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을 읽다
서현숙 지음 / 사계절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년원에 있다고 해서 학생이 학생이 아닌 것은 아니다. 학생은 학교 밖에 있다고 해서 학생이 아닌 것도 아니다. 성장하는 가운데 있는 학생은 어른처럼 완벽(?)하지 않다. 행동이 굼뜨고 감정도 시시각각 변한다. 불규칙적으로 생활하고 답답하게 보이는 것이 한 두개가 아니다. 그래도 학생은 학생이다. 학생은 어른들이 늘 품어주어야 할 대상이다. 약간 정해 진 경로에서 이탈했다고 해서 학생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면 그 학생은 갈 곳이 마땅하지 않다.

 

저자 서현숙 선생님은 소년원에서 정기적으로 국어 수업을 했다. 수업에 참여한 학생도 들쑥날쑥했다. 저자도 처음에는 선입견으로 학생들을 만났지만 만나면 만날수록 소년원 학생들도 학교에 있는 학생들만큼 순수하고 학생다운 모습이 있음을 발견한다. 단지 소년원 출신이라는 딱지 때문에 사람들이 따가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지 소년원 학생들도 여느 학생들처럼 웃고, 즐기고, 먹고 싶은 것 마음껏 먹고 싶은, 가족들과 오붓하게 생활하고 싶은 평범한 학생이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소년 판사로 유명한 천종호님은 <내간 만난 소년에 대하여>에서 재판정에서 만난 소년들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소년의 비행은 소년의 것이 아니라, 사회의 것입니다"

 

"아이들은 리트머스 시험지 같은 존재입니다. 아직 스스로 자신을 보호할 힘이 없는 아이들에게는 주위 환경의 영향이 절대적입니다"

 

"비행 청소년들에게도 새로운 삶의 기회를 줄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사회적 낙인 때문입니다"

 

저자 서현숙 선생님을 따라서 작가와의 만남 시간을 갖기 위해 소년원 학생들을 만난 작가들도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이거다. 만약 소년원에 있는 학생들도 따뜻하게 보호해 줄 부모가 있었다면, 가정이 있었다면, 어른이 있었다면 지금 여기에 있을 필요가 없는 학생들이라고. 

 

선입견이 무섭다. 나도 대학 시절 춘천 교도소를 몇 번 방문한 적이 있다. 교도소에 들어가기 전 나도 모르게 잔뜩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 재소자들 앞에서 기타를 들고 찬양을 인도하는 역할을 맡았다. 첫날은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나서 몇 번 재소자들 앞에 서니 그들의 표정이 눈에 들어왔고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들도 똑같은 사람이었다. 단지 교도소 안에 있다는 것만 다를 뿐이었지. 

 

새학기가 되면 누구나 긴장된 마음을 갖게 된다. 교사들은 어떤 학생들을 만나게 될까? 어떤 학부모를 만나게 될까? 함께 할 동료 교사들은 누굴까? 등 새로운 만남에 대해 설레이면서도 알게 모르게 긴장하게 된다. 나도 마찬가지다. 요며칠전 인사발령이 났다. 무척 많은 교사들이 바뀌는 해라 걱정이 컸다. 신규 교사도 다섯 분이 오신다. 경력 교사도 세 분이 새로 오신다. 발령이 나면 늘 꼬리처럼 따라오는 것이 있다. 선생님에 대한 소문 말이다. 좋은 얘기도 따라오지만 부정적인 얘기도 어김없이 따라온다. 저자가 '소년을 읽은 것'처럼 나도 새로 오시는 '선생님을 읽어야' 한다. 어떻게 읽어야 할까? 저자는 책을 매개로 엄청난 소년들을 읽었다. 나는 선생님들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겉모습보다는 중심을 볼 수 있도록 귀를 열고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누어야 할지 않을까 싶다. 학기가 시작되면 좀처럼 시간 내기 어려우니 가급적 2월 한 달 간 대화의 시간을 많이 가져야겠다. 

 

책이라는게 참 신기하다. 대화의 소재가 되고 마음 문을 여는 열쇠와 같다. 같은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것은 평범한 것이 아니라 엄청난 일임을 다시 깨닫게 된다. 가능하다면 선생님들과도 독서모임을 가질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삶을 나눌 수 있을 것이고, 학교 안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나눔을 통해 상처가 더 이상 곪지 않도록 배려해 주고 살펴줄 수 있을 것 같다. 고민과 걱정거리를 함께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바쁜 학교 일상 속에서 과연 가능할까 싶지만 생각만해도 흐뭇해진다. 

 

https://blog.naver.com/bookwoods/222589282289

<교사여서 다행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모 역할 훈련 토머스 고든의 '역할 훈련' 시리즈 1
토마스 고든 지음, 이훈구 옮김 / 양철북 / 200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나 부모가 될 수는 있어도 아무나 훌륭한 부모는 될 수 없는 것 같다. 아이가 태어나면 저절로 부모가 된다. 그러나 저절로 부모다운 부모가 되는 것이 아니다. 시행착오를 경험하면서 뒤늦게 부모다운 부모가 되는 경우가 있지만 그러기에 흘러간 시간이 너무나 아쉽고 자녀들에게 미안한 마음 가득하게 된다. 그렇다면 부모가 되기 전 또는 부모가 되고 나서 후회하기 전에 부모다운 부모가 되기 위해 <부모역할훈련>에 관심을 가지면 어떨까 싶다. 

 

2002년에 나온 책이긴하지만 20년 지난 지금도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시대가 지난다고 해서 부모의 역할이 완전히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각 시대마다 부모에게 요구하는 가치들이 다르긴 했지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앞으로도 변화되지 않을 것이다. 바로 부모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라는 가치말이다. <부모역할훈련>은 저자가 다양한 부모와 상담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부모역할훈련(P.E.T)을 받기 전과 후의 차이점도 담아냈다. 부모역할훈련의 기본은 '적극적 듣기'에서 시작된다. 자녀의 나이에 상관없이 자녀들의 이야기를 조건없이 들어주는 자세가 부모에게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듣기가 아니라 적극적 듣기다. 무슨 말인고 하니 적극적 듣기는 '자녀의 감정'을 읽어내는 듣기를 말한다. 부모와 자녀가 갈등이 생기는 시작점은 '감정'에서 비롯된다. 자녀를 하나의 인격체로 받아들이지 않고 감정을 무시해 버리면 부모가 아무리 좋은 말을 하더라도 먹히지 않게 된다. 오히려 반항하고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진다. 

 

자녀의 감정만 잘 받아내도 그 부모는 자녀와의 관계에서 성공한 것이다.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일뿐일까. 부부 사이에도 감정을 소중하게 읽어내고 수용한다면 갈등은 대부분 해소된다. 직장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교사와 학생 사이, 교사와 교사 사이, 교사와 교장(감) 사이에서도 서로 간에 감정만 잘 읽어내고 받아준다면 정말 살맛나는 관계가 될 것이다. 적극적 듣기는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읽어내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저자는 부모와 자녀 사이에 갈등이 생겼을 경우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3가지를 이야기한다. 방법1, 방법2, 방법3 이라고 통칭하며 최종적으로 누구도 지지 않는 무패의 방법인 '방법3'을 사용할 것을 권유한다. 방법1은 부모가 권위를 가지고 자녀를 누르는 대화법이다. 부모의 경험은 전부 옳기에 어린 자녀들의 행동에 즉각적으로 개입하여 수정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는 방법이다. 이에 따른 결과는 자녀가 반항, 소극적, 무책임하게 되어 버린다는 점이다. 방법2는 부모가 자녀에게 져주븐 대화법이다. 무조건 자녀의 요구의 들어주며 갈등을 벗어나는 방법이다. 이에 따른 결과는 자녀는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되어버린다는 점이다. 방법1과 방법2는 한 쪽은 이기는 것이지만 한 쪽은 지게 된다. 반면 '방법3'은 무패의 방법이다. 즉 부모도 자녀도 모두 지지 않고 모두 이기는 대화법이다. 부모는 자녀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품을 내어주는 것이고, 자녀는 부모를 존중하는 범위 안에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게 된다. 참 이상적인 방법이다. 그렇다고 해서 실천이 아예 불가능한 방법은 아니다. 그렇기에 부모역할훈련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힘을 사용하면 영향력을 잃게 되고, 힘을 포기하고 사용하지 않으면 영향력을 획득하게 된다" (257쪽)

"사람은 다른 사람에 의해 강요된 결정 사항보다는 의사 결정 과정에 함께 참여하여 결정한 사항에 대해 더 강한 실천 의지를 느낀다" (267쪽)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존중하기 위해서는 지켜야 할 몇 가지 룰이 있다. 힘을 가진 자가 스스로 힘을 내려 놓는 일이고, 다양한 의견을 듣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일이다. 소중하지 않는 자녀가 세상에 어디에 있을까? 부모라면 자녀가 성숙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인내하며 기다려줄 수 있는 마음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 직장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신규 직원이 공동체 안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열어 들어주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급할수록 천천히 가야 한다. 천천히 가는 게 더 정확할 수 있다.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는 주종관계가 아니다. 자녀가 책임있는 사회의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가정에서부터 몸소 본을 보이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 부모다운 부모가 되기 위한 훈련은 멈춰서는 안 될 것 같다!

 

https://blog.naver.com/bookwoods/22258317006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참 눈치 없는 언어들 - 알쏭달쏭하다가 기분이 묘해지고 급기야 이불킥을 날리게 되는 말
안현진 지음 / 월요일의꿈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어라는 게 참 묘하다. 의식하지 않으면 상대방보다는 '나' 중심적으로 사용하게 되니까 말이다. 저자는 자기 중심적인 언어 습관을 우회적으로 '참 눈치 없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내성적이고 다수의 사람들과의 관계보다 혼자서 일을 하는 것을 선호하는 저자는 책날개에 자신을 '눈치가 빠른 편이다' 라고 소개하고 있다. 눈치 없는 언어들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눈치 빠르게 살기 위해서는 행동 뿐만 아니라 언어를 적합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저자의 암묵적 주장처럼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공감하듯이 일이 힘든 게 아니라 관계가 힘들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관계가 힘들다는 것은 곧 말로 상처를 주고 상처를 입는다는 말이다. 상급자 뿐만 아니라 동료 요즘은 후배들에게도 언어 폭력을 당한다고 하니 '언어'를 눈치 있게 사용하는 것이 왜 중요한 지 알 것 같다. 

 

저자는 눈치 있는 언어 사용법에 대해 5개로 구분해서 전달하고 있다. 자신의 생활을 예로 들어 독자들이 자신과 같이 눈치 없는 언어를 사용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담겨 있다. 오랫동안 관행처럼 쓰여 왔던 언어에 새로운 뜻이 담겨 있고 또 새롭게 해석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언어도 시간이 지날수록 의미가 달라지는 것처럼. 일상에서 자주 들어왔던 말에도 어원을 거슬러 찾아가보면 평소에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놀라운 의미가 담겨 있음을 새롭게 알게 된다. 언어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지만 아무나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책장을 덮으며 생각하게 된다.

 

예전에 읽었던 책 중에 이런 말이 생각난다.

'핑계 없는 무덤 없다'

언뜻 이 말은 핑계 대지 말라! 시간이 지나면 다 들통 난다라는 식으로 해석되어 왔다. 그런데 어원을 찾아 설명해 놓은 글을 읽어 보니 미처 생각지 못한 어휘의 뜻을 알게 되었다. 등산을 하다보면 인적이 드물지만 햇볕이 잘 들어오는 곳에 꽤 값비싼 비석이 세워져 있고 잘 정돈되어 있는 무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무덤을 자세히 보면 무덤을 중심으로 주위에 반원을 그리듯 뭔가를 둘러싼 것이 어김없이 있다. 이것을 '핑계' 라고 불렀다고 한다.

 

아하! '핑계 없는 무덤 없다' 라는 말은 무덤을 만들 때 반드시 핑계를 만들어야 했던 당시 장례 문화를 말하는 것이었다. 이처럼 <참 눈치 없는 언어들>에서 저자는 사람들이 자주 쓰는 언어의 어원을 조사하여 원래의 뜻을 명확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특히 '죽음' 과 관련된 언어를 소개하고 있다.

 

232쪽. 대다수에 들어가다.

 

여기에서 '대다수' 란 현재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보다 이미 죽은 사람의 수가 훨씬 많다 라는 뜻이라고 한다. 고로 대다수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은 이미 죽은 사람의 반열에 들어가고 싶다는 뜻을 자신도 모르게 하고 있는게다. 

 

236쪽. 농장을 사다.(미국 표현)

 

미국에서는 목숨을 걸고 전투기를 몰던 조종사들은 농장을 사는 것이 그들이 가장 바라는 행복이었다고 한다. 농장을 산다는 것은 결국 교전 중에 조종사가 죽어 사망 보험금이 유족들에게 지급되었고, 유족들은 그것으로 농장을 샀다는 이야기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끝으로 저자는 언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언어는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해상도이다" (97쪽)

 

- 섬세한 언어는 세상을 보다 정교하게, 디테일하게 인식하게 만들고, 나아가 감정과 기분을 섬세하게 표현하게돕는다! (97쪽)

 

언어 감수성이 필요한 때다. 같은 언어라도 좀 더 그 언어가 담고 있는 뜻을 생각하고 사용한다면 '눈치 빠른'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다. 

 

https://blog.naver.com/bookwoods/22258317006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교사, 평가에 질문하다 - 평가를 둘러싼 교사 공동체의 학습, 실행, 성찰의 기록
이은상 외 지음 / 푸른칠판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평가의 본질은 무엇일까?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서열을 짓기 위한 것이 아니다. 학생들이 중도에 학습을 포기하지 않고 학습의 흥미를 이어갈 수 있도록 개인별 맞춤형 피드백을 통해 최종적으로 좀 더 깊은 학습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평가의 내용은 당연히 수업 안에서 이루어진 과정이다. 그 수업은 학생의 삶과 맥락이 담겨져 있는 교육과정이기도 하다. 평가의 방식은 다양한 유형에 따라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평가에 앞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지점은 근본적인 질문이 아닐까 싶다. 

 

근본적 질문 : 교육의 본질적 가치는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학생과 교사가 더 많이, 더 자주, 의미 있는 소통을 할 수 있을까? " (198쪽)

 

지금까지 평가는 형식적으로 치우친 면이 없지 않았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첫째는 평가 대상인 학생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평가에 대해 피드백을 해 주기가 시간적으로, 체력적으로 역부족이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물론 저자들은 이런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하여 테크놀로지를 적절하게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일명 '하이터치 하이테크 학습'이다. 자세한 설명은 175쪽에 나와 있으니 참조하길 바란다.

 

실질적인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두 번째 이유는 '일체화'에 있었다. 교육과정과 수업과 평가가 동시적으로 이루어져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분리'되어 있었던 점을 놓칠 수 없다. 교사와 학생이 분리되어 있는 점, 학생과 교육과정이 분리되어 있는 점, 수업과 삶이 분리되어 있는 점 등은 평가의 본질을 살릴 수 없었고 단지 점수만 확인하는 도구로 평가가 이루어져 왔다. 따라서, 평가의 본질을 다시 찾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으로 수업이 이루어져야 하듯이 수업이 곧 평가가 되어야 한다. 수업과 평가가 분리된다면 학생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교사, 평가에 질문하다>는 평가의 본질을 찾기 위한 법령 읽기로 시작된다. 초중등교육법이 말하는 '평가'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법령을 벗어나면 관행을 따를 수 밖에 없지만 법령을 해석하면 오히려 교사들이 법령 안에서 자유롭게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책의 장점 중의 하나는 평가에 대한 이론적 설명이 탄탄하게 기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론과 실천은 같이 분리할 수 없다. 명확한 실천을 위해서는 이론으로 무장되어 있어야 한다. 평가에 대한 이론적 배경은 초중등을 구분하지 않는다.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나 평가가 추구하는 본질은 같다. 책의 후반부는 중학교 평가 사례로 내용이 채워져 있으나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에 대한 고민은 모두가 고민해야 하는 지점이기에 공통사항이라고 본다. 

 

다소 딱딱한 내용일 수 있겠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꼼꼼히 생각하며 읽어낸다면 단연코 최근 평가 패러다임의 고수가 되리라 생각된다! 교육과정과 수업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평가'를 건너뛸 수 없다. 피해야 할 영역이 아니라 함께 동시에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평가를 완전정복하기 위한 지침서로 일독을 권한다. 

 

https://blog.naver.com/bookwoods/22258317006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모와 십대 사이 우리 사이 시리즈 2
하임 기너트 지음, 신홍민 옮김 / 양철북 / 200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청소년기에 있는 자녀를 둔 부모들은 늘 노심초사 자녀의 표정과 말 한마디에 가슴을 쓸어내릴 때가 많다. 자녀가 어린이였을때와 비교하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도 많다. '버르장머리 없다', '내 아이가 변했다', '나중에 뭐가 될련지 걱정이다' 등 대부분 자녀들의 장래를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저자 하임 G. 기너트 박사는 사춘기 시절을 지내고 있는 부모들을 상담한 사례들을 책 속에 담아냈다. 부모 교육서인셈이다. 그러나 단순히 이래저래해야 한다는 식의 지식을 가르쳐주는 책이 아니라 직접 부모와 상담하는 과정에서 부모 스스로가 깨달을 수 있도록 사고를 전환하는 과정, 자녀 양육 태도의 지향점 등을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크게 <부모와 십대 사이>에 생기는 갈등 영역을 중심으로 책이 구성되어 있다. 외국 사례이긴 하지만 청소년들은 국적을 떠나 모두 성장하는 과정에서 보편적인 진통을 겪고 있는 것 같다. 성에 관한 그들의 욕구, 부모가 기존에 자신들에게 보여 주었던 양육 태도에 대한 반항, 호기심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변할 수 있는 마약, 음주, 흡연에 관한 십대들의 생각에 부모들이 어떤 시선을 가져야 하는지 독자들의 몫으로 넌지시 던져주고 있다. 

 

부모는 왜 십대 자녀들과 갈등을 겪고 있는가?

속 시원한 해결점은 없을까?

 

첫째, 부모가 가지고 있는 자녀관에 따라 갈등의 양상이 다르다는 점이다. 

 

"십대 아이들을 존중하는 것은 그들을 단 하나뿐인 독특한 개인, 부모와는 다른 한 인간으로 인정하는데서 출발한다" (45쪽)

 

부모가 자녀를 자신의 소유로 생각할 때 배신감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반대로 자녀가 부모를 자신의 소유로 생각할 때도 마찬가지다. 서로 간 인격을 존중하고 나와는 다른 존재임을 인정할 때 갈등의 국면에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 

 

둘째, 부모가 자녀를 믿고 기다려줄 수 있을 때 자녀의 말과 행동을 넉넉히 받아 줄 수 있다. 성급할수록 자녀와의 마찰은 불가피하다. 부모는 변호사가 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변호사는 범죄와 무관하게 피고인을 변호한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정상을 참작할 만한 상황이 없는지 찾아내고 도움과 희망을 주려고 노력한다" (72쪽)

 

자녀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검사의 눈으로 조목조목 마음에 안 드는 점을 파헤치기보다는 변호사의 입장에서 자녀를 도와주기 위해 노력할 때 십대를 둔 자녀와의 관계를 원만하게 지속해 갈 수 있다. 

 

셋째, 부모 세대와 십대는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십대들은 또래들에게 인정받고 싶어한다고 한다. 외모에 신경을 쓰는 이유도 친구 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십대들은 성장 중에 있다. 현재진행형이다. 사는 만큼 배울 것이고 경험하는 만큼 부모처럼 성숙해 질 것이다. 다만, 지금은 변화 중에 있을 뿐이다. 

 

십대를 자녀로 둔 부모도 배워야 한다. 자녀와의 대화 기술만 배워도 덜 싸운다. 서로 간에 상처가 줄어든다. 칭찬만 하더라도 뜬구름 잡듯이 추상적으로 칭찬하기보다 노력한 점, 성취한 결과, 느낌에 대해 구체적으로 하라고 말한다. 

 

"직접 인격을 칭찬하는 것은, 햇빛이 직접 내리쬐는 것과 같아서 사람을 불편하게 하고 눈을 부시게 한다" (136쪽)

 

또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점은 부모들 자신이 어렸을 적 경험했던 상처들이 고스란히 지금의 자녀들에게 전가된다는 점이다. 좋든 나쁘든 부모들이 가지고 있는 내면 아이는 계속해서 십대 자녀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https://blog.naver.com/bookwoods/22258317006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