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던 용산 평화 발자국 2
김성희 외 지음 / 보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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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의 부당함을 주장하다 <용산 참사>라는 이름으로 2009년 1월 20일 
서울 용산 남일당 건물에서 생을 마감한 5인이 있습니다.



’용산 참사’는 저 역시 언론을 통해 무수히 접해왔던 내용인지라 
[내가 살던 용산]을 보는 순간, ’아! 용산 참사를 다룬 책!’임을 단번에 알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흔히 그러하듯 시작과 과정은 있지만 언론을 통해 끝을 알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용산 참사 역시 참사 원인은 어렴풋하게나마 국민으로서 알 권리를 누렸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살던 용산]의 ’용산 참사 일지’를 읽으며 아직도 끝나지 않은 사건임에 
놀라움과 염려스러움이 마음속에 함께 공존하였습니다.

 아마도 이 책을 펴낸 6인의 만화가는 사회의 관심에 잊혀가는 ’용산 참사’이야기를 
책으로나마 다시금 일깨워 주려 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또한, ’용산 참사’의 뒷 얘기는 그동안 궁금했지만 제대로 알 수 없었던 내용을 
’용산 참사’ 5인 및 가족과 주변인의 시선을 통해 진솔하게 들려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용산 참사’에 대해 그동안 조금이나마 가졌던 의문에 대한 해답을 
[내가 살던 용산]을 통해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적이나 주위의 동정을 살피기 위하여 높이 지은 다락집을 ’망루’라고 합니다.
’용산 참사’ 역시 2009년 1월 20일 서울 용산 남일당 건물 옥상에서 용산 4지구 철거민 망루 농성을 하던 중,
망루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철거민을 비롯한 농성자 5인이 사망한 사건입니다.

’용산 참사’로 목숨을 잃은 
이상림(72세) , 양회성(58세), 이성수(51세), 한대성(54세), 윤용헌(49세)
5인은 모두 한 가정의 가장이었습니다.
이들이 ’철거민 농성’의 적극적으로 앞장 서야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내가 살던 용산]을 읽으면서 결코 어디에도 크나큰 이득을 바라던 대목은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대부분 재개발 지역에서 자영업으로 생업을 꾸리던 분들이었고,
인테리어비, 권리금 등은 고사하고 보상금 5,000원만원으로는 도저히 앞으로의 
생계가 힘든 가정들이었습니다.
가게를 꾸릴 때 들어간 인테리어비용을 위해 대부분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는데,
보상금 5000만원으로는 도저히 그동안의 대출금을 갚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금액일 뿐만 아니라
26년 동안 한 자리에서 터를 닦아온 이에게 5000만원의 보상금으로 갑작스런 지역이동은 
만약 나의 입장으로 생각해 보더라도 앞이 막막할 것 같았습니다.

무엇보다 무자비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용역을 이용한 비인간적인 철거의 모습에
저 또한 쉬이 용납하기 어려운 건 당연하였습니다.
’용산 참사’ 이후의 유가족 동의 없이 이루어진 사망자의 부검이라던가,
재판 과정 역시 민주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생각되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오히려 ’용산 참사’ 5인이 테러범으로 몰렸다가 민주열사로 인정받은 부분입니다. 
이 역시 유가족과 국민의 노력의 결과이겠지만 말이죠!



또한, 용산 참사 일지를 통해 밝혔듯 2009년12월30일 용산 범국민 대책위원회와 정부는, 
정운찬 총리가 유감의 뜻을 표명하는 방식으로 사과하는 것과 
시공사와 재개발 조합이 보상비를 지급하는 것을 합의했다고 합니다.

진작 재개발 되어 자신이 일구어 온 터전을 떠나야만 하는 이주민의 심정을 헤아려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너무도 간단한 진리를 우리는 너무나 큰 고통을 안고 깨달아가는 건 아닌지....
[내가 살던 용산]을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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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의 결혼식
한지수 지음 / 열림원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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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의 결혼식]이란 작품을 통해 한지수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해 보았다. 개인적으로 술술술 읽혀지는 쉬운 소설을 즐겨 읽는 편이라 [자정의 결혼식]에서 만난 일곱 편의 단편 이야기들은 어쩌면 내 취향과는 다른 작품에 가까웠다. 하지만 한지수 작가만의 독톡한 소설의 맛이 느껴지는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다. 

첫번째 이야기 [미란다 원칙]에서부터 범상치 않은 한지수 작가만의 독특한 소설을 만날 수 있었다. 복지관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각기 다른 영역의 세 사람의 인물들 속에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거짓말 같이 ’미란다의 원칙’이란 결말의 상황으로 이어진다. 그런가하면 두번째 이야기 [천사와 미모사]는 이국의 땅 필리핀에서 워킹비자 없이 중고차매매업을 하는 주인공에 관한 이야기인데, 실제 ’천사와 미모사’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워킹비자를 받기까지 실제로 그다지 어려운 일인지 나로서는 짐작하기 어려웠지만 이국의 땅에서 어두운 그림자로 살아가는 이의 이야기여서 호기심에 더욱 눈길이 갔던 작품이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중고차가 외국에서 어떤 모습으로 다시 탈바꿈될까?라는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는 대목이 있어 기억에 남는다.

이제 곧 본격적으로 중고차의 수리가 이루어질 것이다. 한 놈은 천장만 죽어라 닦아내고, 한 놈은 차 바닥만, 또 한 놈은 차체를 닦아내고, 도색하고, 열처리를 마치고 광을 낸다. 그렇게 일주일 후면 완전히 새 차로 거듭나는데, 절대 중고차라고 볼 수 없다. 옆에서 지켜본 나도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완벽하다. <천사와 미모사 - 57페이지 중>

세번째 이야기 <배꼽의 기원>이라는 작품자체는 무거운 느낌의 이야기였지만, 독특하게 ’자궁’을  주체로 내세워 작품을 이끌어가는 신선한 경험을 안겨다 준 작품이었다. 

내 말을 들었는지 당신이 배꼽을 두어 번 두드린다. 그리고 흥얼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헛기침을 하고는 옆으로 돌아눕는다. 당신은 귀에 익은 자장가를 흥얼거리다가, 갑자기 주변 사람들의 주소와 전화번호 등을 외우기 시작한다. 마취제로 인해 당신이 휩싸이게 될 무의식의 상태가 두려운가. 당신에게 내 주소를 다시 말해주어야겠다. 당신이 지금처럼 배꼽에 손목을 대고 아래를 향해 주먹을 쥐어보면, 바로 그 위치에 주먹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내가 있다. 당신 횡경막 아래의 골반 안쪽에서 당신과 더불어 39년째 살아왔다. 나는 당신의 자궁이다.  <배꼽의 기원 - 132-133페이지>

 네번째 이야기 <이불 개는 남자>라는 작품 또한 처음엔 남녀의 사랑이야기인가 싶더니 점차 전혀 예상치 못한 스토리로 흘러간다. 이 작품에서 접한 본문 중 여자 주인공이 헤어진 사랑을 이야기하는 대목이 기억에 남는다. 

균. 나는 그의 이름 끝 자로 그를 불렀다. 남균은 세균 같다고 질색을 했지만 ’남’이라고 부르는 것보다는 나았다. ’너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게 행복해’라는 들척지근한 속삭임을 그의 귓바퀴에 흘려 넣곤 했는데, 그가 내 안에 바이러스로 남았다는 걸 이제야 깨닫는다. 심장이 종이에 베인 것처럼 선득하다. 누린 사랑이 클수록 혹독한 대가를 치르겠지. 그러니 사랑이 얼마나 공평하고 민주적인가. <이불 개는 남자 - 168-169페이지>

다음으로 다섯번째 이야기 <자정의 결혼식>은 사실 책의 제목이자 가장 관심이 갔던 이야기였지만 읽기에는 가장 난이했던 내용이기도 했다. 마냥 재미있게 읽어지지 않았던 작품이다. 겉모습은 여성이고 내면은 남성이라는 인간의  양성적인 면을 이야기하는 내용이라 할 수 있는데 작가의 의도만큼 재미있게 읽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반면 여섯번째 이야기 <열대야에서 온 무지개>라는 작품은 반대로 오랜만에 쉽게 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던 작품이었던 것 같다. 제목은 추상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작품을 읽고 나면 작품과 무척 잘 어울리는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한국으로 시집 온 태국 여성 사이룽(사이란)에 관한 이야기인데 ’사이룽’이라는 이름이 무지개를 뜻한다고 한다. 

사이란은 정육 코너에 진열된 소고기를 한참이나 훑어보다가 재석에게 물었다. 국내산이라고 써 있는 이것과 다른 것이에요? 이거요. 한우라고요. 여기. 같은 소고기야. 국내산이 있고, 한우가 있지. 그러니까 소를 수입해서 3년간 기르면 ’국내산’이라고 표시할 수 있어. 하지만. 한우는 이 땅에서 태어나고 자란 소들에게만 ’한우’라고 할 수 있는 거야. 재석을 바라보던 사이란이 불쑥 물었다. 3년이요? 그럼. 난 국내산이요?.........주민등록증을 발부받고서 ’사이란’이라는 국내산이 되었지만,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결코 한우가 될 수 없다는 말이었다.  <열대야에서 온 무지개 255페이지>

마지막 일곱번째 이야기 <페르마타>에는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치과의사가 등장하여 [자정의 결혼식]의 일곱 작품을 만나면서 끝까지 어느 작품 하나라도 평범한 작품은 만나기 힘들었다.  

증상들은 그의 몸 이곳저곳을 건드리며 비명을 질러댔다. 메스꺼움과 터질 듯한 심장의 박동으로, 느닷없는 복통과 설사로, 각막 위에 버석거리는 모래알의 이물감으로, 기도를 막고 사지를 덜덜 떨게 하면서 수시로 신호를 보내왔다. 급기야 그것은 선배의 장례식날에, 그에게 일격을 가하면서 응급신호를 보내왔다. <페르마타 286페이지>

[자정의 결혼식]은 전체적으로 모든 작품에서 새로운 느낌의 작품들이었다. 대부분이 소외되고 어두운 느낌의 이야기들인데다 몽환적인 느낌을 받게 될 때도 많았던 작품이었던 것 같다. 다음에 새로이 한지수 작가의 작품을 만나게 된다면 [자정의 결혼식]의 분위기와는 반대의 한지수 작가만의 문체가 느껴지는 밝은 이야기를 만나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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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시대 1 - 개정판
노자와 히사시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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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미약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한 결혼생활이라면 그야말로 해피엔딩이 아닐까? 하지만, 이와 반대의 결혼생활로 행복한 종지부를 찍지 못하고 결혼생활 도중에 이혼으로 마침표를 찍는 가정이 많아졌다. 이혼이 최선의 방법으로 선택되어지는 경우도 많지만 [연애시대]의 하루와 리이치로 부부는 ’사랑하지만 헤어지는 부부’라는 설정으로 찾아온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결혼’은 막연하게 행복하기도 하지만 반면 두려움을 갖는게 대부분 사람들의 심리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연애시대]에서 보여지는 하루와 리이치로의 이야기는 더욱 실감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았던 이야기라 생각된다. 

 [연애시대]는 ’한 때 부부’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구성된 이야기이다
. 헤어지기는 했으나 미련이 많아 미기적거리는 ’한 때 부부’의 두 주인공을 들여다보자. 속마음과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의 모순적인 사랑의 형태 때문에 이들은 진정한 사랑을 찾지 못하고 겉으로만 빙빙돌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하루에게 남편 리이치로는 첫 눈에 반한 왕자님이자 헤어진 지금도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스스로가 상처 받길 겁내하기 때문에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못한다. 그런 마음이 사랑하지만 남편과 헤어지게 된다. 하지만 전 남편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도 있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는 아이러니한 하루의 행동이지만 하루의 심리를 잘 읽고 나면 그만큼 가슴앓이하는 하루의 모습이 잘 그려지게 된다.

남편 리이치로는 어떤 인물일까? 공적인 생활에서는 냉철하고 철저한 성격의 그이지만 연애에서 있어서 만큼은 우유부단한 성격과 현실도피증으로 주위사람을 답답하게  만든다. 리이치로 역시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결혼생활에 있어서만큼은 책임감있는 가장의 역할을 하지 못해 끝내 이혼으로 종지부를 찍게 된다. 리이치로 역시 하루를 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여서 ’헤어졌지만 좋은 사람’으로 인연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헤어질 무렵 리이치로가 무심코 내뱉은 ’위자료’가 이들의 인연의 끈을 놓지 못하는 구실로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애초부터 서로가 사랑하지만 헤어지는 상황이었기에 ’친구같은 한 때 부부’로 엮어주기엔 리이치로는 ’위자료’라는 구실로 하루는 ’책을 구해달라’ 만큼의 좋은 구실은 없을 것이다. 

서로가 서로의 주변을 맴돌지만 다시 재결합하기에는 자신이 없는 이들과 주변 등장인물들 한 명 한 명이 각 각 연인으로 등장하며 갈등과 고민이 야기되어 이야기의 상황전개가 무척 흥미로운 책이다. [연애시대]는 같은 제목으로 TV드라마로도 방영된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주인공으로 등장한 손예진과 감우성 모두 좋아하는 배우여서 잠시 잠시 본 적이 있었는데 뒤늦게 원작을 읽고 보니 원작을 읽는 재미가 더 쏠쏠하다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를 통해 잠시 보았을 때는 중간 중간 보고 넘겨서 이들의 심리를 정확히 읽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 반면, 소설을 통해 만난 주인공들에는 속내를 알아가는 깊은 맛이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맞선 상대를 알선하는 일? 고작 그런 일밖에 못해? 한심한 여자 같으니.... 또 다시 실패할까봐 두려운 거지? 실패하면 또 도전하면 되는 거야. 까짓 호적이야 좀 지저분해지면 어때. 그런게 말년에 가서 무슨 흉이 되냐고. 가령 네 아이가 호적을 봤다고 쳐. 엄마는 아빠하고 무슨 연애를 이렇게 많이 반복했냐고 물으면 이게 내 노력의 흔적이란다. 이 수많은 X표시는 나의 훈장이란다. 이렇게 말해주면 되는 거라고."
  두려운 건 X표시가 아니었다. 그 표시들이 생기기까지 내가 입을 상처, 리이치로가 입게 될 상처였다. 사유리는 상처를 입어도 다시 일어나면 되지 않느냐고 하지만, 나는 평온하게 살고 싶었다. 언제까지든 싸움만 하다 세월 보내는 인생, 그만 하고 싶었다. (281페이지 중)

하루의 속내를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야마모토 유즈(1884-1948, 소설가)가 어떤 소설에서, 부부에 대해 이렇게 정의 내린 적이 있었다. 
’오른쪽 신은 왼발에는 맞지 않는다. 하지만 양쪽이 아니면 한 켤레라고는 하지 않는다.’(211 페이지 중)

[연애시대]는 결혼,임신,사산,이혼이라는 모든 과정이 일사천리로 1년 3개월만에 종지부를 찍어버린 주인공이 이혼한 뒤에서야 진정으로 서로 사랑했고 함께했던 시간들이 행복한 순간이었음을 깨달아가는 20대 부부의 연애 이야기를 공감되고 유머스러하게 다룬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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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주머니에 현금이 마르지 않는 비밀
김광주 지음 / 가디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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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도서는 여럿 접해봤지만 [평생 주머니에 현금이 마르지 않는 비밀]과 같이 ’현금’의 유동성을 중점으로 재무설계에 대해 언급하는 책은 아직까지 만나보지 못했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재테크 도서라 할지라도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우리나라의 재테크 전문가가 알려주는 이야기여서  더욱 반가웠던 책이다. 



[평생 주머니에 현금이 마르지 않는 비밀]을 읽다보면 유독 ’캐시플로 디자인(Cash Flow Design)’이라는 용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때문에 이 책을 읽게 된다면 ’프롤로그’에서 미리 설명하고 있는 ’캐시플로 디자인(Cash Flow Design)’에 관한 설명을 유심히 살펴보길 권한다. 사실 캐시플로 디자인이라는 용어는 이 책의 김광주 저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캐시플로 디자인 개념을 도입하고 체계화시켜 기업체 및 각종 단체 강연을 하고 있다고 한다. 

캐시플로 디자인은 들어오는 돈과 나가는 돈을 맞추는, 다시 말해 최소한 들어오는 돈이 나가는 돈 이상이 될 수 있도록 만들려는 적극적이고 의도적인 개념이다. 따라서 캐시플로 디자인은 앞으로 써야 할 돈과 들어올 돈의 규모와 시기를 가늠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단기와 중기, 장기 그리고 개인의 평생현금흐름이 항상 플러스의 값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행동을 모두 포함한다. (에필로그 8페이지 중)

사실 언제부터인가 특히 재테크 도서를 읽게 되면 자주 접하게 되는 내용 중의 하나가 바로 비상금 명목의 유동성 있는 현금자산보유에 관한 내용이다. 이번 [평생 주머니에 현금이 마르지 않는 비밀]에서도 마찬가지로 접할 수 있는 내용이며, 저자는 재테크에서 가장 기본은 월 소득의 3배에서 5배정도의 비상예비자금을 마련하는 것이며, 비상예비자금이 마련된 이후에 단기,중기,장기의 재무설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 비로소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나 역시 저자의 말에 수긍하게되는 이유가 IMF 이후로 특히 실직이나 이직이 잦아 고용안정의 불안함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실여급여를 받는다 할지라도 기존 급여의 100%를 받게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재테크 경우라 할지라도 비상예비자금이 우선시 되어야함을 결혼 14년차 동안 남편이 다니는 회사의 2번의 부도를 통해 이 점 만큼은 고스란히 배우게 되었다. 

또한, [평생 주머니에 현금이 마르지 않는 비밀]의 본문 중에서 특히 관심있었던 내용은 <복잡한 펀드 보고서, 요것만 체크하라>(본문 123-126페이지)를 다룬 내용이었다. 펀드의 자산 크기, 펀드운용전문가, 표준편차, 베타, 샤프지수, 트레이너지수, 젠센지수 등의 용어설명과 함께 왜 살펴봐야 하는지 꼼꼼히 알려주고 있어 알아두면 두고두고 유용한 정보이다.  

표준 편차 - 해당 펀드에 대한 위험 정도를 나타내는 가장 기본적인 지수다. 지수가 높을수록 위험을 추구하는 성향도 강하다. 그런 펀드는 시장이 급락할 때 그 이상 떨어지고, 시장이 상승할 때 더 많이 오를 수 있다. (본문 125페이지)



[평생 주머니에 현금이 마르지 않는 비밀]은 기존의 재테크 도서들과 비교 했을 때 재테크 내용을 주제별로 더욱 상세히 파고들어 설명하고 있다. 펀드 보고서를 체크하는 내용이라던가 연금도 국민연금, 퇴직연금,민영연금을 비교분석하는 내용이 그러하다. 또한, <나의 투자 상식 테스트> 코너와 <연령별  캐시플로 디자인 실전 사례>등은 재무설계의 실전의 감을 잡는데 도움이 되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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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르발 남작의 성
최제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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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르발 남작의 성]을 접한 소감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굉장히 독특한 매력을 지닌 소설이다.'는 점과 '기존에 접하지 못했던 신선함이 묻어나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퀴르발 남작의 성]은 7편의 각각의 전혀 다른 단편이야기의 주인공들이 마지막 <쉿! 당신이 책장을 덮은 후...>라는 마지막 단편에서 합쳐지는 기묘한 스토리로  독자로 하여금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는 흡입력을 지니고 있는 작품이다. 

<퀴르발 남작의 성 >, <셜록 홈즈의 숨겨진 사건>, <괴물을 위한 변명>과 같은 괴기스런 이야기, 공포, 탐정물을 좋아하는 독자에겐 큰 매력으로 다가올 단편이라 생각된다. 특히, <퀴르발 남작의 성> 경우 시공을 넘나듦과 동시에 실제와 가상을 넘나드는 스토리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나의 개인적 취향으로는 <그녀의 매듭>, <그림자 박제>, <마리아, 그런데 말이야>와 같은 잔잔함 속에 숨겨진 비밀과 반전의 이야기가 무척 기억에 남는다. 최제훈 작가의 작품 속 등장인물은 하나같이 평범한 인물은 찾기 힘들다. <그녀의 매듭>에서 보여지는 여자주인공 차화연의 부분 기억상실 이야기라던가, <그림자 박제>에서의 자수성가한 회계사이자 기러기 아빠로 등장하는 강철수의 경우 또한 다중인격이라는 독특한 설정되어 자신이 아닌 몸 속의 다른 누군가에 의해 절도와 살인을 저지르는 인물로 묘사된다. <마리아, 그런데 말이야>는 이 소설집에서 만큼은 가장 평범한 이야기로 비춰진다.

'셜록 홈즈 명탐정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셜록 홈즈의 숨겨진 사건>을 접하게 된다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내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 최제훈 작가가 '탐정 소설가'로 손색이 없을 만큼 매력적으로 다가온 이야기이기도 하다. [퀴르발 남작의 성]은 기존의 사실의 이야기를 자신의 창의적 소설로 놀랍게 탈바꿈시키는 작가의 자유자재 손놀림에 더욱 흡입력있게 빠져든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또한, 서강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활동 중이기도한 우찬제 평론가의 섬세하고 날카로운 긴 해설에도 주목할 만 한 작품으로 <해설>을 통해 배경지식의 부족으로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내용을 이해한 부분들도 있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 정도나마 기억하는 건. 사실 수연이에게 한때 흑심을 품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심각하게는 아니고 딱 몽당연필 크기 정도의 흑심, 딱히 어떤 점에 반했다기보다는 마주칠 때마다 동전 저금하듯 조금씩 쌓이는 감정이었다. 그러나 내 돼지저금통 연정은 어느 겨울의 술자리 이후 수취인불명 도장이 찍혀 반송함에 던져졌다. 
(마리아, 그런데 말이야 -본문 204페이지 중)

  짚이는 게 있긴 했다. 새내기 이혼남과 예비 신부가 만나면 가장 피하는 대화 주제가 바로 결혼이었다. 상대방의 상처를 들쑤시거나 희망을 박살내고 싶은 사디스틱한 취미가 없다면 말이다. 결혼이란 이제 사랑이라는 전력을 공급하지 않고도 관계가 유지되도록 하는 무동력 면도기 같은 것이라거나, 일단 하면 어떻게든 살아진다는 친구들 너스레는 다 뻥이라는 따위의 말을 예비 신부에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어쩌면 수언이도 결혼 문제에 대해 굳이 속내를 터놓거나 미화해서 대답할 필요 없는. 더불어 침묵할 수 있는 친구를 원한 게 아니었을까? 그렇다면 내가 경력 사원으로서 적임자이기는 했다. 
(마리아, 그런데 말이야 -본문 206페이지 중)

작가가 풀어내는 문체가 기발하면서도 재미있어 기억에 남는 글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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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2010-11-19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살구주스님!^^ 알찬 서재 잘 구경하고갑니다
저는 이음출판사에서 나왔어요~
저희가 이번에 미국에서 베스트셀러를 연일 차지하여 화제가 되고있는 도서
<모터사이클 필로소피> 한국판 출판 기념으로 서평단을 모집하고있거든요^^
책을 사랑하시는 살구주스님께서 참여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 이렇게 덧글남기고가요
저희 블로그에 방문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