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사는 꺽다리 집 ㅣ 사계절 1318 문고 66
황선미 지음 / 사계절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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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도 더 된 오래된 책을 찾았다. 도서관 직원에게 부탁했다. 도서관 서고에서 찾아 주셨다. 아무나 출입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오래된 책을 보관하고 있는 곳인 것 같다. 오래되었다는 기준은 잘 모르겠다. 서고에 고이 잠들고 있는 책들 '서고 붙임 딱지'가 붙어 있다. 누가 봐도 오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명이 다하기 전에 읽고 싶었다. 폐기되는 절차를 밟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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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우연찮게 황선미 작가의 『뒤뜰에 골칫거리가 산다』를 만났다. 그 이후에 황선미 작가의 책들을 찾아내 읽고 있다. 이번에 어렵게 만난 『바람이 사는 꺽다리 집』도 어른이 읽는 장편소설이다. 작가의 자서전적 소설이라고 한다. 참 어렵게 어린 시절을 보내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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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나도 어릴 적 시절이 생각났다. 바람이 숭숭 들어오는 집에 살았었다. 연탄 한 장이 없어 차가운 겨울에 이불에 의지해서 지냈다. 찬 밥에 물을 말아 식사를 대신했다. 하나밖에 없는 자식을 배불리 먹이지 못한 어머니는 일흔이 넘은 연세에도 그때 그 시절을 상기하며 안타까워하신다. 그때 잘 못 먹여서 삐쩍 말랐다고 미안해하신다. 사실 그때 그 시절에는 우리 집만 그런 게 아니라 대부분 그렇게 살았다. 다만 어머니와 단둘이 살았던 우리 집은 더 가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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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지나갈 정도로 엉성하게 지은 집을 꺽다리 집이라고 부른 것 같다. 초가집이 강제로 철거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판자때기로 지은 꺽다리 집에서 육 남매를 키워야 했던 부모의 심정은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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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고 배고팠던 시절을 다시 생각해 보는 소설이다. 애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추억이지만 소설을 읽으며 생생하게 장면 장면들이 선명하게 기억난다. 소설의 힘이다. 뜨거운 무언가가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온다. 메말랐던 감정이 촉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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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살기 어렵다고 말하지만 그때 그 시절과 비교하면 참 부유하고 편안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소설이 말한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이 꺽다리 집보다 백배 천배 좋은 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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