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학생 아나?"
나는 한(韓)교수님이 눈짓으로 가리키는 곳을 돌아보았다.
"인사는 없지만 무슨 과 앤지는 알고 있죠."
다방 문을 이제 막 열고 들어선 학생에게 여전히 시선을 주며 나는 대답했다. - P21

‘자기 세계’라면 분명히 남의 세계와는 다른 것으로서 마치 함락시킬 수 없는 성곽과도 같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 성곽에서 대기는 연초록빛에 함뿍 물들어 아른대고 그 사이로 장미꽃이 만발한 정원이 있으리라고 나는 상상을 불러일으켜보는 것이지만 웬일인지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자기세계 를 가졌다고 하는 이들은 모두가 그 성곽에서도 특히 지하실을 차지하고 사는 모양이었다. 그 지하실에는 곰팡이와 거미줄이 쉴새없이 자라나고 있었는데 그것이 내게는 모두 그들이 가진 귀한 재산처럼 생각된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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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같은 데서 프리마 자리를 노리고 상대를 함정에 빠뜨린다는 촌스러운 스토리가 자주 나오죠? 근데 그런 일은 절대로 없어요. 댄서라는 건 춤에 대해서는 결벽증이 있고, 타인과의 실력 차를 객관적으로 포착하고 있는 법이에요.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을 밀어내고 자신이 춤을 춘다는 건 본능적으로 못해요. 그 역할을 갖고 싶을 때는 실력으로 겨룬다, 그것밖에 없지. - P201

"죄의식 때문에 죽음을 선택했는지 아니면 경찰에 잡히는 게 두려워서 저승으로 도망을 쳐버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타이밍이 기막히게 잘 맞아떨어졌어. 어떻게 경찰에서 이제 잡으러 가자, 하는 때에 딱 맞춰서 죽어버릴 수가 있느냔 말이야." - P242

"범인이라는 건 일이 어떻게 굴러가건 안심할 수가 없는 법이야. 매사를 나쁜 쪽으로만 상상하거든." - P244

그의 발을 붙잡은 것은 "가가 씨!" 라는 미오의 목소리였다.
그는 멈춰 서서 고개를 돌리며 대답했다. "예."
미오는 문을 열었을 때의 자세 그대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눈이 마주치자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렸고, 이어서 손에든 딸기 상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거의 억양이 없는 목소리로
"잠깐만 나와 함께 있어줄래요?" 라고 말했다. - P305

"당신이 이야기해준 모리이 야스코와 아오키 가즈히로의 이야기. 그건 대부분 진실이었어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달랐죠. 바로 주인공의 이름. - P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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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압과 아비아달은 유다 헤브론에서 태어난 아도니야 편을 지지한다. 반면, 브나야와 사독은 또 다른 예루살렘 출신인 다윗의 아내이며, 솔로몬의 어머니인 밧세바와 나단과 함께, 예루살렘에서 태어난 솔로몬의 왕권 확보를위해 전력을 기울인다. - P64

솔로몬 치하에서 다윗과는 상반되게 실행된 변화는 이미 대외정책에서도 두드러진다. 솔로몬은 군사력을 통한 대외정책적인 실력 행사를 포기하고, 동맹정책을 통해 주변 지역들과의 관계를 견고히 하려 한다. - P65

북왕국 백성에게 과도하게 부과되었던 부역과 조세의 부담은 솔로몬통치기간 동안에 이미 북이스라엘 지역의 폭동을 유발했다. 특히 여기서는본래 요셉 가문의 노동 감독관이었던 여로보암의 봉기를 거론할 수 있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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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에서 이 책은 이스라엘의 역사와 구약 문서들의 기원사를 다루면서, 구약의 기본지식들을 요약하여 최대한 일괄적으로 서술한다. 동시에 이 책은 핵심적 연구의 결과물들을 좀 더 심도 깊게 정리하고, 핵심적으로 제공함으로써, 구약학의 근본 문제들을 좀 더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 P5

구약의 자료층을 근거로 볼 때 ‘이스라엘의 역사‘는 왕정시대로부터 시작된다. 그것은 동시대의 문서 자료들이 그때에 비로소 등장하거나 재구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하여 이보다 앞선 국가형성 이전 시대에 대해서는 단지 민담전승만 존재할 뿐이며, 그러므로 이 시기들은 왕정 시대의 전통들 하에서만 다뤄질 수 있다. - P5

족장들, 모세 그리고 여호수아와 사사 시대의 사건들에 대한 자료로서 가장 오래된 전승은 오직 왕정 시대에 가서야 비로소 문서로 고정된 오경과 여호수아와 사사기의 민간전승들만이 사용될 수 있다. - P25

구약 정경의 우선적인 목적은 말하자면 제2성전기 동안의 구약 공동체에게 신학적인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 구약의 정경은 유목민 시대로부터 포로기 이후의 현재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의 역사적 경험들을 소급해 나간다. - P30

다윗과 솔로몬의 통치 시대에 대한 성서 외부의 문헌들은 현존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다윗과 솔로몬에 대한 성서 전승을 포괄적으로 비역사적인 것으로 추론할 수는 없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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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예상치 못한 전개 라는 게 가가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 P85

독침이구나. 뭔가 묘한 느낌이 들어 가가는 혼자 중얼거렸다. 가만 생각해보니 가지타는 오로라 공주와 똑같은 방법으로 살해된 것이다. - P92

"발레를 즐기는 건 정신적으로나 금전적으로나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죠.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대부분의 국민은 그중 어느 쪽도아니에요. 다들 지칠 대로 지쳐 있다고 할까."
"어째서 그렇게 지친 걸까요?"
"사회 구조가 그렇기 때문이에요. 기계체조 같은 데서 인간피라미드를 만들죠? 그럴 때 가장 괴로운 건 가장 아랫단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 P150

나는 교사로서는 자격이 없는 사람이었어요. 학생들을 위한 일이라는 신념을 갖고 했던 일들이 그들에게 전혀 도움이되지 못했죠."
"뭘 하셨는데요?"
"그건……, 학생들을 위한 일이라고 믿었던 모든 것. - P158

아사오카 미오는 거울 앞에 멍하니 서 있었다. 가가가 지그시 쳐다보자 그녀도 뭔가 느꼈는지 얼굴을 돌려 이쪽을 보았다. 가가는 슬쩍 턱을 당겼다. 걱정할 거 없다는 뜻을 담아 고개를 끄덕여준 것인데, 그 작은 몸짓이 그녀에게 전달되었는지는 알 수없었다.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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