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의 나가타 가즈오는
회사에서 정리해고되는 날 아내 미요코로부터 이혼서류를 받는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은 사립중학교 입시에 떨어진후 부모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집밖에
나가지 않는 '괴물'이 되었다. 붕괴된 가정의 가장인 나가타는 온몸에 암이 퍼져서 서서히 죽어가는 아버지로부터 용돈을 받으러 주말마다 고향
후쿠오카로 내려간다. 아내의 불륜을 알아차리고 괴물 같은 아들과 관계조차 더이상 회복될수 없다는 사실에 죽기를 결심한 나가타... 그의 앞에
빨간색 왜건 한대가 멈춰서고 차안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아버지, 모르핀주사로 혼수상태에 빠진 아버지가 아닌 젊은시절의 아버지가 차에
올라타라고 외친다.
빨간 왜건의 운전자와
옆좌석에 앉은 두사람은 5년전 운전면허를 따고 일주일만에 추돌 사고로 즉사해버린 부자 하시모토와 켄군
나가타에게 자신들은 죽은
영혼이며 가고싶은 목적지로 말하면 그곳으로 데리고 간다고 말한다.
자신과 같은 나이
38세의 아버지는 아들 나가타에게 '우리는 朋輩(ほうばい) 친구'
라고 외치며 엉망징창이 되어버린 아들의 인생의 겹겹이 속으로 뛰어든다.
사채업자의 아들로 살아야했던 나가타는 친구도
동물도 온전히 자신의 편이 되거나 지켜주지도 못한채 아버지의 그림자와 권위속에 숨막혔던 시절을
보냈었다.
뒤엉켜버리고 부서져버린 자신의 과거의
그곳,그시간으로 갈수록 자신의 어린시절, 아버지로 인해 받았던 상처들이 떠오르고 '하면된다'는 신념과 '가족을 위해 모든것을 희생할수
있다.'라는 정신력으로 무장한 아버지는 아들의 과거속에서 나약하고 머뭇거리며 무엇하나에도 어떤 신념이나 패기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앞으로
나가고 과감하게 맞서라'고 다그친다.
나가타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소름끼칠정도로
무섭고 폭력적이였지만 과거여행을 하면서 아버지의 진실된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과거로 돌아간 나가타는 그때 그순간의
꼬여버린것들을 풀고 미래의 모습도 바꾸게 할수 있을까?
과거의 순간속에 선택의 갈림길에 선
나가타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망설이면서 그동안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도망쳐버리려고 했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며 최악의 선택 순간일지라도 다시 시작해보자라는 희망을 서서히
갖는다.
사채업자인 아버지의 엄격함을 도저히 납득하기
힘들었던 나가타
자신이 선택하고 밀어붙인 일이 아니기에
무엇이든지 대충대충하며 아버지로부터 폭력과 막말로부터 벗어나려고 회피하려고만 했었다.
풍족한 환경에서 과잉보호아래 자라서 험난한
세상속에서 무기력한 아들이 되지 않기를 바랬던 아버지, 실패할것이라는 걱정보다 '반드시 성공하겠어!'라는 정신력을 심어주고 싶었지만 아들
나가타의 인생은 박탈감과 억울함으로 가득차 있었다.
과연 나가타의 과거는 어디서부터 꼬였고 누구로
인해 붕괴되었을까?
그가 알고 있는 자신의 과거는 무엇이
진실이였던가?
과거의 그순간에 어떤 선택을 했다면 현재는
어떻게 바뀔수 있었을까?
현재 이순간부터 다른 선택을 한다면 과거의
엉켜버린 것들이 회복될수 있을까?
이책을 읽는 가장 큰 즐거움은 읽는 독자로 부터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질수 있다는 것이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신념,노력,의지' 그리고
'행운의 여신'으로 인해 달라질수 없을것이다.
다만 지금의 나,현재의 나를 부정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순간의 나를 직시할수 밖에 없다는 것을 ...
[이것하나는 분명히 명심해!
너자신! 카즈! 살아야해!
포기하지말라고!
모든과거를 고칠수 없어!
과거의 모든게 축적되버려
지금 이골치덩어리들이 발생한게 아니라고
너라는 놈의 정신이 썩어버린거야!
썩어버린 감자가 되버린거라고
니가 하시모토 차에 올라타서 조금이라도 과거를 바꿀려고 안간힘을 쓰며 피를 흘릴정도로
싸웠지만 봐라,과거는 현실이였어.
지금 너 자신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
무슨짓을 했어도 말이야!
니가 과거를 바꾸려고 안간힘을 쓸수록 그것마져 되돌릴수 없는 과거로 축적되고
있잖아.
그렇다면 이왜건에 탈수 밖에 없던 너, 이상태로 절대로 미래를 바꿀수
없어.
과거는 과거이지 미래가 될수 없어.
니가 지금이대로 살아도 죽더라도
너는 나의 영원한 친구(朋輩)라는것만 변하지
않을뿐이지..]
38세의 아버지는 아들 나가타 카즈오에게 아버지와 아들 사이가
아니라 '영원한 친구' 당당하게 서로를 마주보면 진심을 토로 할수 있는 사이라고 말한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헤어나오기 힘든 인생살이, 하루하루 꾸역
꾸역 채울수 밖에 없는 인생..
'죽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니..죽어도 좋겠지 라고
생각했다.' 라는 독백을 중얼거렸던 나가타
지금, 이순간을 회피하지 않는다면 어제의 나, 과거의 그릇됨을
후회하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