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rley (Paperback)
Bronte, Charlotte / Penguin Classics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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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Moore는 요크셔 밀공장에 기계를 들여와서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임급을 한푼이라도 더줄여 보겠다고 새로 나온 공장기계들을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정신이 없다.그러던중 그의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비인간적인 대우와 임금 지불을 미뤘다며 불만이 고조 되기 시작한다. 이에 로버트는 재정적 압박에 견디다 못해 그 힘을 덜고자 돈많은 집안의 여자를 아내로 맞으려고 수소문을 하게 된다. 그래서 재정적으로 막강한  전 주지사의 아내였던 미망인 Shirley에게 구혼을 하려고 마음을 먹지만 그의 마음 한구석에는 셜리의 사촌인 캐롤라인이 자리잡고 있었다. 면서기 사무 보조원이였던 아버지가 죽고 캐롤라인은 마땅한 직업도 가지지 못한채 삼촌집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 그리고 셜리는 자신의 가정교사였던 로버트의 형인 루이스을 깊이 사랑하고 있지만 집안의 반대로 속앓이를 하고 있었다. 로버트는 매물로 나온 버려진 농장들을 알아보며 공장부지로 적합한지 요리조리 계산을 하며  촌구석 요크셔를 자기 손안에 넣고 싶어하는 원대한 야망을 품고 있다.

문제는 나폴레옹과 전쟁을 치룬 직후 대영제국의 재정 상태가 거덜이나서 땅의 허가를 받기가 힘들어졌다. 무엇보다도 그의 집안 배경과 계급으로 공장부지 허가는 커녕 매입할 자금조차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여러가지 사업문제와 공장 경영으로 동분서주 하던중 공장 노동자에게 밤늦게 기습공격을 당하고 공장기계들까지 누군가에 의해 파손된다. 로버트의 사업은 순식간에 산산조각이나서 파산하게 되고 그의 공장 직원들은 해고당해서 갈곳이 없게 되어버리자 모든 원망을 로버트에게 돌린다.책의 제목은 셜리Shirley Keeldar이지만 이책에는 로버트-캐롤라인-셜리-루이스 이 4명의 인물들의 삶을 들려준다. 19세기 산업혁명직전의 영국 농촌의 모습 사회계급과 노동계급간의 차별문제 칼뱅파와 토리파 공화당간의 대립 그리고 여성들의 사회,정치계진출등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역동적이게 꿈틀거리는 사회와 인간의 내면들을 투영시킨다. 후에 죽은 남편을 대신해서 주지사로 출마하려는 맹렬 여성인 셜리의 모습을 보면 영국 빅토리아 시대가 그다지 영광스럽고 찬란한 제국이 아니였음을 보여준다. 버려진 농가들 공장들 하루 일당으로 삶을 버티기 힘든 노동자들 거듭된 식민지 쟁탈전으로 정부의 재정이 파탄 일보 직전으로 교회에 눈치를 보며 조금이라도 더 세금을 받아내려고 안간힘을 쓴다.

요크셔 지방의 황량한 밀밭과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방앗간들 잿빛하늘위로 검은 연기를 뿜어대는 공장 굴뚝들 허름한 옷차림으로 다리를 질질 끌고 가는 노동자들의 모습과 함께 여기 주인공들 모두 다 건강상태가 좋지 못한데 셜리는 개에게 물려서 중태에 빠지고 로버트는 둔부를 얻어 맞고 캐롤라인은 잦은 기침과 발열로 몸져눕는 시간이 길어진다.. 삼촌의 결혼 압박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한남자 로버트만 바라보던 캐롤라인은 로버트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다시 재기 할수 있게 심적으로 많이 도와준다. 셜리는 관료들과 정치인들을 찾아다니면서 무너져가는 요크셔 지방을 일으켜세우는데 온 열정을 다한다. 이 책에서 셜리는 유머감각이 풍부하고 지적이고,우아한 미모의 여성으로 묘사된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현실의 안정되고 부유한 삶에 안주 하지 않고 밖으로 나가서 들판 여기저기서 자라나는 허브들을 한움쿰 뽑아서 입안 가득 집어 넣고 질겅 질겅 씹으며 자신의 고향 요크셔 자연이 주는 그 위대함에 가슴 깊숙히 뭉클함을 느낀다.그녀는 스스로 주지사가 되어서 쓰러져가고 버려지는 자신의 고향 이땅을 되살리겠다고 다짐한다. 셜리는  허브 풀들을 뽑아다가 정치인들에 건네주면서

 '먹어보세요. 독한 향때문에 입안에 침까지 말라버린답니다. 약으로 먹으라고요. 그렇게 먹기도 하죠. 그런데 이 허브는 누린네가나는 고기요리에 넣으면 그 맛과향이 일품이 되죠. 어때요. 그냥 먹으려니깐 괴롭죠? 아마도 집에 돌아가실때쯤 되면 속이 쓰려지실겁니다. 이허브들 저 벌판에 널려 있어요. 버려져 있어도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죠. 소작농들 노동자들 농부들 모두 이 요크셔 지방 사람들이에요. 맛이 쓰다고 뱉어버리고 내쫒을수 없죠.'

계급의 차이와 성별의 차이가 모든이들의 삶의 장애물이 될수 없듯이  이책 속의 주인공들 모두 척박한 삶의 터전에서 투지를 불태우면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간다. 의식주에 엄청난 변화와 혁명을 가져다 주었던 19세기 그시절을 다양한 계층의 삶들을 보여주며 결국 살아 가라고 말한다.

 

 p.s조지 엘리엇의 미들마치,다니엘 데론다랑 분위기가 비슷하다. 엘리자벳 가스켈의 '남과북'에서 처럼 산업 혁명 직전의 혼란스러운 사회상황의 묘사도 비슷하고  거센 바람이 부는 요크셔 지방의 밀밭 배경이 마치 요절한 동생이 남긴 폭풍의 언덕 바로 그 음산한 분위가  풍겼다. 남자 주인공 로버트 무어는  지적이고 패기 있는 벨기에 출신 남성으로 묘사되었는데 아마  그녀의 작품속 남성중 제일 멋지게 묘사된 남자 주인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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