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잔!! 

프랑소와 오종의 쌔 영화가 내일 개봉한다. 한 때 그의 대담함에 사로잡혀서 단편까지 다 찾아다 보았었는데, [타임투리브] 부터는 왠지 시들해져서 보지 않았었다.  

이번에도 역시 가족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보여줄 것만 같은 느낌이다. 왠지 아기가 나오니까. -_- 다음주에 봐야지. 혹시 프랑소와 오종 좋아하시는 분 저랑 같이 보러 가실래요?  

 

 용서는 없었다. 제목이 반전을 암시할 줄이야..  

 작정하고 재미있으라고 만든 영화이고, 기대에 부응하여 아주 재미있다. 2시간이 후르륵 지나간다. 난 근데 설경구가 왜케 멋있지.. 뭐가 멋있냐면, 그의 어깨라인과(..) 훤칠한 키와 남자다움이 좋다. 괴로움에 울부짖는 연기는 약간 패턴화 된 것 같긴 하지만, 역시 최고. 류승범은.. 파스타에 나왔는데 무서웠다. 친구가 기겁하면서 문자왔다. 소름끼친다고.  

 한혜진인가.. 이다해 닮았는데, 약간 깬다.  

용서할 수 없는 일이 있더라. 차라리 내가 죽는게 나을 정도의 증오. 점점 자극에 면역이 되어가는 나를 무덤덤하게 바라보았다.

 이 영화도 재미있었다. 

 남자배우는 약간 동양인 삘이 나면서 아주 멋졌다. 써머가 마지막에 책을 보다가 만난 남자 이야기를 할 때, 나는 사랑의 우연성을 진작에 알았다며 뿌듯해했다. 젊은 날의 상처와 아픔과 희망이 스치듯 지나갔고 난.. 로맨틱 영화를 진지하게 보기엔 너무 연애를 많이 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왠지 아빠미소를 짓고 있었단;

 다 함께 노래부르며 춤추는, 뮤지컬 컨셉 씬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
어제 두명의 부고를 들었다. 한명은 안친한 선배의 아버지. 한명은 안친한 친구. 누군가의 결혼소식을 들어도 놀라지 않을 나이가 되었다고 생각한 것이 엊그제였는데, 누군가의 죽음을 들으니 대단히 충격적이었다. 재미있게 살았으면 좋겠다. 죽음 자체가 두렵지는 않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하루에 두 죽음이 닥쳐오고, 돌이켜보니 아쉬운게 많다. 아직은 죽지말고 신나게 살고싶다. 내 목적은 이거다. 신나는거. 재밌는거. 

**
인수인계서를 작성중이다. 아웅, 지루해. 이게 답이 없는 일이니까 진짜 지루하다. 지겹게 1시간에 1줄씩 쓰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어제 거울을 보는데 옆구리살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튜브 끼고 수영장 갈듯.. 충격받았다. 얼굴이 엄청 뚱그래졌대서 뻥인줄 알았는데 진심이었던거다....... 3월되면 수영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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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2-03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죽음이 두려워요. 타인의 죽음도 두렵지만 제 죽음도 두려워요.

그런데 며칠전 좀 좌절하고 힘들었던 날에 문득, 집에가는 길에, 아주 찰나의 시간에, 자살에 대해 생각해 보았어요. 아주 충동적인 생각이었는데, 그저 물끄러미 한 빌딩을 바라보다가 '저 위에서 떨어져 죽어버릴까' 하고 생각한거죠. 한 5초쯤 혹은 8초쯤.

그러면서 놀랐어요. 어어, 나는 죽음을 두려워하는데 왜 자살에 대해 생각한거지?

그리고 또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 전 자살하는 사람들이 자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들이 늘상 자살에 대한 생각만을 하고 살았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그들중 많은 사람들은 저처럼 순간의 충동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평소엔 자살에 대해 생각하지 않다가 아주 순간적으로 가장 약해져 있는 시간에 나도 모르게 실행해 버리게 되는거죠.

결국 그날 밤에 자살에 대한 꿈을 꿨고, 꿈속에서 울었어요.

네, 아직은 죽지말고 신나게 살고 싶어요. 그랬으면 좋겠어요. 정말로요.

Forgettable. 2010-02-03 15:39   좋아요 0 | URL
저는 타인의 죽음이 더 두렵다고 생각했는데 제 죽음도 두려웠어요.
전 항상 지하철을 보며 자살에 대해서 생각해요. 뛰어내리면 아플까. 그래서 지하철이 제 앞으로 바람소리를내며 슉 지나갈 때마다 괜히 뛰어내려버린양 소름끼쳐하고 두려워하고 그러면서 한발짜국 뒤로 물러서요.

전 그 친구의 소식을 들으면서 생각했어요. 교통사고가 아니라 차라리 자살이었으면 괜찮았을지도 모른다구요. 처음으로 자기가 선택한 죽음에 대해서 긍정적인 생각이 들었어요. 당장 내가 사고나 심장마비로 죽게된다면 얼마나 억울할까, 내가 선택한 시간에 죽는게 낫지 않을까 이런생각.

꿈속에서 울었다니 다행이에요. 좀 풀리셨을거라 믿어요! 토닥토닥

Mephistopheles 2010-02-03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셉 고든 레빗이 멋졌다면 "브릭"이란 영화를 꼭 보시길...^^

Forgettable. 2010-02-03 15:39   좋아요 0 | URL
제가 선댄스랑 코드가 좀 맞는데, 저 이거 볼래요, 불끈!
메피님은 아는 영화도 많으셔 증말~ ^^

Seong 2010-02-03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한 시간에 한 줄씩 업무처리하느라... 머릿속엔 망상만 가득하고, 좀 우울한 나날입니다. 요즘들어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유난히 많이 해요. 이 낭비하는 시간을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시간에 수도꼭지가 달려 있다면, 잠시 잠그고 싶은 심정이에요.

신나는 것, 재미난 것. 봄엔 싱그럽게 살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

Forgettable. 2010-02-03 17:03   좋아요 0 | URL
그러고보니 저역시 2월은 버린 2월이네요. 그래도 어차피 주어진 걸 하면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니 버릴 수밖에요. ㅠㅠ 전 오히려 콸콸 틀어서 얼른 보내버리고 싶은 심정인걸요. ㅎㅎ

그나저나 Tomek님 생각보다 굉장히 귀여우신듯 ㅋㅋ

머큐리 2010-02-03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수인계 후의 해방을 생각하면서 이겨내셈..ㅋㅋ
나도 춤추는 씬에 대해서 인상깊었는데..ㅎㅎ 난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들이 넘 좋아요~~
(문제는 정작 내가 몸치라는 거...흑!)

Forgettable. 2010-02-08 10:41   좋아요 0 | URL
몸치여서 더 좋은게 아닐까요, 저도 몸치라서 그런지 춤추고 노래하는 영화 엄청 좋아합니당ㅋㅋ
오늘도 겨우겨우 출근했네요^^

후애(厚愛) 2010-02-04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키> 아기 얼굴이 넘 귀여워서 계속 쳐다봤어요.^^
뽀뽀해 주고 싶어요~ㅋㅋㅋ

Forgettable. 2010-02-08 10:42   좋아요 0 | URL
너무 귀엽죠? 근데 표정이 왠지 어른스러워요 ㅎㅎㅎ

순오기 2010-02-07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경구를 좋아하지만 같은 캐릭터의 영화에 또 나오면 보고 싶지 않아요.ㅜㅜ
그래서 아직 안 봤는데...우리 동네선 끝나버렸어요.
썸머 500은 심야 한 타임 짜였고... 리키는 걸린다는 보장도 없을 거 같고...
죽음을 눈앞에 둔 우리 아버지도 두려워 하셨어요.
자기 죽음을 두려움없이 받아 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은 거 같아요.
아마 후회없이 산 사람은 편안하게 기다리지 않을까 싶은...

Forgettable. 2010-02-08 10:43   좋아요 0 | URL
전 왠만하면 설경구 나오는 영화는 다 보는 편이에요.
매번 열심히 한다는게 느껴져서 영화가 별로더라도 아주 재밌게 봤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그래서 후회 없이 살려고 매 순간 노력하는데, 이게 참 어렵더라구요 ^^;
 

 

 

  

 

 

   
 

그는 화이트홀 버스 정류장을 향해 그녀와 함께 걸었다. 이 소중한 마지막 몇 분 동안 그는 딱딱한 약자와 숫자가 나열된 새 주소를 그녀에게 써주었다. 그리고 기본 훈련이 끝날 때까지는 휴가가 없지만, 훈련만 끝나면 이 주간의 휴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녀는 그를 바라보면서 화가난다는 듯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고, 그제야 그는 그녀의 손을 꽉 쥐었다. 말로 하지 못한 모든 것을 담은 행동이었다. 그녀도 손에 힘을 줌으로써 그의 마음에 화답했다. 버스가 왔지만 그녀는 손을 놓으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서 있었다. 그가 그녀에게 키스를 했다.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했지만 점차 서로 몸을 끌어당기면서 열정적인 키스로 변해갔다. 혀가 맞닿았을 때 그의 영혼은 절망적일 정도로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다. 이 순간의 기억을 고이 간직하여 앞으로 몇 달간을 그 기억에 의존하여 살게 되리란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언 매큐언의 [속죄]를 읽었다. 난 영미권 소설을 좋아하지 않지만, 왜인지 요즘 들어 계속해서 영미권 소설을 읽고 있다. [어느 미친 사내의 고백], [핑거스미스], [모든것이 밝혀졌다], [속죄]까지. 읽으면 읽을수록 의무감에 책을 읽는다는 생각, 미칠듯한 권태로움, 정신산만함 때문에 나의 취미가 독서였던가를 회의하게 된다. 

현대의 영미권 소설들은 너무나도 수다스럽다. 거추장스러운 텍스트들이 무차별적으로 달겨들어서 내 시신경을 괴롭힌다. 눈으로 책을 읽는데 귓 속에서 와글와글거리는 기분을 지울 수 없고, 지친다. 끝이 나지 않길 바라며 책을 부여잡고 한 문장, 한 문장을 머금고 쓰다듬던 기억이 내게 있었던가? 얼른 끝을 보고싶단 급한 마음만 가득해서 책장을 후르륵 넘기곤 찝찝해한다. 

마르케스였다면, 헤세였다면, 박완서였다면, 황석영이었다면 이 놀라운 이야기를 이렇게 수다스럽고 과하게 풀었을까. 이언 매큐언의 [속죄]는 사실주의를 가장한 담백한 문체이지만 어느 문학 작품보다도 과장되고 과열되어있다. 그래서 읽기에 힘겨웠다. 문장 안에 담긴 그 뜨거움이 견딜 수 없었고, 아무렇지도 않아보이는 차가운 문장들의 가식이 짜증났다.

멍청하고 비극적인 결말도, 병신같은 브리오니도, 지루하고 반복적인 설명문체도, 생동감 없는 전쟁 이야기도(이 문체에 전쟁이야기가 가당키나 한가? 난 삼국지에 길들여져 있는데.) 너무나도 다 견딜 수 없어서 내생에 가장 후회스러운 책 선택이었다고 말하고 싶지만, 위에 적어둔 저 인용구 덕분에 살았다. 후르륵 읽다가 놓쳤다면 많이 후회했을 것이다. 아름다운 연인이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게 됐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최선을 다해 후회 없이 사랑하고, 좌절하지 않고 힘겹게나마 남은 인생을 걸어갈 수 있어서.  

여기까지만 읽은 걸로 하고, 자의식으로 가득찬 이기적인 결말은 기억에서 지우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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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ng 2010-02-03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중간까지 읽다가 멈춘 소설이에요. 이상하게 영어로 쓰인 글들은, 원문이건 우리말로 번역되었건 간에, '붕 떠있는' 느낌이 듭니다. 여유가 생기면 다시 읽고 싶은 소설이기는 해요. ^.^;

Forgettable. 2010-02-03 17:07   좋아요 0 | URL
아, 정말 다행이네요!!!!
전 이거 리뷰를 보는데 저 혼자만 싫어하는거에요. 다들 찬사에 찬사. 그래서 전 제가 바보인줄 알았어요. 뭐 바보가 아니라는건 아니지만.. 여튼 저도 영미문학은 정말 잘 모르겠어요;
 

 

오늘은 피아노를 뚱땅거리며 놀았습니다. 악보를 보는 것이 좀 눈에 익어서 용기내어 쇼팽의 이별곡을 쳐볼까 하고 펴봤는데요, (이 악보는 편곡된 것이므로 아마 진짜 이별곡의 악보는 좀 더 엄청나게 복잡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음, 그런데 왠걸 시도조차도 할 수 없어져서 인내심/실력의 한계를 절감하고는 피아노에서 내려와 계란빵을 해먹은 포스팅을 합니다. 피아노 건반보다는 키보드를 두들기는게 더 쉬운 것 같아요.


충격과 허무의 계란빵을 만드는 방법은 제가 좋아하는 어느 블로거님이 가르쳐 주셨는데요. 저도 해볼 수 있겠다 싶어서 만들어보았습니다. 출처: http://mephisto9.tistory.com/96

1. 식빵 2개를 놓고 빵 하나에만 구멍을 뚫습니다. 예쁘게 해도 되겠지만 그냥 뜯어먹었어요. 

사진은 클릭하면 커지니 원하신다면 크게 보세요. ㅋㅋ 

 


 

2. 식빵 한쪽 면에 잼을 바릅니다. 사과잼이나 파인애플잼같은 맛이 좀 덜강한 잼을 바르는게 좋다고 하는데요, 집에 딸기잼밖에 없어서 그냥 딸기잼 발랐습니다. 엄마가 만들어주신 수제잼이라 조금 덜 달것이라고 위안하면서요. 



 




3. 위에 슬라이스 치즈를 얹습니다. 슬라이스 햄을 얹어도 맛있다고 해요. 저는 치즈를 더 좋아해서 치즈를 얹었어요. 집에 햄도 없었고요. 

그러고보면 우리 집엔 인스턴트 식품이 없는게 불만입니다. 간식도 없고요.  

 



4. 제가 깜빡하고 계란을 터뜨려 넣는 가장 중요한 부분을 안찍었는데요, 3번 위에 1번의 구멍뚫은 빵을 올리고 구멍에 날계란을 터뜨려서 넣습니다. 혹시 전자렌지 안에서 계란이 팍 하고 터질지도 모르니(사실무근) 숨구멍을 포크같은걸로 조금 뚫어주시구요, 약간의 소금을 뿌립니다. 

그리고 큰 그릇으로 사진과 같이 덮어서 전자렌지에 2분동안 돌려요.
 




5. 짜잔! 이게 뭐죠 근데? 원본은 더 먹음직스러웠는데말이죠. 저는 반숙을 잘 못먹어서 일부러 2분 30초를 돌렸는데 아직도 흰자가 흐물흐물해요. 빵도 물컹거리고 너무 뜨겁습니다. 너무 오래 돌려서일까요? 약간 실망을 했어요. 

 

 




6. 그래서 조언대로 후라이팬에 약간의 올리브유를 두르고 구워봤습니다.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졌어요. 이제 먹으면 됩니다!! 

 

 






 



 

 

 

 

 

 

 

 

 

 

 


 

 

 

속 안은 저렇게 생겼습니다. 딸기잼이라 단맛이 조금 강했어요. 다음엔 꿀을 바르는 게 더 나을 것 같단 생각을 했지만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해먹은 요리 중 가장 예쁘게 나온 것 같네요.  

이 포스팅을 보시는 분들 중에 지금 피아노를 치는 것처럼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시는 중이라면 잠시 덮고 충격과 허무의 계란빵을 만들어보아요.

필요한 것: 식빵, 잼(사과잼이나 파인애플잼 추천), 날계란, 슬라이스 햄 혹은 치즈, 전자렌지 

* 피아노 이야기로 시작한 이유는 피아노를 방에 들여놓고는 옷걸이로 쓰고 있기 때문에 죄책감에 뭔가 보상을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사진도 올리고 짧은 이야기도 적었어요. 예전에는 도~미 까지 칠 수 있었는데 요즘은 도~도 도 힘겹네요. 욕심을 버리고 쉬운 곡부터 다시 시작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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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0-01-30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공돌이인지라...빵 두개를 쓴다는 설명이 없는 평면도를 이해 못하다 마지막 단면도 사진에서 아하..해버렸다는.....

뷰리풀말미잘 2010-01-30 16:55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저는 사회과학도인지라.. 어떻게 집에서 계란빵을 만들 수 있었을까 이해못하다가 '전자렌지'라는 설명을 듣고 아하.. 역시 기술이 사회를 변혁시키는구나 해 버렸다는.

뷰리풀말미잘 2010-01-30 16:56   좋아요 0 | URL
저는 미잘님 아이디를 빌린 이명박인지라.. 저 빵의 배후가 누굴까, 저 빵을 산 돈은 어디서 나왔을까 아직도 궁금해하고 있다는.

뷰리풀말미잘 2010-01-30 16:58   좋아요 0 | URL
저는 아치인지라.. 페미니즘적 관점에서 봤을때 뽀님, 너무 과중한 가사노동에 시달리고 계신거 아닌가 싶다는..

뷰리풀말미잘 2010-01-30 17:00   좋아요 0 | URL
저는 다락방인지라.. 뽀님 저 계란계란계란빵 너무너무너무 멋져욧!!

Forgettable. 2010-01-30 17:03   좋아요 0 | URL
아 다락방님꺼 내가 할려고 했는데 ㅠㅠ

Forgettable. 2010-01-30 17:08   좋아요 0 | URL
저는 문학도인지라.. 평면도와 단면도의 차이점을 이해 못하다 사진을 비교해보고 아래위로 왔다갔다 해보고서야 아하..해버렸다는.....

메피님, 첫번째 사진은 저도 저게 빵 한갠지 두갠지 헷갈리더라구요.
미잘님, 아주 중요한 전자렌지 설명을 빠뜨릴 뻔 했는데, 넣길 잘했어요. 저 빵은 집에 굴러다는 백원짜리와 십원짜리와 오십원짜리를 모두 긁어모아 딱 1,700원을 모아서 사왔구요. 동생은 자꾸 주머니에 들어있던 동전이 어디갔지 한답니다. 아치께 제일 마음에 드네요. 빵터졌어요. ㅋㅋㅋ

뷰리풀말미잘 2010-01-30 17:13   좋아요 0 | URL
소이부답님이랑 라주미힌님 버젼도 있었는데 차마 올리지는 못했다는.. ㅎㅎ

주말인데 집에서 뭐 하고 계시냐는..

평면도와 단면도의 차이점 구분은 문학도인것과는 관계없지 않냐는...

Forgettable. 2010-01-30 17:20   좋아요 0 | URL
저 피아노연습하고 계란빵해먹고 있어요. 집에서. ㅋㅋㅋ
소이부답님이랑 라주미힌님 버젼도 무척 궁금합니다. 진심..
문학도니까 평면도와 단면도를 모르죠. 이사람이 뭘 모르네^^

Mephistopheles 2010-01-30 18:32   좋아요 0 | URL
저는 전녀옥인지라 뽀님의 저 레시피를 배껴 마치 제가 창조한 것처럼 만들고 이름까지 녀옥빵으로 명명해버리고 말겠어요.

Forgettable. 2010-02-01 09:39   좋아요 0 | URL
아우, 메피님과 미잘님은 역시 알라딘삼절이라 불릴만 하옵니다. ㅎㅎ

뷰리풀말미잘 2010-01-30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때 바이엘도 못 뗀 제가 다시 피아노에 관심을 갖게 된게 쇼팽 때문이었어요. 누가 친 피아노곡이 그렇게 멋질수가 없어서 그 곡이 뭘까 잠을 못 이루다가 결국 3박 4일에 걸쳐 수백곡의 피아노곡을 섭렵하다시피 뒤져댔고 결국 찾아낸게 쇼팽 에튀드 10번 '혁명'이었죠. 그리고 악보까지 구해서 먼지쌓인 피아노 앞에 앉았는데 젠장, 도대체 뭘 알아야 치지. 그래서 만만한 곡으로 연습을 하기 시작했는데 팝 몇곡 쉬운 클래식 몇곡 연습한다고 칠 수 있는 곡이 아니더군요. 좌절하고 대신 피아노 잘 치는 여자를 꼬셔서 듣는걸로 만족했답니다. 눈물 겨운 이야기죠.

식빵에 잼에 치즈에 계란이라.. 무슨 맛일지 잘 상상이 안가네요. 사진은 참 맛있게 나왔습니다만. ^^

Forgettable. 2010-01-30 17:02   좋아요 0 | URL
저는 역시 바람둥이인지라.. 피아노 잘 치는 여자를 꼬셔서 피아노곡을 듣는걸로만 만족했는지 궁금하다는..

뷰리풀말미잘 2010-01-30 17:08   좋아요 0 | URL
만족 못 할 즈음 차였다는..

Forgettable. 2010-01-30 17:19   좋아요 0 | URL
수백곡의 피아노곡을 섭렵했다면..
바로 이런 건가요?
http://kin.naver.com/qna/detail.nhn?d1id=3&dirId=30208&docId=47536682&qb=65Sw65286528IOuUsOudvOudvCDrlLDrnbzrnbzrnbzrnbzrnbzrnbzrnbw=&enc=utf8§ion=kin&rank=9&sort=0&spq=0

이거 찾다가 늦었네요. ㅋㅋㅋㅋ

제가 혁명까진 안되고 녹턴정도는 연주해드릴 수 있는데요. '-')

뷰리풀말미잘 2010-01-30 17:2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폭소했다는..

녹턴 기대되는데요? 듣는 것 처럼 쉬운곡은 아닌데 말이죠..

Mephistopheles 2010-01-30 18:31   좋아요 0 | URL
젓가락 행진곡부터 기초를 다지시기 바랍니다.

gimssim 2010-01-30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주부이지만 샌드위치가 제일 자신 없습니다.
올려주신 레시피대로 한 번 해 볼까요? 아주 맛있어 보이는데...

Forgettable. 2010-02-01 09:40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모든 음식에 자신이 없는 저도 만들 수 있는 쉽고 맛있는 빵요리에요. 흐흐
요즘 계란빵덕에 집에 식빵이 남아나질 않네요. ^^;

다락방 2010-01-31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제기랄.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계란빵 해주는 아내.


(미잘님이 쓰시고 뽀님이 짐작하신 다락방 버전 댓글은 그러므로 무효! -.-)

뷰리풀말미잘 2010-01-31 01:13   좋아요 0 | URL
제가 뽀님이랑 어떻게 중매라도 한번 서 드릴까 싶네요. ㅎㅎ


Forgettable. 2010-02-01 09:41   좋아요 0 | URL
우리는 연애결혼 할거임. ㅋㅋ

다락방 2010-02-01 12:04   좋아요 0 | URL
뽀게터블님 댓글 완전 미치게 사랑함. 아 단호한 뽀게터블님 ㅎㅎ 임팩트강한 단 한줄의 댓글. 샤방샤방~

Mephistopheles 2010-02-01 15:51   좋아요 0 | URL
댓글만 보고 커밍아웃 한 줄 알았다는...=3=3=3=3

Forgettable. 2010-02-01 16:50   좋아요 0 | URL
요즘 알라디너들의 화두는 성정체성인건지 ( '')

순오기 2010-01-31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욜부터 사흘간 단식중인데 이런 맛난 페이퍼를 보다니욧~ 그림의 빵이지만 추천은 접니다.ㅋㅋ
계란빵보다 샌드위치가 더 맛나요. 그것도 마요네즈 넣지 않은 감자샌드위치요.^^

Forgettable. 2010-02-01 09:42   좋아요 0 | URL
그럼 오늘까지 단식이신가요? ㅠㅠ 아 삼일째가 가장 힘들던데 부디 무탈히 단식마치시길 바래요 :)
샌드위치는 손이 많이 가서;; 잘 안해먹게 되더라구요 ㅋㅋ 마요네즈 넣지 않은 감자샌드위치 순오기님 서재에서 본 것 같은데 맛있나봐요. 전 마요네즈를 엄청 좋아하는뎅ㅋ

Arch 2010-01-31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맛있겠다능
저는 아치인데요. 미잘이 틀렸다능 ^^ 거기서 왜 가사노동이 나와~ 핏!

2010-01-31 2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뷰리풀말미잘 2010-02-01 01:25   좋아요 0 | URL
쌍마쵸로 할 걸 그랬어. ㅋㅋ

2010-02-01 0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Forgettable. 2010-02-01 09:44   좋아요 0 | URL
이 페이퍼 어디가 쌍마쵸냐능

Arch 2010-02-01 12:08   좋아요 0 | URL
락방님 말 듣고 여자 아내가 아니라 어떤 아내, 나를 보조해줄 사람으로서 아내가 필요하단 느낌이 들어서 그냥 넘겼나? 히~
저는 쌍마쵸인지라, 계란빵은 여성의 고운 손을 상하게 하니 반대오
좀 약하지? ㅋㅋ

다락방 2010-02-01 12:14   좋아요 0 | URL
내가 위에 쓴 아내는 여자일 필요도 없고 남자일 필요도 없음. 걍 계란빵 만들어주면 됨. ㅎㅎ

뭐, 남자이면 살짝 더 좋을 것 같긴 함. ( '')

Forgettable. 2010-02-01 16:52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제가 필요하시단 거죠? ㅋㅋㅋㅋ

아치님. 쌍마쵸의 어감은 뭐랄까, 굉장히.. "썅 이 마쵸색히들!" 의 느낌이 나요.

Seong 2010-02-01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아노를 보니 「모두에게 복된 새해」가 떠오르네요. "이 피아노 외롭습니다. 혼자 살았습니다." 체르니. 4개의 플랫으로 이루어진 숨가뿐 세상.

전 왜 이런것만 생각하는지... 빵은 맛있어 보입니다. ^.^;

Forgettable. 2010-02-01 17:00   좋아요 0 | URL
단 몇장만 읽고 김연수를 좋아하지 않게 되어버린 전 검색해보고서야 어떤 의미의 댓글인지 대충 감을 잡았습니다. ㅎㅎ

지금 딱 배고픈 시간이에요. 이 치료받으신 것 같은데 이에 난 구멍보다 통장에 날 구멍때문에 배도 안고프실 것 같다능;; (유경험자임다)

머큐리 2010-02-03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이걸 이제 본거야...배고프다...뽀님아~ 나도 이거 한 번 해주면 안될까나?? 정말 먹음직스럽다...

Forgettable. 2010-02-03 14:33   좋아요 0 | URL
머큐리님, 이거 미잘님의 분투에 화제의 서재글에도 올라갔었다고요 :)
이거 따뜻할 때 먹어야되는데, 집에 놀러오실래요?ㅋㅋ 계란빵먹기 모임 이런거 하나 할까봐요 ㅋ

머큐리 2010-02-03 18:20   좋아요 0 | URL
서재글 검색은 잘 안하고...제가 즐찾하는 사람들 페이퍼만 보는데... 왜 이걸 못본건지...ㅎㅎ
먹는 거 가지고 약올리면 정말 집으로 쳐들어가는 수가 있어요..ㅋㅋ
 

1.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어제 [500 days of summer]를 보는데, 첫번째로, 그리고 영화가 끝날때까지 주로 날 괴롭혔던 것은 '써머 어디서 많이 봤는데.. 어디지???' 라는 궁금증이었다. 저 목소리와 저 웃음은 내 기억 속에 아련하고 어렴풋하지만 아직 그 향이 짙게 남아있어서 최근에 봤던 영화를 아무리 떠올려봐도 기억이 나질 않는 것이었다. 

두번째로 나를 괴롭혔던 것은 써머와 거의 흡사했던 예전 애인에 대한 기억이었다. 음, 사실은 괴롭진 않았다. 영화가 매우 유쾌했고, 나도 이젠 그 사람을 떠올리는 써머를 보면서 진심으로 즐겁게 웃을 수 있으니까. 그러고보면 주인공은 참 행운아다. 써머가 직접 알려주지 않는가? "난 너의 반쪽이 아니었던 것 뿐이야."라고 했던가..  

난 '그가 내게 반하지 않았다.'를 깨닫느라고 무척 고생을 많이 했는데 말이다. 덕분에 그 다음 연애는 훨씬 나아졌지만 ㅎㅎ

써머가 불러일으키는 나의 추억과 그녀를 어디에서 봤던가를 알고자하는 애틋한 갈망은..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서 난 그녀에게 빠져버리고 말았다. 집에 와서 찾아볼 수도 있는 건데도 그 새를 못참아서 동생에게 문자로 물었다.  

오백데이즈써머그여자 누구야. 그랬더니 바로 대답이 온다.  

예스맨. 

나 그거 안봤어, 그거 말고 딴거딴거! 최근거 다말해줘. 했더니 

어쩌고 저쩌고,, [비밀의 숲 테라바시아],, 어쩌고 저쩌고

오호,, 그 영화의 주인공 아이들의 착한 선생님이었구나. 바로 그녀가 기타를 치는 모습과 노랫소리와 웃음소리가 기억난다. 그래, 그런데 뿌듯한 동시에 뭔가 찝찝하다. 이것이었나? 

아침에 다른 사람들이 쓴 리뷰를 훑다가 홀린듯 그녀의 사진만 쳐다보고 있던 난, (아 왠지 톰에게 질투를 하면서ㅜㅜ) 그녀의 필모그래피를 다시 한 번 보게 되었는데 이게 왠걸,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트릴리언!!!!! 이 아닌가!어떻게 까먹고 있을 수가 있지?  

하긴 이 영화는, 생각보다 아서 덴트가 어리버리해서 귀여웠고, 포드 프리펙트는 초절정 완소킹카였으며, 자포드 비블브락스는 뚱뚱보 괴물인줄 알았는데,또라이 꽃미남 모델이었고.... 두구두구두구두구 우울증걸린 마빈의 목소리는 스네이프였던 것이다!!! +_+ 그러니 트릴리언이 제아무리 이쁘고 매력적이어도 좀 묻혀 있었던 것 같다. 

아무튼 난 써머를 짝사랑하는중이다. 나쁜남자 캐릭터라면 남녀노소 불구하고 다 좋아하나봐. 아웅 간만에 로맨스를 봤더니 입을 헤 벌리고 혼자 벙하게 웃다가 침흘릴 뻔 했다;;;;;

그냥 이 얘길 하고 싶은데 내 주위에는 [500days of summer]랑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모두 본 사람이 없다. 알라딘에는 있나요???  

2. 사진 

아주 아주 가끔씩 내 사진을 칭찬해주는 분들이 있어서 난 좀 우쭐해있었던 것 같은데, 오늘 아주 놀라운 사이트를 발견했다. 과연 앞으로도 자랑스레 내 사진을 블로그에 올릴 수 있을까!!!!!!!!!!!! 우연히 들린 블로그였는데, 사진도 사진이거니와 찍는 사람의 성정이 매우 친절하고 담백하고 깊이있고 겸손해서 난 그만 절망해버리고 말았다. 

아, 이런 사람이 엄친아인가. 

나르시즘에서 벗어나 한동안 평범한 중생도 못한 버러지 컴플렉스에 휩싸여있을 것 같다.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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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1-28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짝사랑과 컴플렉스라니,, 혹시 사춘기(아님 오춘기??)가 다시 오신 것인지..요^^
만일 그렇다면 내일부턴 뭔가 비밀을 속닥거릴 어떤 분을 찾으셔야 하겠는걸요 ㅋ


Forgettable. 2010-01-29 10:59   좋아요 0 | URL
짝사랑과 컴플렉스와 사춘기는 언제나.... 제게 달라붙어 있는 것들이에요. ㅋㅋ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능;
비밀을 들어주시는 바람결님이 있어서 전 행복합니다. ^^

뷰리풀말미잘 2010-01-29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블로거가 친절하고 담백하고 깊이있는데다가 겸손하기까지 하답니까. 나 지금 좀 경쟁심 느끼는 거 같은데 주소좀 불러봐요.

Forgettable. 2010-01-29 11:04   좋아요 0 | URL
그러게나말입니다. 미잘이 자꾸 먼데간다 그러고 겁주니까 제가 외도하는거 아니에요~~!!
제가 미잘님께만 특별히 알려드리겠슴다 ㅋㅋㅋ

2010-01-29 1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9 14: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9 16: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Seong 2010-01-29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00일의 썸머> 이번주에 보러 갈 예정이에요. ^.^;

근데 <은하수...>는 존 말코비치 할아버지밖에 기억이 안 나네요.. ㅠㅠ 안면인식장애가 있는 게 분명...

Forgettable. 2010-01-29 16:41   좋아요 0 | URL
와!! 저 지금 Tomek님 서재에 글 남기고 오는 길인데! 통했나봐요. 호호^^

존 말코비치!!!!!! 저 지금 깜놀해서 마구 찾아보고 영상 다시 보고 왔습니다;;; 후마 카불라.. 그 교주였군요. 존 말코비치 저 엄청 좋아해서 목소리만 들어도 안다고 생각했는데; 몰랐다니. ㅠㅠ
존 말코비치를 알아보셨다면 안면인식장애가 있으실리가 없어요. 오히려 제가-_-;

빅마마 2010-01-31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 둘다 봤는데 이렇게 같이 공유할 수 있어 좋네요^^ 어제 심야로 500일의 썸머보고 의외로 기대이상이라 여러모로 마음이 급해지더라구요ㅎㅎㅎ 은하수도 좋아라 하구요 반갑습니다!!!

Forgettable. 2010-02-01 10:0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트릴리언도 정말 매력적이죠? 아, 전 그녀의 목소리가 참 특이하고 좋아요. 그런 목소리를 갖고싶네요. ㅎㅎㅎ
이 글을 써둔 보람이 있네요. 공감해주시는 분을 만날 수 있다니!!!! +_+
 

내게 중독이란, 데이트를 마다하고 술을 마다하고 밥을 마다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잠을 마다하는 것.
나는 중독되는 것이 두려워서 일부러 금욕적으로 산다. 예컨대 술에 취하면 더 취해서 밤새 놀고 싶기 전에 집에 간다거나, 멋있는 연예인이 나오는 드라마는 멀리하고, 좋아하는 음식은 일주일에 1번만 먹거나 내일 아침에 먹기로 하는 등 중독에 온 몸을 내맡기진 않는다. 

사람에게 중독되는 것도 마찬가지. 그런데 이 사람에게 중독되는 것이 정말이지 괴로운 일이라서 한 번 중독되면 아무리 금욕하려 해도 절대 마음대로 되질 않는다. 그래서 난 중독되지 않기 위해/벗어나기 위해 만화책을 본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가인 우라사와 나오키의 신작 [PLUTO]. 그의 그림체는 물론이고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에피소드는 설핏하게 사람 중독증에 발담근 날 휘어잡는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인간들은 말 할 것도 없고, 심지어 로봇도 생동감이 넘친다. 10년만 지나면 바로 이런 일이 '당연히' 벌어질 것이라고 상상하게 만드는 힘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잔인하거나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마치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처럼 무서운 미래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악당은 모두 그들만의 사연이 있어서 슬프거나, 매력적이거나, 멍청하거나 귀여워서 미워할 수가 없게 된다.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회의적으로 생각하던 사람이라도 [PLUTO]를 보면 마음이 몽글몽글해질 수밖에 없지 않을지.

개인적으로 노스2호의 에피소드와 우란 이야기가 좋았다. 

이렇게 온 정신을 휩쓰는 이야기를 하루종일 읽고 나면 텅 비워진 마음에 이야기만 가득차게 되고, 그래서 더 견딜 수 없어져서는 [핑거스미스]를 밤새 읽고, 강풀의 신작 [AGAIN]을 눈이 빠져라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그제야 잠이 들었다. 사람과 어지러운 생각들을 비워내려면 역시 만화책이나 추리소설이 최고. ㅎㅎ 뒷감당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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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1-27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러니까요 포게터블님.
지금 '누군가'에게 중독될 위험을 스스로 안고 계시다는, 그런 말씀이신거죠? 그리고 지금 그
'누군가' 때문에 어지럽기도 하고 말예요.

Forgettable. 2010-01-27 12:13   좋아요 0 | URL
호호 락방님, 그래보이나요? 제가 일부러 사람들 눈치 못채라고 보라색으로 만화책 이야기만 강조 해놨는데! :)

만화책 덕분에 중독 안됩니다. ㅋㅋㅋㅋㅋ

비로그인 2010-01-27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어떤 사람에게 중독 된다는 느낌은 몸 속의 공간이 한 다섯배쯤 늘어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온 몸에 생각,생각,생각,생각,생각 이 가득하니 말이죠 ^^

봄이 오면 더더욱 중독의 위험이 있지 않으실까요? 근데 말씀하신 중독은 그리 위험해보이지는 않아 보여 웃음도 살짝 나네요 ㅋ

Forgettable. 2010-01-27 12:24   좋아요 0 | URL
바람결님. 1월 중순인데 벌써 봄이라뇨. 라고 쓰다보니 1월 마지막주네요. ㄷㄷㄷ 다음달이면 2월이고 금방 봄이 되겠어요, 정말!
중독이 위험한 사춘기소녀시절은 이미 지나간걸요. 이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성숙.. 했다고믿습니다. ㅎㅎ 글이 우울해 보이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머큐리 2010-01-27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흠... 뽀님... 무엇때문에 플루토와 핑거스미스를 넘어 강풀까지 도전하시는 걸까요? ㅎㅎ
저는 그 '무엇'이 궁금할 뿐이고...
아 그리고 갠적으로 우라사와 나오키... 매력적인 작가에요...공감!!

Forgettable. 2010-01-27 12:26   좋아요 0 | URL
머큐리님 핑거스미스 보셨어요???????? 저 진짜 힘들었어요. 눈은 감기는데 자동으로 읽게되고;;
근데 책을 덮고난 느낌은 '이 책 별로다..'란 것이어서 새벽녘에 더욱 허탈했네요. ㅠㅠ
강풀은 밤 12시에 정주행 시작해서 3시 넘어서야 끝냈어요. 덕분에 출근해서 일 하나도 못하고 ㅋㅋㅋ

우라사와 나오키는 정말 천재에요. 그 사람이 아직 젊어서 너무 행복해요. ㅎㅎ

다락방 2010-01-27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임태경을 한창 좋아할때 말예요, 뽀게터블님.
임태경이 나온다고 해서 ebs 방송을 밤늦게 본적이 있거든요. 거기서 살짝 임태경 인터뷰 장면이 나오는데 말이죠, 임태경은 와이셔츠 단추를 몇개쯤 풀어놓고 있었어요. 그리고 저는 거기서 임태경 가슴의 털을 보았죠. 그리고 화들짝 놀라서는 임태경 광팬인 회사동료에게 "지금 저거 보고있어요? 임태경 털 봤어?" 라고 문자메세지를 보냈었죠. 그런데 그 동료는 잘 모르겠대요. 그게 털인지 아닌지. 아마 우리집 거실 TV가 디지털이라서 그 털까지 자세히 보인게 아닌가 싶어요. 어쨌든 그런데 말이죠,

전 정말 놀랐어요. 왜냐하면 그간 임태경의 이미지는 부드럽고 예의바르고 정중하고 꽤 감성적이라는 거였거든요. 뭔가 클래식하고 말이에요. 어쩐지 풀만 먹을것 같고 어쩐지 와인을 마실 것 같고 그런 이미지요. 그런데 가슴의 털이라니요, 가슴의 털이라니요! 그건 굉장히 육식스럽잖아요. 육회를 마구 먹을 것 같은 그런 이미지잖아요. 스테이크를 피뚝뚝 떨어지게 해서 먹을 것 같잖아요. 가슴에 털 난 남자는 그런 이미지를 주잖아요.

전 그날까지 가슴에 털 난 남자는 정말 싫어했거든요. 사실 지금도 가슴에 털 난 남자는 싫다고 부르짖기는 하는데,

그날 임태경의 가슴털을 보고 정말 며칠간 미치겠는거에요. 그러니까 누가 뭐란것도 아닌데 아 이거 어떡하지, 난 이제 어떡하면 좋지(도대체 뭘?), 일에 집중도 안되고 그 털을 어쩌나 싶은거에요. 임태경이 다시 보이기 시작하면서...회사동료 임태경 광팬에게 술 한잔 마시자 청하고 계속계속 임태경 털 얘기를 했어요. 그 털이 너무 신경쓰인다고, 아주 정신이 사납다고.


그러자 회사동료가 그랬어요. 저는 남자의 가슴털을 싫어하는게 아니라 사실은 마구 끌리는거라고.
아, 저는 정말이지 인정하기 싫었는데...지금도 인정하긴 싫은데......그런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어요.


뽀게터블님이 사람에 대한 중독을 얘기하시는데, 저는 그 며칠간 제가 임태경의 가슴을 떠올렸던 그 정신 사납던 날들이 떠올라버렸어요. 뽀게터블님의 지금과 제 그 며칠간이 비슷하지 않을까 , 조금쯤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어져서요.

2010-01-27 1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7 1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7 14: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10-01-28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볼라뇨, 로베르토 볼라뇨!

Forgettable. 2010-01-27 13:41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언니 리뷰보고 장바구니에 들어가있습니당. ㅋㅋ
땡투도 해놨는데, 뭐 5원... 주는건가요;;

하이드 2010-01-28 12:16   좋아요 0 | URL
10원줌! 나 10원 마이- 들어왔음! 으쓱-

perky 2010-01-27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어지러운 생각을 비워낼땐 만화책이 최고!! ㅋㅋ

Forgettable. 2010-01-27 17:18   좋아요 0 | URL
ㅋㅋ 맞아요. 그치만 그보다 자메이카 다녀오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

Mephistopheles 2010-01-27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톰의 대표적 에피소드인 지상 최강의 로봇을 저렇게 멋드러지게 만화로 풀어내다니...그것도 전혀 다른 해석과 방법으로..대단하죠. 원작자가 따로 있긴하지만 역시 마스터 키튼도 대단하고요..^^

Forgettable. 2010-01-27 17:25   좋아요 0 | URL
와, 정말 최고에요. 전 급한 마음에 빌려서 봤는데 동생이랑 계속 소장하고 싶다고 막.. 그래서 지금 장바구니에 넣었다가 뺐다가 하고있어요. ㅠㅠ 아, 고민고민;;;

전 우라사와 나오키 작품은 다 봤어요. ㅎㅎ 그런데 [마스터키튼]이나 [몬스터]를 너무 어린 나이에 본 것 같아서 좀 아쉽기도 하고 그래요. [몬스터]는 2번 보고나서야 겨우 이해하고 ㅎㅎ
여튼 [플루토]는 지상최강의 로봇을 모르는 저도 아주 재밌게 봤어요. 동생이 말하기론 이 작가의 최고걸작이라고 하더라구요. ㅎㅎ

lazydevil 2010-01-28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딴지 아니고요, 나오키를 서포트하는 스토리 작가들이 극강의 재주꾼이라는 소문(확인 절대 안됨!!^^)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진짜 브레인아닐까요? 암튼 전 아직도 20세기 소년의 결말을 못봤어요. 기다리다 지쳐 망각했다는...ㅜㅠ

Forgettable. 2010-01-28 22:01   좋아요 0 | URL
데빌님, 스토리작가가 따로 있는 작품도 있고, 없는 작가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내는 작품마다 백퍼센트 모두 다 기대이상인걸 보면 그런 스토리 작가 만나는 것도 능력이에요. 흐흐~
생각해보면 중학교 때부터인가 이 사람 만화를 보기 시작했으니, 다시 읽으면 어떨까 싶기도 해요. 그 땐 너무 어려웠던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으니깐요- 마스터키튼이나 파인애플아미는 완전 기억도 안나네요.

저도 그러고보니까 20세기소년 결말 못봤네요.ㅋㅋㅋ 저도 기다리다 지쳐서;; ㅠ

2010-01-28 13: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8 2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9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29 16: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0-01-29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 저도 <플루토> 8권까지 다 봤지요. 단지 만화가게에서 딸래미 친구와 마주치고 말았다는.. ^^;

<핑거 스미스>는 누군가에 중독되지 않으려는 도피처로는 좀 위험하지 않은가요? ㅎㅎ 워낙 찐한? 로맨스인지라..

Forgettable. 2010-01-30 16:31   좋아요 0 | URL
ㅋㅋ 딸래미 친구^^ 어떤 느낌일까요? 만약에 제가 만화가게에서 친구엄마를 만났다면 그 친구를 무척 부러워했을 것 같아요. 전 맨날 숨겨서 몰래몰래 봤거든요. ㅠㅠ

남의 찐한 로맨스 보는게 전 도피처로 아주 좋은 것 같아요. 왠지 더 몰입하게 되고 그래요. 위에도 썼듯이 뒷감당이 필요하지만;; [핑거스미스]는 많은 분들이 보셨나봐요. 재밌으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