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의 기본기 - 팔지 않아도 팔리는 것들의 비밀
주세훈 지음 / 다산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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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이란 무엇일까. 예를 들어 보자. 어느 기업에서 오랜 연구 끝에 최신 기술이 접목된 최신형의 가전제품을 출시했다. 출시된 제품을 소비자게에 팔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광고다. 인지도 높은 인기 연예인을 모델로 한 제품 광고는 소비자에게 해당 제품을 구매했을 때의 모습을 상상하게 하며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또, 블로그나 유튜브를 활용하여 제품에 대한 사용 후기 리뷰를 공유하며 제품을 홍보하기도 한다. 최근에 광고보다 이들 리뷰어들의 후기가 제품 구매에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한마디로 정리해보면 마케팅이란 소비자에게 제품을 잘 팔기 세우는 전략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단순히 마케팅 전략만 있다면 제품이 잘 팔릴까. 당연히 아니다. 마케팅도 계속해서 변하는 소비자의 생각과 행태에 따라서 변해야 한다. 과거의 소비자들이 상품 제조와 유통에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고객 중심의 마케팅 활동을 유도하던 '프로슈머'였다면 오늘날의 소비자는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소비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며 마케터의 역할까지 수행하는 '마켓슈머'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마케팅 전략은 무엇보다 소비자의 역할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 흐름에 맞춰 활용해야 한다. 시대적 변화에 맞게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이 책의 저자는 오늘날 굴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인터파크, 예스24 등에서 20년 넘게 일해온 마케터다. 오늘날 전자상거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적립금을 활용한 할인, 최저가 보상제, 검색창 광고, 당일 배송 등의 서비스가 모두 저자를 거쳐 탄생했다. 말 그대로 그는 온라인 쇼핑 시장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게 한 장본인이다. 그런 그가 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해오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마케팅 전략에 필요한 마케터를 위한 20가지 생각법을 제시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오늘날의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이제는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구조까지 뒤바꾸고 있다. 그만큼 소비자의 영향력이 제품 판매의 성공 여부와 직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대 사회의 모습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그렇다. 인공지능 AI, 사물인터넷 IoT, 빅데이터 Big data 등 미래 사회를 선도하는 대표적인 IT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소비 행태마저 바꿔 놓고 있다. 불과 몇 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공유 경제, 구독 경제와 같은 경제관념과 모바일로 비롯되는 간편 결제 시스템도 그 변화에 한몫하고 있다. 따라서, 마케팅 기술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진화해야 한다. 더 이상 과거의 마케터의 경험과 상상력에 의존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소비자가 제품을 통해 무엇을 원하는지는 그 해답은 오로지 소비자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 온라인상에 남겨진 소비자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그들이 수많은 제품 중에서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에 시간을 많이 할애할 수 있도록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제품을 통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이와 같은 경험은 소비자들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소비자에게 전달될 것이며 그들을 단순한 소비자로 끝내지 않고 한 명의 마케터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시장을 보는 관점을 바꾸면 기회가 보인다.'

이 한 문장에 마케팅의 진수가 담겨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는 정말 급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어제의 정답이 오늘은 오답이 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어제까지 성공적이었던 마케팅 전략이 오늘은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 이런 시대의 흐름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 과연 누가 서점에 가서 책을 보지도 않고 인터넷에서 사게 될 거라고 상상할 수 있었을까.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다름 아닌 관점의 전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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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녀 이야기 그래픽 노블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르네 놀트 그림, 진서희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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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2019년 부커상 수상자로 두 명의 여성이 선정되었다. 한 명은 부커상 수상자로는 첫 흑인 여성인 영국의 에바리스토였고 다른 한 명은 올해 유력한 노벨문학상 후보였던 문학 거장이라 일컬어지는 마거릿 애트우드였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끈 이는 1985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였던 <시녀 이야기>의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다. 그 이유는 아마도 이번 수장 작품인 <증언들>에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 작품은 2년 전 미국 TV 드라마로 제작되어 인기리에 종영되었던 동명의 원작 소설 <시녀 이야기>의 15년 후를 다룬 속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수상 작품인 <증언들> 못지않게 전작인 <시녀 이야기>에도 다시 한번 세간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그와 더불어 <시녀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 그래픽 노블 또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원작 소설과 드라마 영상을 통해서도 느낄 수 없었던 감각적이고 압도적인 표현력을 보여준 작품이라는 평을 받은 만큼 원작을 더욱 빛나게 하는 새로운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나는 국가의 자원이다. 나를 그토록 철저히 규정짓는 표식을 대면하고 싶지 않았다'라는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작품에서 여성은 선택받은 소수의 남성들에 의해 사용되는 한낱 도구에 불과하다. 갑자기 불어닥친 전체주의 사상은 사회를 지배자와 피지배자로 구분해버리고 여성은 감시 대상이며 건전한 사회를 재생하기 위해 필요한 인류를 생산하는 도구로서의 임무만 주어진다. 모든 여성은 레드 센터에서 집단생활을 하며 도구로서의 삶을 교육받고 길러진다. 그리고 선택받은 소수의 지배자에게 배치된다. 그렇게 배치된 그곳에서 권력의 상징인 남성의 씨를 받아 출산을 한다. 하지만 몇 번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임신을 하지 못하면 비여성으로 분류되어 콜로니로 보내진다. 즉, 폐기처분된다.


조금은 다를 수 있지만 <시녀 이야기> 그래픽 노블을 보면서 우리나라 영화인 <씨받이>가 떠올랐다. 작품 속 시녀의 역할이 아무런 힘이 없는 여성이며 남성에 의한 출산을 위한 도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점이 <씨받이>라는 영화 제목과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영화 <씨받이>와 <시녀 이야기>가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영화는 비극으로 끝나지만 작품은 희망으로 끝난다는 점이다. 사실 이 작품에서 주인공 시녀 오브프레드의 미래는 그려지지 않는다. 다만, 그녀로 추정되는 한 여성의 녹취록이 과거가 되어버린 그 시대를 현재의 우리가 역사의 한 장면으로 기억하는 장면이 비칠 뿐이다. 하지만 그것을 역사로 기억한다는 것은 그만큼 시대가 변했음을 의미하며 그녀가 좀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았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더불어 조지 오웰의 <1984>도 떠올랐다. 전 국민을 감시하는 '빅 브라더'의 존재의 강렬함이 살아있는 전체주의 사회 오세니아와 시녀 이야기 속 길리어드 오버랩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조지 오웰의 <1984>와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가 동시대의 이야기였다면 어떠했을지 문득 생각이 들기도 했다. 상상으로 시작하고 끝낼 수 있음에 안도하기도 했다.


처음 출간되었던 그 해는 지금으로부터 35년 전이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작품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는 가히 심오하고 심도 있다. 시대가 변했다고는 하나 여성의 인권은 남성의 그것에 비해 많이 저하되어 있다. 여성을 성의 도구로만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존재한다. 어쩌면 35년 전 작가는 오늘날 현대인의 모습을 미리 내다본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러한 시대상에 유일한 탈출구로서 이 작품을 썼던 것은 아닐까. 그 이유는 작품 속에서 소수의 무리가 외치는 '메이데이'에서 그 신호를 발견할 수 있다. 주인공 시녀 오브프레드가 그녀를 가두고 있는 사령관의 집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것도 '메이데이'를 통해 서니 말이다.


사실 이 작품을 읽어보면서 원작 소설을 읽고 싶어졌다. 이렇게 강렬한 색채와 선의 굵기만으로 표현된 원작 속 글들이 무척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은 아쉬웠다. 원작 소설을 먼저 읽고 그래픽 노블로 재탄생한 시녀 이야기를 읽었다면 머릿속에서 헤매던 문장들이 살아 움직일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또한, 여운을 남기는 마지막 장면 또한 속편인 <증언들>을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기회가 된다면 원작 소설과 더불어 TV 드라마도 찾아 볼 계획이다. 과연 하나의 원작 소설로 그래픽 노블과 다르게 어떻게 그려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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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 - 인내하며 한 발 한 발 내딛는 삶에 대하여
안철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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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그가 돌아왔다. 근 1년 만의 반가운 소식이다. 파란만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짧은 시간 동안 정치판에서 산전수전 다 겪고 나서 돌연 국내를 떠난 그였기에 더욱 그러했다. 정치인 안철수였을 때도 그를 믿고 따랐지만 역시 그는 보통 사람의 안철수가 가장 잘 어울리는 듯하다. 물론 그렇다고 정치인으로서 그의 됨됨이나 역량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었을 때는 역시 그 세계에 발을 들여놓기 전과 후인 지금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더욱이 그 후 그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을지 궁금했고 언제나 그로부터 반가운 소식을 듣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그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모습으로 그를 기다린 사람들에게 찾아왔다. 안철수, 그는 러너가 되어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단순히 시간 날 때마다 집 앞 공원을 조깅하는 수준이 아니다. 그는 진짜 달리는 사람, 러너가 되어 있었다. 지난 1년간 그가 달려온 마라톤 대회 거리를 모두 합하면 자그마치 156.585km가 된다. 달리기를 제대로 해본 적 없던 초보 러너가 단 1년 만에 42.195km 정식 마라톤 경기를 완주한다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다. 달리기가 그렇다. 시작하기 가장 쉬운 운동임과 동시에 꾸준히 하기 힘든 운동이다. 시작이 쉬운 만큼 그만두기도 쉬운 게 바로 달리기다. 더구나 환갑에 가까운 그의 나이도 달리기를 어렵게 하는데 한몫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에게 불리한 모든 것을 극복하고 러너로 당당히 성장했다.


러너가 된 이후 그의 삶은 많이 달라졌다. 그의 삶의 철학 중 하나는 다름 아닌 타인을 위한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이다. 그가 걸어온 삶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가 의사가 되기로 했던 이유, V3 백신을 만들었던 이유, 회사를 창업했던 이유, 교수가 되어 강단에 섰던 이유, 정치인이 되었던 이유 모두 그와 다르지 않았다. 그런 그가 어쩌면 실패했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정치판에서 외로운 싸움을 해오며 받은 낙심과 상처는 쉽게 치유되기 힘든 것들이다. 모든 것을 뒤로 한채 떠났던 이유 또한 새롭게 마음을 다지기 위함은 아니었을까. 그런 그에게 달리기는 마음의 상처를 아물게 해주었고 새 삶을 위한 활력소가 되어주는 동시에 건강한 정신과 체력까지 선물해 주었다. 그런 그가 이처럼 달리기 전도사가 된 것은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을 듯하다.


그가 말하는 달리기의 매력을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나 또한 달리기의 매력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아직 러너라고 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점점 달리기가 좋아지고 있으니 마음만큼은 이미 러너다. 목표도 생겼다. 안철수 그가 초보에서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는 러너가 된 것처럼 나 또한 5km를 시작으로 10km, 하프 그리고 마지막 42,195km까지 도전해보고자 한다.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포기하지는 않으려 한다. 안철수 그가 달리기를 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이 다름 아닌 인내하는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는 말한다. 달리기는 고통뿐 아니라 환호도 참는 것이라고 말이다. 인생에서 우리가 인내해야 할 순간들이 참 많다. 그런 순간이 닥쳤을 때 달리기를 통해 배운 인내하는 힘이 우리를 성숙하게 해줄 것이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바램이 있다면 언젠가 꼭 한번 러너 안철수와 함께 달리고 싶다. 마라톤 경기를 하며 그는 자신보다 나이 많은 선배 러너를 많이 보았는데 그들은 그 경기에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자신보다 경험이 부족한 초보 러너를 위해 그들이 마지막까지 완주할 수 있도록 자신을 희생하며 함께 뛰어주는 것이다. 안철수 그도 그와 같은 페이스메이커가 되려고 노력 중이라고 한다. 멈추지 않고 달리기를 계속한다면 언젠가 페이스메이커 안철수와 함께 뛰는 날이 오지 않을까. 그런 날이 오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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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해자들에게 - 학교 폭력의 기억을 안고 어른이 된 그들과의 인터뷰
씨리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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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임에 틀림없다. 누구나 평등할 권리를 갖고 있으며 자유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절대 불평등한 사회일 뿐이다. 이 사회는 보이지 않지만 느낄 수 있는 서열이 존재하는 계급 사회다. 청소년기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를 가리켜 우리는 작은 사회라 부른다. 다시 말해, 학교 안에서도 서열이 존재한다. 선생님들 사이에도 존재하고 학생들 사이에도 존재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 서열이 결국은 불평등을 낳고 사회 문제를 양산한다. 그러나 실제 그런 문제는 그렇게 여기는 우리의 잘못된 생각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누구에게나 학창 시절 추억 하나쯤 있기 마련이다. 그 추억이 어떤 이에게는 달콤하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두 번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과거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의 기억은 즐거웠던 시간보다 끔찍했던 그 시간을 더 잘 기억해버리고 만다. 학교 폭력. 이 사회에서 가장 없애버리고 싶은 것 중 하나임과 동시에 절대 없어질 수 없는 것 중 하나다. 그래서일까. 아무리 많은 세월이 흘렀어도 그 형태와 방법만 조금씩 달리할 뿐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그로 인해 상처받고 고통받는 피해자도 계속 늘어간다. 한번 피해자는 영원한 피해자로 살아간다. 이보다 끔찍한 일은 없다.


올해 4월 유튜브에 조금은 위험하면서도 특별한 2편의 영상이 올라왔다. 그 영상의 제목은 <왕따였던 어른들>이었다. 흔히 왕따를 10대 청소년 시절에 겪을 수 있는 일로 생각한다. 하지만 왕따를 당했던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그때의 아픈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살아간다. 아니,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왕따였던 어른들>은 그들의 경험담을 그들의 목소리로 담아낸 영상이다. 그리고 이 책은 유튜브의 짧은 영상에서 미처 다하지 못했던 이야기다.


사실 이 책을 보기 전까지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의 존재를 알지 못했었다. 책을 다 본 후에야 뒤늦게 영상을 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꼭 한번 읽고 싶었던 이유는 미래의 내 아이를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었다. 학교 친구들에게 소외를 받았던 이들이 그 후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도 궁금했고 어떻게 그 아픈 시간을 극복해 냈는지도 궁금했다. 그것이 조금이나마 장차 학부형이 될 내가 어떻게 준비해야 될지 도움을 얻을 수 있겠다 하는 생각마저 했다. 


책을 읽으면서 그런 식으로 생각했던 내가 한없이 초라하고 부끄러웠다. 솔직히 '학창 시절 왕따를 당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라는 생각을 안 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나는 지금 또다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왕따의 피해자도 가해자도 아니었지만 수많은 방관자 중 한 명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책을 읽는 동안 너무나 안타까웠던 사실 하나는 피해자를 진짜 피해자로 만든 사람이 바로 나와 같은 방관자였다는 사실이다. '나만 왕따 당하지 않으면 된다', '괜히 엮여서 피해보지 말자', '다른 애들도 다 하니까 이 정도는 괜찮겠지' 이렇게 한 번이라도 생각한 적 있다면 우리는 모두 방관자에 속한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무관심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때 그 시절 어린 나이에 힘센 아이들이 무서웠고 지금처럼 깊게 생각할 수도 없었다고 애써 자신을 옹호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이런 사소함이 피해자들을 더 고통 속으로 밀어 넣는다는 사실을 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한편으로 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용기를 내준 이들이 있기에 학교 폭력이 얼마나 무서운 것이지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또한,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받은 고통이 그때 한순간으로 끝나지 않고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이 알게 해주는 기회가 되었으니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영상을 보고 용기와 격려의 말을 남겼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와 같은 경험을 갖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용기를 얻었다는 사실이다. 영상과 영상에서 못다 했던 이야기가 담긴 이 책이 많은 이들에게 읽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로써 우리 사회가 알면서도 무시하거나 모른 채 넘기는 방관자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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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건물주란 없다 - 30대 흙수저의 꼬마빌딩 성공기
오동협 지음 / 영림카디널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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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물주. 신이라는 뜻을 가진 '갓(God)'과 '건물주'의 합성어다. 그런데 요즘 이 말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화자되고 있다. 심지어 어린 학생들도 보고 듣고 한 게 있어서인지 그런 얘기를 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시대적 상황이 그래서일까. 하긴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봐도 백이면 백 모두가 '갓물주'가 되고 싶어 할 것이다. 그만큼 건물을 보유하는 것은 부유함의 상징처럼 되어 버렸고 현실적으로도 그들 모두 부자들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건물주에 대한 오해 아닌 오해를 갖고 있다. 우리가 건물주를 바라보는 시각은 대체로 이렇다. '잘난 부모 만난 금수저', '어떠다 우연히 돈벼락을 맞은 행운아' 등등. 말인즉슨 자수성가나 노력과는 정반대의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오해하고 있다. 물론, 그들 중 몇 명은 실제로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인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그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반면 대다수의 건물주는 우리의 생각과는 별개로 상당한 전문가들이다. 누구보다 관련 분야에 대해 박식할뿐더러 끊임없이 공부하고 성공적인 투자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 말 그대로 어쩌다 건물주가 된 사람들은 없다.


이 책은 소위 흙수저 인생에서 시작해서 우리가 그토록 바라 마지않던 건물주가 된 저자의 오랜 노하우를 집약해놓은 책이다. 무려 15년간 빌딩 매매를 전문적으로 해오면 수많은 거래를 성사시킨 빌딩 매매 전문 중개사다. 현재 그가 몸담고 있는 원빌딩에서 수습사원으로 시작해 현재 2대 CEO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저자는 이 책을 빌딩 매매 시에 항상 들고 다닐 수 있는 교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고 한다. 그만큼 빌딩 매매에 필요한 기초지식은 물론 반드시 알아야 할 세부 지식까지 총망라하여 정리했다. 또한 저자는 단 한 번의 집필로 끝내지 않고 2~3년 주기로 개정 증보판을 내놓으며 계속해서 책을 업그레이드할 계획도 하고 있다. 이 책이 행간에 떠도는 'O년안에 꼬마빌딩 건물주가 되는 비법', '이렇게 저렇게 하면 누구나 건물주가 될 수 있다', '나는 O천만 원으로 시작해 OO억 건물주가 되었다'라는 식의 뜬구름 잡는 성공 사례를 억지 논리로 일반화 시킨 다수의 부동산 관련 책들과 다른 이유다.


그렇다면 도대체 건물주가 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될까? 역시 모든 것은 아는 만큼 길이 보인다. 우선은 최근 빌딩 투자로 각광받고 있는 꼬마빌딩 투자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꼬마빌딩이 어떻게 투자처로서 매력을 갖게 되었는지 그 이유와 2015년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최근 5년간 빌딩 시장의 동향을 파악해 본다. 더불어 빌딩 투자시 전문 컨설팅이 중요성과 필요성도 함께 알아본다. 그 후에 실질적인 건물주 되는 '내 빌딩 만들기 전략'에 대해 알아본다. 저자는 '내 빌딩 만들기 전략'을 총 10단계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는데 그 단계는 이렇다.


제1단계: 자금 계획 세우기

제2단계: 빌딩의 종류와 지역 선택하기

제3단계: 선택한 빌딩의 현장 답사 및 시세 파악하기

제4단계: 실질적인 빌딩 매입에 앞서 체크리스트 작성하기

제5단계: 빌딩 매입 계약하기

제6단계: 빌딩 매입 계약 후 중도금 및 잔금 준비하기

제7단계: 잔금 집행 및 소유권 이전 등기하기

제8단계: 빌딩 매입 후 처리 계획 세우기

제9단계: 빌딩 임대 및 기존 임차인 재계약

제10단계: 더 나은 투자처로 빌딩 갈아타기


겉으로 보기엔 크게 어렵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부동산 매매를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는 딱 잘라 말한다. 부동산 시장과 빌딩 시장은 엄연히 다르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아파트나 빌라와 같은 일반 부동산에 대한 투자 전략과 빌딩 투자 전략을 달라야 하며 그에 따른 계획과 준비도 달라야 한다고 말이다. 우선 자금에서부터 크게 차이 난다. 사실 일반적으로 빌딩 투자를 어렵게 생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저자는 전략만 잘 세운다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말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전문가의 컨설팅이다. 전문가의 적절한 조언은 빌딩 투자에 있어 쉽지 않은 준비 과정과 결정에 큰 역할이 되어 준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매입한 빌딩으로 어떻게 돈을 버는냐가 아닐까 생각된다. 저자도 재차 강조한다. 건물주가 되는 것은 계약서를 쓸 때가 아니고 매입한 후 어떻게 운영 관리를 하느냐에 있다고 말이다. 빌딩 투자가 일반적인 부동산 투자와 다른 점이 여기 있다. 아파트나 빌라는 매입 후 특별히 소유주가 할 게 없다. 즉, 지역적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과 월세 수익이 전부다. 하지만 빌딩은 지역적 상승과 더불어 건물주가 빌딩의 가치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수익은 무한대다. 아무리 입지가 좋은 건물이라 할지라도 건물 관리가 되지 않는다면 임대가 되지 않는 깡통 빌딩에 되는 건 한순간이다. 그래서 저자는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상승 요인에 대해 실 사례를 통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300 페이지 남짓한 한 권의 책에 빌딩 투자의 모든 것을 담기란 그릇이 작아 보인다. 그만큼 분야와 정보가 방대하고 다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한 권에 다년간의 노하우를 농축하여 담아낸 저자의 노고가 엿보인다. 실제로 빌딩 투자를 시작하는 이들이라면 책을 통해 기본기를 탄탄히 하고 들고 다니면서 체크사항에 유념하면 좋을 듯하다. 앞으로 출간될 개정증보판에 어떤 내용이 새롭게 추가될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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