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없는 소녀
엑토르 말로 지음, 원용옥 옮김 / 궁리 / 2004년 9월
평점 :
품절


흑백삽화가 무척 고풍스럽고, 아주 따스하고 예쁜 이야기~! 사랑과 의지의 중요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성공한 느림보 워커홀릭 - 평온한 마음으로 바쁜 일상을 멋지게 헤쳐 나가는 방법
달린 코엔 지음, 변용란 옮김 / 산소리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처음에 이 책을 고른 이유는 하나도 제대로 못하면서 늘 “바쁘다”를 입에 달고 사는 내가 지겹기도 하고, 또 아무 다른 세상일이나 가사일도 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거리끼는 것 없이 내 일만 짊어지고 가면서도 힘들고 지치는 내가 꼴뵈기 싫기도 하고, 또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여유롭게 일을 하면서도 모든 일을 척척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욕심이 있어서였다. 육체적인 피곤도 피곤이고, 정신적으로도 조금씩 지쳐 건망증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심해 치매기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일에 빵구를 낼 수도 있는 나를 좀 개선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도 있었다. 어떻게 하면 과연 느림보 워커홀릭으로도 성공할 수 있을까. 그것이 관건이었다.

이 책에는 정말 내가 보기에도 나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유능하고 책임 있는 일을 떠맡고 정말 가정과 일 모두를 바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예로 나와 있다. 그걸 읽는 것만으로도 나의 ‘바쁨’은 바쁨도 아니었다. 도대체 이 사람들은 이렇게 바쁜 삶을 어떻게 해결해 성공적인 느림보 워커홀릭이 되었을까.

일단 이 책의 지은이는 ‘바쁨’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바쁨이 어떤 것인지를, 우리가 어떻게 바쁘게 살고 있는지를 알려준다. 이래서 바쁘고, 저래서 바쁘고. 그리고 곧 바쁨의 문제는 집중력의 문제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여기서 무릎을 탁 쳤다. 늘 정신이 산만해져서 한 가지 일에 빠져들면 다른 일들은 새까맣게 잊고 마는 나는 결국 집중력이 좋은 것이 아니었다. 여기서 말하는 집중력의 중요성은 그 ‘옮김’이다. 내 정신 속에서 한 가지 일을 집중적으로 하면서, 또는 하고 나서 곧 산만해지고 텅 비어버리는 머리가 되는 대신, 똑같은 비중의 다른 일로 집중력을 옮겨 발휘하는 것을 말한다. 즉 마음의 초점을 빠르게 옮기고 한꺼번에 여러 일을 할 수 있는 비법을 알려준다.

또한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물론 훈련이 필요하다. 문제의 중요성을 일단 인식하고 그에 따른 훈련을 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실전연습 5가지와 그 5가지 실전연습 내의 구체적인 훈련법, 몸의 구석구석을 사용해 할 수 있는 방법을 서술해놓았다. 책을 읽으며 따라해 보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 동안 내 몸과 정신이 얼마나 게을러졌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하겠다. 하지만 효과, 있었다. 요건 결론에서 다시 얘기하기로 하고 이 책에서 아주 중요하게 다루는 ‘동시포괄’ 개념과 기술을 보자. 사실 완전하게 이해한 건 아니다.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으면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갈등이 없으면 표현할 길이 없다> 마당을 쓸고 있는 운암을 도오가 시험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치다. 운암은 “여기 바쁘지 않은 사람이 있다는 건 스님도 아셔야 할 텐데요.”라고 말했다. 식사를 하고, 차를 끓이고, 바느질을 하고 마당을 쓸면서 선한 사람이라면 마음이 바쁘지 않은 사람을 이내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평범한 현실과 깨달음을 얻은 현실이 곧 하나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조금도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는 자연스러운 동시 포괄의 경지다.’

이것은 우리가 곤경을 겪으면서 더 나은 길을 모색하고 위안의 꿈과 미래를 품고 흐트러진 마음 한 가운데 이미 해결책이 존재한다는 걸 깨닫는 것이라고 한다. 갈등하며 고통을 겪다 보면 해결책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바로 자연의 순리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이러한 동시 포괄을 경험하려면 구체적인 훈련이 필요한데, 그 방법으로는 호흡 횟수를 세기도 하고 발가락을 서로 같은 방향이나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등의 몸의 감각을 익히는 것이다. 각기 다른 신체 부위를 함께 또는 따로 움직이다 보면 자유자재로 정신 집중의 폭을 좁히고 넓히는 능력과 생각의 초점을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빠르게 옮겨 가는 사고의 융통성을 개발할 수 있다고 한다.

사실 책을 읽으며 이 모든 실전 연습을 다 해 볼 수는 없었고 ‘동시 포괄’의 개념도 확실히 잡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몇 가지는 따라해 보았고 그로 인해 새로운 느낌을 가졌고 신선한 경험을 했다. 또한 내게 제일 중요한 생각을 일깨워 주었다. 그것은 지금까지 내가 겪은 건망증도 결국은 집중력의 문제라는 것을 인식한 것이었다. 지금도 급하거나 흥분하면 자동차 키를 차 안에 두고 시동도 끄지 않은 채 차문을 잠그고 내리기도 하고, 서울 집에 가면서 정작 들고 가야 한다며 3주 전부터 모아두었던 것들은 놓아두고 기차를 타러 가다 생각이 나서 헐레벌떡 되돌아오기도 하는 실수도 하지만, 적어도 업무에 있어서는 등골이 서늘할 정도로 실수하는 끔찍한 가능성은 배제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게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얻어낸 수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깊은 바다 속에 잠들어 있던 고래였다
수산나 타마로 지음, 이현경 옮김 / 인디북(인디아이)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세상의 정신]이라는 원제를 달고 있는 이 작품은 가정을 뛰쳐나와 고뇌하는 발테르라는 한 청년이 방황과 혼란을 거듭하는 가운데, 자신만의 세계를 찾으며, 세상을 알아가는 힘겨운 여정을 담고 있다. 가정도, 부모도, 친구도, 사랑도 그를 세상 속의 안정과 안주 속에 데려다주지 못했다. 그는 여전히 자신만의 세상을 찾아 헤매는 한 마리 고래였던 것이다.

‘질서, 무질서, 삶, 죽음, 빛, 어둠. 내 존재에 대해 의식하게 되었던 순간부터 나는 내 자신에게 질문만을 해댔다. 그것은 아무도 대답해줄 수 없는 질문들이었다. 어쩌면 그 어떤 의문도 갖지 않는 게 현명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현명한 사람이 아니었고 단 한 번도 현명해 본 적이 없다.’

어릴 적부터 조숙했던 주인공은 악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고 엄마의 편을 들던 아이였다. 하지만 아이의 머릿속에 꿈틀대고 있던 사고들을 이해하기에 아버지는 실패한 술주정뱅이였고 어머니는 그 이해의 폭이 넓지 않았다.

‘세상은 고통 이외의 그 무엇도 아니었다.’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받지 못하는 주인공은 결국 특수한 세상으로 빠져들고 그곳에서 유일했던 안드레아라는 친구를 만난다. 더 지적이고 더 세상을 많이 알던 친구의 말과 사고에 영향을 받았으면서도 주인공은 자신의 힘으로 세상 앞으로 나아간다. 그런 힘 있는 우정을 마음에 품고, 세상 사람들이 내는 욕심과는 별개의 욕심, 즉 생존하기만 하면 되는 그런 욕심을 부리는 주인공은 나름대로 세상에 적응해나가는 듯 보인다. 또한 우연히 마주한 사랑을 통해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고 세상 속으로 날개를 펼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다른 세상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엔 이 세상이 너무 속되었다. 때마침 그에겐 커다란 마음의 짐이었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날 때가 되자, 그는 아버지를 찾았다가, 그의 유일한 친구를 찾아 나선다. 물론 친구는 그와는 다른 친구의 세상을 살았다. 

‘자넨 어떤 선택을 했나? 난 모르겠어. 상상할 수도 없네. 본능적으로 느끼기에 자넨 아주 멀리 달아난 것 같아. 호랑이와 발톱이 잘린 집고양이들이 있지. 내 손톱들은 다 닳았지만 소파 위에 있지는 않아. 어느 날 난 피곤을 느꼈어. 이게 전부라네. 난 굴을 하나 선택했고 그 안에 머무르고 있어. 여기서 무슨 일인가 벌어지길 기다리고 있어. 하지만 저주받은 인간이 일을 하는 동안 마약과 같은 생각들은 인간에게 달라붙어 혼란을 만들어 내지.’
 
스토리 자체는 쉽게 이해가 가고 빠른 흡수가 가능했지만 그 안에 숨어있는 수많은 내면적인 사고와 세상사에 대한 숙고 등은 절대 쉽게 들어오는 생각들이 아니었다. 주인공과 주인공 친구가 겪던 내면의 갈등은 일반 세상의 모습에, 우리의 일반적인 고민에 스며들기에는 너무나 강력한 힘이었고 다른 모습이었다. 세상에 들어가길 원했고 또 노력했으나 결국은 자신들의 다름으로 인해 세상의 언저리에서만 맴돌다 결국엔 비틀어져 떨어지는 모습들이 이들의 세상이었다.

불을 마음속에, 운명 속에 품고 태어난 이들이 땅이라는 세상에서 겪는 고뇌와 방황을 거쳐 결국은 바람에 날리는 낙엽 같은 운명에 자신을 맡기기도 하고 또는 임종을 앞둔 수녀님이 해준 말처럼 가장 단순한 것, ‘사랑이 관심’이라는 것을 알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수없이 접은 페이지를 다시 읽으며 곱씹는 동안 느낀 것은 당장 다시 한 번 읽기엔 지루함이 느껴지는 터라 용기가 안 나지만, 시간이 얼마간 흐른 후에 꼭 다시 한 번 읽어야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접은 페이지마다 내면의 자신을 찾아 방황하던 세상의 정신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바람, 땅, 흙이 해주는 얘기들까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흑소소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부터 친구들의 추천으로 이 작가의 [용의자 X의 헌신]을 읽어보고 싶었었다. 하지만 시간이 없어 못 읽던 차에 이름과 표지 모두 아주 특이한 이 <흑소소설>이 먼저 손에 들어왔다. 좀 특이하겠다 싶었는데 의외로 유쾌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이 작품집에 푹 빠졌다. 

13편의 단편들이 들어있는 이 작품은 모두 다른 단편이면서도 연결되는 작품들도 몇 작품 있어 아주 특이한 구성을 띠고 있다. 전체적인 느낌은 블랙유머답게 신랄하면서도 유쾌하고 어이없으면서도 명철하고 황당하면서도 현실적이고 또 억지스러우면서도 그럴싸하다. 무척 즐겁게 단번에 읽었다. 씁쓸한 현실을 일깨우는 작품들이 블랙유머 아래 시니컬하게 비꼬아졌지만 또한 많은 작은 반전들이 그 씁쓸함을 이겨내 주었다.

개인적으로 제일 기가 막혔던 작품은 <임계가족>이었다. 아이들을 이용한 현대판 상술의 극과 극을 보여주는 아주 명쾌한 작품이었다. “<슈퍼 프린세스 아카네> 제품은 여전히 순조롭게 팔리고 있습니다. 한 가지 보고할 것이 있습니다. S구역의 임겨점인 K씨 집에서 마침내 코스튬 일체를 구입했습니다.” (...) 임계점인 가정에서 구입했으니 이제 모두가 이 코스튬을 샀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니 회사에선 다시 옷과 장신구를 모두 바꾼다. 자신이 임계점인지 모르는 K씨는 외친다. “맙소사! 왜 우리가 사자마자 주인공 옷이 바뀌는 거야?” 기가 막히게 잘 그려낸 상술과 현실이다.

출판을 주제로 한, 연관성 있는 여러 작품들도 흥미로웠다. 겉으로 보기엔 멋져 보이기만 하는 작가들, 출판인들, 출판사 등등 여러 가지 다른 모습들을 통해 잔잔한 책의 수면 아래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그 책의 세계가 냉철하게 분석되어 있다.

함께 일하는 직장동료들이 제일 좋아했던 작품은 단연 <임포그라>였다. 남자 직원들, 좀 찔리기도 했을까? 남자들이여, 임포그라의 발명을 두려워하라. “이 세상에 남자처럼 연약한 동물이 어디 있으랴.”

좀 공감이 덜 간 작품이 <신데렐라 백야행>이었는데, 어쩌면 가장 현실을 일깨우는 작품이었는지도 모른다. “아버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돈이에요. 여자와 결혼한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내키지 않는 거예요. 돈과 결혼한다고 생각하세요. 단다라와 결혼하면 일단 먹고 사는 것은 해결되잖아요. 그 다음은 저에게 맡기세요. 제가 좋은 기회를 잡을게요.” 세상의 주인공이 되고자 하는 신데렐라의 저 현실적인 말에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이 작품 하나로 좋아하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이 되어버린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작품들을 만나봐야겠다. <독소소설>과 <괴소소설>의 웃음 3부작 중의 나머지 두 작품, 기대 만빵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07-10-23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딱 제 스타일이군요. 읽을 책들이 너무 많아요. ㅜ.ㅜ

진달래 2007-10-23 17:44   좋아요 0 | URL
그러실 줄 알았어요. ㅋㅋ
블랙유머인데도 유쾌한 구석이 많네요. ^^

저도 오늘 여기저기(^.~)에서 또 많이도 질렀네요.
가을이라 이벤트를 많이 하잖아요. ㅋㅋ
콩고물에 약해서... ^^
 

충북 단양의 대명 콘도 리조트는 그 자체가 절경이었다.

단양팔경이라더니 정말 눈을 돌리는 곳마다, 사방팔방이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소백산의 정상까지 제일 짧은 코스로 다녀왔는데,

온몸이 좀 쑤시긴 했지만, 최고였다~! ^^

꼭 봄에 한번 진달래와 철쭉이 지천으로 널렸을 때 다녀와야겠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이게다예요 2007-10-17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곳 다녀오셨네요.
소백산은 정말 멋지죠?
10월 말쯤에 저도 가까운 산에 한 번 다녀갈려고 하는데, 그때 되면 단풍이 제법이겠죠?

진달래 2007-10-23 08:22   좋아요 0 | URL
네~ 소백산, 전 첨이었는데 정말 좋더라구요.
꼭 봄에 다시 한번 가 보려구요. ^^
그리고 가을 산은 역시 단풍이죠.
재밌게 다녀오세요~ ^^

stella.K 2007-10-18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부럽습니다. 저도 여행가고 싶은뎅...ㅜ.ㅜ

진달래 2007-10-23 08:23   좋아요 0 | URL
아고, 죄송요...
사실 전 별로 움직이는 스타일이 아닌데,
억지로 끌고 가면 따라가요.
그래서 다녀온 거랍니다. ^^
가을 다 가기 전에 가까운 곳이라도... ^^

프레이야 2007-10-25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 다녀오셨군요. 소백산, 전 가보지 못했네요. 사진들 멋집니다.
아래에서 두번째 사진 속 꽃은 쑥부쟁이던가요? 낮게 핀 들꽃들에 눈맞추기~ ^^
진달래님 이름대로 정말 진달래랑 철쭉이랑 한창 피는 봄에 또 다녀오시면
좋겠다 그죠? ^^

진달래 2007-10-26 10:27   좋아요 0 | URL
네~ 막사진을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더구나 혜경님이~! ^.~)

네~ 왼쪽은 진하고 좋은 향기나는 감국 같구요,
오른쪽은 산이나 들에 많이 피는 쑥부쟁이예요.
일반적으로 많이 볼 수 있는 개미취나 벌개미취랑 많이 닮았죠. ^^*
정말 좋아하는 꽃이에요.

봄이면 정말 끝내줄 것 같더라구요. 혜경님도 한번 꼭 다녀오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