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 - 2015 제15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한강 외 지음 / 문예중앙 / 2015년 11월
평점 :
품절


책의 제목이 된 한강의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 때문인지, 각기 다른 작가들의 단편들이 실린 이 책 전체가 모두 겨울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작년 한 해는 특히나, 분명히 존재하는 비극 앞에서 제대로 된 말을 할 수 없는 작가들의 고통이 여러 작품들을 통해서 느껴졌던 해였기 때문에 더 그런 인상을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여기 실린 작품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대부분이 누군가에게 굉장히 미안해하고 있다. 그건 독자들도 마찬가지다. 미안하고 또 미안할 수밖에 없는 두 해를 우리 같이 보냈으니까.

하지만 눈 한 송이가 녹기 위해선 눈이 내릴 때보다는 조금 더 높은 온도, 눈을 녹일 수 있는 따뜻함이 필요한 것을 안다는 듯이, 작가들은 뼈저린 아픔과 어찌할 수 없는 반성을 하는 가운데도 끝까지 한 줄기 따뜻함을 남겨줬다. 그것이 눈을 내리게 하는 동시에 또 내린 눈을 녹이는 힘이다.

나에겐 그리 읽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