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노래 큰 스푼
신현수 지음, 채원경 그림 / 스푼북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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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격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 전자도서관 디지털콘텐츠로 활용해 보세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100일 가깝게 원격 수업이 진행된 바 있다. 최근에 등교 수업으로 전환되었다고 하지만 확진자 발생 시 다시 원격 수업으로 돌아가야 한다. 일상적으로 등교하여 수업했던 것이 지금에서야 돌이켜보면 참 감사한 일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계도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뉠 정도로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환경의 파괴와 바이러스의 공격으로 이제는 평상 시에도 언제 닥칠 모를 감염병 심각단계에 맞춰 원격 수업을 준비해 놓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다른 교과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국어 교과의 독서 단원은 215 개정 교육과정 안에서 학생들이 늘 책을 가까이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등교 수업 시에는 담임 선생님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책을 선정하는 과정 속에서 학생들이 주체가 되도록 자리를 마련해 줄 수 있겠지만, 원격 수업 시에는 비대면 교육 상황이라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며칠 전 강원교육과학정보원에서 보내온 공문 한 장을 보게 되었다. 제목은 이렇다.


" [알림] 강원교육과학정보원 전자도서관 디지털콘텐츠 추천 기고문 모집 및 포스터 배포 알림"


강원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전자도서관에 회원 가입하면 교사든 학생이든 얼마든지 디지털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디지털콘텐츠로는 전자책, 오디오북, 이러닝으로 구분되어 있었다. 그 중에 베스트자료 코너 추천자료에 『사월의 노래』를 다운 받아 보게 되었다. 초등학교 6학년 사회 교과에 '한 학기 한 권 읽기' 도서로 활용하기에 참 좋은 자료라고 생각되었다. 더구나 원격 수업 시에는 각 가정에서 학생들이 같은 책을 동시에 다운 받아 읽어 볼 수 있기에 이것보다 더 좋은 환경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료로 다운 받아 볼 수 있기에 책 값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학급 인원 수에 맞게 책을 사 두어야 하는 수고로움도 피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 주소와 회원 가입 방법만 알려주면 된다. 단, DLS 학교 도서관 본인 아이디를 사서 담당자에게 미리 받아 개별 공지해 주어야 한다.


한 학기에 한 권, 학년(군) 수준과 학습자 개인의 특성에 맞는 책을 긴 호흡으로 읽을 수 있도록 도서 준비와 독서 시간 확보 등의 물리적 여건을 조성하고, 읽고, 생각을 나누고, 쓰는 통합적인 독서 활동을 학습자가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전자 도서관 디지털콘텐츠' 다.


『사월의 노래』을 통해 4.19혁명 때 어린이들까지 거리로 나서서 시위했다는 사실을 어린이들의 시위 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다. '4.19혁명 때 어린이들이 왜 시위를 했을까?', '시위하는 어린이들과 4.19혁명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토의 제목으로 삼을 수 있겠다. 실제로 당시 수송국민학교 6학년 전한승 군은 시위 현장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이 사실은 그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한 사실이다. 저자는 4.19혁명 당시 어린들도 민주주의 꽃을 피우기 위해 흔적을 남겼다는 역사적 자료를 토대로 '역사 동화' 형식으로 담아냈다. 역사 수업에 참고 자료로도 훌륭하게 쓰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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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아이 어린이 나무생각 문학숲 2
안미란 지음, 김현주 그림 / 어린이나무생각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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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태어났어도 대한민국 아이가 아닌, 아니 어느 나라 아이도 아닌 투명한 아이 눈"


외국인 노동자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눈'(4살 아이의 이름)의 이야기다. 부모 모두 불법 체류자인 듯 싶다. 둘 사이에 태어난 아이는 대한민국 아이도, 그 어느 나라 아이도 아닌 '투명한 아이' 취급 당한다. 아이의 아빠는 잠적해 버리고 엄마 혼자 키우는 아이다. 설상가상으로 '눈'의 엄마는 공장에서 일하다 퇴근 길에 뺑소니 차에 치여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투명한 아이' 눈은 오갈 때가 없어 졌다. 결국 셋방 살이하는 집 주인(한 건이네)이 보살피게 된다.


저자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현실과 그 사이에 태어난 외국인 노동자 자녀(불법 체류자)의 문제를 이야기로 환기시켜 준다. 불법 외국인 노동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사회적 이슈로 종종 기사화 되고 있다. 대부분의 기사들이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리 곱지 않다. 그들을 직접 이웃하는 이웃분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터넷 상에서 그들을 단편적으로만 보고 부정적인 이야기를 올린 글들의 영향이다. 큰 피해를 당했더라는 식의 괴담도 돌아다닌다. 그들로 인해 밤에 돌아다니기가 두렵다, 국민의 세금으로 왜 그들에게 의료 혜택을 주어야 하는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어찌 보면 합리적인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또 다른 시각으로 보면 외국인에 대한 차별에 가까울 수 있다. 국적이 어떻든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아이임에도 외국인의 자녀라는 이유로 '투명한 아이' 취급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저자는 독자들에게 넌지시 의문을 던진다.


저자는 외국인 노동자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도 함께 다루고 있다. 건이네 집에는 건이 고모가 소아마비로 인해 평생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다. 신문 보급소를 하는 건이 아빠의 일을 도와주며 살아가고 있다. 건이 고모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불쌍한 사람 취급 당한다. 휠체어를 탄 건이 고모는 항상 키가 작게 보인다. 그래서 사람들이 건이 고모를 '낮게' 내려다 본다. 우습게 본다는 얘기다. 


"전동 휠체어에 앉아서 키가 작으니까 나이까지 어리다고 착각하는 것일까?"


장애인은 알게 모르게 이중 삼중 고통을 겪고 있는 셈이다. 신체적 불편은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겠지만 사람들의 부정적 편견은 마음을 다치게 하고 살아갈 의욕을 상실하게 만든다. '눈'의 엄마가 소식 없이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눈'을 돌봐준 사람은 몸이 불편한 건이 고모였다. 신체가 건강한 사람들도 돌보는 것을 꺼려하는데 비해 건이 고모는 '눈'을 입양할 마음도 먹는다. 


대표적인 사회적 편견의 대상인 '외국인 노동자', '혼혈아', '장애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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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도 괜찮아! - 불안하고 무서워하고 걱정하는 너에게,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밀라다 레즈코바 지음, 루카스 우르바넥 외 그림, 민혜숙 옮김, 홍순범 감수 / 상수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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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작가들의 그림책이라는 점이 이색적이다. 유럽의 변방으로 뚝 떨어져 있는 체코 풍의 그림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두려움'이라는 추상적인 감정을 어린이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다양한 그림으로 표현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본다. 내용면으로도 결코 가볍지 않다. 소설로 치자면 장편에 가까울 정도로 그림책 쪽수가 200쪽에 가깝다. '두려움'을 시각적으로. 심리학적으로, 미술적으로 최대한 접근하기 위해 애쓴 노력들이 보여진다.

 

"두려울 때 몸에 변화가 생기는 것은 편도체(amygdala)의 중앙핵 때문이야"

 

편도체는 라틴어로 '아몬드'를 뜻한다고 한다. 손원평 작가의 청소년 소설 『아몬드』에서도 주인공 '선윤재'는 타고날 때부터 편도체에 이상이 있어 스스로 감정을 표현할 수 없다. 평범함도 비범함도아닌 그 중간 어디쯤에서 방황하는 이상한 아이 취급 당한다. 평범해 지는 것이 일생 일대의 소원인 아이다. 편도체는 감정을 조절하는 일을 한다. 특히 두려움을 느끼고 반응한다. 공포스러운 상황과 맞닥뜨렸을 때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것도 편도체의 이상 때문에 생기는 증상이다. 두려움을 못느끼는 사람들을 가리켜 '우르바흐-비테 증후군' 에 걸렸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 증후군에 걸린 사람들은 몸도 건강하지 않고 피부에 상처가 나면 물집이나 흉터가 잘 생긴다고 한다. 주름도 많고 목소리도 갈라지고 기분도 자주 바뀐다고 한다.

 

"사람들은 현재에 일어난 일 보다 미래에 벌어질 일을 두려워하지"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의 팬데믹도 현재에 일어나고 있는 일보다 미래에 더 센 바이러스가 인류를 공격하지 않을까 염려가 더 클 것이다. 걱정이 태산같다는 말을 자주 한다. 아이들은 어른들과 달리 미래보다 현재 자신에게 일어난 일 때문에 두려움을 더 많이 느낀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그림과 함께 쏟아내고 있다. 코끼리는 생쥐를 무서워한다는 이야기, 무시무시한 상어도 두려워하는 동물이 있다는데 그게 바로 돌고래라고 한다. 그렇다면 청소년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여드름이라고 웃음 터지는 이야기도 서슴치 않는다. 바퀴벌레는 지구상에서 가장 생명력이 강하고 환경에 잘 적응한다고 한다. 물 없이 한 달 살 수 있고, 먹이가 없어도 석 달을 살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 사람보다 걱정이 적지 않을까? 

 

세계의 어린이들은 무엇을 두려워할까?

 

대한민국 어린이들은 인터넷이 끊길까봐 두려워한다고 한다.^^ 일본 어린이들은 로봇이 그들의 직업을 빼앗아 갈까 두려워하고, 호주 어린이들은 서핑할 완벽한 파도가 오지 않을까 봐 두려워한다고 한다. 무엇을 두려워하는 건지 보면 그 지역의 풍토와 문화를 알 수 있다며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그림으로 잘 표현했다. 역시 그림책은 어린 아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보암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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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인권수업을 시작합니다 전태일 50주기 공동 출판 프로젝트 '너는 나다' 6
양설 외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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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중고등학교 교사들이 학급에서 노동인권수업을 한 사례집이다. '노동'을 가르치는 것이 이제는 당연한 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지금 정부도 역대 정부와 비교했을 경우 노동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도 청소년들의 실생활과 가장 밀접한 노동자의 권리, 노동에 대한 감수성,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을 교과와 연계하여 수업에 응용하고 있는 추세다. 법적인 용어들이 많다보니 청소년들이 꺼리는 부분이 많다. 현직 교사인 저자들은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노동의 의미를 재해석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청소년들이 흥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수업 방법들을 제시해 주고 있다.

 

전태일기념관을 다녀오는 프로젝트 수업을 전개한 수업 사례도 있고, 전태일재단과 연계한 전태일 바로 알기 수업도 학생들에게 인상깊었던 수업 사례였다. 청소년의 흥미 진작을 위한 카드게임 형식으로 노동현장의 문제와 해결방법을 매칭시키는 수업 사례는 현직 교사이기에 가능했던 사례가 아닌가 싶다. 사회 교과와 국어 교과가 함께 융합된 '시' 쓰기 수업은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의 일환으로 확장되었고 실제 노동자들이 차별받는 기사들을 수업자료방에 탑재하여 청소년들이 스스로 기사를 선택하여 자신의 생각을 시로 표현하게끔 한 것은 톡톡 튀는 수업 사례로 보인다.

 

수업의 확장을 위해 교사들이 수업 시간에 청소년들에게 읽힌 책들은 '노동' 에 관한 추천 도서로 손색이 없어 보였다. 고등학생들임에도 불구하고 초등학생들이 봄직한 그림책을 적용한 것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하는 교사의 숨은 의도가 내재된 수업의 한 방법으로 보인다.

 

활동 위주의 수업 속에서 '노동'에 대한 철학적 깊이가 있는 질문을 던져 청소년들이 깊게 사고할 수 있는 장치를 곳곳에 배치해 둔 것이 눈에 띈다.  가령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노동인권교육을 할 때 권리 교육보다 감수성을 키우는 교육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는 수업 목표을 설계한 교사의 기획 의도를 보자.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은 다른 사람의 삶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권력을 행사한다. 한 명 한 명의 권리 행사의 결과가 크진 않지만 그것이 모이면 매우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으로서 정치적 의사결정을 내려야할 학생들이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사람의 죽음에 대해 예의를 갖추고, 직장에 나가서도 아이 걱정에 안절부절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나기를 바란다" (78)

 

사회가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그 사회의 성숙도와 수준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고용주가 노동자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고용주의성숙도와 수준을 알 수 있는 것처럼. 우리의 자녀들도 결국은 노동자의 삶을 살게 될 가능성이 크다. 내 자녀가 노동자로서 법에 명시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노동 학대를 받고 있다면 세상의 그 어떤 부모가 참고 인내할 수 있겠는가? 이 땅의 노동자들을 내 자녀요, 내 누이요, 내 형제로 생각한다면 임금을 체불하고 근로기준을 어기면서까지 노동을 시키지 않을 것이다. 유럽의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노동 교육'이 보편화 되어 있다고 한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방법부터 노동자의 권리, 산재교육에 이르기까지 체계적 교육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사용자와 노동자 간의 노사협의에 관한 법도 상세히 배운다고 한다. '노동 교육' 만이라도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가슴 아픈 노동자의 죽음이 더 이상 이 땅에 발을 못 부칠 것이다.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모든 것은 누군가의 노동으로 만들어 진 것으로 보건대 이것들이 만들어지는 노동환경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어떤 사람이 물건을 만들다가 희생되었다면 우리 사회 모두의 책임이라는 연대 의식도 가져야 하는 것이 당연지사다. 누군가의 노동의 결과물이라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써야 하지 않을까? 노동은 하챦은 것이 아니다. 심지어 노동을 신성한것으로 여긴 시대도 있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노동을 부정적으로 취급하거나 아주 낮은 계급의 사람들이 하는 것 모양 하대해서는 안 된다. 잘못된 생각은 올바른 교육을 통해 재정립해야 한다.

 

타인에 대해 공감 능력을 기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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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괴로운 당신에게 식물을 추천합니다
임이랑 지음 / 바다출판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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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음악가다. 음악 활동을 하면서 힘들 땐 식물을 통해 위로를 얻는다. 식물을 키우며 자신의 감정을 이입한다. 직접 키우고 있는 식물을 <반려식물>이라고 칭한다. 그는 손수 키운 식물들의 성장을 세심히 관찰하고 기록한다. 백일기념 촬영하듯이 사진을 찍기도 한다. 책 속 정갈한 사진은 그가 직접 찍은 소박한 결과물들이다. 이제는 음악가이기보다 책 쓰는 저자로 유명할 듯 싶다.

 

누구나 위로 받기를 원하는 대상이 있다. 점점 반려동물을 찾거나 저자처럼 반려식물을 대상 삼기도 한다. 그들의 공통점은 먼저 배신당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에게 상처받는 것은 오래간다. 대상이 내뱉은 말과 표정, 눈총과 행동이 가시처럼 깊히 박히면 때로는 평생 기억된다. 반려식물은 정직하다. 관심을 주는대로 쑥쑥 자란다. 결코 등을 보이지 않는다. 사람이 먼저 내팽기지 않는 이상 먼저 외면하지 않는다. 사람과의 관계가 힘들 때 식물을 통해 위로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다 싶다. 집집마다 식물 한 포기 없는 집이 없다. 다육이, 난 화분, 베란다에 작은 상자에 심은 상추와 같이 모두가 본능적으로 식물을 찾게 된다. 필요에 의해서 찾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관심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사랑을 주어야 할 대상으로 인식된다. 생명이 있는 것들은 다 그렇다.


여행을 가더라도 자신에게 관심이 가는 분야를 찾아가는 매니아들이 있다. 책 매니아들은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도서관> 방문을 빼먹지 않는다. 저자 임이랑님은 가드너답게 국내외 할 것 없이 가는 곳마다 스케줄을 내어 식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나선다. 제주도에 가면 <여미지 식물원>, 월령리 선인장 마을을 찾아 간다.  밀라노의 보스코 베르티칼레의 <수직 정원>을 보기 위해 이탈리아로 날아간다. 담양에 가면 <죽녹원>을 들른다. 공연이 있어 가는 곳이지만  반드시 틈을 내어 식물을 보러 간다. 유명하지는 않지만 식물 매니아들이라면 꼭 찾아가는 곳들을 놓치지 않는다. 취미활동을 넘어 자신의 삶을 정화시키고 삶을 돌아보기 위해 찾는 발걸음이다. 분주한 도시의 일상 삶을 내려놓고 식물들과 얘기 좀 건네려는 내면의 만남이다.  


누구나 처음부터 전문가일수는 없다. 초보자로 시작했지만 사랑과 관심을 쏟다보면 어느새 전문가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저자 임이랑님이 그런 타입이다. 무턱대고 식물을 키운답시고 도전하는 사람들이 중도에 포기하는 이유는 식물이 죽어가는 모습을 볼 때다. 살아 있을 때는 예쁘지만 시들고 병들면 지저분해지는 것이 생명체다. 식물의 특성을 모르면 죽일 수 밖에 없다. 물과 친하지 않는 식물에게 습한 환경을 계속 유지하면 뿌리부터 썩는다. 식물의 고유한 습성을 모르면 살인(?) 을 저지르고 만다.

 

사람 관계다 마찬가지다. 사람마다 특성이 있어 똑같이 대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식물도 제각각 특징이 있다. 물을 그다지 반가지 않는 식물이 있다. 햇빛도 마찬가지다. 기온에 따라 자라는 식물이 다르듯이 사는 곳마다 식물의 생태 리듬이 다르다. 가드너들은 식물의 원 서식지의 특징을 파악하여 최대한 자라기 좋은 조건을 만들어간다. 뿌리 한 포기 심었는데 봄 날 예쁜 꽃을 피우는 것은 구근 식물의 특징이다. 죽어가는 뿌리 한 조각을 우습게 보고 내팽겨 버린다면 결코 꽃을 볼 수 없다. 가드너의 관심 여부에 따라 식물의 생사가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어찌 식물만 그럴까. 세상사 살다보면 사랑과 관심을 주지 않으면 시들고 병들고 아파하고 시름시름하는 것은 생명이 있는 존재라면 하나같다. 어린 아이들을 다루는 직종에 근무하는 사람들이라면 가드너의 심정을 지녀야 한다. 이파리 한 장 한 장 빛깔을 보며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일조량과 수분 공급을 위해 필요할 때가 언제인지 잊지 않고 메모해 두듯이 어린 아이들도 그렇게 대해야 한다. 심고 내버려두면 알아서 자라겠지라는 생각은 위험천만한 생각이다. 물 주고, 햇빛 비춰주고, 적당한 기온으로 맞춰 줘야 쑥쑥 자라듯이 어린 아이들일수록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한다. 


저자는 힘든 순간에 <반려식물>로 기운을 차릴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식물도 살기 위해 애쓰는데. 꽃을 피워내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내는데. 힘들고 답답할 때 곁에 친구가 있다는 것은 위로가 된다. 저자에게는 <반려식물>이 곧 친구다. 아침마다 눈 떴을 때 미세하게 자라난 식물을 볼 때 희열을 경험한다고 한다. 흙 속 파묻힌 씨앗이 숨을 쉬기 위해 조그만한 구멍을 흙 속에서 낼 때 경이로움을 느낀다고 한다. 연두색 머리를 쏙 내밀더니 어느 색 잎을 활짝 펴내는 식물들의 모습을 보고삶의 새로운 의미를 찾는다고 말한다.


『조금 괴로운 당신에게 식물을 추천합니다』는 독자를 향한 저자의 고백이기도 하다. 괴로운 사람들에게 <반려식물>을 가까이 해 보라고 권한다. 단순한 식물이 아니다. 반려식물이다. <반려식물>과 함께라면 삭막한 도시 속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고. 사람과의 관계까 힘들때 생명을 지키려는 그들의 움트는 모습을 보라고 독자들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힘든가요? 곁에 있는 식물에게 말을 건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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