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한국 지성의 모험 - 100년의 기억, 100년의 미래
김호기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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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00년 史 를 돌아보면 숨가쁠 정도로 변화 무쌍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일제강점 35년, 광복, 한국전쟁, 남북 분단, 산업화, 민주화 과정을 지나쳐왔다. 거저 되어진 것이 하나도 없다. 수많은 이들의 희생과 고난한 삶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었고, 앞으로 100년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서구 문명과 사상과 비교하더라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사상 체계를 이 기간 동안 이뤄낼 수 있었다. 정치, 경제, 교육, 문화, 문학 등에서 각 시대마다 깊이 있는 사상으로 민족의 혼을 이어갔고 다양한 분야에서 거침없이 살아있는 시대정신을 발휘하여 후대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 저자는 대한민국 100년 史에서 60명의 지성인들을 추려내어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물론 저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선별 작업이긴 하지만 터무니 없는 주관적 판단이 아니라 객관적 사료와 증명이 가능한 방법으로 어렵게 60명을 각 분야별로 구분하여 그들의 사상과 이력, 삶을 간략하게 담아냈다. 지면의 한계 때문에 10쪽을 넘지 않는 분량으로 그냥 맛(?) 보도록 정돈하여 실었다. 

 

그러나 짧은 분량이라 할지라도 독자들에게 차후에 연결 고리를 찾아 좀 더 깊이 탐구할 수 있는 점들을 곳곳에 담아냈다. 그분의 출생에서 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삶의 궤적을 놓치지 않고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독자들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대표적인 서적들을 친절하게 소개해 놓고 있다. 깊이 있는 책들을 찾아보고자 하는 독자들에게는 반가운 안내서가 될 것이다. 단순히 베스트셀러가 아닌 저자의 혼과 열정을 담아낸 당시 시대정신을 대표하는 저서이기에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하는 예비 지성인들이 있다면 이 책 한 권을 곁에 두어 두고두고 참고 자료로 활용하면 좋을 듯 싶다. 

 

차례를 보면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다. 한국 지성사를 대표하는 인물들을 11분야로 나누어 각각 5~6명을 소개한다. 대표 저서와 함께 후손들에게 영향을 끼칠 미래의 분야를 함께 소제목으로 잡았다. 예를 들면 이렇다. 

 

김구: <백범일지>와 민족주의 미래, 안창호: <도산 안창호 논설집>과 청년의 미래, 이은숙: <서간도시종기>와 대한민국의 미래, 여운형: <조선 독립의 당위성>과 중도의 미래.....

 

100년이라는 시간 차이가 있는 책들이 과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 의구심이 들 수 있겠다. 당시의 시대정신을 알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겠다. 인물마다 시대별로 평가가 저마다 다를텐데 어떻게 적용해야 할 지 궁금해 할 수도 있겠다.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입장이 정반대에 있는 독자들은 불쾌할 수도 있겠다. 사람마다 각자 평가가 다르더라도 관련 인물을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 봐야 하는 것은 앞으로 미래는 포용하려는 마인드가 필요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시대를 앞서는 용기와 정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 생애를 걸쳐 사상의 결과물을 담아 놓은 지성인들의 대표 저서는 독자들이 결코 쉽게 읽어낼 수 있는 내용이 아닐 수 있겠다. 때로는 친절한 해석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거인의 어깨를 딛고 뛰어 넘을 수 있을 때 앞으로의 100년의 미래는 단단한 반석 위에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겠다. 누군가는 깊이 있는 지성에 도전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미래에도 밝은 희망이 비치지 않을까!

단단한 독서가 필요하다.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는게 쉽지 않겠지만, 책장을 덮을 때 쯤이면 남다른 감회가 들 것이다. 현대 한국 지성의 보고에 한 번 모험에 보라!

 

P.S. 앞으로의 계획 : 이 책에 소개된 각각의 지성인들 한 명 한 명의 대표 저서들을 찾아 읽는다. 공공도서관 도서목록을 검색하다보면 오래된 책들이지만 몇 권은 찾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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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세상을 만든 6가지 놀라운 발견 - 과학 영재라면 꼭 알아야 할 테크놀로지의 역사
스티븐 존슨 지음, 강주헌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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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의 발견은 안경을 만들어냈고,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의 발달로 안경의 수요가 늘자 렌즈 세공업이 발달하게 되었다. 결국 정교한 렌즈 세공 기술은 망원경과 현미경을 발명하게 되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의 실체를 밝히면서 질병의 원인을 알게 되었다. 인간이 질병을 극복할 대상으로 여기게 되었고 기대 수명은 점차 늘어났다. 이처럼 사막의 모래밭에서 이산화규소 추출하게 되면서 유리의 사용은 다방면으로 뻗어나가게 되었다.

 

오늘날 인터넷망이 광범위하게 깔리고 스마트폰의 사용이 확대된 것도 모두 다 유리의 발명에서 시작되었다. 유리 섬유라고 강하고 구부러지기 쉬운 성질을 이용하여 건축용 단열재, 옷, 서핑보드, 요트, 헬멧, 컴퓨터 회로판 등 안 쓰이는 곳이 없을 정도다. 인터넷망에 쓰이는 광섬유 케이블도 바로 유리실로 짠 것이다. 유리가 발명되지 않았다면 우리 손에 스마트폰이 놓일 일은 없었을 것이다. 

 

유리는 개인의 인권도 향상시켰다. 개인주의를 실현시킨 것이 유리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유리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면서 개인을 중시하는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세상을 보는 방법이 '나'를 중심으로 전환되게 한 것이 유리 거울이었다. 이처럼 발명품 하나는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혁신을 이어나가게 한다. 

 

에어컨의 발명이 미국의 정치 지형을 바꿨듯이 청결의 개념을 인식한 후부터는 콜레라와 같은 수인성 질병을 예방할 수 있었다. 참고로 미국은 대통령 선거 투표 방식이 선거인단에 의해 이루어진다. 에어컨이 발명되기 전까지는 무더운 남부지역에 선거인단이 적었기에 북부 지역 출신의 대통령이 다수 배출되었다. 하지만 에어켄의 발명으로 남부 지역에도 선거인단이 많이 조성되면서 현재까지 미국 대통령의 대부분은 남부 출신이라는 점이 통계로 말해주고 있다. 발명품 하나하나가 미국의 역사를 바꿔가고 있는 셈이다. 

 

유리, 냉기 외에 소리, 청결, 시간, 빛의 발견이라는 6가지 테마로 이루어진 과학 이야기를 재미나게 읽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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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으로 사는 인생
폴 투르니에 지음, 정동섭.박영민 옮김 / IVP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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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격의학을 발전시킨 스위스 의사, 폴 투르니에의 대표적인 저작이다. 올 8월, JDM KDTI 훈련생들을 대상으로 '모임 이사의 삶 & 이사의 역할' 에 대해 약 한 시간 반 가량 강의를 한 적이 있다. 강의 후 답례로 받은 책이 바로 폴 투르니에의 『모험으로 사는 인생』 이었다. 책 더미에 쌓아 두고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한 두달 지나다가 이번 한 주간 독한 마음을 품고 다른 책을 멀리 하고 이 책만 고집하며 오늘에서야 1독을 마쳤다. 모험으로 사는 인생, 저자의 고백이며 나의 고백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앞서 KDTI 훈련생들에게 강의한 강의 주제도 '모험으로 사는 모임 이사'로 수정해야 할 듯 싶다. 인생의 책을 선물해 준 KDTI 훈련생들께 감사드린다.

 

폴 투르니에는 노년의 나이에 책을 써 달라는 청탁을 출판사로부터 받게 되었다. 여든이 넘은 나이에 집필을 한다는 것 자체가 모험이기도 했기에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모험 정신을 유지하는 것이다. 출판사의 요구에 따라 책을 쓰는 것 자체는 모험이라기보다는 의무로 느껴진다" 라고 고백했다. 무슨 말인가? 어떤 모험도 오래 지속될 수 없다는 말이다. 새로운 일을 할 때 그 당시는 모험일 수는 있지만 그 일이 오래 지속될 경우 감흥도 감응도 긴장감도 떨어져 어느새 익숙한 일로 둔갑되어버린다. 나이를 든다는 것은 신체적 능력이 떨어지고 정신이 노쇠해 지는 것도 있겠지만 폴 투르니에는 새로운 모험을 시도하겠다는 용기가 없어져 현실에 안주하려는 마음의 태도가 스스로를 노년으로 규정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는 어떤가! 오십 줄에 들어서고 있다. 아직까지 무언가에 도전하고 싶고 새로운 영역에 겁없이 덤벼들고 싶은 마음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 모험이라고 할 수 있는 일들을 진행하면서 얻는 유익은 역동감과 존재감을 느끼며 성취감을 통해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좋은 점만 있는게 아니다. 여유롭게 생각을 정리하고 묵상의 시간을 가짐으로 깊이로 나아가야 하는 시간들을 패스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심신이 지치고 일에 쫓겨 사는 내 자신을 돌아본다.

 

나도 나이가 들수록 행동 반경이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성취 보다는 존재함에 의미를 두어야 하는 때가 도래할 것이다. 잃어버린 젊음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거나 후회하며 아쉬워하기보다 움직임은 둔해질지언정 노년에 누릴 수 있는 장점인 살아있는 정신으로 존재의 깊이를 만들어감에 만족을 누리며 또 다른 모험의 삶을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죽음도 모험이다. 살아생전 누구도 죽음을 경험해 보지 못하기에 죽음으로 나아가는 삶도 모험이라고 볼 수 있다. 죽음도 잘 준비해야 한다. 죽음을 두려워할 대상으로 여기며 애써 회피할 것이 아니라 죽음을 통해 또 다른 삶을 기대하며 주어진 삶 속에서 의미있는 시간을 지속해 가는 것이 모험으로 사는 인생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분명 개인마다 자신이 '헌신할 가치가 있는 목표' 가 있어야 한다. 자신을 바칠 수 있는 목표가 있는 삶이 진정 복 된 삶이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삶이 과거보다 윤택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공허함을 느끼는 이유는 문명의 발전과 상응하는 '정신적인 보충' 이 없기 때문이다. 

 

의사 폴 투르니에는 질병과 건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참고로 그는 환자를 대할 때 환자를 인격체의 한 사람으로 대하며 독서 상담을 통해 환자 스스로가 자신의 존재를 깨달을 수 있도록 조언해 주는 의사였다. 

 

사람의 건강은 세균 감염이나 비타민 섭취의 문제만큼이나 자신과의 조화, 올바른 가치의 선택과 그 결과인 충만한 만족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272쪽)

 

질병은 세상의 경쟁에서 뒤처지게 만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적한 곳을 찾을 수 있는 기회와 유익한 자기 성찰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164쪽)

 

모험으로 사는 인생은 두려움 없는 삶이 아니다. 두려움이 예상되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삶이다. 모험으로 사는 인생은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인생의 목적이 어디에 있는가의 문제다. 기독교 의사인 폴 투르니에는 하나님의 목적에 맞추어 살아가는 삶을 모험으로 사는 인생이라고 말한다. 그는 인생에 관해서는 비관주의자지만 하나님에 관해서는 낙관주의자였다.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갖는 신체적 장애물들이 극복하지 못할 것들이 아니라 위대한 모험의 출발점, 성취와 성공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지독한 책벌레였던 폴 투르니에는 책을 읽을 때마다 읽지 못한 책, 읽을 수 없을 책들을 생각하며 주어진 현실을 아쉬워하고 고치지 못하는 환자의 질병 때문에 자신의 무능함을 괴롭워했다. 극복할 수 없는 것들이지만 그것조차도 모험의 대상임을 고백한다. 

 

최근 폴 투르니에의 저작들을 대하면서 한 번 읽고서 책장에 꽂아 두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책도 그렇다. 두고 두고 읽을 책이다. 특히 나이가 들어가는 이 때에.

 

p.s. 죄송합니다. 한창 젊은 나이에 나이 타령을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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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오월, 그곳에 푸른 동물원 아롬고학년문고
최종욱 지음, 정다희 그림 / 아롬주니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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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나라 군인이 우리나라 사람들을 죽여요?"

소설 속 초등학생인 광훈이가 아빠에게 물어본 내용이다.

올해는 5.18 민주화운동 40년이 되는 해다. 신군부의 권력을 향한 집념이 마치 고려시대 무신정권을 보는 듯 하다. 희생양으로 광주를 선택한 결과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는 무수한 시민들이 죽어나갔다. 무고한 청년들과 시민들이 대한민국의 군인들에 의해 죽음을 당해야만 했다.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지, 아이들이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해 주어야할지 난감한 일이 일어났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던진 그들의 희생의 결과로 지금 우리가 민주주의 권리를 누리고 있다. 권리는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기에 민주주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나가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음을 다시 상기해 본다.

광주 시내 계엄군과 시민군 간의 대립이 있었던 그날을 시간적 배경으로 한다. 광주 시내에 있는 동물원을 지켜냈던 한 사육사와 그의 아들을 모티브로 삼고 소설은 시작된다. 초등학교 학생의 시각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바라본 책이다. 사육사를 아버지로 둔 초등학생 광훈이가 본 광주 시내 한 복판에서 벌어진 살육의 장면은 꿈에서라도 다시 떠올리기 싫은 무서운 광경이었다. 아내를 하늘나라로 먼저 보내고 슬픔으로 살아가는 광훈이의 아빠도 광훈이만 아니었다면 당장이라도 시민군에 가담하고 싶어한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모두 떠나고 난 동물원에 광훈이와 아빠만 남는다. 사람만큼 동물의 생명도 소중하기에 최소한의 유지를 목적으로 먹이를 주고, 사육장을 간단히 청소하며 하루 속히 군인들이 물러가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동물원을 관리하는 일은 두 사람이 감당하기에 벅차다. 어느 날에 갑자기 공수부대 지대장 최열 중위가 찾아온다. 동물원을 수색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광훈이와 아빠는 두려움 속에 최 중위를 만났지만 동물원을 매개로 점차 서로를 알아가는 관계로 발전한다. 동물원의 먹이가 떨어지자 최 중위에게 심부름을 시키기도 한다. 저자는 최 중위를 폭악한 군인이 아닌, 우리 곁에 늘 있을법한 평범한 군인으로 묘사한다. 그리고 명령에 할 수 없이 복종해야 하는 군인의 고뇌를 담아낸다. 시민군을 향해 총을 겨눌 수 없어 허공을 향해 총탄을 날려 보내는 것으로 자신의 심정을 표현해야 하는 군인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반면, 동물원에 찾아온 시민군에 가담한 청년의 정의를 추구하는 모습도 그려낸다. 그는 수의학과 대학생으로 동물을 치료하는 수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다. 동물원에 잠시 머물러 있는 동안에도 자신의 특기를 살려 백곰 '화이트'를 진단한다. 간암에 걸려 살 가능성이 없음을 함께 아파하며 몇 가지 도움이 될 만한 진통 처방을 남기고 떠난다. 결국 그는 전남도청에서 시민군의 한 사람으로 끝가지 저항하다 계엄군에 의해 죽음을 당한다.

같은 나이 대의 한 사람은 군 복무를 수행 중인 공수부대 중위로, 또 한 사람은 광주를 지켜내야 한다는 신념으로 시민군에 가담한 한 청년으로 각자 사건의 한 복판에서 시대의 아픔을 살아낸다.혼란스러울만할텐데도 광주 시내는 서로를 돕고 질서를 유지하며 시민군을 응원한다. 아직까지 시민들을 향해 최종적으로 누가 명령을 내렸는지 확실히 밝혀지지 않는 상황이다. 역사는 반복될 수 있다. 진실이 밝혀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의 역사 속에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하는 장면이다.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이하여 초등학생에게도 읽힐 만한 책들이 나온 것에 의미가 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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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읽기 독서법 - 기적을 부르는 완벽한 고전 독서 교육
임성훈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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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고전을 읽으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죽기 전에 그래도 고전 몇 권은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한 번 쯤은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군가가 꼭 읽어볼 고전이라고 추천한다면 귀가 쏠깃해진다. 그만큼 고전은 흡입력이 대단하다. 시대가 바뀌더라도 고전의 아성은 무너지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지금은 조금 식었지만 예전만 하더라도 명문대생이 꼭 읽어봐야 할 고전 100선이라는 제목으로 신문에까지 난 적이 있다. IT 기술이 발달한 지금도 빌 게이츠, 스티븐 잡스로 대표되는 창조적인 사람들 덕택에 고전은 불티나게 인기나는 대상이 되어버렸다.

 

고전에 대해 이렇다할 반기를 들 사람은 지구상에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단지 독자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 뿐이지 고전 속에는 심오한 진리가 숨겨져 있을 것으로 모두 다 짐작한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고전이라도 읽는 이가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무슨 소용 있을까?

 

고전 읽기 독서법에 대해 실전 연습을 두루 마친 저자가 독자들에게 고전을 좀 더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친절한 책을 내 놓았다. 고전은 누구나 읽을 수 있으나 아무나 읽을 수 없다. 섣불리 도전했다가는 책값만 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책의 두께도 만만치 않을뿐더라 번역의 차이는 있겠지만 내용 자체를 이해하는 것도 어려울 수 있다. 해석하고 적용하는 일은 초보자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절래절래 고개를 흔들 수도 있을 것이다.

 

고전은 시대적 배경을 알지 않고서는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 오랜 세월 풍파를 거쳐 고전이라는 반열에 오른 책들이라 고전이 이루는 시간적 배경은 천년은 기본이다. 기원전 서사의 줄거리를 훑지 않고서는 읽기 조차 버겁다. 곁에 똑똑한 괴외 선생이라도 있지 않으면 몇 장 펴보지 못하고 읽기를 포기할 수도 있다. 괜히 시간 낭비만 하는 셈이 될 것이다. 용기 백배하여 시작한 도전이 작심삽일 되어 평생 고전을 더 이상 찾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고전을 접하는 초보자들에게 이런 방법을 권하고 싶다. 저자의 이야기이기도 하며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가 책에서 입문서로 소개해 놓은 고전의 면면을 보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벽이 있다. 바로 '역사'다. 고전은 역사가 반드시 뒤따른다. <소크라테스의 변론>은 소크라테스가 살던 시대의 큰 전쟁사를 배경으로 한다. 페르시아 전쟁과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겪고 난 그리스의 정치군사적 상황과 사회상을 이해하지 않고 소크라테스라는 인물의 유명세만 믿고 덤볐다가는 큰 코 다친다. <오디세이아> 도 마찬가지다. 그리스와 토로이 간의 10년 전쟁사를 모르고서는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이야기다. 고전 자체도 버거운데 그 고전을 이해하기 위해 고전의 바탕을 이루는 역사까지 접해야 한다니! 그래서 고전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는거다.

 

한 권의 고전을 섭렵하기 위해서는 별개로 최소한 4~5권의 배경이 되는 책을 읽거나 알고 있어야 한다. 배경 지식이 탄탄하지 않으면 고전 읽기는 고행이 될 수 밖에 없다. <논어> 도 마찬가지다. 태평성대 후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의 제후들의 전쟁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논어>는 공자와 제자들의 담소록이기는 하지만 첨예한 제후국들 간의 줄다리기식 권력 다툼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논어>의 참 맛을 느낄 수 없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고전 읽기의 입문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안내서를 내 놓았지만, 결코 고전 읽기는 이 책 한 권을 읽는다고 해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책이 아님을 조심스럽게 이야기하고 싶다.  고전 입문에 앞서 '역사'의 깊이를 다진 뒤 나선다면 좀 더 머리 아프지 않고 고전의 책장을 넘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생텍쥐페리의 제2차 세계대전 참전과 조종사의 경력, 최후의 정찰 비행 후 행방불명 되었다는 그의 일대기를 알고 <어린왕자>를 읽는다면 소설 속 인물과 배경을 남다르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너무 겁부터 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고전, 읽어보라고 할 수는 없어 나의 경험담을 잠깐 이야기했으니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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