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식당으로 오세요 - 식당의 한계를 넘어선 작은 정식집의 독특하고 합리적인 경영 이야기
고바야시 세카이 지음, 이해란 옮김 / 지식너머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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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이란 나와는 먼 얘기인줄로만 생각했다. 아직까진 틀린말은 아니다. 난 여전히 직장을 다니고 있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그 생활에 계속될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의 나에게 창업은 먼 얘기인게 맞다. 하지만 시간 문제다. 당장엔 아무 문제 없다고 하더라도 언제 어떤일이 어떻게 생길지 알 수 없다. 내일 당장 직장을 다니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그래서 솔직히 창업에 '창'도 모르지만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 요즘이다. 사실 이 책에 관심을 갖고 읽게된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는 나처럼 IT 엔지니어로 직장 생활을 했던 사람이다. IBM과 쿡패드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전문 인력이었다. 그런 그녀가 돌연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 전선에 뛰어 들었다. 창업 아이템은 해온던 일의 연장선상에 있는 거겠지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황당하겠지만 오히려 전혀 상관없는 요식업계 창업 전선에 발을 들여 놓았다. 


10평 남짓한 작은 식당이다. 식당 이름은 미래식당. 메뉴는 매일 바뀌는 정식 하나. 종업원은 식당 주인이자 요리사인 본인 한 명. 말 그대로 혼자서 운영하는 1인 식당. 과연 가능할까? 가능했다!! 그것도 놀랍게도 비슷한 규모와 메뉴를 선보이는 주변의 식당보다 더 잘 된다. 회전율 점심 4.5회, 최고 7회. 월 매출 약 1,000만 원. 어떻게 된 일일까. 마법이라도 부린 걸까? 그 비법은 독특한 식당 운영 방식에서 찾을 수 있었다.


미래식당은 작지만 회전율이 빠르다. 그 이유는 메뉴가 단 하나다. 주문을 받을 필요가 없이 손님이 들어와 앉으면 3초 만에 준비된 음식이 나온다. 그 결과 가장 바쁜 점심시간에 평균 회전율은 4.5회이고 최고 7회를 넘나든다. 점심시간이 소중한 직장인들에게는 음식을 빨리 먹고 개인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다.


미래식당은 앞서 얘기한 대로 종업원이 사장이자 요리사인 저자 한 명뿐이다. 하지만, 이 식당엔 식당 일을 무료로 도와주는 아르바이트생이 있다. 식당 일을 50분 하게 되면 한 끼 식사가 공짜인 알바다. 이 시스템으로 미래식당은 인건비가 들지 않는 종업원을 통해 요리를 제외하곤 부수적인 일들이 가능해졌다. 아, 때론 요리도 가능하다. 미래식당처럼 식당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 알바를 하는 경우 직접 자신의 요리를 선보일 수 있다.


미래식당은 저자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식당의 모든 것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오픈을 준비하며 인테리어 공사를 했던 과정부터 사업 계획서와 월별 결산 내역까지 숨기는 것 없이 공개한다. 운영이 잘 되는 식당이니까 자신 있게 공개할 수 있는 거 아닐까 생각할 수 있지만 조금만 생각해봐도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이는 사업 성공 아이템이 그대로 노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동종업계의 경쟁자들과 비교하면 불리하다. 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자신의 성공 비결을 참고하여 많은 이들에 성공 사업을 하기를 바란다. 과거 IT 엔지니어 다운 오픈소스 마인드다.


다른 식당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운영방식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뿐만 아니라 기업의 CEO까지 미래식당의 경영방식을 배우고자 멀리서도 찾아온다. 일본의 한 작은 식당이 만들어낸 나비효과다. 저자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자마자 창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퇴사를 함과 동시에 여러 식당에서 일하면서 식당 경영에 도움이 되는 것들을 몸소 체험하고 익혔다. 그리고 자신이 창업하게 될 식당에 적용할 원칙을 세워 나갔다. 그 결과가 지금의 미래식당이다. 


창업을 준비함에 있어 마음가짐과 경영방식에서 배울 점이 정말 많다. 앞으로 내가 창업을 하게 되는 날이 온다면 가장 먼저 참고해야 될 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혹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다면 반드시 일독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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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소설의 시대 1 백탑파 시리즈 5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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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오랜만에 접하는 소설이다. 더불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와 작가다. 역사 소설. 다른 소설과 다르게 역사 소설은 말 그대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작가 나름의 픽션이 가미되어 있다. 따라서 소설 속 등장인물이나 배경이 모두 다 사실은 아니다. 그렇다 할지라도 소설의 근간이 되는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다시 말해 역사 소설은 단순히 이야기를 읽는 재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미처 몰랐던 역사를 알아가는 즐거움도 있는 소설이다. 그렇게 잘 쓰인 역사 소설 한편을 오랜만에 만난 것이다.

역사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의 저자인 김탁환 작가를 모르는 이가 드물 것이다. 그만큼 그동안 펴낸 소설들이 인기 있는 굵직한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던 <불멸의 이순신>과 <방각본 살인 사건>으로 시작된 백탑파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인 <열녀문의 비밀>은 말할 것도 없이 베스트 소설이다. 사실 이 소설도 백탑파 시리즈의 일환으로 다섯 번째 작품이다. 그래서 백탑파 시리즈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익숙한 등장인물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 계속해서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새롭게 나온 다섯 번째 백탑파 시리즈는 과연 어떤 내용일지 살짝 들여다보자.


<산해인연록>. 당대 조선을 대표하는 최고의 소설이자 199권에 달하는 대소설이다. 그 소설의 작가인 임두는 자그마치 그 소설을 23년째 쓰고 있다. 일평생 하나의 소설만 써온 셈이다. 그 많은 세월 단 한 명의 독자와 만난 적도 없이 자신의 거처에 은둔하며 소설만 써왔다. 그렇게 소설을 써온 이유는 자궁 마마와 의빈 마마를 비롯한 궁의 여인들을 위함이다. 하지만 갑자기 더 이상 다음 소설이 나오지 않고 있다. 5개월째 200권의 단 한 문장도 쓰지 못하고 있던 것이다. 어찌 된 일일까. 더 이상 소설의 지체를 참을 수 없었던 궁에서는 소설의 삽화를 담당하고 있는 규장각 서리 김진과 그와 함께 그간 여러 사건을 해결해온 의금부 도사 이명방을 보내 이유를 알아올 것을 명한다. 궁의 여인들 못지않게 <산해인연록>을 독서해온 김진은 임두와의 만남에서 매병을 앓고 있음을 알아낸다. 천재 작가라 할지라도 세월의 힘은 속일 수 없었던 것. 그 만남에서 임두는 김진과 이명방에게 <산해인연록>의 집필을 마무리하기 위해서 소설의 구성을 기록한 수첩인 '휴탑'을 찾아줄 것을 부탁하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실종되고 만다. 임두의 행방은 묘연해지고 소설의 결말을 위해 궁에서는 임두의 두 제자에게 소설을 이어 쓸 것을 명하지만 그 결과는 참담하기만 하다. 대체 임두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그리고 두 제자는 스승의 뒤를 이어 소설을 어떻게 마무리하게 될까.


이번 소설에서 다룬 주제는 조선시대에 많이 읽혔던 대소설을 주제로 하고 있다. 현대 소설에서 장편 소설이라 하면 보통 10권 내지 20권 안팎의 소설을 말한다. 그런데 그 당시 소설은 분량이 어마어마하다. 2~30권은 보통이며 100권이 넘는 그야말로 대소설이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이런 대소설을 주로 쓰고 읽은 이들이 여성이라는 점이다. 대소설의 내용이 가문의 이야기가 주가 되다 보니 아무래도 소설의 디테일한 묘사가 남성보다는 여성이 유리했을 것이다. 서민뿐만 아니라 궁의 영인들까지도 즐겨 읽었다고 하니 당시 대소설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을것 같다. 예나 지금이나 소설이 갖고 있는 매력은 다르지 않는 듯하다.

잊고 지냈던 소설 읽는 재미를 되찾았다고 해야 될까. 하루 종일 눈은 소설을 쫓고 머리는 읽다만 다음 이야기를 상상했다. 잠이 들기 전까지 읽다가 출퇴근하는 와중에도 손에서 내려놓지 않을 정도였으니 얼마나 소설에 빠져 있었을지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소설이 갖는 큰 매력이다. 특히 역사 소설이. 그중에서도 김탁환 작가가 쓴 그 소설이.


오랜만에 두 주인공 이명방과 김진을 만났다는 점도 소설에 빠지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같은 백탑파 동료이자 가장 친한 친구인 두 사람이다. 규장각 서리와 의금부 도사. 서로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으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준다. 말하자면 명콤비다. 어떤 의미에서는 셜록과 왓슨처럼.


벌써부터 다음 백탑파 시리즈가 기다려진다. 이 말은 김탁환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불멸의 이순신>이라는 대작을 읽게 된 후 팬이 되어버린 한 명의 독자로서 다음 작품이 사뭇 기다려진다. 다음엔 또 어떤 주제와 사건으로 우리 곁을 찾아올지 이명방과 김진 두 주인공의 활약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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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따위 레시피라니 - 줄리언 반스의 부엌 사색
줄리언 반스 지음, 공진호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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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줄 아는 요리가 없다 할지라도 한 번쯤은 직접 요리를 해본 적 있을 것이다. 그 결과 다시는 요리란 걸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을지라도 말이다. 특히 남자라면 더더욱 그런 경험과 다짐 앞에서 비껴갈 수 없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오늘날과 같은 남녀평등 사회에서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요리는 남자보단 여자에게 잘 어울리는 듯하다. 아 물론 남자가 보기에도 멋지고 훌륭한 셰프들이 많다. 그리고 그런 요리 잘하는 남자를 볼 때마다 살짝 아니 정말 부럽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리 = 여자'라는 공식을 완전히 부정할 수 없어 보인다. 그 이유는 아마도 부엌에서 요리를 하시는 어머니의 모습 때문은 아닐까 생각된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 정성을 쏟으며 요리하시는 그 모습이 사랑스럽고 친숙하고 자연스럽다. 그래서일까. 남자들에겐 여자들에게 은근히 그런 모습을 바라는 게 없지 않아 있다. 물론 모든 남자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요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니 관심 1도 없는 사람이라도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서라는 이유로 멋진 요리를 하기 위해 시도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때 요리 잘 못하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란 누군가 요리하는 방법을 적어놓은 공식인 레시피를 참고하는 것이다. 옛날 같으면 서점에서 요리책을 사서 보겠지만 요즘엔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레시피를 찾아서 하게 된다. 방법이야 어찌 되었든 멋지게 완성된 요리의 모습과 레시피는 그럴듯하다. 아니 완벽해 보인다. 여기서 '완벽하다'라고 표현하지 않고 '완벽해 보인다'라고 표현한 이유는 레시피대로 따라 했음에도 불구하고 맛은 확실히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 레시피란 말 그대로 공식이 아닌가. 그대로만 따라 하면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그런 공식이 아닌가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런 처참한 요리라는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일까. 그저 요리에 소질 없는 내 똥 손을 욕해야 되는 걸까.


조금은 위안이 된다. 왜 그러냐고. 이런 경험을 한 게 나뿐만 아니라 저명한 영국의 소설가인 줄리언 반스도 똑같은 경험을 한 탓에 울분을 토로 했기 때문이다. 동병상련. 웃으면서 스스로 위안을 삼아본다. 더욱이 그는 글을 잘 쓰는 작가이기에 그런 경험을 글로 써내 책으로 펴내기까지 했다. 말발 글발로는 그에게 대적할 수 있는 요리사는 많지 않으니까 말이다. 책 제목마저 일침을 가한다. 어찌 보면 레시피를 만든 요리책 저자에 대한 소심한 복수라고 해야 될까. 통쾌하다. 괜스레 웃음이 난다. 


요리의 결과가 처참한 이유를 들자만 어디 가까지나 똥 손을 갖고 있는 요리사인 나의 잘못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100% 내 잘못이라고는 솔직히 말 못하겠다. 그 이유는 레시피가 정확하지 않다는 한가지 이유를 들 수 있겠다. 그 말인즉슨 요리책이나 인터넷에 나온 레시피를 보면 재료의 양과 조리 시간에 대한 정확성이 불분명하다. 요리를 조금 해본 경험이 있는 이들이라면 그 간격의 차이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 텐데 요리 초보자들에겐 쉽지 않다. 그래서 다들 레시피대로 했는데도 요리가 끝난 후에 '망했다'라는 말을 내뱉는 게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레시피를 만든 이들을 탓할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 절대 오해는 없으셨으면 좋겠다. 이 책을 쓴 저자인 줄리언 반스도 그런 의도는 아닐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요리를 잘하는 남자가 언제부터인지 인기남이 되었다. 인기 셰프들이 TV프로그램에도 출연하기도 하고 연예인이나 일반인들도 자신의 요리를 뽐내며 SNS에 자랑하기도 한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아니꼽다기보다 사실은 조금 부럽다. 요리를 매일같이 하는 건 아닐지라도 가끔은 특별한 날에 가족을 위해서나 연인을 위해서 멋지고 맛있는 요리를 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꼭 그 이유가 아닐지라도 혼자만의 식사를 하더라도 맛있는 요리를 먹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요리를 시도했다가 생각지 못한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법한 요리 결과에 실망하고 만다. 아마도 이 책을 쓴 작가도 그러지 않았을까. 물론 책을 읽어보니 나보다는 요리를 잘하는 게 분명 맞아 보이지만 말이다. 한 번쯤 요리를 해보며 느낀 '웃픈' 에피소드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읽어보면 재미있게 기분 좋게 읽을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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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 - 구글, 아마존, 애플, 테슬라가 그리는 10년 후 미래
W. 데이비드 스티븐슨 지음, 김정아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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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하루를 뒤로하고 집으로 가기 위해 사무실을 나와 자가용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차에 가까이 다가가자 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닫힌다. 차의 시동을 켜고 운전대를 잡는 대신 "집으로"라고 말하고선 수면을 취한다. 차에 탑재된 AI는 운전자의 음성을 인식하고 시스템을 자동 운전 모드로 전환한다. 잠시 후 집에 도착하자 AI는 운전자를 깨우고 차 문을 연다. 차에서 집으로 향한다. 음성 인식으로 문을 열고 들어간다. 홈 시스템은 동작 인식 센서를 통해 자동으로 집안의 어둠을 밝히고 온도와 공기를 조절하기 시작한다. "목욕물 받아줘. 커피도 부탁해"라는 말에 어느새 욕실에서 물소리가 들리고 부엌에서 원두커피가 갈리는 소리가 들린다.


SF 영화 또는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인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영화 속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은 아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이제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영화를 통해 상상했던 미래 사회가 한 발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무엇일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를 가리켜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표현한다. 20세기 인터넷이 주도했던 정보화 시대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가까운 미래 사회의 모습은 지금과는 사뭇 다른 모습일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영화 <제5원소>와 같은 모습은 아니겠지만 인간의 삶에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은 분명하다. 앞서 짧게 만나본 미래가 떠오르는가.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그렇다면 '무엇'이 인간의 삶을 영화 속 미래 사회처럼 변화시켜 줄까. 그것은 바로 IoT 기술이다. 과거에 유비쿼터스라는 용어로 불리기도 했던 기술의 21세기 버전이 바로 IoT, 사물인터넷이다.  다시 말하면 인간을 비롯해 모든 사물이 서로 연결되어 정보를 주고받으며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술 또는 그 상태를 말한다. 그것은 인공지능, 블록체인, 디지털 쌍둥이 등과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표 기술 중 하나며 각각의 기술은 서로 상호의존성을 갖는다. Iot 기술은 인공지능, 블록체인, 디지털 쌍둥이와 같은 기술들과 떼어놓고 사용될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인공지능은 IoT 기기가 수집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른 시간 안에 가치 있는 정보로 바꾸는 역할을 하며 IoT는 인공지능이 학습하고 진화하기 위해 반드시 흡수해야 하는 실시간 데이터를 가장 완전하게 제공하는 정보원 역할을 한다. 모든 사물이 서로 연결되어 상호작용하는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정보 보안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IoT가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기능, 즉 확장성, 개인 정보 보호, 신뢰성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엄청나게 큰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비용도 엄청날 것이다. 하지만 블록체인이 갖고 있는 분산 처리 방식과 암호 알고리즘은 비용과 정보 보안 측면에서 다른 무엇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다. 디지털 쌍둥이 현실 속 사물에 대한 모양, 위치, 상태 등의 모든 정보를 디지털로 복제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디지털 쌍둥이는 현실 속 사물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진다. 미래 사회에 구현될 완벽한 IoT 기기의 탄생과 유지 보수 및 성능 향상이 가능해진다.


IoT 기술의 가장 큰 특징 초연결이다. 사물과 사물, 인간과 사물, 디지털과 아날로그 등 두 세계를 가르던 경계선이 차츰 무너지고 있다. 이제는 유형의 실물이 갈수록 무형의 디지털과 연결되고 상호 작용하기 시작했다. IoT의 본질은 바로 이 두 세계의 결합, 그리고 그에 따른 가공할 만한 이익에 있다.


IoT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은 독일과 미국의 디지털 산업 기업 '지멘스'와 'GE'다. 지멘스와 GE 모두 100년이 넘은 기업인데도 쟁쟁한 벤처 기업들보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스스로를 파괴하고 재건하면서 변화에 맞서고 있다. '초연결'이라는 화두 속에서 실물 세계와 디지털 세계의 융합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아보고 변화에 전념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100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미래 사회에 가장 빠르게 나아가고 있으며 IoT 후발 기업들을 선도하고 있다. 


또, 다른 기업으로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꼽을 수 있다. 테슬라는 자사의 전기차에 결함이 발생하여 대규모 리콜 사태가 예상되는 시점에 IoT 원격 시스템을 통해 고객이 직접 차를 정비소에 가져올 필요 없이 빠르고 손쉽게 결함을 해결했다. 테슬라는 IoT 기술을 바탕으로 그들의 고객과 완전히 연결 즉, 초연결 되었다.

 

초연결시대 IoT 기술 혁신의 최종 단계는 어디일까? 그것은 아마도 IoT 기기의 설계와 개발이 가능해지는 것이 아닐까. 사물과 디지털의 융합으로 우리는 구입한 제품을 취향에 맞게 설계하고 개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로 인해 자신만의 IoT 기기를 갖게 될 것이며 이는 또 다른 IoT의 연결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전에는 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선점할 것인가, 그저 바라만 볼 것인가?"


초연결시대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다. IoT는 가까운 미래 현실이 될 것이고 그 안에서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될 것인지는 앞서 주어진 두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일에서부터 시작되리라 생각한다.





IoT Design Manifesto 1.0

초연결시대 IoT 설계 선언문



1. We don't believe the hype.

우리는 호들갑 떠는 IoT 광고를 믿지 않는다. 따라서 세상이 숭배하는 신상품을 의심의 눈초리로 지켜보겠다고 맹세한다. 제품에 단순히 인터넷만 덧입히는 것은 답이 아니다. 그런 상업적 성공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2. We design useful things.

우리는 쓸모 있는 사물을 설계한다. 진짜 가치는 목적이 분명한 제품에서 나온다. 우리는 사람들의 삶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는 제품을 설계하겠다고 다짐한다. IoT 기술은 이를 가능케 할 수단일 뿐이다.


3. We aim for the win-win-win.

우리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이익을 얻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IoT 제품을 둘러싼 이해관계는 사용자와 기업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모든 관련자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우리는 이 복잡한 교화 체계에서 모든 사람이 이익을 얻도록 사물을 설계할 것이다.


4. We keep everyone and everything secure.

우리는 모든 사람, 모든 사물을 안전하게 지킨다. 연결성은 외부인이 제품을 타고 들어와 보안을 위협할 가능성을 수반하므로 치명적이고 심각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우리는 어떤 위험이 닥치든, 이런 위험에서 사용자를 보호하겠다고 다짐한다.


5. We build and promote a culture of privacy.

우리는 개인 정보를 보호하는 문화를 만들고 알린다. 외부의 위협만큼이나 심각한 위협이 내부에서도 나올 수 있다. 제품이 수집한 개인 정보를 부주의하게 다루면 신뢰가 무너진다. 따라서 우리는 모든 데이터를 신중하게 취급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고 그것이 표준이 되도록 앞장설 것이다.


6. We are deliberate about what data we collect.

우리는 어떤 데이터를 모을지 늘 신중하게 생각한다. IoT는 데이터를 은밀히 저장하는 사업이 아니다. 우리는 제품과 서비스의 유용함에 도움이 되는 데이터를 모을 뿐이다. 따라서 특정 데이터가 모일 경우 그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를 신중하고 양심에 비춰 예상해야 한다.


7. We make the parties associated with an IoT product explicit.

우리는 IoT 제품과 관련해 누가 이익을 얻는지 명확히 밝힌다. 이해관계자끼리 정보를 막힘없이 유동적으로 주고받는 IoT 제품의 독특한 연결성 탓에, 눈에 보이지 않는 복잡하고 모호한 관계가 생긴다. 우리의 책임은 그런 이해관계자 사이의 역학 관계를 누구나 보기 쉽게, 이해할 만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8. We empower users to be the masters of their own domain.

우리는 사용자가 자기 소유물의 진정한 주인이 되도록 한다. IoT 제품을 둘러싼 여러 이해관계자 사이에서는 사용자가 자기 역할의 통제권을 잃기 일쑤다. 우리는 이해관계자가 사용자의 데이터에 어떻게 접근할지, 사용자가 제품을 통해 어떻게 연결될지의 테두리를 결정할 권한을 사용자가 지녀야 마땅하다고 믿는다.


9. We design things for their lifetime.

우리는 사물이 수명 기간 내내 제대로 작동하도록 설계한다. 초연결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활발하게 진행되는 지금, 실물 제품과 디지털 서비스의 수명 기간이 다르게 설계되곤 한다. 하지만 IoT 세계에서는 제품과 서비스의 특성이 서로 긴밀히 의존하므로 당연히 수명도 일치해야 한다. 우리는 제품과 서비스가 내구성 있는 단일물로 묶이도록 설계할 것이다.


10. In the end, we are human beings.

누가 뭐래도, 우리는 인간이다. 모름지기 설계란 영향력이 큰 행위다. 우리가 하는 일은 기술과 사람 사이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힘이 있다. 우리는 이 영향력을 수익을 내거나 로봇 지배자를 만드는 데에 쓰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연결할 수 있는 IoT 초연결의 힘을 이용해, 이 땅의 모든 공동체와 사회가 번영하도록 도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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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단 - 자수성가 백만장자들의 압도적 성공 비밀
롭 무어 지음, 이진원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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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여유가 생겼다. 그동안 보고 싶었던 책을 실컷 보려고 하는데 주위가 지저분한 게 눈에 들어온다. 이내 보려던 책을 내려놓고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간단한 주변 정리는 어느새 온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하기에 이른다. 결국 처음 하려고 했던 독서는 끝내 하지 못한 채 하루가 지나가 버린다.


어디선가 본 듯한 풍경이지 않은가. 그렇다. 누구든지 이런 경험 한두 번은 있을 것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한심하다. 별것도 아닌 일에 정신이 팔려 정작 하려고 했던 일은 시작도 못하다니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하고 만다. 그런데 이런 경우가 생각보다 자주 발생한다. 회사에서 일하는 중에도 중요한 일을 하기 전 잠깐 이메일을 확인한다던지, 핸드폰을 들여다본다던지 하면서 꾸물거린다. 다시 한번 생각해봐도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들이다.


축구 시합 승부차기 마지막 선수가 공을 차려고 하고 있다. 이 선수의 슛 한 번으로 승패가 갈리는 아주 중요한 순간이다. 이 중요한 순간 선수는 심호흡을 하면서 슛을 성공시키기 위한 완벽한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짧지만 긴 결정의 순간이 지나고 마지막 슛이 골대를 향한다. 그러나 공은 어이없게 골대 위를 한참 벗어나 관중석으로 날아가 버리고 만다. 월드컵 경기를 보다 보면 종종 나오는 그런 장면들이다. 축구 선수는 골인을 위한 완벽한 타이밍을 기다리면서 준비하지만 정작 결정적인 순간에 실패하고 만다.


어쩌면 우리가 중요한 순간을 앞두고 꾸물거리는 것이 승부차기를 앞둔 축구선수의 망설임과 같지는 않을까 생각된다. 꼭 그렇다고 할 순 없지만 승부차기에서 멋지게 골인 시키는 선수들을 보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슛을 날린다. 절대 꾸물거리지 않는다. 바로 그 점이 골키퍼가 막지 못하는 골인의 완벽한 타이밍이 된다. 우리가 하려는 일도 똑같지 않을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꾸물거리지 않고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결단이다.


성공이란 단어는 특별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단어가 아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누구나 노력하면 얻을 수 있는 단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그 단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는 못한다. 똑같은 환경에서 나고 자랐고 공부한 형제자매라 할지라도 똑같은 성공을 거두지는 못한다. 성공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가르는 차이는 무엇일까. 왜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성공하지 못할까. 전 세계를 통틀어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로 강인한 결단력이다. 그들에게는 완벽한 타이밍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지금 당장 시작하는 순간만 있을 뿐이다. 완벽함은 그 순간의 결과일 뿐이다.


"지금 시작하고, 나중에 완벽해져라(Start now, get perfect later)."


300 페이지가 넘는 이 책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그렇다. 책의 원서 제목이다. 성공하고 싶다면 꾸물거리지 말고 하려고 했던 일을 지금 당장 시작하고, 나중에 완벽해지겠다가 결정하라. 꾸물거림은 당장 시작하지 못하는 자신을 합당화 시키려는 핑계에 불과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당장 시작한다고 해서 문제 될게 무엇이란 말인가. 후회는 시작하고 나서 한참 후에 하는 게 후회다. 심플한 이 한 문장이 이런저런 핑계로 망설이는 나를 아주 지대로 채찍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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