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오래된 어느 도시에 결혼을 하지 않은 할머니가 혼자 살고 있었다.

할머니의 이름은 오필리아, 그녀가 태어났을 때 부모님은 아이가 이다음에 커서 아주 훌륭하고 이름난 연극 배우가 될 거라고 생각해서 연극에 나오는 유명한 이름인 '오필리아'로 지어 주었다. 

오필리아는 엄마와 아빠의 바램 대로 뛰어난 문인들이 지은 위대한 시어를 매일 읊었지만 아이의 재능은 이것이 전부였다.

무대 위에만 서면 작아지는 목소리를 가진 오필리아는 배우로서 발성도 턱 없이 작았고 발음도 부정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필라아는  극장을 나가지 않고 허드렛일을 하며 무대에 서는 꿈을 져버리지 않았다.

오필리아가 일하는 극장 무대 바로 앞에 객석에서는 보이지 않는 작은 상자 하나가 있었는데 오필리아는 어느 날 이 상자 속에 들어가 무대에서  배우들에게 대사를 불러주게 되었다.

그녀의 속삭이는 목소리는 객석까지 다다르지 않았지만 무대 위 배우들에게는 복화술사처럼 살아있는 대본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었다.

오필리아는 상자 속에서  배우들에게  대사를 읽어 주는 동안 무대에 올라가는 희극과 비극의 모든 대사와 지문을 외워서 어느 순간부터 대본이 필요 하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사람들은 인터넷 광 서비스 망을 통해서 원하는 영상을 마음껏 즐기는 동안 극장은 텅 비어갔고 어느덧 오필리아가 일하는 극장에서도 더 이상 작품을 올리지  않게 되었다.

극장이 문을 닫자 배우들은 대도시로 떠났다.

 오필리아는 어느 덧 초로의 할머니가 되어 지난 시절을 회상한다.

마지막 공연이 열렸던 날 막이 내려가자 텅 빈 무대 배경 위로 그림자 하나가 나타나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며 이리저리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봐요, 거기 누가 있소?'

커졌다 작아졌다 하며 움직였던 그림자의 이름은 '무서운 어둠'

오필리아는 마지막 극장 문을 나서며 가방 속에 그림자 '무서운 어둠'을 넣고 나온다.

한 때는 배우들의 연기를 도와 주었던 극장의 그림자 같은 오필리아는 무대 위에 단 한번도 오르지 못했지만 그녀의 목소리를 그림자 삼아 최고의 배우 생활을 했던 이들의 또 다른 인생의 그림자였다.


오필리아가 가방 속에 집어 넣은 그림자인 '무서운 어둠'의 뒤를 쫓아 오는 그림자들은 외로움-밤 앓이-힘없음 그리고 마지막 '덧없는'그림자가 차례 차례 쫓아 온다.


영하권의 추위가 찾아 왔다. 투병 중인 나는 하루 한 차례 오후 햇살이 화장할 때면 병실 밖 정원 길을 걷곤 했다. 건강 할 때는 이 정도 추위 쯤이야 했지만 이젠 나 같은 환자에게 치명적이다.

 지구 상 거의 모든 생명체는 각자 주어진 생의 시계가 멈췄을 때 흙으로 돌아가는 생노병사의 굴레에서 벗어 날 수 없는 운명이듯 우리 모두 가늠할 수 없는 운명의 그림자를 안고 살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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