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지옥 紙屋 - 신청곡 안 틀어 드립니다
윤성현 지음 / 바다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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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지옥]이라는 무척이나 호기심 어린 제목의 책을 만났다. 라디오국에서는 무척이나 유명하다다는 윤성현 라디오 PD가 들려주는 라디오 이야기이다. KBS 2FM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PD이자, <심야식당>의 DJ를 맡으며 윤이모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 그는 '솔직도발냉혈시크한 이미지'의 PD라 불린단다. 늦어도 새벽1시면 잠드는 내가 깜깜 새벽 2시에 진행되는 <심야식당>을 들어봤을리 만무하다. 하지만, 왠지 '솔직도발냉혈시크한 이미지'의 소유자 윤성현 PD에 대해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비록 라디오를 통해서는 아닐지라도 그만의 시선에서의 라디오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에세이 [라디오 지옥]만큼은 읽어보고 싶어졌다. 



윤성현 PD의 라디오 PD로의 인생으로 그의 삶을 객관적으로 비춘다면 '성공'이라는 단어가 전혀 무색하지 않을 듯 싶다. <메이비의 볼륨을 높여요>, <윤도현의 뮤직쇼>, <홍진경의 가요광장>, <슈퍼주이어의 키스더라이오> 등의 KBS 2FM을 대표하는 굵직굵직한 라디오가 바로 윤성현 PD의 작품이라니 말이다. 사실 일반 청취자라면 라디오 PD보다는 라디오 프로그램명이나 진행자에 관심이 더 쏠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지사라 생각한다. 나 또한 열심히 라디오를 청취하던 시간들도 분명 있었고  자주 듣지는 않더라도 왠만한 라디오 프로그램명 정도는 꿰고 있지만 라디오 PD는 의례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그런 사람으로 여겨졌다. 

라디오와 함께한 그의 유년시절이 라디오를 벗 삼아 음악을 벗 삼아 살아가는 라디오 PD라는 직업으로 이어진 '천상 라디오 PD'인 글 만났다. 지금의 윤이모를 탄생시킨 <심야식당>의 창업기를 읽으면서 윗분들의 허락을 받아내기 위해 아예 선정되지 않을 법한 과격한 제목들을 계속 지어 고군분투하는 그의 모습이 그의 이미지와 무척 잘 어울림을 느낀다. 



음악을 벗 삼아 살아가는 윤성현 PD와 꼭 어울리는 장면을 다시금 발견하였다. 그만의 방식으로 선호도에 따라 배치되는 CD 정리. 귀찮을 것만 같고 어쩌다 큰 맘고 벌여야할 것 만 같은 CD 정리는 오히려 그에게는 머릿속에 뒤엉켜 있던 복잡한 생각들을 내려 놓을 수 있고, 그 덕에 자투리 시간이 즐겁게 지나고, 뭔가 일을 시작하기엔 정리가 안 된 마음이 마치 재부팅한 윈도우처럼 차분한 준비상태를 갖추기도 한단다.

요즘처럼 고객이 왕인 시대에 '신청곡 안 틀어 드립니다'라는 다소 까칠한 발상의 PD를 만났다. 어쩌면 남들과 같지 않기에 많은 청취자들이 그를 응원하고 그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마도 새벽에 진행되는 <심야식당>이 무료한 오후 시간 <에피타이저>와 같은 프로그램으로 만나게 된다면 나 또한 매니아가 되어버리지 않을까?하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하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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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네 아이들의 소문난 영어공부법 : 실천로드맵 잠수네 아이들
이신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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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어교육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잠수네 아이들의 소문난 영어공부법'에 대해 한 번쯤 관심을 가져봤음직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근 [잠수네 아이들의 소문난 영어공부법]이 개정판으로 새로이 출간되었습니다. 무려 10여년만에 개정이 되었다고 하네요. 그러고보니 지금 초등 6학년인 큰 아이가 아주 어릴적부터 이미 저 역시 '잠수네'의 소문은 익힐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만큼 자녀교육서 목록으로 당연시 읽고 넘겼던 기억도 있는 책이었습니다.

하지만, 큰 아이를 키우면서 '잠수네 영어공부법'을 실천으로 옮기지는 못했습니다. 직장맘으로 아이를 잠수네 영어를 시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도 있었지만 그에 앞서 저 자신부터 영어라는 벽에 자신감을 잃고 선뜻 시도하지 못했던 이유가 더 컸던 탓이라 생각이 듭니다. 

10여년의 세월이 흘러 둘째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점이 큰 아이를 키울던 때와 다르게 영어책과 교재가 눈에 띄게 넘쳐나고 있음을 느낍니다. 대중화 되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고 어린이집, 유치원 할 것 없이 어릴적부터 기본으로 영어라는 환경을 깔고 있어 지금은 영어를 자연스럽게 노출하는데 있어 예전에 비해 영어교육환경이 참 많이 좋아졌다고 느끼게 될 때가 많습니다. 그렇게 둘째 아이를 위해서 [잠수네 아이들의 소문난 영어공부법]에 또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입문편'에 이어 '실천로드맵'까지 두 권을 모두 손에 쥐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예전과 다르게 그냥 읽고 마는 자녀교육서 쯤으로 치부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실천하기 위한 로드맵으로서의 역할을 할 안내서가 되었습니다. 사실 [잠수네 아이들의 소문난 영어공부법]을 접하면서 뒤늦게 깨달은 점은 지금 초등6학년인 아들에게도 충분히 접목시킬 수 있다는 희망입니다. 무엇보다 묵직한 책의 두께만큼이나 정성이 담긴 <특별부록> 잠수네 추천! 영어교재 목록은 소중한 재산과도 같은 정보입니다. 마침 겨울방학을 맞아 이번 방학만큼은 영어독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려 합니다.



영어교재 목록은 테마별로 잘 정리되어 있어 무척 마음에 듭니다. 더불어 책의 단계도 친절히 표시되어 있어 영어책을 고르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답니다.



영어교재 목록에 앞서 아이의 수준에 따른 단계별 과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아이에게 꼭 맞는 영어진행과정을 초보 엄마라도 정확히 판단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친절히 설명하고 있답니다. 



[잠수네 아이들의 소문난 영어공부법]은 자녀의 영어교육을 고민하는 대한민국 모든 어머니들의 로망이 담겨져있는 영어교육의 기본지침서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저에게 흔들림없이 자녀의 영어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든든한 책. 바로 '잠수네'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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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왼쪽에서 가장 아래쪽까지 - B급 좌파 김규항이 말하는 진보와 영성
김규항.지승호 지음 / 알마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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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아직까지 사회비평에 관한 책까지 섭렵하기에는 내공이 부족하다. 당연하게 국민의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정치와 사회에 관심을 두어야할 테지만 나에게있어 사회비평에 관한 이야기는 아직도 낯설고 어려운 이야기인 것 같다. 

그런 내가 2010년 올해의 책에서 [가장 왼쪽에서 가장 아래쪽까지]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평소 관심밖의 이야기이긴 했지만 인터뷰로 진행되는 독특한 설정의 구성이 다소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읽을 수 있게 배려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우선 [가장 왼쪽에서 가장 아래쪽까지]라는 책을 읽기에 앞서 이 책의 김규항 저자에게 자연스레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우리나라 ’좌파’에서 유명세를 떨친다는 저자의 이름이 나는 낯설어서 무척이나 부끄러워졌다. 평소에 자주 보아왔던 <고래가 그랬어>라는 잡지의 간행인이 김규항님이라는 사실 조차도 [가장 왼쪽에서 가장 아래쪽까지]라는 책을 통해 새로이 알게 되었다. 

[가장 왼쪽에서 가장 아래쪽까지]를 100% 이해하며 읽진 못했지만, 독서의 힘을 깨닫게 한 책이다. 비록 100%의 깨달음은 아니라 할지라도 새로움을 발견하고 알아간다는 점에서 분명 나를 변화시키는 데에 독서의 역할이 큰 비중임을 깨닫게 된다. 

인생에 대단한 의미를 두고, 보다 밝은 미래를 위해 늘 열심히 노력하고, 공격적으로 살아가는 걸 미덕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그게 바로 인생을 끊임없이 고단하게 만듭니다. 만날 ’보다 나은 미래’만 생각하지 ’오늘’이 없어요. 인생은 오늘의 연속이잖아요. 오늘 하루를 잘 살아내고 감사할 줄 알 때 비로소 수십년의 인생이 평화로울 수 있는 거죠. (본문 22페이지)

남자는 구라의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여자는 수다의 방식으로 이야기한다....(본문 114페이지)
남자들은 자기 진심도 잘 얘기하지 않아요. 어릴 때 부터 훈련이 되어 있어요. 진심을 드러내면 자기한테 불리하다는 사실을 잘 알죠. 그런 훈련 덕에 열등한 인간인데도 권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겁니다. 권력은 훌륭한 사람이 아니라 권력욕이 있는 사람이 잡게 되어 있어요. (본문 114페이지)

맞는 말이다. 권력은 권력욕이 있어 애쓰는 사람이 가지게 되는 것 같다. 우리 사회를 잘 들여다보면 똑똑한 머리를 올바른 정의를 위해 쓰고 있는 이들이 권력을 가지는 이들과는 무관한 경우가 많음이 바로 그것이다. 
 
<고래가 그랬어>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어린이 인문학교’이다. <고래가 그랬어>는 인문학의 본디 정신을 아이가 지식으로 습득하는 게 아니라 냄새도 맡고 느끼고 깨닫게 하는 잡지이다.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건 무엇인지. 동무와 이웃과 소통하며 연대하는 일은 왜 중요한지, 자연과 교감하고 조화를 이루며 사는 일은 왜 필요한지를 깨닫게 하는 잡지이다. (본문 287페이지)

개인적으로 자녀를 키우고 있는 부모의 입장에서 [가장 왼쪽에서 가장 아래쪽까지]를 읽으면서도 교육과 관련한 이야기, <고래가 그랬어>와 관련한 이야기는 다른류의 주제보다 더욱 관심이 가고 눈을 뗄 수 없었다. 때때로 나름대로 기준으로 관심밖의 주제는 컷트하며 읽기도 했지만 [가장 왼쪽에서 가장 아래쪽까지]는 속시원하게 자신이 생각하는 이야기를 거침없이 뱉어내는 김규항라는 사람을 만날 수 있었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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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깝다 학원비! - 대한민국 최초로 밝힌 사교육 진실 10가지. 그리고 명쾌한 해법!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엮음 / 비아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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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은 아이들을 '입시 고통 없는 세상'과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도록 하자는 것을 단체의 사명으로 삼고 2008년 6월 출범한 국민 대중 운동 단체라고 합니다. 그리고, <아깝다 학원비!>는 모두 22인의 사교육 전문가의 도움으로 탄생한 책입니다. 이들 중에는 이범, 에듀플렉스의 이병훈, 솔빛엄마 이남수와 같은 낯익은 사교육 전문가분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한 달 전쯤 '에듀플렉스'의 이병훈님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병훈님은 자기주도학습에 있어 유명하신 분이지요. 이 분의 강의를 통해 다시한 번 '독서'의 중요성과 '자기주도적 학습'의 중요성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초등 6학년 아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유명학원의 '예비 중 대모집'  현수막에 이끌려 학원행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역시 '독서'의 내공을 키우는 시간이 더 중요한 것임을 다짐했던 기억이 납니다. 

초등6학년 아들을 키우면서 교과과정의 있어서 만큼은 사교육을 최소화했음을 자부합니다. 아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아들 역시 자기주도적 학습이 아닌 학원에서의 시험 대비 문제 풀기 방식의 시스템에 대해 무척 회의적임을 느끼게 됩니다. 흔히 '나무가 아닌 숲을 보라'는 말을 합니다. 또한, 많은 자녀교육서를 읽다보면 자녀교육을 장거리 마라톤에 비유함을 쉽게 발견하게 됩니다. 

최근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아이를 사교육으로 내몰아야하는 고민을 수차례 하며, 그동안의 자기주도적 학습에 대해 불안감을 가질 때가 많았는데 <아깝다 학원비>는 그런 저를 무게중심으로 잡아주는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당장 보여지는 성적을 위한 공부가 아닌 스스로 공부다운 공부를 하는 자녀로 키우고 싶습니다. 눈에 띄지 않더라도 혹은 느리게 그 결과가 나타나더라도 결과보다는 과정에 진정으로 격려할 수 있는 그런 자녀로 키우고 싶습니다. 

어쩌면 저는 이미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에서 추구하는 목표와 비슷하게 자녀를 키워왔던 것 같습니다. 그랬기에 <아깝다 학원비>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그다지 특별할 것도 충격받을 것도 없었습니다. 반대로 주먹구구식으로 알고 있던 정보들을 10개의 테마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은 글들을 읽으며 다시금 자극받고 정리하는 시간이 되어주었습니다. 

<아깝다 학원비>에서는 흔히 우리가 평소 합리화하며 사교육에 의지했던 질문에 대한 반론을 논리적으로 명쾌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학원에 보냈더니 성적이 오르던데요?  
아이가 원해서 학원에 가는 것도 문제가 되나요? 
학교와 달리 학원은 개별지도를 하잖아요. 
맞벌이 가정은 학원 외에 대책이 없어요. 
선행학습이 학교 진도 나갈 때 효과 있지 않나요? 
수학은 어려운 과목이라 선행학습이 필요하겠죠? 
영어교육은 빠를수록 좋은 것 아닌가요? 
요즘 초등학생의 단기 조기유학이 필수라던데요. 
외고 가려면 학원의 로드맵을 무시할 수 없잖아요? 
성적을 올려놓으면 진로 선택에 유리하지 않을까요?

위와 같은 질문들에 대한 대답으로 <아깝다 학원비>에서는 과연 어떻게 들려줄까요? ^^

아이가 아플 때마다 항생제를 먹이면 당장 병을 치료하는 데는 효과가 있지만 면역력은 점점 떨어진다. 마찬가지로 사교육 의존도가 심화 될수록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학원의 시험 대비 시스템은 확실히 아이의 실력보다 점수를 부풀리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아이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더 긴 안목으로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터득하는 것이다. 긴 공부의 마라톤에서 진짜 경쟁력을 갖는 길은 바로 그것뿐이다.  (본문30페이지)

우리 단체는 사교육을 모두 없애자고 주장하지 않는다. 다만 '과잉 사교육'을 벗어나 '적정 사교육'을 추구하는 현명한 교육 소비자가 되자는 운동을 하고 있다. 그래서 단체 이름도 사교육없는세상이 아니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다. (본문 49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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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소년들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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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기대하던 대로 [압구정 소년들]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질주하듯 내 눈은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술술술 읽혀지는 이맛이야말로 바로 이재익 작가만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올해 가을 <카시오페아 공주>라는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이재익 작가를 알게 되었고 <카시오페아 공주>라는 작품을 통해 이재익이라는 새로운 작가를 또렷이 기억하게 되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후속작으로 만나게 된 [압구정 소년들]은 그러한 이유로 더욱 읽어보고픈 책이었다. 

[압구정 소년들]의 작품 배경에는 이재익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가 시대적 배경으로 많이 깔려있다. 1975년생인 작가는 나와 비슷한 세대의 학창시절을 겪은 때문인지 더 깊이 동화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압구정 소년들]은 성장소설의 성격을 담아내고 있으면서도 일명 강남의 청소년에 대해 이야기하는 제한적 설정이 눈에 띈다. 게다가 이재익 작가의 직업적 특성과도 잘 맞는 '연예계'의 어두운면을 배경으로 스릴러로 접근하는 독특한 반전의 이야기로 재미를 더한다. 18세 7인의 유년이야기에서 18년의 세월이 흘러 이어지는 스토리 또한 눈여겨 볼 만 하다. 

무엇보다 이재익 작가의 매력은 그 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는 문체들인데 개인적으로 스토리만큼이나 작가의 문체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누구나 쉽게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문체여서 대중적인 코드가 느껴진다. 스토리의 진행방식도 애매모호하지 않고 적당한 때, 적당한 타이밍에 맞춰 독자의 궁금증을 해소시켜 주어 마치 영화나 드라마를 연상하듯 흡입력있게 스토리에 빠져들게 된다.

지상민의 등장이라던가, 타임캡슐은 뭔가 암시하기에 충분한 메세지로 다가왔지만, 예상치 못한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 결말은 그랬기에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소설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아쉬움이 있다면 '락' 장르에는 워낙 문외한이라 작품 속 '락'이야기만큼은 제대로 동화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압구정 소년들]은 비록 사랑의 시작은 잘못이어졌지만 마지막만큼은 서로의 행복을 지켜주기 위한 사랑을 선택한 이들의 반전 스토리였기에 그래서 더욱 깊은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연.희.가.죽.었.대.
.....
연예인 조문객이 들어설 때마다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 기자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그런 취재진들의 모습이 먹다 버린 과일에 잔뜩 달라붙은 초파리 떼를 닮은 듯 했다. 
.....
연희가 죽었다. 그리고 그녀의 남편이자 제국의 황제 박대웅은 비행기를 타고 곧 도착할 예정이었다. 끝이 아니라 폭풍의 시작 같은 죽음이었다. 굶주린 늑대 같은 기자들이 그녀의 죽음을 둘러싼 기삿거리를 큰 덩어리, 작은 부스러기 할 것 없이 샅샅이 찾아낼 터였다.

결핍은 타인이 채워줄 수 없어. 그런 것처럼 착각을 하고 살 뿐이지. - 214페이지

집에 도착했다. 지하 주차장이 없는 청담동 삼익아파트 주차장은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꽉 차 있었다. 그럼 그렇지. 주차선 안쪽은 퇴근 시간 직후 도착한 부지런한 차들에 점령당한다. 그 앞과 옆의 이중 주차랄 자리도 밤 9시면 끝. 나처럼 자정 넘어서 들어오면 아파트 단지에서 경기고등학교로 나가는 도로 옆에 줄지어 주차하는 수밖에 없었다. 원래는 불법이지만 암묵적으로 심야 시간 단속은 없고 아침 8시부터 단속을 시작했다. 바꿔 말하면 아침 8시전에 출근하거나 차를 옮겨야 했다. 그런 수고로움이 싫다면 4만 원짜리 주차 딱지를 끊으면 된다. - 30-31페이지

주스토리를 생각할 때 뜬근없는 이야기라 생각되지만 주차난으로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독자로서 잠시였지만 극히 공감이 갔던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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