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교과서 한국사 9 - 일제강점기와 독립운동 이야기 교과서 한국사 9
문재갑 지음, 최승협 그림 / 아롬주니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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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5,6학년 학생들과 한국 근대사 영역 중에 일제강점기와 독립운동을 수업 시간에 다루다보면 나타나는 공통점이 있다. 평소 수업 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던 친구들도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한국인에게 가한 만행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눈이 반짝이다 못해 어디에서 올라온 지 모르는 분노를 얼굴 표정 한가득 나타낸다. 본인이 직접 겪은 아픔도 아닐진대 어떻게 이런 분노를 나타내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본인들이 태어나기 거의 100년 전의 일인데 마치 엊그제 일어난 일처럼 분개하며 당장이라도 일본에게 일격을 가할 것처럼 의기양양하다. 이웃나라 일본 얘기만 나오면 거친 말도 내뱉기도 한다. 우리 조상들이 일본에게 당한 아픔이 남 얘기처럼 들리지 않나보다. 비롯 어린 나이 학생이지만 공감하는 능력은 어른 못지 않다. 참 신기한 것은 학생들에게 세뇌시키거나 주입 시킨것도 아닌데 어쩜 이렇게 매년마다 똑같은 태도를 보이는지 놀라울 정도다. 아마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은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보편적인 인류애 때문이 아닌가 싶다.

숱하게 침략을 당한 역사를 역사 시간에 배우지만 일제강점기만큼 뜨거운 감자가 없다. 제국주의의 강한 욕망에 사리분별을 잊은 국가는 끔찍한 만행을 저지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아롬주니어 출판사에서 최근 출간한 <이야기 교과서 한국사9>은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초등학교를 넘어 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들도 이해하기 쉽게 핵심적인 내용을 정리하여 전달해 주고 있다. 사실 일제강점기와 독립운동사는 쏠깃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현재 우리 학생들의 삶과는 동떨어진 부분이 많고 다양한 독립운동단체와 인물들이 생소하게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어서 일제의 침략과 식민지배에서 당한 독립운동가의 일대기 외에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 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한데 마침 <이야기 교과서한국사9>이 약방의 감초처럼 충분히 역할을 해 줄 수 있으거라 생각된다.

사실 현직교사의 1인으로 일제강점기와 독립운동사는 자세하게 풀어서 쓴 방대한 자료보다 사건별로 간략하게 핵심적인 내용들을 집어 주는 것이 더 손에 와 닿는다. 내용의 분량도 200여쪽이 넘어가다보면 학생들 입장에서 덜컥 부담스러워 회피하게 된다. 글과 삽화, 역사적 사진이 적절하게 가미되어 이야기식으로 들려주는 형식의 책이 친근하게 느껴진다. 반드시 알아야할 내용이라 할지라도 구성면에서 친밀도가 떨어지게 구성되다보면 멀어질 수 밖에 없다. 일제강점기와 독립운동사 뿐만 아니라 고조선부터 현대사까지 모두 다 다뤄야겠다는 욕심은 최대한 절제하고 학생의 눈높이에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을 듯 싶다. 그런 점에서 아롬주니어 출판사의 <이야기 교과서 한국사> 시리즈 10권은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한국사 입문에 좋은 길잡이가 되리라 생각된다. 물론 일반인들도 한국사에 친숙해지기 위해 단계별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처음부터 의욕이 앞서 책장을 펼치다보면 금방 시들해 질 수 있을 것이다.

일제강점기와 독립운동사는 동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에 걸친 전 세계적인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일본이 왜 제국주의적 야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우리의 독립운동의 방향이 조용한 움직임에서 무장독립운동으로 변화되었는지, 대한민국 임시 정부를 바라보는 외국의 시각은 어떠했는지 다양한 관점에서 기술하되 최대한 깊이와 난이도를 조절한 저자의 균형감이 돋보인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전달하는 것도 능력이다. 흥미를 지속적으로 끌고가기 위해 애쓴 노력이 보여진다. 자녀를 둔 부모에게 한국사 입문서로 추천해도 손색이 없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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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로왕도 다문화 가정이라구? 아롬고학년문고
김소은 지음, 정다희 그림 / 아롬주니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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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 사회과 단원에 가족의 의미와 다양한 가족을 살펴보는 내용이 10차시 넘는 분량으로 배치되어 있다. 4학년 성취수준에서 학생들은 반드시 다양한 가족의 의미와 종류를 이해하여야 한다.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과 연계하여 가족의 의미 뿐만 아니라 다문화 가정에 대해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책을 발견하였다. 아롬주니어 출판사의 <김수로왕도 다문화가정이라구?> 라는 책이다.  

 

사실, 우리나라도 사회 변화의 속도가 빨라져 세계 여러 사람들이 함께 교류하는 빈도가 많아졌다. 스포츠 분야에서는 외국 선수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선수 생활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영화, 공연을 넘어 우리가 즐겨먹는 음식도 다문화라고 봐야 할 정도로 세계적 수준이 되어 버린지 오래다. 다양한 문화를 접하는 마음가짐도 이제 자연스러워질 정도가 되었지만 유독 편협한 사고로 마음의 빗장을 굳게 닫아 좀처럼 활짝 열려고 하지 않는 부분이 있으니 바로 '다문화 가정' 즉 부모의 한 쪽이 외국인일 경우 색다른 관점으로 본다는 점이다. 핏줄이 다르다는 이유로 나와 다른 사람 취급하고 피부색,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 불편함을 넘어 불쾌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저자는 <김수로왕도 다문화 가정이라구?>에서 서로 다른 집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결혼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가족'이라고 할진대 우리의 엄마, 아빠나 외국에서 살다가 온 이웃집 아주머니나 모두 똑같은 '가족'임을 강조한다.  한국에서 태어난 부모나 외국에서 태어난 부모나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점이나 살아온 생활방식이 다른 점, 서로 다른 문화를 접해 온 것은 대동소이하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에서 태어난 부모가 한 분이 있다고 해서 '다문화' 라고 꼭 집어 이야기한다면 그것 자체가 왜곡된 시각이 아니냐고 강조한다.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가야국의 시조 '김수로왕'은 인도 여인을 황후로 받아들였다는 기록이 전해오고 있다. 허황옥이라는 황후는 가야국과 인도가 교류했다는 확실한 증거다.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가 달랐지만 황후의 자리까지 올랐다는 기록을 보면 당시 가야의 사고방식이 지금의 우리의 사고보다 상당히 유연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만약 현재 대한민국의 대통령 영부인이 인도 이주민 여성이라고 한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글 속 주인공 '소민'이네 가족도 인도에서 온 엄마를 새엄마로 맞이한 소위 '다문화가정'이다. 초등학교 6학년인 소민이는 아빠가 외국 여인을 새엄마로 맞이한 것도 불만인데가 새로 태어난 동생 유민이가 자신과 모습이 달라 동생으로 받아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방학 과제 해결을 위해 김해박물관에서 자료를 찾던 중 동생 유민이와 함께 과거로 돌아간다. 가야국말이다. 그곳에서 자신의 새엄마와 같은 인도인 여성 '허황옥' 황후를 만난다. 허황옥으로부터 자신의 고민거리가 해결되는 기쁨을 맛본다. 

 

"원래 가족은 다른 핏줄의 사람들이 만나 시작되는 것입니다. (중략) 가족은 애초에 다른 핏줄의 사람들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핏줄 운운하고 국적 타령을 하면서 서로 다른 점만 찾아낸다면, (중략) 온전히 같은 또 다른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허황옥의 입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다시 재정의한다. 다른 점만 찾아내려고 혈안이 되어 있으면 성격도 다르고 입맛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다면 결국 하나가 되기란 쉽지 않은 일이 될거라고 이야기한다. 다양한 문화를 인정하고 함께 하겠다는 생각이 앞서야지 우리와 다르다고 해서 가까이 하려고 하지 않을 때 결국 외로워지고 영영 함께 할 수 없다고 말한다.

 

다문화가정은 우리와 다른 가정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 속에 살던 이들이 함께 하는 가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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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살 우주 달마중 16
신양진 지음, 김무연 그림 / 별숲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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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키워본 부모라면 모두가 공감하는 말이 있죠.

임신을 하고 출산할 때면 " 내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나줬으면"

태어나고 첫 돌을 지나면 " 내 아이가 잘 걸을 수만 있다면"

어린이집에 갈 시기가 오면 "내 아이가 똑똑하면 좋을텐데"

유치원에 다니면 "내 아이가 친구들과 잘 놀았으면"

그리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부터 "공부를 잘 했으면".......


이렇게 부모의 욕심은 끝도 없습니다. 내 아이가 건강하게 지내는 것만으로도 이미 소원은 이뤄졌는데도 불구하고 <여덟 살 우주>처럼 꼬치꼬치 캐 물으며 완벽한 자녀를 바라는 부모의 관심이 <여덟 살 우주>를 소심하게 만들고 창의성을 죽이며 문제아로 만들어버립니다.


우리가 다 잘아는 바와 같이, 부모의 양육태도, 가정환경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내 아이를 응원하고 믿어주고 신뢰하며 격려해주는 부모가 될 때 우리의 아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덟 살 우주>는 만년필을 주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도둑이 되어 버립니다. 민영이의 팬티 사건에 적극적으로 친구를 막아주는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불필요한 오해를 당합니다. 급기야 친구 엄마의 호출에 '또 무슨 잘못을 저질렀느냐'는 엄마의 호통 소리를 들어야만 했습니다. <여덟 살 우주>가 한 일이라고는 그저 자연스럽게 보이는 대로, 느끼는 대로, 행동하고 픈 대로 했을 뿐인데요.


초등학교 교실 현장에는 매일 매순간 생각지도 못하는 일들이 벌어집니다. <여덟 살 우주>와 같은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교실은 '우주'와도 같습니다. 별 처럼 빛나는 아이들이 적정한 질서를 지키며 때로는 좌충우돌하며 성장하는 공간이 교실입니다. 교실에서 <여덟 살 우주>는 무럭무럭 큽니다. 행여나 학교에서 아이들말만 듣고 울컥 분노를 표현하며 막말을 쏟아내는 부모님들이 없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의 눈으로 보는 것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으니까요.


<여덟 살 우주>는 어린 자녀를 키우고 있는 엄마, 아빠들이 봐야 할 책입니다. 학교 현장에 있는 교사들이 읽어야 할 책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지금 정상적으로(?)으로 잘 크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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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하나 잘 키웠을 뿐인데 - 당신의 가치는 성과가 아니라 사람에 있다
실비아 앤 휴렛 지음, 서유라 옮김 / 부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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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중세시대 스승이 제자를 실습시켰던 도제식 방식과 현대에 이르러 각광을 받았던 멘토가 멘티를 양육했던 멘토링의 한계를 지적하며 앞으로 다가올 시대는 스폰서십의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앞서 얘기한 도제식 방식과 멘토링은 단방향인데 반면 스폰서십은 쌍방향을 추구한다. 단방향적인 관계는 한 쪽이 일방적으로 퍼주는 것에 가까운 반면 스폰서십은 서로의 이익을 추구하며 함께 성장하는 것을 추구한다. 단방향적 관계는 지속적일 수가 어려운 반면 쌍방향적 관계는 지속성을 가질 수 있으며 서로 간의 관계 형성에 있어 긴장감이 항상 유지될 수 있다.

 

스폰서십은 스폰서와 프로테제의 관계다. 스폰서란 보증인, 후원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듯이 피후원자가 될 프로테제의 가능성을 발견하여 그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돕고 프로테제의 능력을 발판삼아 자신의 성장도 꾀하는 사람을 말한다. 프로테제란 스폰서의 각광을 통해 성장하되 스폰서의 능력이 발휘되도록 지속적으로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을 말한다. 따라서 스폰서와 프로테제는 상호 이익 관계이며 중단없는 서로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상호간의 발전을 모색한다. 서로가 윈윈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후배 하나 잘 키웠을 뿐인데>는 미국 경영 전반에 걸쳐 대표적인 스폰서십을 연구하고 서로 간의 성장을 꾀한 사례를 소개하며 발전적인 스폰서십 사례를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의 추천의 글에서는 한국의 대표적 스폰서십 사례로 유재석과 양재형 조세호를 소개한다. 유재석이 스폰서라면 양재형과 조세호는 프로테제다. 서로가 서로의 빈 자리를 케어해 줄 정도로 발전한 사례다. 스폰서는 프로테제가 발전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주었을 것이고 프로테제는 스폰서가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고 빈 자리를 소리 소문 없이 메꿔주며 월등한 기량을 나타낼 수 있도록 촉매제의 역할을 해 주었다. 대부분의 사례가 미국 경영 전반에 관한 이야기지만 충분히 적용할 만한 사례이기에 귀를 기울여 들어봄직 하다.

 

스폰서는 프로테제를 볼 안목을 있어야 하며 키워낼 역량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수고와 헌신이 뒤따른다. 프로테제는 능력도 능력이지만 스폰서를 따르겠다는 충성심이 절대 요구된다. 스폰서가 기회의 문을 열어주고 인맥과 교육을 제공하면, 프로테제는 스폰서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일들을 도맡는다. 일이 성공적으로 전개되면 스폰서십은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상호 이익이 극대화 된다. 스폰서는 자신의 업무 역량을 확장시키기 위해 프로테제를 투자한다. 자기 자신과 조직 모두에 충성할 수 있고, 스폰서와 조직의 공백을 메워 줄 만한 프로테제를 찾아내는 눈이 스폰서에게 필요하다. 프로테제는 재능을 발휘하고 의지를 실현시킬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머릿속의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낼 수 능력이 있어야 한다.

 

프로테제의 가치는 사소한 실무를 넘어 스폰서가 할 수 있는 일의 넓이와 깊이를 확장시킬 수 있어야 한다. 스폰서십의 효과는 둘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 준다. 때로는 프로테제는 스폰서에게 불편한 진실을 말할 용기를 지녀야 한다. 그래서 훌륭한 스폰서들은 자신의 성향과는 정반대의 프로테제를 선발한다. 아니 선발해야 한다. 스폰서가 백인이며 남성이라면 프로테제는 흑인이며 여성인 사람을 후보로 선임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과는 다른 안목을 지닌 사람을 프로테제로 성장시킨다면 스폰서가 볼 수 없는 부분을 보게 해 주며 공백을 메꿔 줄 것이다.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바이든도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흑인 여성을 선택한 것도 스폰서십의 전형적인 사례로 볼 수 있겠다.

 

앞으로 우리 사회도 점점 다양화 사회로 진입되고 있어 조직의 리더라면 스폰서와 프로테제의 상호 이익을 위한 스폰서십을 적용해야 할 듯 싶다. 스폰서 자신과는 정반대의 성향을 지니고 다양한 조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프로테제를 세울 필요가 있겠다. 일방적인 방향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가 상호 이익을 위해, 조직의 공백을 메꾸기 위한 전략으로 멘토링을 넘어 스폰서십으로 발전시켜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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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 로켓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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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관전 포인트를 3가지로 요약하라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겠다.

 

첫째, 현실과 꿈은 함께 가야 한다. 현실을 무시한 꿈은 몽상에 불과하며 꿈이 없는 현실은 생명 없는 흙과 같다. 꿈이 현실을 이끈다!

 

둘째,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대기업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중소기업이 살아남는 생존 전략을 파헤치다. 당장 눈 앞에 닥친 현실을 보기보다 미래를 내다보라!

 

셋째, 신용은 유리컵과 같다. 한 번 깨어진 유리컵을 다시 사용할 수 없듯이 한 번 틀어진 신용은 회복이 불가능하다. 이익을 쫓아 신용을 저버린 인간 군상들의 심리를 들여다 보다!

 

중소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확률은 몇 퍼센트가 될까? 거래처의 뒤통수 치기, 정리해고, 자금난, 사내 갈등 등 간단히 해결될 만한 문제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하루하루 숨가쁘게 이어가고 있는 것이 중소기업이다. 변두리 지역에서 선대의 가업을 이어 받은 쓰쿠다는 오직 신념하나로 어려운 여건을 견디어 내며 로켓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기업 조차도 이뤄낼 수 없는 성과를 뽑아낼 수 있었던 것도 경영자 쓰쿠다의 흔들리지 않는 연구의욕이 있었기 때문이라. 대기업이 호시탐탐 굶주린 사자의 먹잇감처럼 입벌리고 있는 경영 현실 속에서도 오직 기술력 하나만으로 당당히 맞서 나가는 중소기업의 투지에 가슴 졸이며 긴 서사의 이야기를 읽게 된다. 

 

자금난에 봉착했을 때 분열되어지는 직원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게 가장 큰 어려움 중의 하나다. 조직의 리더 조차도 흔들리는 경우는 강한 외압이 아니라 내부에서의 작은 갈등으로 점화된 작은 불씨 때문이다. 어김없이 빚독촉과 경영 자금난의 압박 앞에서 과연 특허권을 팔아 넘겨 당면한 어려움을 넘길 것인지, 아니면 회사의 명운이 걸려 있는 특허권을 고수하며 당당하게 협상을 해 나가야 할 것인지 오직 오너가 결정해야 될 일이다. 쓰쿠다제작소의 오너 쓰쿠다는 정면 승부를 펼친다. 초반에는 직원들의 오해와 불만이 있었지만 최선을 다해 정직한 승부를 펼치는 쓰쿠다제작소의 열정에 걸림돌이 되었던 여러 환경들이 하나하나 정리되어 진다. 고진감래라고 했던가. 고통 속에 얻어낸 성과라 직원 모두 대동단결할 수 있었다.

 

대기업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변두리 로켓>에 등장하는 데이코쿠중공업은 정말 치사하기가 유치하기 짝이 없다. 돈으로 사람을 매수하지 않나, 미끼를 던져 경영을 포기하려고 하지 않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중소기업의 기술을 빼어 내려는 속성은 있는 자들의 욕망이 한도 끝도 없음을 보게 한다. 꿋꿋히 버터내는 쓰쿠다제작소의 직원들에게 박수를 쳐 주고 싶은 심정이다. 가상 속의 소설 주인공들이긴 하지만.

 

<변두리 로켓>의 최고의 문장을 하나 고르라고 한다면,

 

"난 말이야, 일이란 이층집과 같다고 생각해. 1층은 먹살기 위해 필요하지. 생활을 위해 일하고 돈을 벌어. 하지만 1층만으로는 비좁아. 그래서 일에는 꿈이 있어야 해. 그게 2층이야. 꿈만 좇아서는 먹고살 수 없고, 먹고살아도 꿈이 없으면 인생이 갑갑해."

 

쓰쿠다제작소의 직원 중의 한 명이 마노에게 사장이 쓰쿠다가 한 말이다. 마노는 대기업 부품 납품 과정에서 일부러 결함 제품을 몰래 넣어 보내 회사가 한 때 위기에 처한 바가 있었다. 현실에 갇혀 살아가는 마노에게 꿈을 잃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쓰쿠다. 불만으로 가득찬 마노가 제발로 회사를 떠나가지만,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마노를 아껴 자신이 알고 있는 대학 연구소에 취직을 시켜 준다. 신용은 한 번 깨지면 회복하기가 어렵다. 깨어진 유리컵을 붙인 들 과연 사용할 수 있을까? 신용도 마찬가지다. 신용을 얻기는 어렵지만 잃기는 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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