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로켓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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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관전 포인트를 3가지로 요약하라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겠다.

 

첫째, 현실과 꿈은 함께 가야 한다. 현실을 무시한 꿈은 몽상에 불과하며 꿈이 없는 현실은 생명 없는 흙과 같다. 꿈이 현실을 이끈다!

 

둘째,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대기업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중소기업이 살아남는 생존 전략을 파헤치다. 당장 눈 앞에 닥친 현실을 보기보다 미래를 내다보라!

 

셋째, 신용은 유리컵과 같다. 한 번 깨어진 유리컵을 다시 사용할 수 없듯이 한 번 틀어진 신용은 회복이 불가능하다. 이익을 쫓아 신용을 저버린 인간 군상들의 심리를 들여다 보다!

 

중소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확률은 몇 퍼센트가 될까? 거래처의 뒤통수 치기, 정리해고, 자금난, 사내 갈등 등 간단히 해결될 만한 문제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하루하루 숨가쁘게 이어가고 있는 것이 중소기업이다. 변두리 지역에서 선대의 가업을 이어 받은 쓰쿠다는 오직 신념하나로 어려운 여건을 견디어 내며 로켓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기업 조차도 이뤄낼 수 없는 성과를 뽑아낼 수 있었던 것도 경영자 쓰쿠다의 흔들리지 않는 연구의욕이 있었기 때문이라. 대기업이 호시탐탐 굶주린 사자의 먹잇감처럼 입벌리고 있는 경영 현실 속에서도 오직 기술력 하나만으로 당당히 맞서 나가는 중소기업의 투지에 가슴 졸이며 긴 서사의 이야기를 읽게 된다. 

 

자금난에 봉착했을 때 분열되어지는 직원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게 가장 큰 어려움 중의 하나다. 조직의 리더 조차도 흔들리는 경우는 강한 외압이 아니라 내부에서의 작은 갈등으로 점화된 작은 불씨 때문이다. 어김없이 빚독촉과 경영 자금난의 압박 앞에서 과연 특허권을 팔아 넘겨 당면한 어려움을 넘길 것인지, 아니면 회사의 명운이 걸려 있는 특허권을 고수하며 당당하게 협상을 해 나가야 할 것인지 오직 오너가 결정해야 될 일이다. 쓰쿠다제작소의 오너 쓰쿠다는 정면 승부를 펼친다. 초반에는 직원들의 오해와 불만이 있었지만 최선을 다해 정직한 승부를 펼치는 쓰쿠다제작소의 열정에 걸림돌이 되었던 여러 환경들이 하나하나 정리되어 진다. 고진감래라고 했던가. 고통 속에 얻어낸 성과라 직원 모두 대동단결할 수 있었다.

 

대기업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변두리 로켓>에 등장하는 데이코쿠중공업은 정말 치사하기가 유치하기 짝이 없다. 돈으로 사람을 매수하지 않나, 미끼를 던져 경영을 포기하려고 하지 않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중소기업의 기술을 빼어 내려는 속성은 있는 자들의 욕망이 한도 끝도 없음을 보게 한다. 꿋꿋히 버터내는 쓰쿠다제작소의 직원들에게 박수를 쳐 주고 싶은 심정이다. 가상 속의 소설 주인공들이긴 하지만.

 

<변두리 로켓>의 최고의 문장을 하나 고르라고 한다면,

 

"난 말이야, 일이란 이층집과 같다고 생각해. 1층은 먹살기 위해 필요하지. 생활을 위해 일하고 돈을 벌어. 하지만 1층만으로는 비좁아. 그래서 일에는 꿈이 있어야 해. 그게 2층이야. 꿈만 좇아서는 먹고살 수 없고, 먹고살아도 꿈이 없으면 인생이 갑갑해."

 

쓰쿠다제작소의 직원 중의 한 명이 마노에게 사장이 쓰쿠다가 한 말이다. 마노는 대기업 부품 납품 과정에서 일부러 결함 제품을 몰래 넣어 보내 회사가 한 때 위기에 처한 바가 있었다. 현실에 갇혀 살아가는 마노에게 꿈을 잃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쓰쿠다. 불만으로 가득찬 마노가 제발로 회사를 떠나가지만,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마노를 아껴 자신이 알고 있는 대학 연구소에 취직을 시켜 준다. 신용은 한 번 깨지면 회복하기가 어렵다. 깨어진 유리컵을 붙인 들 과연 사용할 수 있을까? 신용도 마찬가지다. 신용을 얻기는 어렵지만 잃기는 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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