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증.감정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23
W. G. 제발트 지음, 배수아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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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대해 쓴 제발트의 글을 읽는 일은 실제로 여행하는 일과 같다. 대부분의 풍경, 대부분의 사람과 대부분의 사물을 그냥 스쳐지나가듯 많은 문장들을 그냥 읽어나가다가 어느 순간 숨까지 멎고 멈추게 되는 순간, 호흡, 문장들이 발견되고, 그를 통해 제발트가 안내한 여행이 비로소 특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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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를 위한 북디자인 - 디자이너와 소통하기 어려운 편집자에게
정민영 지음 / 아트북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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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야기들이 너무 많이 반복돼서 핵심만 뽑아 분량을 절반 이하로 줄였다면 더 임팩트 있는 책이 될 뻔했다. 쉽게 풀어 쓰긴 했지만 디자인 쪽도, 편집 쪽도 완전히 씹어먹지 못하고 어중간한 책이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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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작가가 아닌 사람이 일과를 마치고 써내려 간 글`이라는 뜻을 가진 `키친테이블라이팅(Kitchen Table Writing)` 계간지 <영향력>의 창간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제 브런치에서 보실 수 있고
http://brunch.co.kr/@mihyangeun/85

텀블벅에서 진행 중인 후원 프로젝트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http://www.tumblbug.com/kitchentablewri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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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4 1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karma 2016-05-24 1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stella.K 안녕하세요! 스텔라님 :) 관심 가져주셔서 고맙습니다. 소규모 독립출판물 서점 가운데 온라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는 곳이 있는데요~ 스토리지북앤필름 홈페이지 혹은 네이버쇼핑에서 `프루스트의 서재`를 검색해서 구매하실 수도 있고요- 저희 편집진에게 직접 구매하시는 것도 가능합니다 :)

blog.naver.com/kitchentablewriting 들어가셔서 온라인 구매 메뉴 클릭하시면 자세한 안내가 되어 있어요 :)

온라인구매 안내 http://me2.do/5MlEUeys

다시 한 번 고맙습니다. :)
 
우리는 혈육이 아니냐
정용준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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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준 작가의 단편 [떠떠떠, 떠]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편 중 하나다. 그 작품을 통해 정용준 작가를 알게 됐고, 관심을 갖고 이후 발표하는 작품들을 대부분 읽어봤다.

내가 [떠떠떠, 떠]를 좋아한다고 해서 작가가 그런 유의 소설만 써야 하는 건 당연히 아니지만, 이번 소설집에서의 작가는 확실히 그 작품을 쓴 작가와는 다르다.

난 처음에 알았던 작가의 모습이 더 좋은데, 그 사이에 작가의 내면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고 짐작해 볼 뿐이다.

이번 단편집은 실린 모든 작품들이 아버지, 혈육, 주어진 관계, 관계를 받아들이는 태도 등 일관된 하나의 문제의식 아래 다양한 서사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성취를 이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떠떠떠, 떠>에서 진득하게, 소설의 인물들을 뼛속까지, 혈관 속까지 들어가본 것 같은 인상을 줬다면 이번 소설집의 작품들에서는 그보다는 인물들에 조금 덜 관여하고 조금 덜 애정을 쏟은 것처럼 느껴졌다.

이번 단편집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다들 조금은 작위적이랄 만큼 특수한 상황에 놓여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설정만으로도 인물들의 고통이랄까, 심경이랄까, 독자들이 저절로 짐작하게끔 되는 부분이 있다. 독자 입장에서 작가만큼 구체적으로 이 인물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서 어떤 것을 생각하게 되고 어떤 변화를 겪게 될지까지를 상상해내진 못할 지라도, 그들이 그저 평온할 수 없으리란 것, 그들의 삶이 이전과는 다르리란 것은 처음부터 상정하고 읽어나가게 되기 때문에, 작가가 보여주는 그들의 이야기가 오히려 얕게 느껴진다. 등장인물들이 대체로 냉정하고 침착하다는 점도 어쩌면, 작가가 인물들에게 조금 덜 관여했다고 느끼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인 것 같다.

책을 읽기 시작해서 마지막 단편을 읽을 때까지 쉼 없이 읽어나가게 하는 힘은 이전 단편집 <가나>보다 더 강했다.

작가의 다음 책도 나는 아마 사서 볼 것이다. 엄청나게 놀랍고 새로운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려주는 ˝이야기꾼˝ 정용준보다는, 차분하고 진지하게 오랫동안 들여다보는 정용준의 모습이 더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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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 - 2015 제15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한강 외 지음 / 문예중앙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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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이 된 한강의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 때문인지, 각기 다른 작가들의 단편들이 실린 이 책 전체가 모두 겨울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작년 한 해는 특히나, 분명히 존재하는 비극 앞에서 제대로 된 말을 할 수 없는 작가들의 고통이 여러 작품들을 통해서 느껴졌던 해였기 때문에 더 그런 인상을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여기 실린 작품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대부분이 누군가에게 굉장히 미안해하고 있다. 그건 독자들도 마찬가지다. 미안하고 또 미안할 수밖에 없는 두 해를 우리 같이 보냈으니까.

하지만 눈 한 송이가 녹기 위해선 눈이 내릴 때보다는 조금 더 높은 온도, 눈을 녹일 수 있는 따뜻함이 필요한 것을 안다는 듯이, 작가들은 뼈저린 아픔과 어찌할 수 없는 반성을 하는 가운데도 끝까지 한 줄기 따뜻함을 남겨줬다. 그것이 눈을 내리게 하는 동시에 또 내린 눈을 녹이는 힘이다.

나에겐 그리 읽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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