 있지 않을까 싶다. 

 

이에 비해 오늘날 학생들은 어떨까? 아이패드, 키보드, 스마트폰 등 IT 도구의 발달로 글씨를 쓸 기회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지금의 아이들을 가리켜 '포노사피엔스'라고도 하지 않나. 정말 직접 손 글씨를 써 보낼 기회가 많지 않다. 가정에서는 물론이거니와 학교에서도 글 쓸 기회가 많지 않다. 대부분 교실 안에 있는 커다란 TV화면에 의지하여 학습 활동을 한다. 고작 종이에 쓸 일이 있다면 자신의 생각 몇 자 적는 일 밖에는 기록하는 활동이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보니 상급학교로 진학하더라도 글씨 모양이 나아지지 않는다. 손에 필기도구를 쥐어본 적이 없으니 자신의 이름 석 자 쓰는 것도 지렁이 기어가듯이 흘려 쓸 뿐이다. 학생들만 그럴까? 아니다. 학교에 있어보면 성인이 된 교직원도 매 한가지다. 가끔 서명부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쓴 것을 보면 어른 글씨체라기보다는 초등학생 글씨체처럼 보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과연 글씨를 바르게 쓰는 것이 필요할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이 대신 해 주고, 사물인터넷의 발달로 말로 명령을 내리는데 과연 글씨를 쓸 필요가 있을까라고도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중요한 것을 결정하고 서명을 할 때, 직접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들을 종이에 써야 할 일들은 시대가 변하더라도 없어지지 않는다. 결정적인 순간에 정갈한 글씨체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면 그것이 결국 다른 사람들과 구별된 모습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본다. 

 

바른 글씨체는 바른 자세에서 시작된다. 힘주어 또박또박 정성껏 시간을 들여 쓰는 행위는 신체적으로 바른 자세를 갖게 만들어준다. 글씨를 쓰기 위해서는 손에 힘을 줄 수 밖에 없다. 손가락 근육을 움직여 주니 뇌의 활동을 활발하게 만들어준다. 어릴수록 글씨 쓰기를 권장해야 하는 이유가 뇌의 발달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 뿐인가. 바른 글씨체는 자신감을 갖게 해 준다. 나와 같은 세대의 사람들은 제법 자신만의 멋드러진 글씨체를 간직하고 있다. 서명을 할 때에도 나만의 글씨체로 종이에 족적을 남긴다. 젊은 교직원들이 서명지에 씌여진 글씨체를 보고 '글씨가 참 멋있다' 라고 한 마디씩 하곤 한다. 나와 비슷한 세대의 선생님들의 글씨체는 하루이틀만에 만들어진 결과물이 아니다. 오랫동안 써 온 나날들의 흔적들이다. 반면 글씨를 많이 써 본 적이 없는 분들은 글씨가 가벼워 보인다. 


글씨 연습은 어렸을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반복적 훈련이라 생각하고 글씨를 써 보면 노력한 것만큼 글씨의 모양이 잡힌다. <초등 필수 자신있게 따라쓰기>와 같은 교정본을 따라 쓰다보면 어느새 글씨가 바르게 잡혀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 쓰도록 견본으로 나온 글들이 우리말 동시, 이솝 우화에 나온 글들이라 글씨체를 만들어가기도 하지만 어휘와 문장의 이해도를 높이는 능력도 덤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에 맞게 재미난 그림을 보고 따라 쓰도록 구성되어 있다. 어른들 글씨 교정할 때도 사용하면 좋을 듯 싶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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