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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의 메이커 교육
구상권 외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20년 1월
평점 :
1. 4차 산업 혁명 시대, 메이커 교육이 지향해야 할 것은 '공동체를 향한 시선' 이다!
메이커 교육은 오래된 전통과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이것을 '제작 문화'라고 말한다. 노동이 분화되기 전에는 디자인이나 공예나 모든 것이 함께 제작된 융합의 결과물이었다. '메이커'라는 뜻이 창작과 생산의 재통합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제작 문화'는 제조업과 분리되어 있다. 제조업의 부활로 점점 메이커 운동이 관심을 받고 있다. 직접 만들고 그 지식을 함께 공유하고자 움직임말이다. 거대 자본의 힘에 자유롭지 못한 점이 있긴 하지만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메이커 교육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공동체를 향한 시선'이 없다는 점이다. 직접 만들어 쓰는 DIY가 자급자족이나 웰빙과 겸해 여가를 즐기는 쪽으로 기울여져 있는 부분이 있다.
손의 가치를 새롭게 바라보고 있다. 임금 노동 이상의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디지털 제조도 사업도 아니고 창작도 아닌 노동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 제조가 중심이 된 제작 문화에서는 완성도가 꼭 높아야 하는 것이 아니다. 적정한 수준에서 쓰임새를 충족시키면 된다. 적정기술도 적정한 수준의 물건을 만들어 사용할 때 생태적인 것처럼. 인디 게임 개발자, 독립 출판물 디자이너도 '공동체를 향한 시선'에서 출발한 디지털 제조업이다.
이제 제작 문화도 도구적 관점에서 공유지 개념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산업적 효율을 따질 것이 아니라 공유된 자산을 함께 쓰며 거대한 자본의 힘에 대항하여 공유지를 보호하는 가치관으로 메이커 교육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2. 디자이너-메이커의 연결은 시대적 소명이다!
극심한 경기침체와 취업난, 고용의 불안정 등은 사람들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손으로 일거리를 만들어가는 환경으로 내몰았다. 사라져가던 브랜드들이 다시 살아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LED에 쫓겨 도산 위기에 있었던 백열전구회사 '일광전구', 한국의 최초의 볼펜회사 '모나미', '바나나맛우유' 등은 경제논리로만 생각했던 습성에서 벗어나 삶과 문화를 반영하는 대표적인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메이커 문화는 고용 시장의 불안정, 기후변화와 멸종, 환경 오염 등과 같이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을 극복할 새로운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오래된 전통의 장인 정신은 노동을 통해 문화를 만들어내려는 인간의 본질적 욕망이다. 상품을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공예가와 디자이너들이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추구하려는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자신이 직접 기획한 제품을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하여 판매하는 시도다. 크라우드펀딩이라는 새로운 유통 플랫폼은 소비자와 생산자를 바로 연결해 주고 있다. 앞으로 소비자와 직접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마련하여 지식과 문화를 공유하며 유통 행위를 늘려 갈 것이다.
3.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는 만들기
각기 다양한 방법으로 만들기 기술을 펼치는 디자인 분야의 제작자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디지털 제조 측면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원들을 공유된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디지털 기술 덕분에 생산성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메이커공간을 찾을 수 있다. 디자인이란 일상적 살멩서 출발한다.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소비하지 않고도 자신만의 개성있는 물건을 만들 수 있다. 제작자 스스로 탐구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제작 문화는 이렇게 다른 이들과 나누며 지식을 확산하는 공유 문화를 지향한다.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는 사회적 디자인은 결과물을 팔기보다 만드는 과정을 중요시한다.
업사이클링(재활용)을 통한 사회적 기여는 만드는 과정과 동기는 다르지만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 확산시키는 활동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경제적 관점보다는 재미와 주체성을 표현하고 공동체에 필요한 것을 찾아가는 일임을 강조한다. 만들기는 곧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공동체와의 연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