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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기적 - 프랑스 떼제와 신한열 수사 이야기 ㅣ 나와예수 2
신한열 지음 / 신앙과지성사 / 2017년 5월
평점 :
수많은 국가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삶의 방향과 목적을 찾고자 순례자의 심정으로 찾아오는 것이 있다. 프랑스 떼제 공동체다. 이곳에 한국인 수사가 있다. 바로 신한열 수사다. 그 또한 여느 젊은이들과 다름없이 삶의 방향을 찾고자 찾았던 떼제 공동체에서 오랜 묵상과 씨름을 통해 평생 수사의 길을 가겠다고 종신서약을 했다. 떼제 공동체에서 종신서약은 곧 나의 모든 것을 이웃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맹세와 다름이 없다.
책 제목 '함께 사는 기적'은 이 책의 주제와도 일맥상통한다. 언어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며 살아왔던 배경이 달랐던 사람들이 종신서약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말한다. 떼제 공동체는 기도와 묵상,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것 말고는 큰 특이점이 없다. 100년 이상된 오래된 건물에서 자그마한 책상과 침상을 놓아둘 공간만 제공받는 수사들은 하루 세 번의 공동기도와 개인적인 묵상과 산책, 노동을 한다.
떼제 공동체의 규칙은 단순하다. 복종을 강요하지 않고 자발적인 순종 즉 순명을 스스로 따른다. 원장 수사 말고는 별다른 직책이 없다. 원근 각지에서 찾아오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자신의 삶의 목적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세계 곳곳에 어려운 환경에 놓인 이들을 찾아가 돕는 역할도 하고 있다. 개신교의 목회자와 다르게 평생 독신으로 살아간다. 독신을 고집하는 이유는 모든 시간을 다른 사람을 위해 사용하는 것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세계 평화와 생명 존중을 실천하는 일에도 앞장선다. 종교 간의 높은 벽도 깨고자 노력한다. 가톨릭과 개신교의 오랫동안 가지고 온 서로 간의 차이점, 정치적으로 첨예한 갈등을 일으키는 보수와 진보의 대결조차도 화해하고 포용하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던지고 있다. 떼제 공동체에서 종신 서약한 신한열 수사의 이야기를 통해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생각하게 된다.
지금도 떼제 공동체에서는 북한에 아낌없는 식량 지원과 의료 기술 지원을 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에 지원하는 것을 두고 다양한 입장이 있지만 떼제 공동체에서는 오직 사랑이 가치관에 방점을 두고 지속적으로 행해 오고 있다고 한다. 이 중심에 신한열 수사가 있다.
떼제 공동체의 수사들은 '침묵'의 시간을 통해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회복하는 힘을 얻는다고 한다. 최대한 말 수를 줄이고 침묵을 통해 하나님이 주시는 메시지를 듣고자 애쓴다고 한다. 침묵은 영혼에 여유를 가져다주는 일이며 노동에 버금가는 일임에 틀림이 없다. 자신의 삶을 절제할 때만이 침묵을 유지할 수 있다. 침묵을 통해 생각을 정돈하고 마음을 비워낼 수 있다. 침묵은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기 위한 훈련이기도 하다. 주변의 사물을 자세히 관찰하기 위해서는 침묵이 필수다. 불안하고 염려될 때 침묵 가운데 나아가는 것은 모든 문제의 해결이 하나님에게 있음을 고백하는 거룩한 행위이다.
떼제 공동체의 신한열 수사가 이번 금요일 강원도 강릉을 찾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