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와 나
장폴 뒤부아 지음, 함유선 옮김 / 밝은세상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케네디와 나]를 연관시키기까지 참 오래도록 책을 읽어 내려갔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는 끝까지 이야기의 결말을 예상하기 또한 어려웠다. 비록 내가 처음에 예상했던 케네디 대통령의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그 동안 내가 읽었왔던 프랑스소설에 비추자면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개인적으로 장폴 뒤부아의 작품은 접해본 적이 없었지만 그가 써내려간 문체들은 독특하면서도 문장들이 섬세하고 정교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루하지 않으면서 때론 돌발적인 이야기 전개 설정들이 책의 흥미를 더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마흔다섯 살 중년 남자의 진정한 자아 찾기!
우스꽝스런 일탈과 방황을 통해 무기력한 생으로부터의 탈출을 모색하는 한 남자 이야기! 


어찌보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무능력에 무기력함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중년남자, 그리고 그의 아내 안나의 외도에는 정확히 누구만의 잘못으로 치부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하며 그들의 삶을 엿보게 된다. 아내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사무엘 폴라리스는 권총을 사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하지만, 그 권총은 외도한 그들이 대상이 아닌 전혀 새로운 이에게 들이대는 과정이 지켜보게 된다. 

또한, 전혀 상관관계가 없어보이는 소설 속 케네디의 존재도 이 책을 한층 더 흥미롭게 이끄는 요소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마흔 다섯의 중년 남성 사무엘처럼 과연 무능력과 무기력인 삶으로 일관하고 아내가 대신 경제적 능력을 책임지는 삶을 살아간다는 상상은 쉽지 않다. 경제력을 상실한 사무엘은 마치 가족들에겐 투명인간과 같은 존재로 비추어지고 있다. 그러던 중 25년 함께 살아온 부부이지만 서로를 잘 모르겠다고 표현하는 내용을 접하게 된다.  오랜동안 가족으로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관심보다는 무관심이 오히려 편할 때가 있는데 그런 측면을 비판적으로 잘 꼬집어 표현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은 그런 사소함의 무관심이 주인공 부부에겐 아내의 외도와 남편의 방황과 분노를 이끌어 낸다는 점을 생각하면 진정한 부부의 모습을 생각해 볼 필요를 느끼는 책이다. 다행히 처음과 끝의 권총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무서운 결말도 아니요, 멀어진 부부의 관계도 어느 순간 서서히 자기 자리를 잡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케네디가 마지막 순간에 차고 있다던 시계의 진실은 작가가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을까? 책의 표현대로 시계를 소유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의심과 불안으로 살아가지는 않을까? 케네디의 시계를 우리의 인생에서 다르게 비유하자면 과연 무엇일까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되듯 [케네디와 나]는 소설이지만 나름의 생각을 많이 갖게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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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비 2010-04-07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