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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 독서법 - 마음과 생각을 함께 키우는 독서 교육
김소영 지음 / 다산에듀 / 2019년 9월
평점 :
부모가 되면 비로소 부모의 마음을 알게 된다고 했던가.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지금에서야 그 말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았다. 비단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부모의 생각은 모두가 똑같다. 내 아이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더 해주고 싶은 법이다. 좋은 옷을 입히고, 좋은 음식을 먹이고, 좋은 것을 가르치고 싶어진다. 그중에서도 아이를 향한 부모들의 교육열은 정말 대단하다.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부모가 돼보기 전엔 잘 모른다. '난 절대 그렇게 하지 말자'라는 생각이 무색해진다. 그래도 가능하면 아이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게 해주려고 노력한다. 그럼에도 한 가지만은 포기할 수 없는 게 있다. 바로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자녀 교육에 있어 이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꼭 읽고 싶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아이가 어떻게 하면 책을 좋아하게 할 수 있을까. 부모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 중에 하나다. 책 읽기도 서툴고 어렵게 느껴질 텐데 읽은 책에 대해 감상문을 써라고 한다면 걷기도 전에 달리게 하는 것과 같다. 책을 읽고 독후 감상문을 쓰는 것은 성인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만큼 생각을 글로 옮겨 적는다는 것은 글을 읽는 것보다 힘들다. 그리고 사실 조금은 귀찮은 일이다. 성인도 그러할진대 집중하는 시간이 짧은 아이들이라면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읽은 책에 대해 말하는 것은 쓰는 것보다 쉽다. 가령 책을 읽으면서 궁금했던 점에 대해서 얘기한다거나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서 얘기한다거나 하는 것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언어를 어떻게 배우게 되었는지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다. 태어나면서부터 글을 쓰고 읽는 아이는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다. 엄마, 아빠의 말을 듣고 따라 하면서 말을 배운다. 그 후에 읽기를 배우고 마지막으로 쓰기를 배운다. 그렇기에 표현하는 방법은 쓰기보다 말하기가 훨씬 수월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읽은 것에 대해 말하게 하면 책 읽기가 재미있어진다. 책 읽기의 즐거움을 알게 된 아이는 읽기 능력이 좋아지고, 읽기 능력이 향상되면 자연스럽게 글쓰기 실력이 좋아진다. '말하기 독서법'. 아이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가르치기 위해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
그렇다면 '말하기 독서법'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되는 걸까. 저자는 아이들이 많이 접하는 그림책, 동시, 동화, 지식책으로 나뉘어 그에 맞는 적절한 독서법을 소개한다. 글보다는 그림이 중심이 되는 그림책을 통해서는 아이들의 창의성을 키울 수 있게, 함축과 은유, 비유가 많이 들어가 있는 동시를 통해서는 언어가 갖는 힘을 배울 수 있게, 그림보다는 글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동화를 통해서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울 수 있게, 교양과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지식책을 통해서는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알 수 있는 '메타 인지 능력'을 키울 수 있게 해주는 독서법이다.
하지만 이런 독서법이 모든 아이에게 효과적일 수는 없다. 그 이유는 아이의 성향을 모른 채 무리하게 독서법을 적용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바른 독서 지도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 아이의 성향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한다. 저자는 아이의 성향을 알아보기 위한 분석 도구로 성격 유형 검사로 많이 알려진 MBTI 이론을 적용한다. 이를 바탕으로 아이의 성향을 외향형, 내향형, 감각형, 직관형 네 가지로 분류하고 그에 따른 독서 지도 방향을 소개하고 있다. 사실 그저 아이가 책을 좋아하기를 바라면서 책만 읽어주곤 했는데 그보다는 내 아이가 어떤 성향을 갖고 있는지 바로 알고 그에 맞게 독서 지도를 하는 것이 올바른 독서 습관을 길러주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과 달리 지금의 교육 환경은 읽기 능력이 굉장히 중요해졌다. 읽기 능력은 특정 과목에 국한된 능력이라기보다는 그것으로 인해 파생되는 언어능력, 논리력, 사고력으로 전체적인 학습 능력 향상에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데 그 읽기 능력은 말하기에 비롯된다. 말하기 독서법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중요하고 필수적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