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있는 것들에 대한 태도
김기석 지음 / 비아토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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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석 목사님이 생각하는 성경적 가치 태도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이 땅의 교회가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조롱거리가 된 이유를 알게 된다. 향기 나는 하나님의 사절이 되기 위해 우리의 기도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하나님이 쓰고 계신 구원의 이야기가 우리 삶 속에 드러나게 하옵소서.

눈에 보이지 않아도 구원의 이야기가 우리 삶과 역사의 이면에 지속되고 있음을 알게 하옵소서.

삶이 곤고할수록 예수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길고 고달픈 겨울과 같은 인생길을 견뎌내게 하옵소서.

세상의 유혹 앞에 흔들리는 우리의 마음이 안돈되길 원합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것도 당연한 것이 없음을 압니다.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들이 하나님의 선물임을 알게 하옵소서.

세상의 모든 미물이 하나님의 은혜의 세계 안에 있습니다.

하나님을 중심에 모시고 사는 것 자체를 복으로 알게 하옵소서.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삶을 조율하고, 그 뜻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바치며 사는 것이 복임을 알게 하옵소서.

하나님의 뜻을 내팽겨치고 복에만 매달려 살아왔음을 고백합니다.

이미 받은 은혜가 큰 데도 그것에 대해 감사하기보다 결핍에만 눈길을 주며 살아왔음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세상이 말하는 가치 태도는 분명하다. 돈, 명예, 권력이 최고의 가치다라고 주입한다. 생각 없이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세상의 가치를 쫓아 지금도 분주하게 살아간다. 가난하고 힘들어하는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보다 나 혼자만이라도 성공의 대열에 합류해야 된다는 각오로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하나님마저도 도구로 활용한다. 기도는 복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여긴다.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사랑은 형식만 있지 실천적 태도는 거의 전문한 상태다.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저자는 이렇게 살면 안 된다고 호소한다. 

 

저자의 성경을 바라보는 관점이 남다르다는 것을 발견한다. 약자를 위한 성경 해석이다. 도움이 필요하고 사랑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예수님이 이 땅에 살았던 것처럼 오늘날 교회가 성경의 말씀처럼 약자를 위해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힘을 가진 자들은 지배를 포기하고 모든 사람을 기꺼이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땅의 교회가 다른 단체들보다 더 많이 나눔과 봉사와 기부와 희생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 있는 자리에 따라서 똑같은 현실도 달리 보이는 것처럼 교회가 높은 자리에 있으면 낮은 곳을 볼 수가 없다. 교회는 이 땅의 병든 자와 가난한 자와 약한 자와 함께 있어야 한다. 저자는 개신교 목사임에도 불구하고 카톨릭 수녀, 수사, 지도자들의 책들을 읽고 본받아야 할 점들을 과감히 도입하고자 노력한다. 심지어 타종교의 미담사례로 소개하고 있다. 편협한 사람은 사랑보다 저주를 하게 되고 포용보다는 비판을 앞세운다고 한다. 그리스도 예수를 향해 가는 그 중심만 흔들림 없이 붙잡고 나아간다면 세상이 교회를 새롭게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변화를 뜻하는 한자 새로운 신()은 서 있는 나무를 도끼날로 내려칠 때 나무가 느끼는 아픔 혹은 그때 번져 나오는 생생한 향기라고 저자는 풀이한다. 새로움은 아픔이 동반한다. 변화는 아픔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리스도인들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현실에 안주하는 방식들을 버리고 좁은 길, 고난의 길을 가고자하는 결단이 있을 때 세상이 새로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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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느림에 기대어
김기석 지음 / 비아토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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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우리 같은 시민들이 살아가기가 힘든 세상이다. 코로나19가 일상화되고 이제 곧 있으면 실내 마스크 해제도 눈 앞에 두고 있지만 찌들고 녹록치 않은 삶은 예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음울한 느낌이 든다. 새해 첫 날, 그리고 설날을 보내긴 했지만 희망찬 생각들은 그때만 잠깐일뿐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숨이 막혀 올 때가 종종 있다. 가정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식들이 부모 뜻대로 자라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욕심인가. 부모인 우리 세대와는 전혀 다른 가치관과 삶의 태도를 보이는 자식들을 보며 화가 나기도 하고 낙담된 마음이 음습해 오기도 한다. 자식들만이라도 밝게 자라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가득하지만 자식들을 키워왔던 지나온 세월이 후회가 되기도 한다. 자식 때문에 웃고 우는 것이 부모의 심정이라. 

 

참 위로가 되는 책을 만났다. 나를 돌아보게 책이다. 김기석 목사님의 깊이 있는 편지글이다. 코로나19를 맞이하여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방침 때문에 오랫동안 교우들을 대면으로 만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저자는 보고 싶은 마음 가득 담아 틈틈히 편지로 교우들을 문안했다. 편지의 서두는 평안과 은총을 빌며 시작한다. 편지를 쓸 당시사회적 상황 때문에 힘들어 하고 지쳐 있는 교우들을 대상으로 썼다. 힘이 되고 싶고 위로를 전해 주고 싶어 하는 담임 목회자의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편지글은 저자가 소속되어 있는 교회 교우들에게만 읽혀질 내용이 아닌 것 같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읽어도 전혀 이상할 것 없을 정도로 공감이 되는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인생에서 가장 힘겨운 시간을 견디고 있는 모든 이들을 은총의 큰 손으로 감싸 주시기를 하나님께 청할 뿐입니다. _32쪽

 

이 책에서 저자는 다수의 책들을 인용했다. 책 읽는 내내 평범한 편지이기보다 마치 한 편의 설교를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동안 저자가 얼마나 깊이 있는 독서 생활을 해 왔는지 느낄 수 있었다. 출판사에서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친절하게 책의 앞부분에 사무실을 배경으로 일을 하고 있는 저자의 사진들을 흑백으로 실어 놓았다. 꾸밈이 없고 정갈한 모습이다.

 

편지 글마다  주제에 맞게 그동안 읽어왔던 책에서 저자가 먼저 감동받고 도전되었던 문장들을 가지고 왔다. 깊이 있는 문장들때문에 편지를 읽는 독자들의 눈길이 오랫동안 글에 머무를 것이라 생각된다. 아마도 저자가 인용한 책이 무엇인지 궁금해질 것 같다. 아니 그 책을 당장이라고 구해서 읽어 볼 마음이 들 것 같다. 고전에서 길어온 문장들은 각자 처한 환경이 다르더라도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저자가 편지마다 가지고 온 문장들도 그렇다. 두고 두고 메모해 두고 읽어보고 싶을 정도다. 저자가 가지고 온 문장들은 아주 오래된 책에서 가지고 온 것도 있고 장르도 무척 다양하다. 시, 소설, 평론, 심지어 강원도 삼척의 한 초등학교 선생님(권일한)이 아이들과 만든 문집의 동시에서도 가지고 왔다. 

 

저자는 과연 어떻게 그토록 오랫동안 변함없이 독서를 생활화 할 수 있었을까 궁금하다. 목회라는 특수한 직업적 특성도 있었겠지만 아마도 인간의 본성을 깨닫기 위한 노력의 과정이 아니었을까 싶다. 교회가 사회를 품기 위해서는 시대적 소명과 방향을 먼저 읽어갈 수 있어야 한다. 목회자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여러 지혜들을 책이라는 우물에서 길어 마셔야 한다. 

 

저자가 책에서 가장 강조한 부분은 그리스도인의 삶이다.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에 교회를 구성하고 있는 그리스도인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간곡한 부탁조로 이야기하고 있다. 베드로 사도가 고백했던 것처럼 믿음에 덕을 세우는 일부터 하자고 간청하고 있다. 

 

자기 앞에 있는 한 사람을 존중할 줄 모르는 사람은 성공한 듯 보여도 실패자입니다. _59쪽

친절함은 지배하려는 마음의 금식입니다. _65쪽

우리 사회에 정말 필요한 일이 있다면 언어를 가려 쓰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_117쪽

언어가 달라져야 세상이 달라집니다. 단정적인 언사는 대화의 의지를 차단합니다. 듣는 사람의 입장을 늘 살펴야 합니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우리는 침묵해야 합니다. _154쪽

말에도 멀미를 할 수 있다. _154쪽

이익에 담백해질 때 우리 속에 여백이 커집니다. 여백이 있어야 다른 이들을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_247쪽

 

책 제목 『사랑은 느림에 기대어』처럼 그리스도인들은 무엇보다 이웃을 사랑하는 일에 행동적 실천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신앙 생활이 고백을 삶으로 번역하는 과정이듯이 말로만 사랑을 외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는 믿음, 기도라는 용어의 정의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기도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하나님께 청하여 얻어내는 과정이 아니다. 우리 마음을 하나님 마음에 접속하는 과정이다. _61쪽

믿음은 나의 가능성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가능성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것이다. _109쪽

 

저자 김기석 목사님처럼 품격 있는 어른들이 이 세상에 많아졌으면 한다. 물론 우리 모두 나이들수록 언어가 정제되고 태도가 정숙해지며 사고에 깊이가 있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기를 노력해야한다. 저자가 읽었던 책들을 찾아서 읽어가는 목표를 세워도 좋을 것 같다. 홍수 때에 오히려 마실 물이 없다고 한다. 책도 마찬가지다. 도서관 서가에 무수히 많은 책들이 꽂혀 있지만 무슨 책을 읽어야 할 지 망설여질 때가 있다. 이 시대의 존경 받는 어른들의 독서 목록을 참조하는 방법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는 것 같다. 저자 김기석 목사님의 독서 목록을 참조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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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행복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병률 지음 / 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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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생각하는 행복은 무엇일까?

 

나로 살아야겠다. 온전히 나로 행복해야겠다. 그러지 않으면 나는 원하지 않는 곳에서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살다가 죽게 될 것이다. _93쪽

 

작가는 온전히 자신을 찾기 위해 참 많은 곳을 다닌 듯 싶다. 국내는 물론이거니와 해외로. 발길 닿은 곳에서 사람을 살피고 자신을 돌아보며 행복을 추구한 결과를 글로 옮기고.

 

사람과 관련된 모험을 통해서만 행복의 가능성이 열린다는 것을 나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_111쪽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일은 모험이다. 내가 계획해서 만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사랑은 모험을 통해 찾게 된다. 모험을 통해 찾은 사랑은 행복의 가능성을 연다. 반드시 행복을 가져온다는 얘기는 아니다. 행복의 가능성을 높여줄 뿐이다. 오랫동안 사랑이 가져다주는 행복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나를 잃지 말아야 한다. 

 

내가 원하는 곳까지 편하게 앉아 가면서 한가롭게 창 밖의 초록을 내다보는 일은 몇 번이고 행복했다. _142쪽

 

스리랑카를 여행하다가 저자는 행복을 찾았다. 만원인 버스를 타고 가다가 현지인으로부터 자리 양보를 받는다. 편안하게 자리에 앉아 창 밖에 보이는 풍경을 감상한다. 여행 중에 느낄 수 있는 행복이다. 그런데 스리랑카 사람들은 만원인 버스 안에서 기묘한 행동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적당한 때가 되면 앉아 있는 사람이 서 있는 사람과 자리를 바꾸는 것이 스리랑카 사람들이 유연하게 지키는 그것이었던 것이다. _143쪽

 

번갈아 가면서 자리에 앉는 것이 스리랑카 사람들의 문화였다. 그렇다면 저자는 그 문화를 파괴한 장본인이다. 

 

중년의 나이에 저자는 사랑을 다시 상기한다. 풋풋한 청년 때의 사랑도 소환한다.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사랑의 흔적들을 찾아내 독자들로 하여금 메말랐던 사랑의 감정을 일으켜 세운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세월이 흐르면서 사랑에 대한 느낌도 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 사랑은 상대방이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물론 나부터 행복한 사람이 되어야 행복을 선물해 줄 수 있다. 작은 꽃을 보고 행복해 하고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보고 행복해하며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행복을 경험한다면 이것이 바로 내가 성장하고 있는 중이라는 증거가 아닐까. 

 

 

사랑과 행복은 한몸이라서 그것을 생선 바르듯 뼈와 살로 발라낼 수는 없다. 다만 사랑이 무엇이라고 말은 못해도 행복의 다른 말은 '충분' 이라고 말할 수 있다. _1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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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의 결국은 말입니다
강원국 지음 / 더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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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잘하는 사람은 말만 잘하는 사람과는 다르다. 

말 잘하는 사람은 말하는 태도부터 남다르다.

말 잘하는 사람은 말하기보다 듣기를 먼저 한다.

말 잘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마음을 살피며 말을 한다. 

 

말 잘하는 것은 선천적인 능력일까 후천적 능력일까. 아마도 후자가 아닐까 생각한다. 말 잘하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하다. 처음부터 말 잘하는 사람은 없다. 시대가 바뀌면서 말 잘하는 사람의 유형도 달라지기 때문에 말을 잘 하기 위해서는 배워야 되고 훈련되어야 한다. 특히 리더를 꿈꾸는 사람은 말 잘 하는 공부가 필수다. 리더는 말 할 기회가 많다. 말에도 약이 되는 말이 있고 독이 되는 말이 있다. 리더는 조직을 살리는 약이 되는 말을 해야 한다. 말하기부터 배워야 한다. 아니 말하기보다 말하는 태도부터 배워야 한다. 리더는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세워진 사람이다. 이해관계가 다르고 각자 입장이 다른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고 갈등을 조정해 내기 위한 말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말하는 태도다. 겸손하게 말하기, 낮은 자세로 말하기, 존중하는 마음으로 말하기....

 

저자는 말을 잘 하기 위한 상황별 맞춤식 말하기 전략을 자세하게 안내해 준다. 저자가 말한 대로만 실천해도 욕먹을 일은 없을 것 같다. 리더라면 그를 따르는 구성원들이 많아질 것이다. 왜냐면 말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들의 마음을 읽고 필요한 말만 하는 리더에게 누가 돌을 던질 사람이 있겠는가. 만약 말을 글쓰기처럼 한다면 어떻게 될까? 글을 쓸 때 말 할 때보다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쓴 글도 다시 돌아보며 혹시 틀린 글이 없나 살펴보며 마지막까지 고민한다. 말하기도 글쓰는 것처럼 한다면 결코 실패할 경우가 없다고 본다. 최고의 말하기 고수는 글쓰기 고수처럼 하면 된다. 글을 쓸 때 말하는 것처럼 쓰라고 한다. 말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글 쓰는 것처럼 말하면 된다. 

 

말을 잘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노력이 필요하다. 때에 맞는 말을 하기 위해서는 말하는 목적에 맞게 말해야 한다. 말에도 형식이 있다. 설득하기 위해서는 분명한 논리와 근거가 뒷받침되어야 하듯이 말도 상황에 맞는 형식을 갖춰 말해야 한다. 명문장을 암기해 두면 쓸모가 많다고 한다. 장황하게 늘어 놓는 말보다 속담이나 명언을 빗대어 표현하면 아주 정갈한 말하기가 될 수 있다. 

 

누구나 말할 수 있지만 아무나 말을 잘 할 수 없다. 제일 좋은 것은 침묵이고 더 좋은 것은 간략하게 필요한 말을 하는 것이다. 말하기 전에 메모를 해 두거나 글로 옮겨 놓고 반복하면 좋을 것 같다. 편하게 말하는 것보다 신중하게 말하는 것이 듣는 이가 편하다. 말하는 사람이 편하기보다 듣는 사람이 편할 때 말을 잘 하는 경우가 된다. 하루 아침에 말을 잘 할 수 없으니 지금부터라도 차곡차곡 말 잘하는 방법을 공부하고 조금씩 숙달시켜가면 좋을 것 같다. 

 

나도 올해로 교감 3년차에 들어선다. 교만하기 쉬운 때다. 그동안 쌓아 놓은 점수를 까먹기 쉬운 때다. 근무지도 익숙해졌고 하는 일도 반복하다보니 눈에 익고 함께 하는 구성원들도 처음보다 익숙해지다보니 말을 함부로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처음에는 안 그랬는데 점점 지시하고 내 생각을 많이 주입하려든다. 위험한 징조다. 말하는 태도부터 고쳐가야 할 것 같다. 말하기도 최대한 신중하게 해야겠다. 갑질의 주인공이 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말에서 시작된다. 말에서 품격이 시작된다. 내가 내뱉는 말에서 내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조심 조심해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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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1 - 개정판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신승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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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파친코 장편소설 1권을 읽게 되었다. 나에게 가장 인상깊게 다가왔던 장면은 이렇다. 

첫째, 일본 내 조선인으로서 살아가야 하는 한민족의 기구한 인생살이가 가슴 아팠다. 

둘째, 역경 속에서도 가족을 살려내야 하는 일은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셋째, 반전에 반전을 일으키는 장면들이 과연 이야기의 결말이 어떻게 끝이날까 궁금증을 일으키게 했다. 

 

부산 영도에서 시작되는 가난한 한 서민의 가정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일제강점기 때 우리 조선인들이 어떤 삶을 살아갔는지 시작을 보여주고 있었다. 신체가 건강해도 살기 어려웠던 그 시기에 언챙이며 절룩거리는 걸음걸이로 살아가는 사람의 삶이 얼마나 고단했는지 엿볼 수 있다. 더구나 다닥다닥 눈만 붙일 수 있는 작은 방에서 하숙살이로 살아가야 하는 노동자들, 그들의 가난한 삶을 외면하지 않고 정성껏 하숙을 시켜 주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 가난할지언정 진정으로 사람 냄새나게 살아가는 세상이 무엇인지 알게 해 준다. 

 

일본 내 조선인들의 삶도 녹록치 않다. 일본 하층민의 삶보다도 더 낮은 악조건 속에서 그들은 살아가야했다. 집 안 한 켠에 돼지를 키우며 살아야할 정도로 가난한 삶을 살았다. 집 안에서 돼지를 키우며 살아야했기에 그들의 몸에서는 늘 똥냄새가 났고 학교에서 사회에서 멀리해야 하는 존재로 취급당하며 살았다. 강제로 이주되어 온 일본 내 조선인들도 어찌어찌 목숨만큼은 살아야했기에 무슨 일이든지 시키는대로 하며 살아야했다. 그 뿐인가. 노예의 삶과 별반 다를 바 없이 육체적인 노동 뿐만 아니라 여인네들은 자신의 몸까지도 조종당하며 살아야했을 아주 비참한 삶이었다. 

 

이런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후손들이 아직도 일본 내에 존재하며 이들을 외면할 자격이 과연 우리에게 있을까 생각해 본다. 살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왔고 멸시와 천대를 받으며 꾸역꾸역 자식들을 키워내야 했던 이들은 오직 목숨을 지켜내는 일과 자식들을 공부시키는 일에 전념하며 아슬아슬한 줄타기처럼 이 눈치 저 눈치를 보며 살아내야했다. 불과 100년 전의 일이었고 50년도 안 된 일이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의 면면의 모습이 실제로 존재했던 우리네 이주민들의 삶이었다. 폭력과 억압을 저질르고 있는 일본인들의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책 속에 들어가 그들의 멱살을 잡고 싶은 심정이 책을 읽으면서 저절로 들게 된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독교의 진리를 실천하기 위해 고귀한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등장인물의 모습을 보며 내 자신의 부끄러운 삶을 반추하게 된다. 시대적 상황을 간파하며 이리저리 어려움의 파고를 뛰어넘는 이의 모습 속에 과연 변함없이 자기만의 철학을 붙잡고 살아가는 것이 과연 옳은지에 대한 생각도 해 보게 된다. 누구의 삶이 옳은지 그른지가 아니라 각자 직면한 처지와 상황이 다르기에 그들이 선택한 삶의 방향에 대해 손가락질보다는 안쓰러움이 먼저 다가온다. 

 

아직 2권을 읽어보지 않았지만 과연 상상치 못한 시대의 어려움 앞에 그들은 어떻게 살아냈는지 궁금해져 온다. 

드라마로 이미 제작되어 방영되었다고 하나 방송으로 보기보다는 책으로 읽고 싶은 이유는 원저자의 생각 날 것 그대로 이야기의 스토리를 맛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때문이다. 책을 검색해 보니 두 개의 출판사에서 번역을 한 것 같다. 번역자에 따라 약간의 느낌이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에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어떻게 번역이 다르게 표현되었는지 비교하고 싶은 생각도 든다.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을 앞두고 가족에 대해 깊게 생각해 주는 책을 읽게 되어 감사하다!

 

"각자 살 방도를 궁리해야 한다는 것이 조선인들이 마음속에 품은 생생각이었다. 가족을 지켜라. 자기 배를 채워라. 정신 바짝 차리고, 지도자들을 믿지 마라. 조선의 민족주의자들이 나라를 되찾지 못한다면, 아이들에게 일본어를 가르쳐 출세하게 하라. 적응해라" _2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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