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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 오염된 신앙의 언어
권연경 외 지음 / 야다북스 / 2026년 6월
평점 :

"하나님을 사랑하는 언어와 사람을 사랑하는 언어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_ 39쪽
철학자 하이데거는 언어는 곧 존재라고 말했다.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는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알아보는 방법은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를 보면 된다고 했다. 즉 그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의 수준을 통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얘기다.
일반인들이 기독교인들의 수준을 평가하는 척도 중 하나가 언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언어와 사람을 사랑하는 언어가 다르다고 비칠 때 기독교는 점점 설자리를 잃게 된다. '이웃과 더불어 사는 일상의 자리가 하나님을 만나는 거룩의 공간'이라고 생각하며 우리가 믿는 신앙의 내용을 윤리적 실천으로 드러낼 때 다시 기독교에 드리워진 혐오 정서를 걷어낼 수 있다.
통계에 의하면 대한민국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종교로 가톨릭, 불교, 기독교 순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현대 사회에서 기독교가 점점 주변부로 밀려나고 있다. 최근 정치적인 이슈의 한복판에서 불거진 극우 기독교인들의 모습이 언론을 통해 노출되면서 나타난 현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 사람들이 바라는 기독교의 모습은 합리성과 현대성, 보편타당성을 갖춘 상식적인 수준에서의 종교의 기능을 원한다.
종교의 기능 중 하나는 교리를 중심으로 이성을 초월한 경건한 삶의 태도다. 세속 주의와 물질주의에 오염되지 않은 신앙의 삶을 유지해 가는 것이다.
"사람은 삶으로 말한다. 삶은 욕망의 전시장이다. 그의 삶이 자기 욕망에 복무하는 한 언어의 거룩함이 삶의 비루함을 상쇄할 수는 없다" _62쪽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극우 기독교인들의 태도와 그들이 사용하는 정치에 오염된 신앙의 언어를 보건대 일반인들이 기독교인들에게 기대하는 세속에 물들지 않는 '거룩함' 모습이 일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두에서 이야기했듯이 언어는 그 사람 자체다. 그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를 보면 가치관과 그동안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대략 유추해 낼 수 있다.
내재된 권력의 욕망을 감추고 입으로는 신앙의 언어를 외친들 이제 사람들은 속지 않는다. '언어의 교란, 의미의 해체, 인식의 혼돈, 도덕적 아노미'를 가중하는 오염된 언어를 사용하는 한 기독교는 혐오 종교로 사람들에게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현대 사회에서 기독교가 사람들 사이에서 최소한 소통의 창구가 되기 위해서는 정제된 언어, 순수한 신앙의 언어를 삶으로 표현해 내야 한다. 거창하고 고상한 언어보다 꾸임 없는 경건의 언어가 사람을 감동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