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X의 헌신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게 얼마만에 보는 일본영화였는지, 타닥거리는 듯한 일본어가 듣기에 생소해서 흠칫했으나, 구슬을 이용한 간단한 실험을 통해 '이유없는 결과는 없다'를 보여주는 초간지남 유카와에게 빠져들기 시작하면서 영화 속으로 빠져드는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명성이 귓전에 왕왕 들리는 듯 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예전부터 많이 들었는데 '스토리텔링의 대가' 정도로 인식되어 있지만, 다작하는 작가들은 다 별로라는 고정관념이 너무 세서 아직 단 한권도 읽지 못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원작도 참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 천재들의 이야기?

천재 물리학자와 천재 수학자의 대결- 이라는 광고 문구는 조금 과도한 것이 아니었나 싶다. 물리나 수학의 전문적인 분야와는 별로 상관도 없었고 치밀한 것으로 따지자면 저 유명한 수많은 탐정과 범죄자들이 버티고 있는데 어디 명함이나 내밀겠나 싶다. 그러니까, 천재들의 대결 이야기, 혹은 그들의 놀라운 수법에 초점을 맞추는 광고에 현혹되지는 말지어다. 

* 수사물인가, 혹은 로맨스? 

광고 때문도 있고, 미드 [넘버스]나 [몽크]에 버닝한 나머지 이 정도 급의 수사물일 것이라 생각했기에 약간 실망을 하기는 했지만 방심하기엔 이른 것이 '-의 헌신'이라는 제목을 간과하고 있었다.  

헌신이라면 가족, 혹은 애인, 친구, 신에게 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그러나 옆집 여자에게로의 헌신, 그것도 일평생을 다 바칠 줄이야-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팡 터진다. (웃음보 아님)
그녀에게 올인하는 이시가미는 그렇다고 쳐도, 그를 이해하는 대학시절 친구 유카와(어쩜 이름도 멋져) 의 이해와 안타까움이 고대로 전해져와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문제를 푼다고 해도 아무도 행복해지지 않아.   
   

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 준 유카와의 헌신 덕분에 이시가미가 살아있을 이유가 하나 더 생겼길-

 



무엇보다 이 남자, 정말 매력간지남이다.
이 영화를 보며, 난 일본여자애들은 참 좋겠다- 며 부러워했다,  

알고보니 유카와- (후쿠야마 마사히로??) 좀 많이 잘 나가시는 것 같은데.. 그럴만 하다. 다재다능하신 듯- 


댓글(8)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lazydevil 2009-06-02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로 보셨군요. 영화도 나쁘지 않은가보죠?남주인공이 상당히 핸섬데빌인가보군요^^
근데 히가시노 게이고, "'스토리텔링의 대가' 정도로 인식"에 100프로,
"다작하는 작가들은 다 별로"에 70프로 정도 공감합니다^^

Forgettable. 2009-06-02 12:58   좋아요 0 | URL
네, 영화 재밌어요- 저 배우는 일본에서 인기가 거의 탑인것 같아요, 우리나라로 치면 장동건 정도인가..? 핸섬데빌ㅋㅋㅋㅋ 어감이 좋은데요!ㅋㅋ

히가시노 게이고는 '별로인 다작하는 작가들'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소문이 많더라구요, 궁금하기는 한데 워낙 읽을거리가 지금 쌓여있어서 언제쯤에나 손이 갈지 :)

2009-06-02 16: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03 09: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이] 2009-06-02 2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보고싶네요ㅠ 다운받아서 보신거에요?

Forgettable. 2009-06-03 09:24   좋아요 0 | URL
네~ 동생이 뭐 받을까- 묻길래 냉큼 제가 보고싶었던 요걸로 받으라고 ㅋㅋㅋㅋ 동생도 만족이래요ㅎ
보내드릴까요 ㅋㅋ

2009-06-03 18: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6-04 1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은행에 갔다가 기다리는 동안 뭐 괜찮은 카드 혹은 상품 없나 둘러보다가 만화책  장기기증 서약서 신청서를 발견하고는,
장기기증 신청을 해두셨다는 노통 생각도 나고 해서 하나 집어들었다.  

예전에 TV다큐 어쩌고를 보다가 장기기증을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심결에, 
엄마.. 나 죽으면 꼭 장기기증 하고 화장해줘-!!! 
라고 말했다가 엄마한테 별 오만가지 욕을 다 먹었다-_- 정말 엄마한테 할 소린 아니지...;;;

매번 생각만 하고 실천을 하지 않아서 참 고민인데,
유니세프 후원신청서도 다 작성해 두고선, 몇 개월째 보내지 못하고 있는 날 보면 참으로 한심하기 그지없다. 
카드 결제일마다 다음달엔 기필코! 라며 물끄러미 신청서를 바라보지만.. (빨리 보내버려야지 정말 안되겠다.) 
인터넷으로 신청도 가능하단다, 얘야.
휴.. 

장기기증 신청서도 작성하고 있으려니,
설마 나의 눈 혹은 심장을 노리고 살인극이 벌어지면 어쩌나(이게 왠 ㅆㄹㄱ 같은-_-) 잠깐 공상을 펼쳐보다가
그 분을 비롯한 수많은 신청자들이 참 존경스러웠다.  

몽크의 에피소드를 보면 몽크가 지나가다가 부딪친 어느 여인네가 자꾸 생각이 나서 밤잠 못이루고 길거리를 헤매이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몽크의 죽은 아내가 기증한 눈을 받은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 눈을 잊지못해서 몽크가 몇날며칠을 잠도 못이루고 그 여인을 찾아다닌다.
결국에는 만나서 그 눈이 트루디의 눈임을 알고 계속해서 서로 마주보는데, 참.. 감동적이지 않을 수가 없는데!!! 

오늘 이 신청서 쓰다가 문득  
트루디는 자동차 폭발 사고로 죽었는데 어찌 각막기증을??!! 
이라며 의문에 휩싸이고 말았다.  아, 드라마에 너무 올인하지 말아줄래?  

+ 그러고보니 아무리 사랑한다고 해도, 모든걸 다 기억하고 있는 몽크라고 해도 1초동안 봤다고 그 각막을 기억하는 몽크가 더 말이 안되는거 아닌가?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09-05-28 2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8 2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뷰리풀말미잘 2009-05-29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분실한 장기기증 등록증 재발급 받아야 되는구나.. 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6-01 14:02   좋아요 0 | URL
요즘은 신분증에 붙이고 다니게 스티커를 주던데요 ^^

Forgettable. 2009-05-29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런걸 분실하시면 어째요~ 누가 알고...해꼬지를.. (그만 ㄷㅊ)
미잘님도 이미 하셨군요!!? 역시 제가 좋아하는 분들은 뭐가 달라도 다릅니다 호호
저도 얼른 우체통에 넣어야겠어요!

2009-05-31 09: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31 14: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31 18: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울증으로 인해 지속되는 유흥 여파로 여전히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는 요즘이지만,
그래도 지름신은 정기적으로 와주시는 지라 감사할 따름이다. 

요번에 내가 꽂힌 상품은 바로 카메라다. 
원래 내가 쓰던 기종은 EOS5였는데, 하나밖에 없는 쩜팔이가 자꾸자꾸 탈이 나고,  
쩜팔이가 제일 가벼운건데도 불구하고 내가 너무 가녀린 관계로 이것마저 참 무거워서 매번 어깨 빠질 것 같기도 했고,
필름 36방중에 건지는게 10개도 안되는게 이젠 좀 신물나기도 하고,
현상한 사진을 두근두근 하며 펼쳐보는 재미도 이젠 좀 지루해져서 
2~3년 안에 장거리 해외 거주를 꿈꾸고 있기도 하니,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한답시고

예전부터 눈여겨 봐오던 리코의 카메라에 꽂히게 되었다. 

        

GX 시리즈- 100으로 할까, 200으로 할까 고민을 할 겨를도 없이 GX100이 거의 10만원이나 싼데다가, 유저들의 말을 들어보니 노이즈 심한 것 빼고는 별 차이도 없다고 한다.   

LX3도 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리코만의 색감이 좀 매력적인 듯 하여.. ㅎㅎ

그런데 뭐 야외에서도 조리개 2.5에서 셔터 1/800 나온다고 하던데,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던 도중 유저들 까페에서 알게 된 

   GRD 2 

오, 나는 원래 줌을 있어도 사용하지 않거니와(거의 발줌 사용) 밝은 단렌즈를 더 좋아라 하는데, 이녀석이 바로 GX에 대한 내 의구심을 해소해줄 물건 중의 물건이다! 

여기에 21미리 광각까지 탑재한다면 광각욕구도 해소해 줄터인데,
줌이 안되므로 당연히 가격이 200보다는 쌀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더 비싸다 ㅠㅠ 

그런데 지난주에 비해서 전체적으로 3만원 정도 내린듯? 환율때문인가..
어쨌든 조만간에 GRD 3이 나온다는 풍문이 간간히 들리던데, 어서 나올 계획이 잡혀서 떨이로 팔아줬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 


요즘..
좀 최악이다. 노처녀 히스테리인 분은 어떻게 다루어야 하나요??!!
어쩌지. 몸둘바, 마음둘바를 모르겠다. 조증의 끝이 보이고 그 분이 오시는구나.


댓글(8) 먼댓글(1)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1. 허접한, 카메라 이야기
    from My own private affairs 2009-07-24 13:17 
         GR Digital Ⅱ 의 실물 공개  마구 칭찬하던 롤리팝 카메라도 허접하게만드는 이 포스라니!  일단 이 카메라를 선택한 이유는,   메인카메라의 렌즈가 박살나며 렌즈를 바꾸려고 알아보다가 시그마12-24 정도가 괜찮아서 보니깐 너무 비싼거라; 그래서 광각 단렌즈를 알아보았는데 24mm 정도도 중고가로 4~50을 호가하는 걸 까먹고 있었다는 걸 알아챘다.
 
 
[해이] 2009-05-27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마음을 정해놓고 지를까 말까 고민하는건 의미가 없죠 외려 스트레스됨 ㅋㅋㅋㅋ

Forgettable. 2009-05-28 09:36   좋아요 0 | URL
아 어디 목돈 마련할 알바 없는지 찾고 있습니다 ㅋㅋㅋㅋ

lazydevil 2009-05-28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여행시 덩치 큰 렌즈착탈식 카메라보다, 롤라이35와 쓸만한 소형 디카 한놈을 번갈아 씁니다. 롤라이35, 작고 귀엽지만, 무겁고 겁나게 불편하거든요. 그래도 요 녀석 렌즈가 정말 대단합니다. 사진을 보면 참 느낌이 좋아요. 필름카메라 찍을 때 망설이는 소심증도 나쁘지 않고요.^^* 하긴 이미 잘 알고 계실거 같아요^*^

Forgettable. 2009-05-28 09:46   좋아요 0 | URL
헉.. 롤라이35- 색감 좋은건 한번 찍혀본 적 있어서 압니다 ㅎㅎㅎ 무지 불편하지 않나요? 친구 찍는거 보아하니 찍기 전마다 이것저것 조작하던데;; 귀찮;; ㅋㅋㅋ 그나저나 고수시군요 ㅎㅎ

필카는 정말 포기하기에는 찍기 전에 망설이고, 아껴찍는 맛이 너무 좋기는 해요 :)

하이드 2009-05-28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년부터 찜해두고 있긴 한데, 전 GX200이요. 근데, 이 카메라로 잘 찍은 사진들을 별로 못 봐서 ..
'디자인'이 가장 큰 장점이고, 그 다음이 '광각'인데, 기능이 훨씬 좋은 캐논 신작을 반값으로 살 수 있는데, 아무래도 리코를 지르게 될 것 같지는 않아요.

하이드 2009-05-28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러스, 이거 살돈으로 여행을 한 번 더 다녀올 수도 있겠네요. ^^
...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거 사면, 엄청 부러워할 거임. 흑

Forgettable. 2009-05-28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크 dslr있으시니 당근 리코따위 눈에도 안차죠!! 제가 근데 요새 한참 디자인이랑 광각에 목매고 있어서 -_- ㅋㅋㅋㅋㅋㅋ GRD는 뭔가 스냅사진 이런게 이쁘게 잘 나오더군요.

'이거 살 돈'으로 다른 걸 한다는 유혹도 만만치 않지만 제가 워낙에 카드인생이라-_- 무이자할부의 수렁에서 빠져나올수가;;;; 아무튼 다음달 안으로 지를 것 같아요- 몰라몰라~~ 자랑할거에요 ㅋㅋㅋㅋ


하이드 2009-05-30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slr과 콤팩트 카메라는 용도가 완전히 다르다능; DSLR 있어도 대부분 콤팩트도 함께 사용해용- ^^ 자랑기 기대하겠습니다.
 
성녀의 유골 캐드펠 시리즈 1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199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북하우스의 브라운신부전집에 매혹당해서 한권한권씩 사모으다가 얼핏 뒷 부분의 캐드펠시리즈 광고를 보았는데, 배경이 중세이고 탐정(?)이 수도사라서 흥미를 돋구기도 했고 리뷰도 다 괜찮아서 일단 제목이 좀 고리타분하긴 하지만 1권을 구매해보았다.  

요즘처럼 안좋은 일이 연이어 일어나 마음이 오갈데 없을 때 조금 환기시켜보고자 선택한 [성녀의 유골]은 참으로 탁월했다. 따라가다 보면 이건 이제 따라가는게 아니라 끌려가게 되는 종류의 이야기였는데,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들로부터 도망가고 싶을 때에는 주체적인 독서보다는 이런 수동적인 독서가 훨씬 편안하다.  

전체적인 배경은 수도원의 영예를 위해 가식과 허울, 욕심등이 어우러져 일어나는 사건인데, 이 배경이야말로 내가 중세를 끔찍해하던 이유 중 한가지였다. 중세는 신앙을 위해 이성은 가차없이 배제하려던 노력이 집대성을 이루었던 시대였고, 이성을 조금이라도 고려하기 위해서는 신앙을 바탕에 깔아두어야 했으며 그나마도 이 노력이 배척받던 시기였다. 그러나 역사는 성공한 자들의 기록이므로 이것이 중세의 전부는 아니었고, 그 이면에 이성과 민초들의 솔직한 삶은 여느 다른 시대와 다를 바가 없었다. 다만 이것이 잘 알려지지 않았었던 것인데, 이 책에는 내가 알고싶었던 이 모든 것이 상상했던 그대로 모두 펼쳐져있다.  

젊은 시절 십자군 전쟁에 참전하여 온갖 풍파를 다 겪고 말년을 편히 보낼 장소로 수도원을 선택한 캐드펠 수사,  

   
  캐드펠 수사는 자신의 다양한 체험 중에서 특별히 희한한 것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그 어느 것도 잊지 않았고, 그 어느 것도 후회하지 않았다. 그는 전투와 모험을 통해서 맛본 기쁨과 지금 이 정적의 한복판에서 느끼는 만족감 사이에서 어떠한 갈등도 느끼고 있지 않았다.  
   

실연당해서 수도원으로 들어왔으나 수도원에 머무르기에는 너무나도 열정적이고 힘이 넘치며 권력을 가소로워하는 존 수사,  

   
  잘생기고 원기왕성하고 마음씨도 좋은 존 수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실수로 이 폐쇄된 곳으로 밀려들어오고서도 아직까지도 자신이 자기와 어울리지 않는 엉뚱한 곳에 와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사람같았다. 캐드펠 수사는 존 수사가 스스로에게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감지하고 있었으나 그 잘못은 보다 넓은 세상에 머리를 들이밀지 못하고 아직 그대로 묻혀져 있었다. 그러나 캐드펠은 이 별난 붉은 깃털의 새가 언제가는 틀림없이 날아가고 말리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이 둘의 사이가 홈즈와 왓슨의 사이일 것이라 추정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겠는데,
단지 수도원의 영예와 권력의 가장자리에 서 있으며 이 외에도 수많은 매력을 갖고있는 캐릭터들이라 이렇게 소개를 한 것이지, 존 수사가 앞으로 캐드펠 시리즈에서 왓슨 정도의 역할을 하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이 외에도 그 신앙과 권력에로의 욕심이 지나쳐서 꼴도 보기 싫지만 본성이 그리 나쁘지는 않은 부원장, 아부쟁이 제롬 수사, 귀족출신의 욕심쟁이 콜롬바누스 수사, 내가 좋아하는 그 시대의 민초들의 풍요로운 삶을 여실히 보여주는 웨일스 토박이 사람들 등 이 책이 흥미로울 요소는 얼마든지 갖고 있다.  

내가 스포일러를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 줄거리에 대한 내용은 접어두도록 하겠다.  

그러나 권력욕심에 사로잡힌 이가 결국에는 비참한 죽음에 이르고, 그 죽음이 산 자에 의해 영예롭게 변질되는 부분에서는 조금 많이 씁쓸했다. 적어도 그는 순진하기라도 했었는데, 지금의 그들은 비참한 말로를 걷고있지도 않고 순진하기는 커녕 더 악독하다는 것을 차치하고서라도. 이야기 속의 비참한 그의 죽음이 아이러니하다거나 통쾌하다고 보기에는,, 여러가지 감정들이 뒤섞여서 혼란스럽다.
과연 그의 죽음이 그렇게 희화화 될만한 것인지, 나쁜 살인자니까 그의 죽음 정도는 복수의 결과니까 괜찮은건지, 권선징악으로 합리화하기에 그는 너무 순진했고, 실수로 치부하기에 살인은 너무 큰 죄다.  

작가는 자꾸 마을사람들 편을 드는데, 거들떠도 보지 않던 성녀의 무덤을 수도사들이 탐내자 그제서야 지키겠다고 왕왕거리는 마을사람들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녀의 유골을 수도회로 가져가겠다고 마구잡이로 달겨드는 수도사들 중에서 누가 탐욕적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둘 모두 이기적인 건 마찬가지가 아닌가,

   
  그리고 우리는 뭐니뭐니 해도 우리에게 속하고, 우리가 가질 권리가 있으며, 아마도 우리가 가져야 마땅할 것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전체적으로 보아 만족할 만한 귀결이었다.......... (중략)... 이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저 귀더린의 선량한 주민들은 앞으로도 더욱 좋은 일들을 기대해도 될 성싶었다.  
   

사랑니가 너무 아파서 진통제를 한알 먹고 책을 보다가 잠들 요량으로 이 책을 펼쳤는데 순식간에 반이나 읽고, 끝까지 읽고 싶은 유혹을 겨우겨우 떨쳐내고 어거지로 잠을 청했는데 아침에 이 책을 볼 생각으로 흥분해서 눈을 떴다. 1977년에 이 작품이 발표되었다고 하는데,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들이나 G.K.체스터튼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전혀 옛스럽지 않고 여전히 고급스럽고 대중적이며 즐겁다.  

책을 덮으며 2권 어딨어?!를 외치곤, 2권을 아직 사지 않았다는 게 참으로 원통하였다. 흑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9-05-25 0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5 1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5 2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5 2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이] 2009-05-26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몸은 매화수에 맞게 진화해 왔기에 아마 절 이기시긴 힘들겁니다. 무튼 전 친구들을 꽤나 많이 대동하게 되엇어요ㅎㅎㅎ

Forgettable. 2009-05-27 00:02   좋아요 0 | URL
저 낯가리는데^^

lazydevil 2009-05-26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구~~~ 노리고 있던 작품인 포겟터블님이 먼저 탐하셨군요. 저도 빨리~~^^;;

2009-05-27 0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쥬베이 2009-06-27 0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orgettable님, lazydevil님 서재 왔다갔다 하다가 이 시리즈 봤는데요
살까 말까 막 고민중이에요
양이 엄청난지라, 다 읽을 수 있을지 걱정도 되고 참.
근데, Forgettable님 마지막 멘트 보고 결정했습니다^^ 2권 어딨어?ㅋㅋ

Forgettable. 2009-06-28 18:04   좋아요 0 | URL
헤헤 일단 처음부터 다 지르진 마시고 수도사의 두건- 까지만 사시길 권해드립니다. 스타일이 다를 지도 모르잖아용ㅋㅋ

근데 전 이 시리즈 너무 좋습니다. ㅠㅠ 아, 품격있는 대중소설이랄까요, 엄청 매력적이에요!
공들여 쓴 리뷰가 쥬베이님을 낚으니 참 기쁩니다. ㅋㅋ
 

노무현 대통령이 많은 국민의 힘을 등에 업고 당선됐을 때 누구나 우리나라가 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 해, 한 해 실망을 거듭하고 지금의 그는 잘해도 욕을 먹는 대통령이 됐다.

국민들이 노무현을 욕하는 이유는 언론 탓이 크다고 생각한다. 신문 사설의 반이상이 대통령 욕에, 대통령 정책비판인데,

처음에 믿었더라도, 그가 설령 미래를 생각하고 내린 결단이었더라도

사설이나 기사를 읽다보면 노무현 대통령이 미워진다.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과도기의 희생자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분들의 평가를 들어보면

그가 욕을 먹는 이유는 정말로 일을 못해서라고 한다. 

 

일을 잘한다. 어떻게 해야 대통령의 일을 잘 수행하는 것일까,

왕이 통치하는 조선시대도 아니고 대통령의 힘이 지금만큼 미약할 수 없는데도 일이 잘못되면 다 대통령 탓을 한다.

정치권에서 받쳐주는 힘이 약하니 그 정책의 정당함을 떠나서 중간에서 막히고 만다.  

언론이 여론을 잡고 있고 언론이 바뀌지 않고 기득권을 갖고 있는 이상, 제 2의 노무현대통령이 나와도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보수세력이 당당히 힘이 센 자리들을 꿰차고 있음에도 언론은 점차 바뀌어 가고 있고 기득권에 반하여 자기의 권리를 찾고자 하는 세력도 점점 크고 있다.

인터넷과 정보의 힘으로 국민들은 더 다양한 정보를 알게 됐고 선택의 폭은 점차 넓어지고 있다.

바로 앞을 내다 본다면 아직 정치의 세계는 암울하고 그들이 대통령이 된다면  과연 공약대로 서민을 생각해줄지 의심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10년 뒤, 20년 뒤, 100년 뒤를 생각하면 앞은 그리 깜깜하지 않다고 믿는다.

그냥 방관한다고 나라가 바뀔리는 없다며 내 한 표의 소중함을 깨달을 것이다.

지금의 정치를 방관하는 태도는 당장에는 걱정이지만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했다. 국민들이 몸소 자기 행동의

결과에 부딪치면 투표율은 올라갈 것이고 정치인들을 바라보는 태도도 달라질 것이고 따라서 정치도 달라질 것이라고 믿는다.
 

----------------------------------------------------------------------------------------------- 

한 3년 전에 써 놓은 글이다.
약간 초딩같은 말투지만, 생각하는 바를 그대로 가감 없이 잘 적어 두었다. 
그러나 억지로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척을 해둔게 약간 보인다.
나의 회의적인 성정은 '회의적'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수 없을만큼 '사실적'인 것은 아닐까. 

순진한 척 하는 3년 전의 내가 참 슬프고, 안타깝고, 가소롭다. 

그렇지만,
한가지 정말 감사한 사실은
그 사람에 대한 호오에 관계 없이 이 사건에 민감하게 반응해주고 하나씩 글이라도 올리며 그를 추모해주는 사람이
알라딘에는 참 많다는 것이다.  

사실 내 주위에는 이런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래서 이 곳이 내겐 참 위안이 된다.
오늘같은 날은 그저 알라딘의 사람들에게 마냥 감사할 뿐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해이] 2009-05-24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 안타까운 일입니다... ㅠㅠ

서동진쌤 강연엔 오실건가효?

Forgettable. 2009-05-24 22:50   좋아요 0 | URL
해이님 보러 갈까봐요~ ㅎㅎ

거친아이 2009-05-24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치에는 관심이 없어요. 모르니까 정치적 견해도 없고 정치참여적인 것은 더더욱 없고요.
설마 했는데...좋아하진 않았지만 뉴스 보고 있으니까 기분이 쓸쓸하고 참담해요. 마음이 아파요.

Forgettable. 2009-05-24 22:56   좋아요 0 | URL
차라리 관심이 없었다면 저도 마음이 좀 편했을까요. 이렇게 있는 척 끼적대는 것 보다야..
07년 이후로 뉴스나 신문의 정치쪽은 아예 보지도 않고 살았습니다. 이게 이렇게도 죄책감으로 다가올 줄이야, 그래도 그 분의 참담한 심정만 하겠냐마는..
그래도 알라딘에는 제 마음을 나눠줄 분들이 많아서 너무 고맙습니다. 문학적으로만 통한다고 생각했던 거친아이님도 마음아프시다니, 이래서 제가 알라딘에 있는거죠.
제 주위에는 정말 이런 얘길 꺼내볼 사람도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