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된 아이 사계절 아동문고 99
남유하 지음, 황수빈 그림 / 사계절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모부께서 나와 통화하면 꼭 하시는 말씀이 있으시다. "어머니, 잘 모셔라. 돌아가시면 후회만 가득하더라" 본인의 경험담이자 조카에게 꼭 하고픈 말 중의 하나다. 그렇다. 한 평생 나만 바라보고 살아온 분이 어머니이기에 당연한 말씀임에도 불구하고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바쁘다는 핑계로, 쉬고 싶다는 핑계로 가까운 거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주 찾지 뵙지 못하고, 함께 하는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다.

 

<나무가 된 아이> 책에는 6편의 동화가 실려 있다. 그 중에 '뇌 엄마' 라는 동화가 내 가슴을 휘벼 판다. 화성을 오가며 일하는 아빠를 둔 지아는 교통사고로 숨진 엄마의 뇌를 유리관에 보관하며 의사소통을 한다. 과학기술이 발달한 먼 미래의 이야기를 시간적 배경으로 하는 동화라는 점을 감안하며 읽어야 한다. 엄마의 육체는 죽었지만 엄마의 뇌는 살아 있고, 엄마의 뇌에 여러 가지 선을 연결하여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인 이터널 브레인으로 살아 있는 엄마를 곁에 두고 생활한다. 유리관에 모셔둔 엄마의 뇌가 할 수 없는 일은 직접 안아 주는 일이다. 사춘기 소녀인 지아는 엄마의 품이 그립지만 안아달라고 말하는 것은 집안의 금기어 중의 하나다. '뇌 엄마'를 읽으며 딸을 안아보고 싶지만 직접 만져 보지 못하는 엄마의 아픔이 전달된다. 안겨보고 싶지만 안기지 못하는 사춘기 소녀의 간절한 소망이 아픔으로 다가온다. 

 

'나무가 된 아이'는 따돌림을 당하는 필순이가 나무로 변하는 슬픈 이야기다. 필순이가 지속적으로 따돌림을 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 속 담임교사는 알지 못한다. 정말 모르는 건지 신경 쓰고 싶지 않은 건지 안타깝기 그지 없다. 아이들 눈에는 보이는데 담임교사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 많다. 특히 왕따, 따돌림은 은근하게 괴롭히는 유형 중의 하나다. 눈 뜨고 자세히 보아도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 학교폭력의 유형이다. 학생들간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따돌림은 필순이와 같은 아이들을 만들어낸다. 필순이와 같은 아이들이 나무가 될 수 밖에 없다. 필순이가 나무가 되었음에도 아이들의 폭력은 멈추지 않는다. 나뭇가지를 꺽어 버린다던지, 나뭇잎을 일부러 떼어낸다든지 폭력의 강도는 더 세어진다. 나무가 된 필순이도 생명체다. 물을 주지 않아 시든 필순이에게 용기를 내어 물을 주는 친구가 있다. 어찌나 목이 말랐던지 나무가 된 필순이는 바닥에 떨어진 물방울 하나하나를 남김없이 빨아 들인다. 필순이가 이토록 되기까지 방치한 잘못은 누구의 탓으로 돌리겠는가. 우리 모두의 잘못이다. 

 

'온쪽이'는 반쪽 사람만이 정상 취급되는 시대에 온쪽인 주인공은 항상 놀림감이 된다. 급기야 수술을 결심한다. 오른쪽 부분을 잘라내기로. 그래야 정상인으로 살아갈 수 있으니까. 그러나 수술대에 오른 주인공은 마취 직전 병실을 탈출한다. 겉모습으로 판단하는 사회 속에서 비롯 놀림감이 되더라도 자신의 존재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두가 똑같이 살 필요가 없는데. 외모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 해서 기죽을 필요가 있을까.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피부색이 다르다고 해서 이방인 취급하는 것 자체가 편견임을 말하고 있다. 

 

'착한 마녀의 딸' 도 마찬가지다. 마녀의 딸이라는 굴레를 씌여 결국 화형시켜 버리는 끔찍한 일이 일어난다. 더 놀라운 일은 화형시킨 이들이 또래 친구들이라는 점이다. '구멍 난 아빠'를 읽으며 세상의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는 이 땅의 아빠, 엄마들을 생각하게 된다. 등에 뻥 뚤린 구멍은 점점 커진다. 차가운 바람이 불면 시리고 비라도 오면 구멍 속으로 빗물이 들어갈텐데. 아빠, 엄마를 걱정하는 자녀의 온기 있는 마음이 한편으로 따뜻하게 느껴진다. '웃는 가면'은 아이들의 얼굴에서 웃음을 빼앗아간다는 섬뜩한 이야기다. 

 

다섯 편의 짧은 동화의 공통점은 상실과 상처로 얼룩진 이 땅의 아이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부모와 자녀의 깨어진 관계, 친구 사이의 틀어진 관계 속에서 아이들은 아파하고 힘들어하고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아이들은 사랑과 돌봄의 대상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원격 교육이 막막한 선생님을 위한 온라인 수업 완벽 가이드 - 화상 수업부터 온라인 수업 도구를 한 권에
최재학.조주한.최경일 지음 / 제이펍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여전히 코로나19 감염병은 그칠 기세가 없어 보인다. 집단 면역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며 새로운 변종이 출현하기까지 하니 아직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에는 성급한 판단이 아닐까 싶다. 작년부터 대두가 된 온라인 수업. 지금까지는 현장 교실 수업과는 동떨어진 별개의 수업 형태로 치부했던 것이 사실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오랜 전부터 온라인 수업을 진행해 왔다. 대표적인 것이 한국방송통신대학교다. 1968.11.15. 방송대학 설립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 1972.3.2. 개교 이래 현재까지 온라인(방송) 수업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이처럼 온라인 수업은 생소한 것뿐이지 새롭게 나타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불가피하게 온라인 수업을 진행할 수 밖에 없게 되었지만 앞으로 디지털 시대의 학교에서는 온라인 기반 수업이 필수가 될 수 밖에 없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에, 교사는 온라인 수업과 등교 수업을 병행해야 하는 교육 계획을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이며 교사의 역할 또한 재정립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박상준 교수는 <코라나 이후 미래교육>에서 교사의 역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힌 바가 있다.

 

"교사라는 존재는 능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촉진자요, 학생들이 주도성을 가지고 혼자 온라인으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과 태도를 찾을 수 있도록 코칭해 주는 역할로 서게 될 것이다."

 

2022 교육과정이 개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2015 개정 교육과정 기반의 수업은 단순히 교사의 주도권에 의해 지식을 학생에게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와 학생의 상호 작용을 통해 학생에게 배움이 일어나는 시간으로 전환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박상준 교수는 미래 교육의 대안으로 활용될 블렌디드 러닝의 정석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교사 주도의 수업 구조에서 학생 주도의 수업 구조로, 학생이 온라인으로 자신의 학습 능력과 속도에 맞추어 개별적으로 학습하고, 교실 수업에서는 학생이 주도하는 토론학습, 탐구학습, 프로젝트 학습 등 다양한 수업 방법을 활용한 형태로 전개하는 것이다!"

 

온라인 수업의 성패는 신을진 소장이 <온라인 수업, 교사 실재감이 답이다>에서 피력했듯이 온라인 수업에서도 학생들과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 온라인 공간에서도 교사 자신을 드러내고 의견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대면 수업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수업도 교육의 가장 핵심적인 것은 학생들의 배움이다. 교육은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에서 이루어지기에 교사의 인격적 성찰과 학생과의 관계는 교육의 첫 출발점이기도 하다. 흔히들 교사는 교육과정 전문가라고 부른다. 코로나19 감염병 시대에 교육과정을 담아내는 도구인 온라인 디지털 도구는 수업을 구현해 내기 위해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쌍방향 수업을 권장하고 있는 추세에 온라인에서 학생들과 관계를 맺고 수업의 흐름을 학생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온라인과 친숙해져야 하는 과제가 교사에게 부과되고 있다. 온라인 도구를 화려하게 다루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온라인 속의 관계라고 본다.

 

<온라인 수업 완벽 가이드>의 공동 저자인 최재학, 조주한, 최경일 교사는 새로운 길, 달라진 교육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책 제목처럼 완벽하게 안내해 주고 있다. 온라인 수업에 앞서 화상 수업을 하기 위해 무슨 도구를 준비해야 할지, 줌(zoom) 화상 회의 도구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숨겨진 기능들을 사진과 함께 이해하기 쉽도록 안내해 주고 있으며 효율적인 온라인 수업 진행을 위해 다섯 가지 항목으로 분류하여 교사들의 온라인 수업에 도움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학급관리 온라인 서비스로 학급 학습 커뮤니티 플랫폼인 클래스123, 하이클래스, 클래스팅, 위두랑, 밴드, 카카오톡 등 현재 교사들이 다양하게 자신에게 맞는 형태를 골라 쓸 수 있도록 친절하게 열거해 놓고 있으니 독자들께서는 쇼핑몰에서 장바구니에 물건들을 담듯이 골라 쓰시면 좋을 듯 싶다. 수업관리 온라인 서비스로 구글 지스윗, 클래스룸,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e학습터, EBS 온라인 클래스 사용법과 화상 수업 그룹 토의 서비스인 줌, 구글미트,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온더라이브 플랫폼 등을 서로 비교해 놓고 있다. 협업 문서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구글 문서 도구, 구글 드라이브, 구글 잼보드, 원드라이브, 원노트, 패들렛, 비캔버스 사용법도 안내하고 있다. 무엇보다 학습 피드백 도구인 구글 프레젠테이션, 구글 설문, 스웨이, 마이크로소프트 포믖, 니어팟, 멘티미터, 슬라이도, 워드월, 카훗, 퀴즐렛, 땅커벨, 클래스카드, 퀴즈앤, 라이브워크시트, 티처메이드, 북위젯 등 현재 온라인 기반에서 출시된 다양한 도구들을 손쉽게 만나볼 수 있다. 교사인 독자들은 자신이 맡은 학생들의 성향에 맞는 것들을 골라 쓰시면 될 일만 남았다!

 

사실 테코놀로지 사용을 막는 가장 큰 요소는 기술적 어려움이 아니라 심리적 어려움이라고 한다. 책 뒷부분에는 교과별 화상 수업 실제 활동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전국 각지 곳곳의 교사들이 화상 도구를 어떻게 교과에 적용하고 활용하고 있는지 한 눈에 엿보며 자신의 수업에 응용할 수 있겠다 싶다. 지금까지는 학교라는 안전한 성역에서 이루어졌던 수업이 학부모나 외부인에게 노출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에서 진행됨에 따라 교사들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수업을 고민하고 연구하게 되었다. 소환된 미래라고 흔히들 이야기하듯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수업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어려움과 이중고를 겪고 계시는 전국의 선생님들을 응원하며 간략히 책 소개를 마치고자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38억 살 신비한 별별 우주 탐험 - 교과서 속 과학을 쉽게 알려주는
이화 그림, 정완상 글 / 성림주니어북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을 살아가는 십대들은 자신들이 살아가고 있는 곳을 물질이 지배하는 세상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당장 눈앞의 것, 땅 위의 것만 관심을 쏟고 살아간다. 만약 그들이 별을 보고 우주를 생각한다면 넓은 시각으로 세상과 인생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지구의 나이도 과학이 발달하면서 변화하고 있다. 현재까지 나온 데이터로는 138억살로 추정된다. 우주에는 수 많은 별들이 존재한다. 여기는 말하는 별이란, 지구와 같은 행성을 말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는 지구가 포함되어 있는 태양계에는 8개의 행성이 존재하고 있다. 명왕성은 2006년 8월 국제천문연맹에서 행성 자격을 박탈당했다. 8개의 행성 외에도 혜성도 태양계 가족으로 분류한다. 혜성은 태양계에서 행성들이 쓰고 남은 건축자재다! 구체적으로 암석과 얼음이 합쳐진 덩어리로 태양 가까이 오면 얼음이 녹으면서 가스 형태로 방출되기에 육안으로 긴 꼬리로 관찰된다. 혜성은 우주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주범이라는 오명을 간직하고 있다.

 

"인간이란, 나란, 우주 속에서 얼마나 보잘것없는 작은 존재인가를 깊이 자각하기 위한 것이며 장구한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확대 속에서 내 자신 즉 자아의 위치를 찾아내는 분별력과 깨달음을 얻기 위한 것" 이라고 천문학자 이광식은 말한다. 그는 지금 강화도 깊은 산 속에서 별을 보며 우주를 향해 살아가고 있다. 천문학자 이광식처럼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과학을 손쉽게 전하고 친숙할 수 있도록 다양한 통로로 과학 전도사의 역할을 하고 있는 이가 있으니  바로 <138억살 신비한 별별 우주탐험>의 저자 정완상 교수다. 그는 이 책에서 청소년들이 우주에 호기심을 가질만큼 살짝 정보를 던져주고 있다. 채팅 형식의 웹툰으로 청소년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이유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편이다. 

 

청소년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생소한 우주 정보를 제시하고 있으니, 결코 이 책이 초등학생들만을 위한 책이 아님을 읽어보니 깨닫게 된다. 특히 태양계에는 소행성대가 존재하고 있는 것을 아는 분이 몇 분이 있을까 싶다. 화성과 목성 사이에 행성이 되지 못할 정도로 작은 천체들이 모여 있는 곳이 있는데 이곳을 소행성대라고 부른다. 수백만개의 소행성이 있기에 부딪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우주 미래 도시를 꿈꾸며 행성 탐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선진국들의 노력으로 우주로 이주해 가는 날도 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압이 강한 금성에 공중도시를 설계하는 일이나 다이아몬드 바다가 있다고 알려지고 있는 해왕성은 지구인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아주 안성맞춤이다.

 

초등학교 과학 교과에 나오는 지구와 달의 단원에 보조 자료로 충분히 활용할 가치가 있어 보인다. 어른들에게는 겸손함을 가르쳐주는 영역이 아닐까 싶다. 광활한 우주를 공부할수록 겸손해지지 않을 사람이 그 누가 있을까? 현대의 우주론을 정립한 일반상대성이론의 주창자 아인슈타인은 "나는 신이 이 세상을 어떻게 창조했는지 알고 싶다. 나의 관심은 이런저런 현상을 규명하는 것이 아니라 신의 생각을 알아내는 것이다." 라고 말했듯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봇 프레디 학교를 구하다 북멘토 가치동화 41
닐 카메론 지음, 최효은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초등학교 입학하는 1학년 친구들에게 학교는 어떻게 비춰졌을까? 또래들만 있던 유치원이나 어린이집과는 달리 형, 누나들이 보이고 또래들이 훨씬 많은 교실에 들어가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고, 더 넓은 급식 공간에서 밥을 먹으며 생활했던 한 주간이 엄청 신기하면서도 두려움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로봇 프레디 학교를 구하다>에서는 인간이 아닌 로봇 '프레디'가 학교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로봇 프레디는 휴먼 노이드 로봇으로 등장한다. 인간처럼 감정을 느끼고 생각을 하며 밥도 똑같이 먹는다. 다만, 인간이 가지고 있지 않는 능력 즉 레이저 빔을 쏜다든가, 로켓 부스터로 하늘을 날아가는 일, 로봇 파워를 사용하는 일을 하기에 친구들에게 늘 주목을 받는다. 

 

로봇이 학교를 간다? 수학을 한다? 프레디를 학교에 보내는 이유는 사회적 존재로 자라길 바라는 프레디의 부모의 뜻이기도 하다. 문명이 발달하고 과학기술이 발전하더라도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의 가치는 희석되기보다 더 필요한 자질로 요구될 것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않는 능력을 가진 로봇도 결국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존재로 학교라는 곳은 꼭 필요한 공간임을 독자들에게 넌지시 강조하고 있다. 

 

천방지축인 또래 아이들이 모인 학교라는 곳은 민주시민이 되기 위해 배우고, 실천하고, 실수가 있더라도 용납되는 곳이다. 프레디와 친한 친구들도 역시나 사고뭉치들이다. 대형사고를 치며 학교를 혼란케하지만 그 속에서 화해를 배우고, 공동체 정신을 배워간다. 올해 새롭게 입학한 1학년 친구들도 지금은 약간 서툴지만 한 해 한 해 학교에서 생활하면서 분명히 성장해 갈 것이며 민주시민으로 주체적 존재로 자라갈 것이다. 

 

저자는 영국 학교 이야기를 글 속에서 풀어간다. 내게 관심이 간 부분은 영국 초등학교의 학생 생활 전반에 관한 운영자가 '교감'으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로봇 프레디를 위한 '로봇 학생 규칙'을 제정하고 행동에 제약을 가한 이도 '교감'이었고, 낡은 학교 버스를 새롭게 교체하기 위해 후원금을 모집하는 기획안을 설계한 이도 '교감'이었다. 물론 학생들이 보기에 '교감'은 악당처럼 비춰진다. 행동을 제약을 가하고, 매와 같은 눈으로 감시하는 존재이기에 교감은 친해져서는 안 될 존재로 부각된다. 대한민국 초중등교육법에 교감의 임무는 학교장을 보좌하고, 교무를 관리하며 학생을 교육한다, 그리고 교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교장의 직무를 대행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법에 명시된 문구를 보면 교감은 행정적인 일 뿐만 아니라 학생을 교육하는 일도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나와 있다. 생활교육 전반에 걸쳐 교감이 해야 할 들을 찾아 상담을 하고 필요를 채워주는 일도 교감이 해야 하는 일이다.

 

학교에는 다양한 학생들이 존재한다. 천편일률적으로 학생을 대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학생들이 존재하기에 교육자들이 필요하며 학교라는 곳이 존재한다. 따라서, 로봇 프레디처럼 독특한 학생들을 만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어떻게 교육해야 할 지를 함께 머리를 맞대어 고민해야 하는 것이 교직원의 역할이기도 하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학교는 고요하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학교 내부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생각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고, 그 최일선에서 선생님들과 교직원들은 학생을 바르게 성장시키고 교육시키기 위해 무진장 애를 쓰고 있음을 분명히 말하고 싶다. 

 

학교는 완벽한 곳도, 완전한 곳도 아니다. 다만, 학생을 중심에 두고 최선을 다하는 곳임에는 틀림이 없다. 학생을 학교에 맡긴 학부모님들도 학교를 신뢰하고 응원해 주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브랜드, 행동경제학을 만나다 -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브랜드의 비밀, 개정판
곽준식 지음 / 갈매나무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행동경제학이란 무엇일까?

 

인간은 무언가를 선택할 때 이성과 감성에 의해 움직인다. 둘 중에 경중을 따져본다면 이성보다 감성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인간의 선택이라고 보고 결국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베이스를 두고 연구하는 학문이 곧 행동경제학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인간은 생각하기 싫어하고, 인지적 능력을 최소화하려 하기에 주로 직관을 자주 활용한다고 행동경제학자들은 말한다. 하루에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정보가 쏟아지고 있는 세상에서 무언가를 생각해서 선택한다는 것은 고도의 인지 능력이 필요하다. 머리 쓸 것들이 많아질수록 점점 사람들은 생각하기 싫어진다. 인지적 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관(순간적으로 직감하는 것)을 사용하려고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지 아닐까 싶다. 

 

행동경제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휴리스틱'이라고 정의한다. 휴리스틱은 영어로 heuristic 이라고 부른다. 경제학 용어이기보다 심리학 용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이성보다 감정에 끌리는 소비자들의 소비 형태를 연구한 결과 휴리스틱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도입한 듯 싶다.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전면전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소비자들은 이성이 아닌 감정으로 이미 코카콜라가 펩시콜라보다 맛에서 우월하다는 생각을 직관적으로 여기고 있다. 오랜동안 브랜드를 지켜온 제품을 보더라도 자신에게 친숙하고 익숙한 것에 끌리는 성향을 사람들이 가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1950년에 출시한 칠성사이다, 1971년 오란씨, 1974년 에이스 크래커, 1974년 바나나맛 우유, 1981년 페리오 치약, 1982년 농심 너구리는 대표적인 브랜드 행동경제학의 예다. 

 

광고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왼쪽 자리 효과는 준거점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2만원과 1만 9900원은 100원 밖에 차이가 안나지만 사람들이 느끼는 가격 차이는 더 크게 감정적으로 느낀다. 어떤 정보를 접할 때 비율보다는 빈도로 제시된 정보에 더 강하게 감성적으로 반응을 보이는 것도 한 가지 예다. 담뱃값을 미묘하게 작게 해마다 올리는 것도 국민 건강 뿐만 아니라 세금 측면을 고려한 정부의 집요한 전략이며 한 출판사에서 히트를 친 <마법 천자문>은 어린들이 좋아할 마법과 마법을 통해 세상을 통제할 수 있다는 감정을 이용한 마케팅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유명 연예인들을 광고 모델로 삼는 것도 소비자의 이성보다 감성에 호소한 것이며 제품의 원료를 홍보할 때 국산 100%, 무지방, gold, premium... 등으로 표기한 것은 '감정 꼬리표'를 활용한 예다. 변화를 꾀할 때에는 소비자의 반발을 최소화하고 만족은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감정 휴리스틱을 활용하고 있다. 사람들은 절대적인 변화보다 상대적인 변화에 더 민감하다. 이익에서 얻는 기쁨보다 손실로 인한 고통을 더 크게 느낀다. 기쁨을 한 꺼번에 주는 것보다 두 세번에 걸쳐 나누어 주는 것도 감정 휴리스틱을 활용한 예다. 중간 중간 성과급을 지급하는 경우, 놀이공원의 자유이용권은 고통을 두 번 주는 것보다 차라리 한 번 주는 것이 소비자의 감정을 덜 상하게 한다는 감정 휴리스틱을 활용한 예다. 

 

소비자는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산다!

 

소비자뿐이겠는가. 정치인들도 브랜드로 표심을 얻는다. 심지어 교육계 조차도 이성보다는 감성에 끌리는 정책으로 학부모의 마음을 얻으려고 한다. <브랜드, 행동경제학을 만나다>를 통해 사람들의 보편적인 성향을 읽을 수 있으며 홍보 전략을 세울 때 도움을 얻을 수 있겠지만 반면, 소비자의 입장에서 또는 유권자의 입장에서 감성에 호소하는 기업, 정치인, 교육 정책들을 이성적으로 살펴볼 필요성을 깨닫게 해 주기도 한다. 브랜드가 지배하는 세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 번 쯤이라면 읽어 보면 좋을 듯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