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와 린다 부부는 전재산을 털어 의료기 골밀도 스캐너를 대량 구입 한다.

엑스레이보다 조금 더 나은 성능을 가지고 있을 뿐인 골밀도 스캐너는 28달러라는 비교적 저렴한 금액인데도 불구하고  병원에서는 늘 퇴짜를 당하기 일쑤였다.

형편이 좋지 않은 부부는  5살짜리 아들을  매일 TV만 보여주는 엉터리 같은  어린이집에 보내고 때마침 불어 닥친 경기침체로 기기는 모두 빚더미가 되고 만다. 

세금도 못 내고 자동차까지 압류 당하는 상황이 되자 참다 지친 아내는 집을 나가 버리고 살던 집에서 쫓겨난  크리스에게 남은 거라곤   전 재산인  21달러 33센트와 5살 짜리 아들 뿐이다.

그는  이른 아침부터  한 손에는 의료기기를, 다른 한 손에는 아들의 손을 잡고 하루를 시작하며 잠시도 쉬지 않고 이곳저곳을 뛰어다니지만 한물간 의료기기는 좀처럼 팔리지 않고 빚은 눈덩이처럼 커져만 갔다. 

결국 크리스는 노숙자 쉼터에서 하룻밤을 자기 위해 아들의 손을 잡고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신세가 된다.

크리스는 노숙자 쉼터에서  순서에 밀려 들어갈 수 없게 되면 지하철 표를 끊고 밤새도록 지하철을 탔고 5살 짜리 아들은 지하철 의자에서 아빠의 무릎을 베고 끝도 없는 길바닥 인생을 살게 된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양부모 밑에서 힘들게 자란 크리스는 절대 자신의 아들은 남에 손에서 키우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열심히 노력하지만 세상은 그에게 등을 돌린다.  

골밀도 스캐너 한 대를 파는 날이면 하루 쯤 호텔에서 잠을 자며 노숙자 쉼터를 전전 하던 크리스는 기기를 팔기 위해 병원 근처를 배회 하던  어느 날 자신의 눈 앞에 빨간색 페라리 자동차에서 내리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크리스는 무작정 페라리 자동차 주인을 쫓아가서 묻는다.

"어떻게 하면 당신처럼 성공할 수 있나요?"

주식 중개인이였던 페라리 자동차 주인은 그에게 이렇게 말한다.

"주식 회사에서 모집하고 있는 인터쉽에 응모해보게.!"

그의 말에 희망을 발견한 크리스는  응모자 중에서 20명을 뽑아 6개월 간의 인턴 과정을 거쳐서  교육 과정이 끝나더라도 정규직은 단 1명만 선발하는 낙타가 바늘 구멍에 들어가는 것 보다 더 힘든 인턴에 지원한다.

학력도 경력도 내세울 것 없었던 크리스는 인격적 모욕을 견뎌내면서 무보수에 60대 1이라는 엄청난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 고군 분투하고 매일 밤 어린 아들과 함께 노숙자 시설을 전전하다가 급기야 지하철 화장실에서 아들과 잠을 청하기에 이른다.

아들에게 타임머신 정글 놀이를 제안한 크리스는 공룡 떼를 피해 동굴에 숨자며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그고   두루말이 휴지를 화장실 바닥에 깔고  바닥에 앉아 잠든 아들을 무릎에 눕힌다.

밤새도록  화장실 밖에서 문을 두드려도 열지 못하고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던 크리스는  아들과 노숙하지 않기 위해 틈틈이 의료용 스캐너를 팔고  필사적으로  전화국 직원 31명의 펀드를 유치하는 성과를 올린다.

어린 아들의 손을 놓지 않고 길바닥 영업으로 빛나는 성과를 기록한 크리스는 마침내 최종합격자로 뽑힌다.

단 1명의 최종 합격자가 된 크리스에게  회사 임원은  그를 향해 “ 지금 입고 있는 셔츠를  내일도 입으라, 내일은  당신에게 또 다른 시작이니까”라는 말을 한다.

영화<행복을 찾아서>의 맨 마지막 장면에서 크리스와 아들이 샌프란시스코 거리를 걸어 갈 때 두 사람 뒤에  멋지게 차려 입은 한 중년의 신사가 지나간다. 

영화에서 크리스가  힐끔 쳐다보는 그 남자는 영화 <행복을 찾아서>의  실제 주인공인 ‘크리스 가드너‘다. 

1954년 미국에서 미혼모의 아들로 출생한 크리스 가드너는 어머니가 새 아버지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집에 불을 질러 감옥에 가고  어린 크리스는 위탁 가정에 보내졌다.

위탁 가정을 전전 해야만 했던 크리스는 학비를 마련하지 못해  대학 진학은 꿈도 꿀 수 없었다.

결국 모든 숙식을 해결해주는 군에 입대 하고 제대 이후 군인 월급으로 모은 돈으로 의료기기 세일즈를 시작한다.

그는 세일즈  경력으로 주식 중개 회사 취업에 성공 했지만 피부색과 학력이 변변치 못하다는 이유로 승진에서 탈락하고 아내 마저 집을 나간다.

여섯 살 짜리 아들의 손을 잡고 교회에서 마련해준 숙소에서 살던 크리스는 가까스로 딘 위터사에 인턴십 과정에 합격하고 주식 중개인으로 제 2의 인생을 시작한다.

주식 중개인으로서 실무를 쌓은 크리스는 어린 아들과 살아야겠다는 희망 하나 만으로 결국 굴지의 투자회사 ‘가드너 리치 앤드 컴퍼니’를 설립하며  월스트리트에서 신화적 존재가 된다.

2003년 미국 ABC-TV의 뉴스 쇼에서 노숙자에서 백만장자로 변신한 크리스 가드너의 성공 신화를 소개하며  미 전역에 아메리칸 드림의 성공 신화에 불을 지피자 그에게 미국 노숙자에게 직업과 상금을 주는 TV리얼리티쇼 제안이 쏟아졌다.

성공 신화의 주인공인 크리스 가드너는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는 가난한 이가 성공을 쫓는 힘겨운 자기 노력의 과정을 오로지 돈을 추구하는 리얼리티 쇼처럼 만들기 싫다며 불같이 화를 내고 방송국 측이 내민 백지 수표를 거절 했다.

대한민국에서는 태어나는 동네, 거주 지역에 따라 좋은 학군과 별 볼일 없는 학군으로 나눠지고  어디에서나 잘사는 옆집 가족, 영재와 수재 자식을 둔 이웃들과 끝도 없는 비교 문화 속에서 부모를 따라 해외 연수나 여행을 가지 못하는 아이들은 개근 거지로 불리고 있다.

자식의 성공을 위해서 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한국 부모들은 3살 때 부터 영어 교육에 매진해서 7살부터 아이들은 여러 학원을 전전하는 인생을 살아간다.

1970년대 아파트 개발과 투기의 욕망이 서린  무릉동(강남구 가상의 동네)을 배경으로 한 박완서의 ‘낙토의 아이들’에서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힘들어도 이 기간 이 악물고 공부하면 인생이 보장된다. 벌 수 있는 돈도, 남들에게 대접 받는 정도도, 인생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것들 모두 졸업한 대학의 명칭에 달려 있다’

2026년 현 시대 대한민국 사회도 작가 박완서의 작품 배경이 되었던 1970년대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부모와 일가친척들이 자식이라는 경주마에게  돈 뿐 만 아니라 부모의 시간과 정보력 노동과 사고력을 베팅 한다.

‘외로워도 슬퍼도 견뎌야 해. 이 길 끝에는 의대가 있으니까. 이 길 끝에는 서울대가 있으니까.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 아무도 2등은 기억하지 않지. 너는 네 친구에게 지고 싶니? 지기 싫으면 오늘 이를 악물어….’

영어에는 학벌주의란 단어 자체가 없다.

끝까지 자식의 손을 놓지 않고 맹렬하게 질주하던 크리스는 노숙자를 벗어나기 위해, 아들을 잘 키우기 위해, 모든 역경을 견뎌내어 마침내 증권회사 정직원이 되어  백만장자가 된 그에게 단 한 가지 없었던 건 대학 졸업장이였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학벌이 계급의 사다리이자 희망이다.

집에서 쫓겨나 모텔과 노숙자 쉼터를 전전하던 크리스는 아들과 농구장에 간다. 

다섯 살 짜리 아들은 아버지에게  프로농구 선수가 되고 싶다며 슛을 넣지만 공은 단 한번도 슛에 성공하지 못한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넌 농구에 재능이 없으니 농구를 하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말라‘는 말을 듣자  슛을 넣으려던 팔을 내리고 바닥에 공을 힘없이 던져버린다. 

농구 선수가 되겠다는 희망을 잃고  어깨가 축 쳐진 아들에게 크리스는 이렇게 말한다.

'다른 사람이 네게 ‘넌 할 수 없어.’라고 말하게 내버려 두지 마. 꿈이 있으면 그 꿈을 지켜. 사람들은 자기들이 할 수 없으면 너에게도 못한다고 말하고 싶어해. 네가 원하는 게 있으면, 반드시 이뤄내.' 

행복이란 무엇 일까?

크리스 가드너에게 행복은 ‘최선을 다해 역경과 고난을 통과할 때 얻어지는 것‘으로 그의 인생에서 행복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였고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추구’하는 것이였다.

현재 한국 어디에서든 실시간 24시간 관찰 카메라 편집본 처럼 올라오는 유툽과 OTT 예능 채널 마다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로 넘쳐 나고 있다.

삶이 팍팍할 때 우린 성공한 이의 우아한 자수성가를 부러워하며 한 편으로  내 가족, 내 자식에게 남들처럼 해 주지 못한 것을 자학 하며 불행은 끝도 없이 커져 만 간다.

경제적 이유로 온 가족의 동반 자살, 빚 더미에 앉은 가장이 부모와 처 자식을 모두 살해 했던 잔혹한 사건 부터, 지나가는 무고한 시민을 공격하거나 대형 쇼핑몰의 시민들에게 칼부림을 하며 개인의 사소한 분노와 앙심에 대형 건물에 불을 지르는 사회범죄가 나날이   증폭된 한국 사회에서 희망은 파랑새를 찾는 것 만큼 힘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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