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읽기 독서법 - 기적을 부르는 완벽한 고전 독서 교육
임성훈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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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고전을 읽으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죽기 전에 그래도 고전 몇 권은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한 번 쯤은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군가가 꼭 읽어볼 고전이라고 추천한다면 귀가 쏠깃해진다. 그만큼 고전은 흡입력이 대단하다. 시대가 바뀌더라도 고전의 아성은 무너지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지금은 조금 식었지만 예전만 하더라도 명문대생이 꼭 읽어봐야 할 고전 100선이라는 제목으로 신문에까지 난 적이 있다. IT 기술이 발달한 지금도 빌 게이츠, 스티븐 잡스로 대표되는 창조적인 사람들 덕택에 고전은 불티나게 인기나는 대상이 되어버렸다.

 

고전에 대해 이렇다할 반기를 들 사람은 지구상에 아무도 없을 것이다. 단지 독자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 뿐이지 고전 속에는 심오한 진리가 숨겨져 있을 것으로 모두 다 짐작한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고전이라도 읽는 이가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무슨 소용 있을까?

 

고전 읽기 독서법에 대해 실전 연습을 두루 마친 저자가 독자들에게 고전을 좀 더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친절한 책을 내 놓았다. 고전은 누구나 읽을 수 있으나 아무나 읽을 수 없다. 섣불리 도전했다가는 책값만 버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책의 두께도 만만치 않을뿐더라 번역의 차이는 있겠지만 내용 자체를 이해하는 것도 어려울 수 있다. 해석하고 적용하는 일은 초보자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절래절래 고개를 흔들 수도 있을 것이다.

 

고전은 시대적 배경을 알지 않고서는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 오랜 세월 풍파를 거쳐 고전이라는 반열에 오른 책들이라 고전이 이루는 시간적 배경은 천년은 기본이다. 기원전 서사의 줄거리를 훑지 않고서는 읽기 조차 버겁다. 곁에 똑똑한 괴외 선생이라도 있지 않으면 몇 장 펴보지 못하고 읽기를 포기할 수도 있다. 괜히 시간 낭비만 하는 셈이 될 것이다. 용기 백배하여 시작한 도전이 작심삽일 되어 평생 고전을 더 이상 찾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고전을 접하는 초보자들에게 이런 방법을 권하고 싶다. 저자의 이야기이기도 하며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가 책에서 입문서로 소개해 놓은 고전의 면면을 보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벽이 있다. 바로 '역사'다. 고전은 역사가 반드시 뒤따른다. <소크라테스의 변론>은 소크라테스가 살던 시대의 큰 전쟁사를 배경으로 한다. 페르시아 전쟁과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겪고 난 그리스의 정치군사적 상황과 사회상을 이해하지 않고 소크라테스라는 인물의 유명세만 믿고 덤볐다가는 큰 코 다친다. <오디세이아> 도 마찬가지다. 그리스와 토로이 간의 10년 전쟁사를 모르고서는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이야기다. 고전 자체도 버거운데 그 고전을 이해하기 위해 고전의 바탕을 이루는 역사까지 접해야 한다니! 그래서 고전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는거다.

 

한 권의 고전을 섭렵하기 위해서는 별개로 최소한 4~5권의 배경이 되는 책을 읽거나 알고 있어야 한다. 배경 지식이 탄탄하지 않으면 고전 읽기는 고행이 될 수 밖에 없다. <논어> 도 마찬가지다. 태평성대 후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의 제후들의 전쟁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논어>는 공자와 제자들의 담소록이기는 하지만 첨예한 제후국들 간의 줄다리기식 권력 다툼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논어>의 참 맛을 느낄 수 없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고전 읽기의 입문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안내서를 내 놓았지만, 결코 고전 읽기는 이 책 한 권을 읽는다고 해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책이 아님을 조심스럽게 이야기하고 싶다.  고전 입문에 앞서 '역사'의 깊이를 다진 뒤 나선다면 좀 더 머리 아프지 않고 고전의 책장을 넘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생텍쥐페리의 제2차 세계대전 참전과 조종사의 경력, 최후의 정찰 비행 후 행방불명 되었다는 그의 일대기를 알고 <어린왕자>를 읽는다면 소설 속 인물과 배경을 남다르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너무 겁부터 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고전, 읽어보라고 할 수는 없어 나의 경험담을 잠깐 이야기했으니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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