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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답함 - 나태주의 인.생.사.색 산문집
나태주 지음 / 위더북 / 2024년 11월
평점 :

풀꽃 시인으로 유명한 나태주 님의 인생 사색 산문집을 읽으니 여러 지나온 삶이 생각난다. 현재 이곳 신동 초등학교의 일상을 다시 복기하게 된다. 나태주 님도 아버지의 아바타로 살 수밖에 없었다고 약간의 한풀이를 하지만 결국은 초등학교 교사로 교장으로 살았던 자신의 삶을 이 책에서 이야기식으로 독자들에게 풀어놓는다. 맞다. 자신이 원했든 그렇지 않았든 우리가 살아온 삶을 부정하기가 쉽지 않다. 살아온 삶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 남은 삶에 대한 성찰이 아닐까 싶다.
고향 서천을 떠나 공주라는 큰 도시로 이주하여 살아온 나태주 님은 공주를 가리켜 제2의 고향이라고 말한다. 나는 반대로 고향 삼척을 떠나 홍천에서 초임 교사를 평창, 강릉 여러 학교에서 근무하다가 초임 교감, 초임 교장을 고향 삼척에서 시작하는 특별한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 다들 그렇겠지만 고향이라는 곳은 기억 속에 수많은 추억들이 꼭꼭 숨겨져 있는 곳이다. 평소에는 생각나지 않았던 것도 우연찮게 그곳을 지나면 거짓말처럼 정확히 기억나는 것이 고향이 주는 특별한 마력인 것 같다.
교사라면 초임 근무지는 잊히려야 잊힐 수 없는 곳이다. 초임이라는 수식어는 고향과도 같은 의미를 지닌다. 초임 교감 부임받은 곳은 삼척 시내에 있는 2021년 당시 학생 수 200여 명의 제법 큰 학교였다. 고향 삼척에 다시 왔다는 부푼 기대를 안고 하루하루를 살았던 기억이 난다. 2026년 생각과는 다르게 초임 교장으로 부임받은 곳은 삼척 신동 초등학교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좀 큰 학교로 발령받기를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다. 나이로 보아도 젊은 축에 속하고 일이 많은 곳으로 발령 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그와는 정반대인 곳으로 발령이 났다. 전교생 두 명.
이제 이곳에 온 지 석 달이 지났다. 지금은 이곳 신동 초등학교가 나에게 딱 맞는 곳임을 알게 된다. 교직원들과 한마음으로 생활할 수 있어 하루하루가 동화 같다고 할까. 어떤 일이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 마음껏 상상할 수 있는 곳이다. 생각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교장이라는 책임의 굴레에 눌려 일에 파묻히는 것보다 훨씬 나은 삶이다.
때때마다 기차가 곧 지나간다는 예비 타종을 듣는다. 서서히 기차 소리가 들려온다. 칙칙폭폭 증기 기관차 소리는 아니지만 철로를 지나는 기차 소리는 자동차가 지나가는 소음과는 분명히 다른 소리의 파동을 낸다. 사람의 귀는 예민하다. 귀로 들리는 소리가 감정을 만들어내고 시시각각 마음을 움직인다.
직장에서 보내는 대부분의 삶이 업무와 일, 관계의 연속이다. 그 속에 자연이 보내는 쉼을 받아들일 심적 여유는 만무한 것이 사실이다. 신동 초등학교를 신기하고 동화 같은 학교로 지어냈다. 동화 같다는 수식어는 여유가 있는 삶이 전제되어야 한다. 일 때문에 힘들 때도 있지만 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으로 마음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곳 신동 초등학교는 신기할 정도로 여유가 흐른다. 여유는 아이들의 만남에서 정성으로 변한다.
교육력은 결국 사람 손에 달려 있다.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고 교육을 지원하는 교직원들의 마음가짐에 그 학교의 교육력이 달려 있다.
나태주의 인생 사색 산문집 「사랑에 답함」의 책 제목처럼 교장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 교직원들에게,
오직 사랑에 답하는 일이다.
말 한마디에,
태도 하나하나에,
표정에,
'사랑하고 있다고', '신뢰한다고', '고맙다고' 표현하는 일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다.
덧) 월요일 출근할 때 수박 한 덩이를 사가지고 갔다. 사랑에 답하기 위해서. 아 참, 경기도 평택에 살고 계신다고 하면서 2학년 아이를 둔 엄마께서 전화를 주셨다.
#신기하고_동화같은
#신동으로키울게요
#삼척_신동초등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