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멈춤
고도원 지음, 김성신 그림 / 해냄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가슴속에 만 권의 책이 들어 있어야 그것이 흘러넘쳐서 그림과 글씨가 된다" _추사 김정희, 1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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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채우기 위해서다. 교감직을 수행하다 보면 에너지가 소진되고 텅 비워질 때가 온다. 내 안이 허하면 만나는 교직원들에게 괜히 상처를 줄 수 있다. 표정이 굳어 있으면 나를 찾아 교무실에 오는 교직원들도 덩달아 경직된다. 교감은 늘 노출되어 있다. 교직원들 개인 개인은 잠깐잠깐 교감을 보지만 교감은 늘 교직원들을 대한다. 교감은 학교에 딱 혼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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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하는데 학교에서는 모든 일은 교감을 통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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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다. 생각과 정서를 가다듬는 비법이 있다. 바로 독서다.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책을 집어 든다. 정서가 메마르고 있다는 위기 신호를 감지할 때 나는 어김없이 책을 찾는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을 정리한다. 교직원들과의 관계를 다시 돌아본다. 비워진 마음을 책으로 채우는 과정을 가진다. 꽉 꽉 채워지면 흘러 보낼 수 있다. 나도 모르게 교직원들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가 달라진다. 친절하게 대할 수 있고 조금 더 배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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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김정희는 글씨와 그림으로 유명하다. 그의 글씨는 독서에서 시작되었다. 그의 그림도 책에서 비롯되었다. 책을 읽고 자신을 채웠을 때 흘러넘쳐서 그만의 독특한 서체와 화풍이 생겨났다. 후대의 사람들은 김정희의 글씨를 추사체라고 명명했다. 창조성은 독서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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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의 일도 마찬가지다. 늘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일 속에서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내 안을 가득 채워두어야 한다. 고갈되지 않도록 계속 무언가를 공급해야 한다. 흘러넘치도록 해야 한다. 독서만 한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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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건축가 안도 다다오는 고졸의 권투선수 출신으로 도쿄대 공학부의 교수가 되고 세계적인 건축가의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독학으로 유명한 그의 건축 공부의 핵심은 바로 여행과 독서였다" _1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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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정치인으로 더 유명한 안철수는 메모광으로 유명했다. 메모한 것을 모았더니 한 권의 책이 되더라는 그의 말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그는 메모를 통해 뭔가를 계속 채워나갔고 흘러넘치도록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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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사람 앞에 서는 사람이다. 중심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교감도 마찬가지다. 늘 교직원 앞에 노출되어 있다. 중심이 단단해야 한다. 아무리 나이가 들고 지식이 많아져도 사색의 통로를 거치지 않으면 지혜를 얻을 수 없다고 한다. 일상으로부터의 여백과 여유가 필요하다. 특히 교감에게는 더 그렇다. 교감의 마음이 여유로워야 학교도 여유로워진다. 교감이 건강해야 학교가 건강해진다. 빡빡한 일상의 삶 속에서 채움의 과정을 가져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괜찮다. 나는 독서라는 방법을 통해 여백과 여유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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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가장 강력한 연료는 열정이라고 한다. 교감도 열정을 뿜어낼 수 있다. 물론 젊었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미약하지만 그 나이대에 가질 수 있는 열정의 색깔이 있다. 깊은 맛이라고 할까. 얕지 않고 가볍지 않은 열정 말이다. 독서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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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는 마음이라고 한다. 앉거나 서 있는 자세, 걸음걸이 하나에도 그 사람의 격이 드러난다. 책 읽는 교감, 앉으나 서나 어디에서나 틈나는 대로 독서하는 교감의 자세는 당당하다. 교감의 격이 드러난다. 리더의 품격을 나타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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