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변화 챗GPT 학교 - 생성형 인공지능이 바꾸기 시작한 학교와 수업, 그리고 미래역량과 인재상
송은정 지음 / 테크빌교육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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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생성형 AI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 변화 중 하나도 모든 교과에 걸쳐 디지털 소양을 길러주는 것이다. 과거 읽고, 쓰고, 셈하는 능력인 3R's를 미래 사회에서는 디지털, 언어, 수리 소양으로 해석한다. 따라서 디지털 소양을 갖추지 못하며 앞으로 다가올 미래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없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학교 안에서 이미 디지털과 관련하여 많은 영역들이 개편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생성형 AI는 수업의 판도를 바뀔 정도로 영향력이 대단하다. 그 의미는 챗 GPT를 통해 과제 해결이라든지 궁금한 것을 단숨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지식인의 역할을 이제는 챗 GPT가 하게 되었고 생성형 AI는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들의 생각을 훌쩍 뛰어넘어 불가능한 영역에까지 도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됨으로써 흥미진진함을 넘어 두렵다는 느낌마저 든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내용들을 스스로 생성하는 AI 기능은 이미지와 음성, 텍스트와 소프트웨어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학교 안에서 수업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생성형 AI는 학교 안의 행정 업무도 손쉽게 해결해 주는 순기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복잡한 수식어를 알아야 했던 엑셀 차트도 이제는 한 방에 끝낼 수 있다. 복잡한 레이어 기능을 알아야 했던 애니메이션 기능도 생성형 AI 기능으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나처럼 초보자에 불과한 이들도 늘 상용하고 있는 카카오톡 오픈채널의 생성형 AI 프로그램을 통해 책의 내용을 정확하게 요약해 주는 기능을 보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과연 챗 GPT시대에 지식 노동의 세계는 어떻게 변화될 것인가?라는 저자의 고민에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진다. 저자는 챗 GPT가 맥락까지 파악하여 복잡한 요구사항들도 척척 해결해 줄 수 있다고 한다. 이제는 사람이 지루하게 해야 했던 단순한 기능들은 아예 챗 GPT의 손을 빌리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정확한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는 아직까지는 사람의 손과 머리가 필요하다.  

 

챗 GPT를 사람을 위한 도구로 활용할지 아니면 종속되어 순응하는 사람이 될지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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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과 한국 - 랩 스타로 추앙하거나 힙찔이로 경멸하거나
김봉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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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실 아시는가? 한국의 힙합 역사가 무려 50년이 되었다는 사실을.

 

19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한국에서도 힙합이 대중 음악 속에서 시작되었고 인터넷의 전신인 PC통신 시절에도 대중 매체의 음악 차트 말고 진정한 힙합의 고수들이 자신들의 영혼을 담은 힙합들을 공유하고 실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는 사실을. 많은 이들의 머릿 속에서도 지금의 힙합은 아니지만 한국형 힙합을 시도했던 가수들을 기억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저자 김봉현님은 음악평론전문가이자 힙합 저널리스트로 힙합과 평생을 함께 해 온 전문가로 통한다. 그의 힙합 연구물인 <힙합과 한국>은 그동안 힙합에 대해 양극단적인 평가를 해 오던 음악계에 힙합의 정의와 힙합의 정통을 팩트와 함께 한국형 힙합의 발전 가능성을 어필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어떤 문화든지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타지 않으면 발전 속도가 더딜 수 밖에 없다. 힙합의 본고장인 미국의 힙합의 특징을 살펴보며 새로운 유형을 개척해 가는 한국의 힙합 가수들이 랩 스타로 새로운 문화 영역을 만들어가길 기대해 본다. 어쩜, <힙합과 한국>이라는 작은 힙합의 역사를 담은 책이지만 이와 비슷한 유형의 책들이 많이 출간되기를 소망해 본다. 

 

젊은이들이 열광하고 랩의 가사 속에 당대 문화의 속성과 외침을 담아내려 했던 그 정신을 눈여겨볼 시선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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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기적 - 프랑스 떼제와 신한열 수사 이야기 나와예수 2
신한열 지음 / 신앙과지성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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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국가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삶의 방향과 목적을 찾고자 순례자의 심정으로 찾아오는 것이 있다. 프랑스 떼제 공동체다. 이곳에 한국인 수사가 있다. 바로 신한열 수사다. 그 또한 여느 젊은이들과 다름없이 삶의 방향을 찾고자 찾았던 떼제 공동체에서 오랜 묵상과 씨름을 통해 평생 수사의 길을 가겠다고 종신서약을 했다. 떼제 공동체에서 종신서약은 곧 나의 모든 것을 이웃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맹세와 다름이 없다.  

 

책 제목 '함께 사는 기적'은 이 책의 주제와도 일맥상통한다. 언어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며 살아왔던 배경이 달랐던 사람들이 종신서약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말한다. 떼제 공동체는 기도와 묵상,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것 말고는 큰 특이점이 없다. 100년 이상된 오래된 건물에서 자그마한 책상과 침상을 놓아둘 공간만 제공받는 수사들은 하루 세 번의 공동기도와 개인적인 묵상과 산책, 노동을 한다. 

 

떼제 공동체의 규칙은 단순하다. 복종을 강요하지 않고 자발적인 순종 즉 순명을 스스로 따른다. 원장 수사 말고는 별다른 직책이 없다. 원근 각지에서 찾아오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자신의 삶의 목적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세계 곳곳에 어려운 환경에 놓인 이들을 찾아가 돕는 역할도 하고 있다. 개신교의 목회자와 다르게 평생 독신으로 살아간다. 독신을 고집하는 이유는 모든 시간을 다른 사람을 위해 사용하는 것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세계 평화와 생명 존중을 실천하는 일에도 앞장선다. 종교 간의 높은 벽도 깨고자 노력한다. 가톨릭과 개신교의 오랫동안 가지고 온 서로 간의 차이점, 정치적으로 첨예한 갈등을 일으키는 보수와 진보의 대결조차도 화해하고 포용하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던지고 있다. 떼제 공동체에서 종신 서약한 신한열 수사의 이야기를 통해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생각하게 된다.  

 

지금도 떼제 공동체에서는 북한에 아낌없는 식량 지원과 의료 기술 지원을 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에 지원하는 것을 두고 다양한 입장이 있지만 떼제 공동체에서는 오직 사랑이 가치관에 방점을 두고 지속적으로 행해 오고 있다고 한다. 이 중심에 신한열 수사가 있다.  

 

떼제 공동체의 수사들은 '침묵'의 시간을 통해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회복하는 힘을 얻는다고 한다. 최대한 말 수를 줄이고 침묵을 통해 하나님이 주시는 메시지를 듣고자 애쓴다고 한다. 침묵은 영혼에 여유를 가져다주는 일이며 노동에 버금가는 일임에 틀림이 없다. 자신의 삶을 절제할 때만이 침묵을 유지할 수 있다. 침묵을 통해 생각을 정돈하고 마음을 비워낼 수 있다. 침묵은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기 위한 훈련이기도 하다. 주변의 사물을 자세히 관찰하기 위해서는 침묵이 필수다. 불안하고 염려될 때 침묵 가운데 나아가는 것은 모든 문제의 해결이 하나님에게 있음을 고백하는 거룩한 행위이다.  

 

떼제 공동체의 신한열 수사가 이번 금요일 강원도 강릉을 찾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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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맛집 산책 - 식민지 시대 소설로 만나는 경성의 줄 서는 식당들
박현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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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시대 번성한 10곳의 음식점을 소개하고 있다. 식민지 조선과 서양이 만나 서로 충돌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당대의 식민지 시대의 그늘도 포함하고 있다. 새롭게 등장한 낯선 음식에 당시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식민지 시대 소설에서 저자는 꼼꼼하게 발췌해 놓고 있다.      

 

일제 강점기 시대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외면하고 싶은 시기임에 틀림이 없다. 그럼에도 그 시대를 조망해야 하는 이유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저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암울한 시대에도 사람들은 일상의 삶을 살아내려고 애써고 그 가운데 먹고사는 일만큼 중요한 일이 있었을까 조망해 본다.   

   

오늘날처럼 배달의 문화도 존재했고 젊은이들의 쇼핑 문화도 문화의 한 줄기였다. 여행에 있어 맛집 탐방은 빼놓을 수 없는 일정인 것처럼 당시에도 경성 맛집을 찾고자 했던 사람들의 문화를 읽어낼 수 있다.    

  

경성 맛집에서 소개하고 있는 식당을 살펴보면 이렇다. 조선호텔이 문을 연 것은 1914년 10월이다. 그 규모(특히 부지)가 엄청난 것도 있지만 조선 최초로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건물로도 유명했다. 독일인 게오르크 데 랄란데가 설계를 했으며, 건축 자재 역시 독일을 비롯한 서양에서 수입했다고 한다. 조선 최초의 서양요리점인 청목당, 화목한 가족의 나들의 명소인 미쓰코시백화점 식당, 경성 제일의 일본요리옥인 화월, 본정에서 남국의 파도소리를, 가네보 프루츠 팔러, 경성 유일의 정갈한 조선음식점인 화신백화점 식당과 김두한의 단골 설렁탕집인 이문식당, 평양냉면에 필적하는 경성냉면인 동양루, 고달픈 예술가들의 소일터인 낙랑파라, 마지막으로 고급 승용차가 즐비했던 중화요리점 아사원이 있다.      

 

다만 빈부격차로 인해 맛집의 음식 가격이 서민들이 즐기기에는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 현재의 가치로 환산해 보더라도 한 끼 식사를 10여만 원을 지불하고 먹을 수 있는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되었을까 짐작해 보더라도 많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조선일들은 굶주려 있는 것이 늘 일상이었으며 노동자의 하루 품삯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었다.   

   

35년 간 지속된 식민지 시대의 낯선 풍경을 음식 문화와 함께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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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의 몸 - 일의 흔적까지 자신이 된 이들에 대하여
희정 글, 최형락 사진 / 한겨레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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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이란 무엇일까?  

 

국어사전에는 어떤 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하여 기술이 뛰어나거나 노련한 사람을 가리켜 베테랑이라고 한다. 그런데 책 제목을 자세히 보면 그냥 베테랑이 아니라 '베테랑의 몸'을 가리킨다. 소위 사무직에 종사하는 화이트 칼라와 같은 노동자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직에 종사하는 블루 칼라의 노동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늘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분도 있지만 그늘진 곳에서 시간과 싸우고 자신의 몸과 싸우며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몸에 저자는 관심을 가지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책에는 여러 직군들이 등장한다. 세공사, 조리사, 로프공, 어부, 조산사, 안마사, 마필관리사, 세신사, 수어통역사, 일러스트레이터 전시기획자, 배우, 식자공. 하나같이 몸으로 일하는 사람들이다. 신체의 일부분을 사용하는 세공사, 안마사, 세신사, 수어통역사, 식자공도 있지만 온몸을 사용해야 하는 조리사, 로프공, 어부, 조산사, 마필관리사, 배우도 있다. 물론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부 온몸을 사용해야 그 직업에서 베테랑으로 불릴 수 있을 정도로 고되고 힘든 일들을 해 오는 분들이다. 

 

베테랑의 몸에는 일한 흔적이 확연히 보인다. 로프 줄 하나에 목숨을 걸고 생계를 이어가는 로프공은 온몸 구석구석 안 아픈 곳이 없을 정도로 그의 작업 공간인 높은 건물은 위험 천만하기 이를 데 없다. 평범하게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일러스트레이터 전시기획자 정도면 고급 기술을 가지고 화려한 일을 할 것 같은데 인터뷰 내용을 읽어보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여러 기획서를 쓰는 일을 밥 먹듯이 하고 작업을 끝내기까지는 잠도 자지 않는다고 하니 정말 세상에 쉬운 일이 하나도 없는 것임에 틀림이 없다.  

 

마필관리사는 말과 사람이 혼연일체 되어야지만 안전하게 맡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말의 뒷발차기에 차여 금방이라도 구급차에 실려 가야 하는 형편이라고 한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말을 관리하는 직업은 보기보다 쉬운 직업이 아님을 구직자의 이동 사항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안마사는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시력을 잃으신 분들이 자신의 생계를 위해 일해야 하는 직업이다. 앞이 보이지 않기에 자신의 몸을 돌보기도 쉽지 않은데 그들은 다른 이들의 몸들을 꼼꼼히 살피며 회복시키는 일에 매진을 한다. 오랫동안 일하다 보면 근육의 결만 보더라도 어디가 아픈지 안다고 한다. 세신사들이 때를 밀려온 사람들의 몸만 보더라도 무슨 일을 하는지 대충 알아맞히는 것처럼.  

 

그들은 모두 하나같이 베테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공통된 답안을 말하지 않는다. 마필관리사는 사람보다 말에 대해 잘 알아가는 것이 베테랑의 조건이라면 수어통역사는 감정을 잘 이해하고 잘 전달해 가는 과정이 베테랑이라고 말한다. 조산사는 애를 잘 받는 것을 넘어 순적하게 자연 출산을 할 수 있도록 산모를 도와주는 과정을 베테랑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현재 우리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서 베테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베테랑임을 드러낼 수 있는 몸의 흔적들을 가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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