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 나는 청와대에서 일할 거야! job? 시리즈 35
박용찬 지음, 정종석 그림, 김은경 감수 / 국일아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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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사회의 특징을 불확실성이라고 한다. 다양한 품종이 서식하는 숲이 자정 능력이 강하듯 미래 사회는 다양성에 기초한 통일성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가 말한다. 복잡한 미래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기초 능력 함양이 미래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이다. 북유럽의 핀란드가 진로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교육과정 속에 학생들이 미래에 직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각종 능력을 실질적으로 습득할 수 있도록 변화를 주고 있다는 점이다.

흔히들 가정교육과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기반의 융합교육)의 모범사례로 이스라엘 교육과, 인문학교육과 다중언어교육의 모범사례로 미국 교육을, '착한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자기주도적 학습을 실천해 가는 일본식 교육 사례를 여러 채널을 통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체계적인 영국의 미디어교육과 소프트웨어교육, 마이스터 과정과 진로교육을 강조하는 독일 교육 등 세계 각국은 저마다 미래 사회를 주도하기 위해 유초등 교육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자유학기제는 배우고자 하는 열정을 심어 주는 기간이다. 점수만 높여 좋은 대학에 가면 좋다는 생각은 옛날 방식이다. 우리 자녀들이 미래에 살아갈 사회는 협업이 강조된다. 참 배움은 지식만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경험하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현장에서 실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자유학기제를 잘 활용하여 어린 시기에 학생들이 일에 대한 기쁨과 감사를 경험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기를 바란다.

진로 선택에 있어 중요한 것은 자기의 재능과 소질과 관심을 발견하는 일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재능보다는 '관심'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로록 자꾸 권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진로교육이라고 생각한다.

국일아이 출판사에서 시리즈로 발견하고 있는 Job? 은 이런 의미에서 다양한 관심을 가져볼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누구나 손쉽게 책장을 펼쳐 볼 수 있는 내용 구성과 부담없이 읽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작은 백과사전이 아닐까 싶다.

 

'ESBZ' 베를린 학교의 미래학교를 향한 과감한 도전 사례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독일도 교육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독일도 우리만큼 경쟁을 강조하는 시스템을 갖춘 나라다. 초등학교 4학년 쯤되면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 학교 또는 가정에서 학생들이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시간적으로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경우에는 간접 체험 형식을 빌려 접근해도 좋을 듯 싶다. 국일아이 출판사의 Job? 시리즈는 매 권마다 마지막 부분에 '워크북' 형식으로 읽은 내용을 정리함과 동시에 흥미를 가지고 스스로 평가해 보는 코너다. 책을 다 읽고 해 봐도 좋겠지만, 호기심이 많은 학생들은 책을 읽기 전에 거꾸로 학습해 봐도 좋을 듯 싶다.

 

중학교부터 자유학기제, 자유학년제가 도입되어 학생들이 자신을 성찰하고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아일랜드는 전환학년제를 통해 공교육이 다시 살려냈다.

교육과정 안에서 수업 시간을 통해 실제적으로 역할을 정해 직업이 하는 일과 책임, 권한과 의무 등을 토의와 토론을 통해 공부해 보는 것도 참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책의 꼭지마다 우리 역사 속에서 관련 개념들을 정리해 놓은 부분이 있다. 어른들이 읽어봐도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깊이 있는 내용이 학생들의 눈높이 수준에 맞게 정리 되어 있다.

 

대통령을 돕는 여러 사람들이 하는 일과 조직표를 보며 대통령이 근무하는 곳이 그물망처럼 촘촘하게 짜여 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옛날과 달리 오늘날 대통령과 같은 최고의 리더들에게 사람들이 기대하는 바가 커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은 진정성 있는 리더를 원한다. 리더는 언제나 자신감이 있고 강해야 한다는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느끼는 것을 투명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리더가 리더십의 본질과 정체성으로 돌아가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 진실되게 소통하고 진실한 관계를 맺어가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든 투명성과 정직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조직의 리더 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리더인 대통령에게도 시민들이 원하는 바가 '진정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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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의 동양평화론 - 한.영.일.중 4개국어판
안중근 지음 / 서울셀렉션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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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가 1909년 10월 26일, 러시아 관할 하얼빈에서 이토를 저격한 후 1910년 2월 14일 뤼순 법원에서 사형 선고를 받는다. 그리고 1910년 3월 26일 사형 당한다. 사형 선고를 받고 사형 당하기 직전까지 안중근은 두 권의 책을 집필한다. 옥중에서. 하나는 1910년 3월 18일경 자서전 『안응칠 역사』이고 또 하나는 미완의 유고집인 「동양 평화론」이다. 

 

「동양 평화론」의 원본은 현재 그 소재가 불분명하다고 한다. 단 일본인에 의한 한문 필사본(1979년)이 남아 있어 이것을 토대로 번역하였다고 한다. 

 

「동양 평화론」에서 안중근은 본인이 왜 이토를 저격했는지 국제 정세와 일본의 야욕을 적나라하게 실체를 밝혀냈다. 러일 전쟁의 당위성에 대해 일본 천황은 동양의 평화와 조선의 독립을 명분으로 내세웠다고 말한다.

 

" 동양 평화를 유지하고 대한 독립을 공고히 한다"  일본 천황 선전포고 조서 中

 

청과 조선이 러일 전쟁 시 일본을 응원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토는 러일 전쟁 승리 뒤에 만주를 비롯하여 조선까지 외교권을 박탈하였다. 

 

「동양 평화론」은 청, 조선, 일본 세 나라가 서구 세력에 맞서 동양 평화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심지어 중립지대를 만들어 함께 쓸 공용화폐를 상용화하자는 제안까지 한다. 지금으로 말하면 유럽경제공동체 EU를 연상케 한다. 100년 전의 생각이라고 하니 안중근은 앞선 간 선각자임에 틀림이 없다. 아쉬운 것은 일본의 강경파의 여론 때문에 안중근의 사형은 조기 집행된다. 만약 조금이나마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동양 평화론」의 완성본이 탄생될 수 있었다. 

 

안중근의 사상과 주장에 대해 좀 더 알아볼 수 있는 자료 중에 하나가 「청취서」다.  「청취서」는 안중근 의사가 1910년 2월 17일에 히라이시 뤼순고등법원장과의 면담 내용을 서시가 기록한 내용이다. 「청취서」에서도 안중근은 자신이 이토를 저격한 이유는 개인의 자격이 아닌 대한민국 독립군 참모중장의 자격으로 하였으며, 동양 평화를 위해하는 이토의 욕심을 없애기 위한 마지막 방법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일본이 해야 할 급선무로 재정 정리라고 주장한다. 

 

"재정 정리란, 귀순에 동양평화회를 조직해 회원을 모집하고 각 회원에게 1엔을 회비로 징수하는 것이다. 일본, 청, 한국 국민 수억이 이에 가입하리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은행을 설립해 각 나라가 공유하는 화폐를 발행하면 반드시 신용을 얻게 되니 금융은 자연스럽게 돌아갈 것이다. 이렇게 하면 일본의 금융은 비로소 원만해지고 재정도 완전해 질 것이다" 「청취서」 中

 

옥중에서 갑자기 생각해 낸 이론이라고 보기에는 세밀한 전략을 제시한다. 그만큼 오래 전부터 동북아시아 정세를 적확히 파악하고 있었으며 이론적 배경이 튼튼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은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4개 국어로 번역된 것을 모아 놓은 책이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한 번 쯤 읽어봐야 되지 않을까 싶다. 지난 12월 21일 개봉된 <영웅>을 관람한 뒤 읽어보면 더더욱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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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앰비션 - 야망을 현실로 만든 여성의 성공 전략
셸리 아샹보 지음, 이초희 옮김 / 일므디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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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그랬지만 미국도 여성 특히 흑인 여성들이 꿈을 이뤄내기에는 제도적으로 문화적으로 어려웠던 적이 있다. 이 책의 저자 셸리 아샹보도 그랬다. 아프리카계 미국 흑인 여성으로 실리콘 밸리의 최고 CEO에 오른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가 잘 아는 오프라 윈프리, 전 스타벅스 CEO 로절린드 브루어, 전 제록스 CEO 어설라 번스, 전 ABC 방송국 사장 재닝 던게이 정도가 있을 정도다. 셸리 아샹보는 16살 때부터 꿈을 크게 꾸며 CEO가 되기 위해 전략적 목표를 세우고 실천을 감행했다. 그녀의 어렸을 때 출생부터 지금 CEO의 삶까지의 일생을 책에 담아냈다. 

 

여타 자기계발서와 다른 점이 있다면 자신의 풀 스토리를 담아냈는 점과 실제적인 지침을 단지 던져주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련된 일화까지 스토리로 제시해 주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다. 미국이라는 특정한 상황에서 펼쳐지는 흑인 여성의 노력을 보며 미국과는 문화적 차이가 있겠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꿈을 포기하거나 불이익을 받는 여성들이 있다면 셸리 아샹보가 조언하는 부분들을 귀 기울여보면 좋을 듯 싶다.

 

셸리 아샹보는 가정과 직장의 삶을 통합하며 꿈을 이뤄간다. 두 개다 포기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라고 판단되어 전략적으로 먼 미래의 일이지만 당장 코 앞에 닥친 것처럼 세부 실천 계획을 세워 하나하나 실행에 옮긴다. 가령 예를 들면 이렇다. CEO가 되기 위해 백인들이 주로 다니는 와튼스쿨에 입학하기 위한 노력을 고등학교 때 하며 결혼은 최대한 일찍 하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자녀 출산 계획도 아주 구체적이다. 성별이 똑같을 경우 세 자녀까지 출산하고 그렇지 않고 남자 아기와 여자 아기를 얻었을 경우에는 둘만 출산한다는 등의 출산 계획을 미리 세운다. 직장과 가정의 삶을 통합하기 위해 결혼할 남편의 이상향은 전업 주부를 할 수 있는 조건의 남자를 선택한다. 왜? CEO가 되기 위해 일을 포기할 수 없고 CEO가 되기 위한 험난한 과정에서 남편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에. 실제로 셸리 아샹보의 남편은 아샹보의 든든한 지원자요 응원자가 되고 치어리더의 역할을 해 주고 있다라고 표현한다. 

 

심지어 옷을 구매할 때에도 지금 당장 디자인 감각에 어울리는 것을 구매하기 보다 앞으로 자녀를 임신하고 출산 하고 난 뒤에도 입을 수 있는 옷을 샀다라고 말한다. 넉넉한 형편이 아니었기에 옷 한 장을 살 때에도 전략적으로 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겼다고 한다. 작은 것 하나에도 그녀는 목표와 전략, 실행이라는 시스템을 작동시켰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자신을 증명해 내기 위해 다른 사람의 도움보다는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한다. 여성들이 잘 하지 못하는 경우가 이 경우라고 한다. CEO로 서기 위해 자신에게 도움이 될 만한 멘토들을 스스로 찾아낼 뿐만 아니라 자신의 영역 밖에 있는 사람을 만나 경험과 인맥을 넓혀가는 방법을 시도한다. 옷차림은 지도층 여성에게 중요한 포인트이기에 비싼 옷이 아니더라도 최대한 옷을 잘 입으려고 신경을 썼다고 한다. 

 

많은 이들이 꿈을 포기하게 된 이유를 환경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샹보는 환경이 어떻든 삶을 발전시킬 힘이 우리에게 있다라고 강조한다. 발전을 위해서는 목표와 계획이 있어야 하고 다가오는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에서 할 일을 다하면서도 늘 시선은 CEO가 되기 위한 미래에 두었다고 말한다. 누가 대신 자신의 삶을 결정해 주기 보다는 스스로 유능성과 자율성, 관계성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삶이 곧 야망을 현실로 만드는 비결이라고 말한다. 

 

누군들 자신의 영역에서 최고가 되는 것을 마다할 사람이 있겠는가. 정상에 서기 위해 흘리는 땀과 눈물의 노력 없이는 야망은 단지 꿈에 그칠 뿐이다. 당시 사회적으로 그 누구도 관심조차 주지 않는 흑인 여성이었지만 지금 그녀는 당장히 실리콘 밸리에서 최고 책임자로 우뚝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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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가면 : 무서운 아이 생각학교 클클문고
조영주 지음 / 생각학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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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최고가 아니면 안 된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누군가 자신을 뛰어넘는 외모나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 시기와 질투로 꺽어버려야지만 성에 찬다. 그러나 그런 행동을 보란듯이 노골적으로 행하지 않는다. 들키지 않고 은근히 뒤에서 조종하며 즐기듯이 질투와 시기의 대상이 무너지는 것을 관종한다. 지능적이다. 최대한 자신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한다. 따돌림으로 자신의 독보적인 자리를 지켜가야 한다. 청소년 사이에서 있을 법한 이야기를 소설로 풀어낸 이야기다. 그리고 저자의 자전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왕따와 따돌림을 어떻게 극복해 갔는지 자신의 경험을 소설 속 주인공을 통해 나타냈다. 가슴 아픈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학교폭력을 당했을 때 어떻게 풀어내야 할 지 스스로 마음을 어떻게 다져가야 할 지 청소년의 입장에서 실제적인 처방법을 알려주는 책이기도 하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 마음이 아프다. 

 

책 제목은 '유리 가면'에서 알 수 있듯이 왕따를 조종하는 아이는 늘 겉으로는 아닌 것처럼 행동한다. 유리 가면을 쓰고.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래서 '무서운 아이'이다. 유리 가면을 쓴 아이도 사실 어떻게 보면 상처로 가득한 아이다. 유리 가면을 쓴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왜 따돌리는 행위를 하는지 이해가 간다. 관심을 받고 싶어서다. 누군가가 관심을 빼앗아가면 그 사람은 적이 된다. 유리 가면을 써서라도 반드시 이겨야 할 대상이 되고 만다.

 

자신의 자녀가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되면 부모는 분노하게 된다. 부모가 나서서 해결하려고 한다. 힘이 센 부모가 나서면 그 문제가 마치 깔끔하게 해결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따돌림의 정체는 그렇게 만만치 않다. 보이지 않게 흘러가는 부분이 많은지라 섣불리 부모가 나섰다가는 오히려 자녀의 학교 생활이 더 꼬일 수 있다. 제일 좋은 방법은 아이들끼리 해결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하느 것이겠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유리 가면을 쓴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며 왜 따돌림을 조장했는지 원인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 따돌림을 당한 아이라면 억울하고 속상하겠지만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며 극복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내야 한다. 친구들의 도움이 있다면 더 좋겠지만 말이다. 책 속 주인공은 글쓰기로 상처를 치유해 간다. 그리고 눌려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질투를 하고 있는 대상자에게 당당히 나아간다. 그도 유리 가면으로 자신을 보호한다. 유리 가면을 쓰고 공격하는 사람이 있다면 상대방은 유리 가면을 쓰고 방어를 하는 방향으로 맞대응한다. 소설 속 이야기이기도 하고 저자의 실제 경험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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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의 도시 탐구 - 우리나라 도시에 숨겨진 과학 이야기
곽재식 지음 / 아라크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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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그랬다. 태어나고 늘 살아왔던 도시를 떠나 새로운 도시를 가는 것만으로도 여행이었고 힐링을 느꼈던 때가 있었다. 그때 만났던 도시의 기억은 유명 관광지로 남아 있다. 자녀들이 어렸을 때 조금이라도 색다른 도시를 경험시켜 주고 싶어 이곳 저곳을 다녔던 기억이 난다. 저자도 대학생 시절 배낭을 짊어지고 훌쩍 떠난 여수, 직장을 잃고 심기일전을 하고자 대중교통에 의지하여 떠났던 수원, 일 관계로 자주 드나들던 울산, 아버지와의 추억이 서려 있는 부산 등 10개 도시를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도시를 소개하는 방법은 특징이 있다. 

 

첫째, 부제 '우리나라 도시에 숨겨진 과학 이야기'가 말해주듯 각 도시에 숨겨진 과학의 '역사'를 소개해 준다. 가령 예를 들면 이렇다. 청주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갑자기 역사 시간에 들을 법한 이야기로 주의를 환기 시킨다. 한국사 능력 검정 시험을 본 사람은 '두루봉 유적', '흥수아이'를 들어 봤을 것이다. 한반도의 선사 시대를 알려주는 귀중한 유적지다. 지금 청주 상당구 두루봉 동굴 유적지는 한반도 옛 시대 원숭이의 뼈가 발견된 곳이다. 두루봉 동굴 외에도 고수 동굴, 온달 동굴, 천동 동굴 등 충북 지역에는 상당히 많은 동굴 유적지가 분포되어 있다고 한다. 이처럼 저자는 도시를 소개하면서 '역사'에 초점을 맞추어 유서 깊은 유적지 방문 또는 유물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유하고 있다. 

 

둘째, 저자는 도시를 소개하면서 '과학' 이야기를 접목 시킨다. 청주에 가면 화장품을 유심히 살펴야 하는데 화장품을 만드는 원료가 카르나우바납이라는 것이라는 점, 초정리에는 탄산수가 나온다는 점을 빼 먹지 않고 소개하고 있다. 과학이라고 해서 물리와 화학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동식물에 관한 이야기도 꺼내 놓는다. 수원에 가면 가 봐야 할 곳으로 우리나라 울창한 숲의 기원이 되었던 임목육동연구소라든지 배고픈 시절 쌀밥 만이라도 배불리 먹겠다는 각오로 통일벼를 발명한 연구소가 바로 수원이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여수라는 도시는 지하 석유 저장소 뿐만 아니라 지하 곳곳에 파이프 라인으로 각종 원료들을 서로 주고 받는다는 이야기는 책을 통해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정보다. 부산의 대표적인 동물로 갈매기를 소개하면서 갈매기가 생각 외로 먼 거리를 이동하는 조류라는 점과 부산에 있던 갈매기가 일본에서도 발견되었다는 점도 재미삼아 소개하고 있다. 

 

셋째, 뭐니뭐니해도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여행지로서의 도시의 가치인 것 같다. 단순히 관광지와 맛집을 소개해 주는 여행 관련 책자는 수두룩하지만 고품격 정신적 가치와 역사적 향취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소개 자료는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도시의 숨겨진 과학 이야기라고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아마도 10개 도시에 가볼만한 곳을 수첩에 메모하면서 읽지 않을까 싶다. 가족과 함께 꼭 가봐야 할 장소, 자녀들에게 이 도시에 가면 꼭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과학 이야기들을 체크하면서 공부하듯이 이 책을 읽어내려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요즘은 널린 게 여행 정보라고 한다. 그러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꼭 알고 넘어가야 할 기본적인 상식을 재미나게 풀어내면서 가 봐야 할 장소를 명확히 짚어주는 여행 책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아니, 거의 드물지 않나 싶다. 이에 '곽재식의 도시 탐구' 책을 이번 겨울 도시 여행 가이드로 벗삼아 한 번 쯤 가족들과 휴가를 다녀볼 계획을 세워보면 어떨까 싶다. 

 

올해 생각지도 못하게 부산과 울산을 여러 번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오고 가고 운전 하면서 보낸 시간, 공식적인 일정을 마치고 좀 짬을 내어 도시 구석구석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는데 단지 피곤하다는 이유로 급하게 도시를 떠났던 것이 좀 아쉽다. 만약 이 책을 좀 더 일찍 접하게 되었더라면 부산에 갔을 때 시간 내어 금정산성도 둘러보고 근대건축의 명소라고 불리는 부산기상관측소도 찾아볼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울산에 갔었을 때는 태화강변과 대나무숲에 들어가 역사의 숨결을 느껴볼 걸 하는 후회가 밀물처럼 밀려온다. 내년에 타도시를 다녀올 기회를 기대해 보면 책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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